Melotopia 1-8

역참에서 말을 바꾸고 다시 반나절을 달린 루카 일행은 지평선에 걸쳐지려고 하는 태양을 보며 서쪽 국경의 무역시장에 도착했다. 무역시장은 시장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도시이다. 높은 건물이 없는 대신에 넓은 땅에 시장 전체가 펼쳐져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 중에서 성당은 높은 첨탑으로 둘러싸인 건물이어서 시장 어디에서나 고개를 들면 볼 수 있었다.

“여기서는 나누어서 찾아보자. 민트와 시에나는 술집에 가서 소식을 알아보고. 나는 검문소에 들러서 알아보고 성당으로 갈테니, 조사가 끝나면 성당에서 보자.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해도 해가 완전히 지기 전까지는 성당으로 오도록.”

“네, 대장님.”

말을 입구의 마방에 맡기고 입구에서 둘로 나누어진 구출대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민트와 시에나는 입구에서 가까이 있던 술집 <지친 거래자들의 쉼터>로 들어갔다.

“맥주 두잔이요”

두 사람은 바에 앉아서 바텐더에게 맥주를 주문했다.

“아저씨, 혹시 공주님에 관한 소문 들은거 없어요?”

민트가 바텐더에게 공주의 이야기를 물었다.

“글쎄, 요새 들은건 없는데? 본적도 없는 공주님의 이야기라니”

“민트, 방법이 틀렸어. 이렇게 물어봐야지”

시에나가 바텐더의 손을 붙잡으며 다시 물어보았다.

“오빠, 혹시 공주님에 관한거 알면 알려주세요~”

바텐더는 시에나의 부드러운 손이 자신의 손을 붙들자 살짝 놀랐다. 그리고 손을 놓았을 때, 자신의 손에 묵직한 무언가가 쥐어져 있다는 사실에 조금 더 놀랐고, 손을 바 아래로 내려서 몰래 손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을 때 많이 놀랐다. 손에서 느껴진 것으로 예상한 것 보다 많은 돈이었다.

“뭐 이런걸 다… 하지만 정말 모르겠는걸.”

“그렇다면, 뭔가 이상한 소문이라도 들은건 없나요?”

“음… 그러고보니, 아까 한낮에 곡물거래소 쪽에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여긴 국경이라 그런 소동은 일상이거든. 이상한 일은 아니지.”

“곡물거래소요? 그게 어느쪽이죠?”

“여기서 아주 멀지는 않아. 가보고 싶으면 길은 알려줄 수 있지.”

그 때, 두 사람 옆에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땀냄새를 풀풀 풍기며 와서 앉았다.

“여기, 맥주 한잔, 빨리”

바텐더에게 맥주를 재촉하며 자리에 앉은 남자는, 바텐더가 내놓은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곁눈질로 민트의 몸을 훑었다.

탁!

“후아! 시원하다. 이봐, 내가 오늘 낮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거품을 조금 남기고 맥주를 들이킨 그 남자는 맥주잔을 바에 거세게 내려놓으며 바텐더에게 자기 하소연을 시작했다.

“아니 글쎄 아까 바빠 죽겠는데 쬐끄만 꼬맹이 하나가 나한테 반말을 하는거야? 나 원, 어느 집 자식인지. 살다 살다 그런 애는 또 처음 봤잖아. 누구 집에서 컸는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공주라데? 진짜 공주처럼 키웠나봐?”

이 말에 귀를 쫑긋 세운 민트와 시에나는 남자의 말이 끝나자 마자 양쪽에서 그의 팔짱을 끼우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 그 얘기 조금 더 자세히 해주시겠어요? 누굴 보셨다고요?”

“아니, 이건 뭐야?”

그는 갑자기 양 옆에서 다가온 두 여자에게 당황했지만, 양쪽 팔에 느껴지는 은근한 부드러움이 싫지는 않은지 두 사람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Melotopia 1-7

서쪽으로 무작정 공주의 흔적을 추적하기 시작한 구출대는 빠르게 달리고는 있었지만 맞게 가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서쪽 문에서 사고를 치고 달아난 마차가 공주를 태운 마차인지 확실하게 확인된 것도 아니었고, 설령 서쪽 문으로 달아났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다른 방향으로 향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루카에게는 마음 속으로 자신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확신은 자신만의 것이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보다 분명한 증거가 필요했다. 일단은 반나절 정도 말을 달려서 서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마을에 도착하였다. 말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다른 말로 바꾸어 가려면 일단 잠시라도 머물러야 했다.

“말들이 지쳤다. 이제 말을 바꿔야 해. 이 마을에 마방이 있으니 들렀다 가자.”

루카가 마을 이름이 보이는 입구에서 일행의 속도를 줄이며 제안했다.

“좋아요. 잠시 쉬었다 가죠.”

“대장, 저기 봐요! 마을 입구가 좀 이상한데요, 원래 저렇게 되어 있는 건가요?”

시에나가 마을 입구의 현판이 깨져서 덜렁거리고 기둥이 부러지고 길이 거칠게 패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루카에게 말했다.

“아니, 뭔가 이상한데?”

마을 입구로 들어서자 길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그들을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입구까지 말을 타고 온 그들은 말에서 내려서 마을 안으로 들어왔다.

“저, 어르신. 마방이 어느쪽에 있습니까?”

루카가 가까이 있던 할아버지에게 마방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그런거 알게 뭐야. 가봐야 헛일이야 이제.”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마을은 역참마을로 지정되지 않았나요?”

“가보면 알아. 자네들은 어디서 왔는가?”

“저희들은 임무를 띄고 수도에서 파견된 사람들입니다. 마을에 무슨 일이 있나요?”

“그래? 그럼 난 이 마을 이장인데, 국왕폐하께 좀 고해주시게. 억울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무슨 일이십니까?”

“어제, 그 망할 것들이 마방으로 쳐들어 오더니 말들을 바꿔달라더군. 그래서 공무 수행이 아니면 바꾸는건 안되고 말을 새로 사라고 했지. 그랬더니 다짜고짜로 칼을 들이미는거야? 나도 나지만, 이 마을에 무슨 군대가 있어, 아니면 용병이 있겠어? 별 수 있나, 일단 말을 내줬지. 그랬더니 이놈들이 다른 말들을 다 죽여버리고 그대로 어디로 휙 달려가데. 허 참… 내가 오래 산건 아닌데, 아니 살긴 살았는데, 살다 살다 이런 미친 놈들은 이게 처음이야. 우리 마을은 이제 뭐 먹고 살아? 자네들이 좀 국왕폐하께 알려주시게. 이거 억울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아니, 말들은 또 무슨 죄야?”

“아, 어르신…”

루카의 생각에, 그리고 다른 구출대원들의 생각에도, 이건 그 납치범들이 저지른 짓이 맞았다.

“아무래도, 그들이 추적하는 자들을 방해하려고 말들을 다 죽이고 도주한 모양이군요. 여기 입구는 어떻게 된 건가요?”

“낸들 아나.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까 마차가 들어오면서 다 부수고 들어왔다던데. 난 그건 못봤고.”

“혹시 그 마차가 어디로 갔는지 아십니까?”

“여기 입구쪽에 있던 사람이 말해줬는데, 저쪽으로 갔다던데.”

이장이 가리킨 방향은 해가 지려고 하기 시작하는 방향이었다.

“역시 그렇군요. 그럼 지금 마을에 말은 더이상 없습니까?”

“마방에 있던 말들 빼고, 집에서 사람들이 키우던 애들이 몇마리 있긴 하지. 그런데 그 말들은 전투용으로 훈련 받은건 아니라서…”

“일단 그 말들이라도 내어 주십시오. 여기 저희 말들을 두고 가겠습니다. 국왕 폐하께는 이 일이 수습되는대로 보고를 올려서 복구될 수 있도록 할 테니 너무 걱정 마시죠.”

“알았어. 그럼 일단 그렇게 하세.”

이장이 옆에 있던 사람들 몇몇에서 손짓을 해서 말들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말들을 바꾼 구출대는 다시 서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서쪽 국경을 넘을 것 같아. 그들이 국경을 넘기 전에 먼저 잡아야 해. 저쪽으로 넘어가면 골치아파진다.”

“알아요. 하지만 국경을 넘기 전에 잡을 수 있을까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는데…”

루카의 말에 시에나가 약간 자신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만약 넘어갔다면, 우리도 뒤를 쫒아간다. 국왕폐하께서 공주님을 구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라고 하셨으니 그에 따라야지.”

“하지만, 대장님. 외국에서 구출작전을 하다가 잘못되면 외교적으로도 그렇고 전쟁이 날 수도 있잖아요?”

“납치범들을 저쪽에서 받아주었다면, 이미 그건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야. 지금 누가 납치된건지 알긴 아는거지? 공주님이라고!”

“네… 하지만 너무 큰 일인 것 같아서요.”

“너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 넌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이 작전의 책임은 내가 진다.”

물론 루카도 내심 시에나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었다. 구출대는 군대 조직으로서 결성된 것이고, 외국에서 허가 없이 작전을 한다는 것은 당연히 전쟁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상황이다. 어떻게든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공주를 구출해야만 했고, 특히 납치범들이 저쪽에서 그렇게 중요한 인물들이 아니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스나크 사냥 (7) – 제5절 비버의 수업

Fit the Fifth

THE BEAVER’S LESSON

비버의 가르침.

They sought it with thimbles, they sought it with care;
They pursued it with forks and hope;
They threatened its life with a railway-share;
They charmed it with smiles and soap.

그들은 스나크를 골무로도 찾고 조심해서 찾고 포크와 희망으로 밀어붙이고 위협도 해보고 웃음과 비누로 유혹도 해봤다.

Then the Butcher contrived an ingenious plan
For making a separate sally;
And had fixed on a spot unfrequented by man,
A dismal and desolate valley.

그 도살자가 용케 그 멍청한 계획을 성공시켰는데, 분리된 기습 공격을 해서

그리고 사람이 잘 다니지 않은 음울하고 황량한 지점을 찍었다.

But the very same plan to the Beaver occurred:
It had chosen the very same place:
Yet neither betrayed, by a sign or a word,
The disgust that appeared in his face.

하지만 똑같은 계획이 비버에게 일어났다. 비버도 똑같은 장소를 골랐다. 하지만 이번엔 표시나 단어에 배신당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 역겨움이 나타났다.

Each thought he was thinking of nothing but “Snark”
And the glorious work of the day;
And each tried to pretend that he did not remark
That the other was going that way.

모두가 스나크 외에 다른걸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날의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 모두가 그가 다른 길로 가는 걸 강조하지 않은 척 하려고 했다.

But the valley grew narrow and narrower still,
And the evening got darker and colder,
Till (merely from nervousness, not from goodwill)
They marched along shoulder to shoulder.

하지만 계곡은 점점 좁아졌다. 그리고 밤은 깊어지고 추워졌다. (아마 신경질로부터 온 것이지 좋은 뜻으로 온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은 줄맞춰서 행진했다.

Then a scream, shrill and high, rent the shuddering sky,
And they knew that some danger was near:
The Beaver turned pale to the tip of its tail,
And even the Butcher felt queer.

그리고 비명이 들렸다. 날카롭고 높은 음이었고. 몸서리치는 하늘을 찢었다. 그리고 그들은 위험이 가깝다는걸 느꼈다. 비버가 창백해져서 꼬리를 세웠다. 그리고 도살자도 이상함을 느꼈다.

He thought of his childhood, left far far behind–
That blissful and innocent state–
The sound so exactly recalled to his mind
A pencil that squeaks on a slate!

그는 그의 어린 시절을 생각했다. 멀리 남겨놓고 떠나온. 더없이 행복하고 순수했던 그때를. 그리고 소리가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연필이 철판을 긁는 소리였다.

“‘Tis the voice of the Jubjub!” he suddenly cried.
(This man, that they used to call “Dunce.”)
“As the Bellman would tell you,” he added with pride,
“I have uttered that sentiment once.

그가 외쳤다. “이 목소리는 줍줍이다!” 그는 선원들이 “바보”라고 부르던 사람이다. “종지기가 말했듯이” 그가 자신있게 덧붙였다. “내가 그 민감한걸 말했지”

“‘Tis the note of the Jubjub! Keep count, I entreat;
You will find I have told it you twice.
‘Tis the song of the Jubjub! The proof is complete,
If only I’ve stated it thrice.”

“줍줍의 신호다. 계속 세어봐라. 내가 그랬지, 두번째 말했으니 찾게 될 거라고. 줍줍의 노래다. 증거는 완벽해. 내가 세번째 말했으니까.”

The Beaver had counted with scrupulous care,
Attending to every word:
But it fairly lost heart, and outgrabe in despair,
When the third repetition occurred.

비버가 한마디 한마디에 주의를 기울여 세었다. 하지만 상심했고, 절망속에서 소리가 났다. 그것은 세번째로 반복했을 때였다.

It felt that, in spite of all possible pains,
It had somehow contrived to lose count,
And the only thing now was to rack its poor brains
By reckoning up the amount.

비버는 모든 가능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느꼈다. 어떻게든 세는걸 놓쳐버렸다고. 그리고 그 나쁜 머리를 괴롭히는 것은 그 숫자를 다 더하는 것이었다.

“Two added to one–if that could but be done,”
It said, “with one’s fingers and thumbs!”
Recollecting with tears how, in earlier years,
It had taken no pains with its sums.

둘에 하나를 더하면,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손가락이랑 엄지손가락으로 말이지. 그는 일찍이 눈물을 다시 모으며, 그 합을 계산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The thing can be done,” said the Butcher, “I think.
The thing must be done, I am sure.
The thing shall be done! Bring me paper and ink,
The best there is time to procure.”

도살자가 “그게 가능하다면, 그건 그렇게 되어야만 해. 난 확신해. 그건 그렇게 될 것이야. 나에게 종이와 잉크를 가져다 줘. 그걸 구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야.” 라고 말했다.

The Beaver brought paper, portfolio, pens,
And ink in unfailing supplies:
While strange creepy creatures came out of their dens,
And watched them with wondering eyes.

비버가 종이와, 서류가방과, 펜과, 잉크를 충분히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그 둥지에서 이상하고 기이한 생물들이 나와서 그들을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So engrossed was the Butcher, he heeded them not,
As he wrote with a pen in each hand,
And explained all the while in a popular style
Which the Beaver could well understand.

도살자는 거기에 집중했고 그는 양손에 펜을 들고 비버가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유명한 스타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Taking Three as the subject to reason about–
A convenient number to state–
We add Seven, and Ten, and then multiply out
By One Thousand diminished by Eight.

“셋을, 말하기 쉬우니까, 일단 생각해보자. 그럼 일곱을 더해서 열이 되지. 거기에 그리고 천을 곱하고, 여덟을 뺄거야.”

“The result we proceed to divide, as you see,
By Nine Hundred and Ninety Two:
Then subtract Seventeen, and the answer must be
Exactly and perfectly true.

그럼 그 결과를 나눠보면, 보다시피, 구백구십둘이지. 그리고나서 열일곱을 빼. 그럼 그 답은 정확하고 완벽하게 참이지.

“The method employed I would gladly explain,
While I have it so clear in my head,
If I had but the time and you had but the brain–
But much yet remains to be said.

난 내가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어. 내 머릿속에는 아주 깔끔하거든. 내가 시간이 많고 너가 머리가 좋았다면. 하지만 아직 말할게 많이 남았어.

“In one moment I’ve seen what has hitherto been
Enveloped in absolute mystery,
And without extra charge I will give you at large
A Lesson in Natural History.”

“내가 지금까지 본 것들이 절대적인 수수께끼로 봉인되던 순간, 추가적인 요금 없이 난 너에게 자연사에 대한 큰 가르침을 줄거야.”

In his genial way he proceeded to say
(Forgetting all laws of propriety,
And that giving instruction, without introduction,
Would have caused quite a thrill in Society),

그의 상냥한 방법으로,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모든 법칙의 우선순위, 설명하기를 까먹었고, 설명 없이 그는 사회의 스릴을 야기했다.)

“As to temper the Jubjub’s a desperate bird,
Since it lives in perpetual passion:
Its taste in costume is entirely absurd–
It is ages ahead of the fashion:

줍줍, 그 절망적인 새를 길들이려면, 줍줍은 영원히 살기 때문에, 그 옷 안의 맛은 완전히 불합리하고, 그 나이는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나이다.

“But it knows any friend it has met once before:
It never will look at a bribe:
And in charity-meetings it stands at the door,
And collects–though it does not subscribe.

하지만 이전에 한번이라도 만난적이 있다면 알겠지만, 뇌물이 통하지 않아. 자비심에 문가에 서있고, 구독하지 않지만 모으지.

“Its’ flavour when cooked is more exquisite far
Than mutton, or oysters, or eggs:
(Some think it keeps best in an ivory jar,
And some, in mahogany kegs:)

요리했을 땐 양고기보다, 굴보다, 계란보다 아름답고, 어떤 사람들은 그걸 상아로 만든 주전자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마호가니 통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You boil it in sawdust: you salt it in glue:
You condense it with locusts and tape:
Still keeping one principal object in view–
To preserve its symmetrical shape.”

톱밥으로 끓이고, 풀로 간을 하고, 메뚜기와 테이프로 모으고, 그 대칭적인 모양을 보존하기 위해 중요한 것들을 주시하면

The Butcher would gladly have talked till next day,
But he felt that the lesson must end,
And he wept with delight in attempting to say
He considered the Beaver his friend.

도살자는 기쁘게 그 다음날까지 말할 수 있었지만, 그는 수업을 그만 끝내야 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가 비버를 친구로 생각한다고 말하려고 하면서 기쁨에 울었다.

While the Beaver confessed, with affectionate looks
More eloquent even than tears,
It had learned in ten minutes far more than all books
Would have taught it in seventy years.

비버가 고백하기를, 다정한 눈빛으로, 눈물보다 더 호소력있었다. 십분 사이에 칠십년간 공부한 모든 책보다 훨씬 많은걸 배웠다고 한다.

They returned hand-in-hand, and the Bellman, unmanned
(For a moment) with noble emotion,
Said “This amply repays all the wearisome days
We have spent on the billowy ocean!”

그들은 손에 손잡고 돌아섰다. 종지기는, 잠깐동안 숭고한 감정으로, 말했다. “이것은 우리가 굽이치는 바다에서 보낸 그 지루한 날들을 충분히 보상할 것이다!”

Such friends, as the Beaver and Butcher became,
Have seldom if ever been known;
In winter or summer, ‘twas always the same–
You could never meet either alone.

비버와 도살자처럼 그들은 친구가 되었다. 드문 일이긴 하지만. 여름이나 겨울이나 늘 그랬듯이. 그들은 따로는 절대 만날 수 없었다.

And when quarrels arose–as one frequently finds
Quarrels will, spite of every endeavour–
The song of the Jubjub recurred to their minds,
And cemented their friendship for ever!

종종 말싸움이 있을 때, 모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줍줍의 노래는 그런 생각을 되돌려 놓고 그들의 우정을 영원히 결합시킬 것이다.

시비

장자가 그랬다. “너랑 나랑 싸우는데, 너랑 의견이 같은 사람이 심판을 보면 너의 편을 들 것이고, 나랑 의견이 같은 사람이 심판을 보면 내 편을 볼 것이니 누가 맞고 틀리는지 알 수가 없다. 또한, 너하고도 나하고도 의견이 다른 사람이 심판을 보면 누가 맞고 틀리는지 가름할 수가 없을 것이고, 너하고도 나하고도 의견이 같은 사람이 심판을 보면 역시 누가 맞고 틀리는지 가름할 수가 없다.” 이렇듯 시비를 가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말은 어떻게 해서든 시비를 가리는 것 보다, 시비를 가리기 위해서는 너와 나 중에 누군가는 자신의 의견을 접고 상대에게 동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세상에서 싸우는 사람들 중에 자기가 틀릴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자신이 설득당할 것을 전제하고 싸우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Melotopia 1-6

그 사이에

일단 자신을 납치한 사람들로부터 도망친 공주는 곧바로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 지금 자신이 어디에서 헤메고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옷도 입학식 때 입은 예복이라 서민의 일상과는 거리가 멀었고, 국왕의 유람을 따라서 왕궁 밖으로 몇 번 구경 나왔던 것을 빼면 바깥에 나온 것이 처음이다. 즉, 있어서는 안되는 매우 어색한 장소에 아는 사람 아무도 없이 혼자 내던져진 상황이다.

“저기, 이봐, 물어볼게 있는데. 여기는 어디냐?”

“여긴 서측 무역시장이고 이 가게는 곡물 거래소이고, 그래서 넌 누군데 어른한테 반말이냐?”

“나는 공주 멜리나다. 사정상 여기에 오게 되었다.”

“너가 공주? 너가 공주면 난 국왕이다. 장사 방해하지 말고 저리 꺼져”

“무엄하다! 어디서 감히 국왕폐하를 사칭하느냐?”

“너야말로 어디서 감히 공주마마를 사칭하는거냐? 맞아야 꺼질거야? 빨랑 안꺼져?”

“난 진짜 공주라고!”

“이년이 미쳤구나?”

공주가 별 생각없이 말을 걸었던 아저씨가 공주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렸다.

“이… 이거 놔! 놓지 못하겠느냐!”

“이 아저씨가 착해서 그냥 보내주는거야. 빨리 꺼져!”

이 아저씨는 착했기 때문에 공주를 후드려 패지는 않았고, 단지 가게 문 밖의 길거리로 공주를 휙 내던졌다.

“으악!..”

두바퀴 정도 굴러서 거리에 나동그라진 공주는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흑흑…”

“저기 뭐야! 쟤다! 잡아!”

갑자기 저편에서 아까 마차에서 봤던 사람들이 자기를 향해 소리치며 달려오고 있는 것을 본 공주는 여기서 곡물 거래소 아저씨와 더 싸우고 있거나 눈물을 질질 짜고 있어봐야 이 위기를 벗어나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주는 일단 더 생각하지 않고 자기를 쫒아오는 사람들의 반대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으악!”

그러나, 달리기 시작하자마자 공주는 다시 길 위로 넘어지며 굴렀다. 방금 흘린 눈물이 앞을 가려서, 길 가에 세워져 있던 수레를 보지 못하고 충돌했기 때문이다. 넘어지면서 부딪친 것도 아팠지만, 저 괴한들이 다시 덮쳐 올 것이란 생각에 벌떡 일어서려고 했다.

“크크 드디어 잡았다!”

결국 공주는 가장 먼저 달려온 남자에게 왼팔을 붙들리고야 말았다.

“이거 놔! 안놔? 앙!”

팔을 뿌리치려고 애를 썼지만, 어른 남자의 힘을 12살짜리 여자애가 이겨낼 수 있을리 없었다.

“이거 놓으라고!”

깡!

공주가 아직 붙들리지 않은 오른팔을 휘저어서 아무거나 손에 걸리는 것으로 그 남자의 머리를 후려쳤다.

“크윽…!”

“놓으라고!”

깡! 깡!

공주가 휘두르고 있는 것은 후라이팬이었는데, 모서리로 맞으니 어린 아이의 힘이지만 제법 아프다.

“크으윽…”

하지만 결국 어린 아이에게 얻어맞은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 강한, 혼신의 힘을 다한 일격에 결국 머리에서 피를 뿜어내며 손을 놓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그의 동료들이 접근한 상태. 공주는 그대로 손을 뿌려치고 시장 골목으로 뛰어들었다. 사람들이 복잡하게 얽힌 길이었지만, 공주는 작은 몸집에 힘입어 쉽게 사람들 틈으로 끼어들 수 있었고, 납치범들은 사람들을 헤치고 가느라 뒤처질 수 밖에 없었다.

“저쪽으로! 너 저쪽!”

“네!”

납치범들은 패거리를 나누어 공주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스나크 사냥(6) – 제 4절 “사냥”

THE HUNTING.

이제 4절, “사냥”이다.

The Bellman looked uffish, and wrinkled his brow.
“If only you’d spoken before!
It’s excessively awkward to mention it now,
With the Snark, so to speak, at the door!

여기서는 uffish라는 신조어가 등장한다. 이 말은 루이스 캐롤이 만든 단어로, 그 뜻은 gruffish, roughish, huffish를 생각하면 된다. 거칠고 거만하고 대충 그런 뜻이랄까. 그리고 눈썹을 찡그렸다. “만약 뭔가를 말했었다면, 오직 그 경우에만, 지금 말하기는 이상하지만, 스나크다. 말하자면 문에 있다!

“We should all of us grieve, as you well may believe,
If you never were met with again–
But surely, my man, when the voyage began,
You might have suggested it then?

여기서는 첫줄부터 운율이 들어간다. 그리브~빌리브. “우리 모두는 비통해 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믿고 있듯이. 우리가 두번다시 만나지 못한다고 하면. 하지만, 여러분, 항해가 시작되었을 때, 여러분들은 그걸 제안했었다”

그리고 셋째줄에도 man과 began이 운율이 맞고 있다.

“It’s excessively awkward to mention it now–
As I think I’ve already remarked.”
And the man they called “Hi!” replied, with a sigh,
“I informed you the day we embarked.

“지금 말하기는 정말 이상하지만. 내가 이미 말한 것 같긴 하지만” 그리고 그 때 “이봐!”라고 부르는 그 남자가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우리가 승선한 그 날 말했는데요”

“You may charge me with murder–or want of sense–
(We are all of us weak at times):
But the slightest approach to a false pretence
Was never among my crimes!

여러분들은 나를(종지기를) 살인으로 기소할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나약하니까.) 하지만 잘못된 가식으로 가장 미묘하게 접근하는 것은 나의 죄가 아니다.

“I said it in Hebrew–I said it in Dutch–
I said it in German and Greek:
But I wholly forgot (and it vexes me much)
That English is what you speak!”

난 히브리어로도 말했고, 네덜란드어로도 말했고, 독일어로도 말했고, 그리스어로도 말했는데, 내가 하필 영어로 말하는걸 깜빡했네!

“‘Tis a pitiful tale,” said the Bellman, whose face
Had grown longer at every word:
“But, now that you’ve stated the whole of your case,
More debate would be simply absurd.

여기서, Tis는 It is의 줄인 표현이다. “그거 참 안타까운 이야기네” 라고 종지기가 말했다. whose face는 종지기의 얼굴인데, 한마디 할 때마다 점점 길어졌다. “하지만 지금 니 얘기가 여기서 끝이라면, 더 이상 논쟁하는건 좀 웃기는 일이겠지”

“The rest of my speech” (he explained to his men)
“You shall hear when I’ve leisure to speak it.
But the Snark is at hand, let me tell you again!
‘Tis your glorious duty to seek it!

“내 이야기의 나머지는 (그가 선원들에게 설명했다)  내가 시간이 남을 때 말할테니 그때 듣도록. 하지만 스나크를 잡으면, 나한테 말해야 해. 그게 너의 의무다!”

“To seek it with thimbles, to seek it with care;
To pursue it with forks and hope;
To threaten its life with a railway-share;
To charm it with smiles and soap!

“그걸 골무로 찾고, 그걸 조심해서 찾고, 포크와 희망으로 찾아내고, 그 목숨을 철도로 위협하고, 웃음과 비누로 유혹해라!” (뭔소린가…)

“For the Snark’s a peculiar creature, that won’t
Be caught in a commonplace way.
Do all that you know, and try all that you don’t:
Not a chance must be wasted to-day!

“스나크는 기이한 생물이므로, 평범한 방법으로는 잡을 수 없을 거다. 니가 아는건 다 해보고, 안해본건 다 해보고. 오늘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For England expects–I forbear to proceed:
‘Tis a maxim tremendous, but trite:
And you’d best be unpacking the things that you need
To rig yourselves out for the fight.”

난 더 진행하기를 삼가하면서, 영국 속담에 진부하지만 이런 격언이 있지. 싸우기 위해서 너에게 공급할 필요가 있는 것들을 풀어놓는 것이 최선이다.

Then the Banker endorsed a blank cheque (which he crossed),
And changed his loose silver for notes.
The Baker with care combed his whiskers and hair,
And shook the dust out of his coats.

그리고 은행원이 빈 수표를 보증을 서고, 그의 느슨한 은화를 바꿨다. 빵쟁이는 그의 수염과 머리를 조심스럽게 빗질하고 코트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The Boots and the Broker were sharpening a spade–
Each working the grindstone in turn:
But the Beaver went on making lace, and displayed
No interest in the concern:

구두장이와 중개인은 숫돌에 칼을 갈았다. 하지만 비버는 레이스를 뜨고 있었고, 그런것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였다.

Though the Barrister tried to appeal to its pride,
And vainly proceeded to cite
A number of cases, in which making laces
Had been proved an infringement of right.

변호사가 그의 자신감을 나타내려고 했지만 헛수고로 돌아갔고. 레이스를 만드는 대부분의 경우가 대부분 권리 남용임을 증명했다.

The maker of Bonnets ferociously planned
A novel arrangement of bows:
While the Billiard-marker with quivering hand
Was chalking the tip of his nose.

모자 만드는 사람은 사납게 돛대의 새로운 배열을 계획했고, 그 사이 당구공 만드는 사람은 손을 떨며 그의 코끝에 초크를 칠했다.

But the Butcher turned nervous, and dressed himself fine,
With yellow kid gloves and a ruff–
Said he felt it exactly like going to dine,
Which the Bellman declared was all “stuff.”

하지만 도살자는 꽤 신경질적이 되었고, 노란 장갑과 주름 칼라로 옷을 잘 차려 입었다. 그는 그게 저녁 차리러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지기가 선언한 그 모든 것이 그냥 물건이었다.

“Introduce me, now there’s a good fellow,” he said,
“If we happen to meet it together!”
And the Bellman, sagaciously nodding his head,
Said “That must depend on the weather.”

그가 말하기를 “나를 소개하고, 좋은 친구가 있다고, 그걸 만약 같이 만난다면”

여기서 it은 Snark이다. 그리고 종지기가 현명하게 머리를 끄덕이며 “그건 날씨에 따라 다를 것이다” 라고 했다.

The Beaver went simply galumphing about,
At seeing the Butcher so shy:
And even the Baker, though stupid and stout,
Made an effort to wink with one eye.

비버가 단순히 거칠게 움직이며 갔다. 도살자를 부끄럽게 바라보며. 그리고 제빵사조차, 멍청하고 통통하긴 했지만, 한눈으로 윙크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Be a man!” said the Bellman in wrath, as he heard
The Butcher beginning to sob.
“Should we meet with a Jubjub, that desperate bird,
We shall need all our strength for the job!”

종지기가 화나서 외쳤다. “사람이 되어라!” 그리고 그 말을 듣고 도살자가 울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발악하는 새, 줍줍을 만날 것이고, 우리는 온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Melotopia 1-5

그리하여

공주를 구출하기 위한 세명의 구출대가 조직되었다. 왕궁의 정문 옆에 있는 왕궁 수비대 휴게실에서 그렇게 셋이 잠시 모였다.

“자, 대충 얘기는 들었겠지? 바로 출발해야 하니까 준비 하면서 들어. 난 구출대 대장을 맡았고, 수석 궁녀인 루카다. 잘 부탁한다.”

“저는 시에나예요. 마법사입니다.”

후드가 달린 망토와 여러 색의 구슬로 장식된 녹색 옷을 입은 아가씨가 자신을 시에나라고 소개했다.

“대장님. 공주님을 구출해야 한다는 얘기는 들었는데요, 이렇게 셋이 전부입니까?”

“음. 나라 사정상 현재 차출할만한 다른 사람이 없다. 너희들도 사실 정식 인력이 아니라서 겨우 차출해 올 수 있었던 상황이니까.”

“저는 민트라고 합니다. 아직 학교 졸업도 못했는데 얼떨떨 하네요. 학교에서 검술을 배웠어요.”

민트는 고운 사슬로 된 쇠갑을 입으면서 자기소개를 덧붙였다.

“자, 그럼. 자기소개는 대충 끝난건가? 다들 자기 장비들은 갖고 왔지? 기다릴 시간 없으니 바로 출발한다. 전선에 거의 모든 병력이 동원되고 있어서 이 이상의 병력 지원은 없을 것 같으니 우리들 만으로 반드시 성공해야한다.”

루카가 휴게실 문을 열고 나섰다.

“루카님! 급한 보고입니다!”

문을 열고 나서자 마자 저 멀리서 전령으로 보이는 병사가 루카를 부르며 달려왔다.

“허억…허억…!!”

“진정해라. 무슨 일이냐?”

“지금, 보고가, 서쪽 성문에서, 문지기 다섯명이 폭주하는 마차에 치어 두명이 죽고 셋이 다쳤다고 합니다.”

“마차가 폭주해? 흔치 않은 일인데. 그래서, 그 마차를 못 막았느냐?”

“문으로 달려오는 것을 막으려고 화살로 공격도 하고 장애물을 쳐 두었지만 공격마법으로 그들이 반격하는 바람에 놓쳤다고 합니다.”

“뭐? 이 정신나간 것들아! 공격 마법이라니, 공주님이 거기 타고 계실지도 모르는데!”

“죄송합니다! 당시에 그들은 연락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아니다. 여기서 지금 따질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이끄는 말이 몇마리였다고 하느냐?”

“사두마차였다고 합니다.”

“좋아, 납치범들은 서쪽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서쪽이라면 그루밍 왕국이 있는 방향인데, 설마 국경을 벌써 넘어가지는 않았겠지. 마차가 아무리 빨라도 말이 더 빨라. 우리는 말을 타고 추격한다!”

루카는 시종에게 마굿간에서 말 세 필을 데려오도록 지시하였다.

“대장님, 그 마차에 공주님이 없으면 어쩌죠?”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야겠지. 지금 의심해볼만한 다른 정황이 있지는 않잖아?”

다들 어떻게 공주를 추적해야 할지 막막한 가운데,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시종이 말들을 이끌고 왔다.

“궁성 문을 열어라! 국왕 폐하께는 지금 출발한다고 아뢰도록 하여라!”

“가자!”

왕궁 밖으로 세마리의 말이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Melotopia 1-4

국왕 앞에서 물러난 기사단장은 이어서 치안총감, 마법대장, 외교부 장관을 소집하였다.

“모두들,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공주님을 구출하기 위한 구출대를 파견해야 합니다.”

“음…”

“누가 적당할지 의견을 내 주시오.”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공주 납치라는 사건을 제대로 해결해야 하는 긴급 상황에서,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간 바로 정치적으로 매장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두들 머릿속으로 이 임무가 쉬운 임무일지 어렵거나 불가능한 임무일지 생각하느라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모두 침묵에 잠긴 채, 적당한 사람을 추천하지 못하는 가운데, 갑자기 회의실 문이 열리며 누가 들어왔다. 모두 회의실 문으로 고개를 돌리자 왕실 정장을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이 임무, 제가 가겠습니다!”

갑자기 나타나서 위험한 임무를 자원한 사람은 다름아닌 공주 시중을 드는 궁녀들의 대장인 공주실 수석 궁녀 루카였다.

“이 자리는 자네가 낄 자리가 아닌 듯 싶은데?”

“그럼 누가 이 자리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나가서 하던 일이나 보라는 기사단장의 암묵적 지시를 당돌하게 받아치며, 루카는 회의실 한 가운데로 들어왔다.

“말씀해 보시죠. 공주님을 모시던 제가 당연히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누가 구출대에 적합합니까? 그리고 누가 가겠습니까? 저보다 적합한 분을 말씀하신다면 기꺼이 물러나 이 무례함에 대한 벌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질문이었지만 아무도 대답할 수 없는 어려운 질문이었다.

“반대하지 않으시면 허락하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루카가 그렇게 선언하며 회의실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루카가 내각의 장관들 앞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평소에 공주의 신뢰가 매우 두터워서 공주가 부모인 국왕 내외 다음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루카 수석이 못 갈 이유는 없지만… 혼자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오.”

외교부 장관이 애매한 말로 애매해진 분위기를 정리했다. 그리고 회의실은 다시 침묵에 잠겼다.

얼어붙은 분위기를 두번째로 깬 것은 기사단장이었다.

“한시가 급하오. 그렇게 추천할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말입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공주님은 괴한들에게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끌려가고 계실텐데…”

“기사단장,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지금 유능한 인재들은 다들 전선에 투입되어 수도에는 적당한 인재가 없어.”

마법대장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음, 그러고보니 자네 딸이 이번에 왕실 마법학교에서 고급과정을 졸업했지 않은가?”

“그랬지. 아니, 안돼. 자네 지금 내 딸을 보내라는 말인가?”

“시에나 정도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이번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

“아니야. 그 아이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좀 더 커야해. 지금은 중요한 일을 맡기기에는 너무 어려.”

“이번 기회에 그 경험을 쌓는 것이지. 또, 성공하면 당연히 그 공은 자네에게 돌아갈텐데.”

“내가 딸을 팔아서 출세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으로 보이는가? 그럼 자네는 나를 잘못 본 것일세.”

“내가 보기에 시에나의 실력은 충분한데, 딸을 너무 아끼는 것 아닌가? 지금 국왕 폐하께서는 따님을 잃을 위기에 처해 계시네. 자네의 충성심이 고작 이것 뿐인가?”

“나의 충성심을 의심하는 것인가! 그런 것이라면 나 자신도, 우리 가족도, 모두 국왕 폐하와 이 나라를 위해 백번도 더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

“아아, 진정하시고. 화내지 말라고. 난 단지 자네가 딸을 너무 아끼고 도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흥!”

“이번 작전은 납치범들을 국경을 넘기 전에 잡을 수 있다면 매우 쉽게 끝날 것이야. 국경을 넘어가더라도 이쪽에서 추적해 나가면 못 잡을 이유도 없고. 오히려 지금 빨리 출발할수록 쉬운 임무가 되겠지. 심지어 자네 딸 혼자 보내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아니면, 자네가 직접 가겠나?”

“자네야말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 수 없는 긴장이 흘렀고, 말이 없던 사람들은 이제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마법대장이 다시 이야기했다.

“자네 아들도 이번에 왕립 기사학교를 졸업했다던데, 자네가 보낸다면 나도 시에나를 보내도록 하지.”

“음…”

“왜, 겁나는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아이는 아직 실력이 부족하니, 나도 딸을 보내도록 하겠네.”

“자네 딸?”

“민트도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마지막 수행중이지만 성적은 우수하지. 자네 딸이랑 나이도 같으니 아마 학교에서는 서로 친구일텐데, 어떤가?”

“좋아. 그럼 나도 시에나에게 연락을 하도록 하지.”

눈으로 불덩이라도 던질 것 같이 노려보던 두 사람은 회의실 문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종에게 각자의 딸들에게 연락하여 즉시 왕궁으로 들어오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구출대 대장은 아무래도 공주실 수석인 자네가 맡아야겠지. 루카 수석, 자신 있는가?”

“당연합니다.”

“음… 잘 부탁하네.

Melotopia 1-3-1

마차에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내리자 아레스는 주변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잠시 떠들썩하다가 조용해진 것을 봐서는 아무래도 마차를 지키는 사람도 없고 다 공주를 잡으러 가버린 듯 싶었다. 일단 뒤로 묶인 손을 엉덩이 아래로 통과시켜서 앞으로 보내고, 손목에 묶인 밧줄을 이빨로 물어 뜯었다. 이어서 발목의 밧줄도 풀어버리고 마차 문을 열어보니 어느 한적한 마을의 외곽지역이 나왔다. 일단 어디로 가야 할지는 잘 몰랐으나, 여기서 아레스가 아는 사람이라고는 없는 상황이었고, 기껏 아는 사람이라고 우긴다면 방금 자기보다 먼저 도망친 것으로 보이는 공주밖에 없었으니 일단 공주를 찾아서 그 다음 일을 생각해야 할 것 같았다. 공주를 찾으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마침 길 저편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나면서 소란이 일고 있었다.

Melotopia 1-3

한편

“야, 좀 내려줘”

“미쳤냐? 지금 넌 이 상황이 파악이 안돼?”

“화장실에 가고 싶단 말이다!”

공주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나 지금 급하단 말야. 이거 빨랑 안풀어? 앙? 빨리!”

물론 마차에 화장실이 있을리 없으니 내려달라는 뜻이다.

“이년이 지금!”

“나 급하다고! 여기서 해결할까?”

“야, 놔둬. 잠시 풀어줄 테니까 다녀와.”

“하지만 도망칠 수도 있잖아.”

“여기서? 이런 꼬마애를 놓치면 너야말로 도망쳐야 할 거야. 마차에서 계속 쿵쿵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도 문제잖아.”

“쳇. 알았어.”

지시를 받은 남자는 공주를 묶은 밧줄을 풀고 상자에서 일으켜 세웠다. 이 순간 난동을 피우고 마차 문을 열고 탈출하면 도망칠 수도 있었겠지만, 공주는 지금 그런 정상적인 생각이 불가능한 매우 급한 상황이라 도망치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그 사람이 화장실로 자신을 안내해 주기를 기다렸다.

“빨리 안내해라!”

“이게… 우리가 누군줄 알고 하대냐?”

말은 그렇게 하지만 어쨌든, 마차가 멈추자 공주의 손목을 붙잡고 마차에서 내렸다. 마차는 어느 시장의 큰 길가에 서 있었다. 눈부신 햇빛 아래서 양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노점상들이 자신의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서 지나가는 손님들의 눈과 귀를 유혹하는 그런 흔한 시장이다. 남자는 공용 화장실이 있는 건물로 공주의 손목을 붙든 채 들어갔다.

“어디까지 따라올 거야?”

“도망칠 수도 있잖아. 너 그리고 내가 어른인데 꼬박꼬박…”

“바보야 밖에서 기다려!”

쾅!

공주는 워낙에 급했던지 손목을 뿌리치고 화장실 문을 거세게 닫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야… 에이 씨 젠장.”

쪼르르르륵……

화장실 안에서 볼일 보는 소리가 들려오자 남자는 잠시 안심하며 일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야! 왜 안나와!”

쿵쿵!

문을 두드리며 왜 안나오냐고 안으로 소리를 쳤다.

“기다려 쫌!”

안에서 공주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다시 안심하며 일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어서, 물 흐르는 소리가 끝나고,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손을 씻는 소리가 들리고, 이제 공주가 나와야 하는데 안 나온다.

“야 왜 안나와!”

참다 못한 그가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공주를 발견할 수 없었다.

“어디갔지?”

“이얏!”

퍼억.

문 뒤에 숨어있던 공주가 대걸레 자루로 그의 머리를 내려쳤다.

“우욱! 이거 뭐야!”

퍼억.

뒤를 돌아보려는 사이 한번 더 맞았다.

“너 죽여버릴거야!”

그의 마음을 담아서 공주에게 전달하려고 했지만.

퍼억. 퍽.

집요하게 머리만 때리는 공주의 손놀림은 화장실 청소를 한번도 해본 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찌든때를 벗겨내는 청소부의 익숙한 움직임을 닮아 있었다.

“어딜! 에잇!”

맞기만 하던 남자가 드디어 대걸레의 손잡이를 붙잡았다. 그가 대걸레를 뺏으려고 잡아당기자 공주는 곧바로 대걸레 자루를 밀어 버리고 화장실 문을 닫았다. 이 남자는 대걸래 자루를 잡아당기려다가 오히려 밀어붙이니 뒤로 벌러덩 자빠졌고, 화장실 문이 닫히자 그제서야 그는 공주의 의도를 알아챘다. 대걸레를 집어던지며 화장실 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공주를 발견할 수 없었다. 마차 앞으로 와서 대장에게 물어보았다.

“대장, 공주 봤어?”

“니가 그걸 지금 물어보면 안되지.”

“분명 날 때리고 밖으로 나왔는데…”

“저기 있잖아! 병신이! 빨리 따라가!!”

그제서야 건물에서 나오는 공주를 발견한 대장이 마차에 탄 사람들을 모두 내리게 해서 공주를 추격시켰다.

“쟤 잡아! 놓치면 죽어! 아 젠장 이래서 급조된 팀은 안된다니까!”

아까의 작전에서 국왕을 암살하지 못한 것은 분명 계산 착오였다. 그들은 분명 호위병을 행동불능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옆에 마법대장과 기사단장이 제대로 반격하는 상황은 예측에 없었다. 실패를 직감한 그는 2차 계획대로 공주를 납치했는데 문제는 A급 요원들이 입학식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거나 붙잡혔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추가로 파견된 요원들을 몇몇 모아서 팀을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멍청한 놈들이랑 같이 일하다보니 자기도 같이 멍청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건 아니다 싶었지만 그렇다고 당장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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