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snowall

  • 대학원 탈출의 변

    한줄요약: 대학원 그만둡니다.
    눈치채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자기소개가 “A quasi particle physicist”에서 “A quasi particle”로 바뀌었습니다. 많은 고민이 있었고, 많은 분들의 조언과 응원을 들었고, 내린 결론은 대학원을 그만두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그것뿐이었나? 어떻게든 지도교수님이랑 쇼부를 쳐서 적당히라도 졸업할 수 없었는가? 연구실을 옮겨서라도 어떻게 안되나? 등등…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 수십가지의 경우의 수를 검토해 봤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그래서 더이상 저는 Physicist가 아니라, 그냥 조그마한 한 개인이라는 점에서 A quasi particle입니다.

    지난 9년간의 대학원 생활에 있어서 제가 열심히 노력하지 못한 부분, 성실하지 못했던 부분, 재능이 부족했던 지점 등, 현재에 이르게 된 이유는 많이 있습니다. 과거의 어떤 시점을 돌이켜 본다면 지금 이렇게 된 결과를 바꿀 수 있었던 여러 지점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심지어 충분히 많이 있었죠.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바꾸지 못한걸 전부 내 탓이라며 마냥 자학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제는 현실을 바꾸기에는 늦었고, 따라서 학자로써의 길은 여기서 멈추려고 합니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를 충분히 했고, 논문이 되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재밌는 연구를 했으며,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사귀었으며, 좋은 경험도 여러가지로 했습니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지, 누구 때문에 대학원 생활이 망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 잘못이 있다면, 그 누군가는 저 하나입니다. 이런 결과를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학원 원서접수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모든 선택의 순간에 어느 방향으로 갈지 결정한 것은 저 자신이니까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이 상황은, 마치 국가대표 달리기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서 100미터 질주를 하는데, 중간에 넘어진거죠. 끝까지 뛰어갔는데 메달을 못 땄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중간에 넘어지면서 경기가 끝난 거예요. 당연히 넘어졌으니까 아프고, 까져서 상처도 나고, 끝까지 뛰지를 못했으니 억울하고, 끝까지 갔으면 내가 이겼을거라는 생각도 들고 아쉽고 화가 나고 그러겠지만. 뭐 사실은 다음 대회도 있고, 다른 종목도 있고. 그때까지 노력하면서 얻은 실력은 어쨌든 자기 것이니까요. 저에게는 대학원 박사과정 도전이 올림픽 같은 큰 도전이었고, 중간에 이렇게 넘어져버렸네요. 그러니까 일단 넘어져서 아픈건 좀 문질러 주고, 크게 다친거 없이 괜찮은거 같으면 일어서서 경기장에서 비켜줄 겁니다. 저는 단지 다른 곳으로, 다음 경기장으로 가서 다음 대회를 준비할 뿐입니다.

    저를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과, 그리고 응원해주지 않으셨더라도 아무튼 주위에 계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재밌는 일을 벌려볼 생각이 있어서, 아마 성과가 있으면 좋은 이야기로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 그림으로 배우는 양자컴퓨터

    (일러두기)이 리뷰는 출판사 영진닷컴으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서 이루어졌습니다.

    하나의 유령이 업계를 떠돌고 있다. 양자컴퓨터라는 유령이.

    유명한 공산당선언의 도입부를 따라해보았다. 양자컴퓨터는 우리에게 마치 유령과 같은 개념이다. 일단, 양자라는 것 자체가 무슨 말인지 모르는 어려운 개념이고, 양자역학 수업을 들어본 물리학 전공자에게도 양자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개념이다. 그리고 그 양자라는 것을 이용한 컴퓨터는 또 얼마나 이해하기 어려울까? 그런 어려운 개념을 과연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그 어려운 일을 어느정도 완수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특징이라면, 저자가 물리학 전공자가 아니다. 공과대학 출신으로, 금융계에서 일하다가 필요에 의해서 양자컴퓨터를 공부하게 된 것 같다. 그러다보니, 완전히 비전공자의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책을 썼다는 것이 느껴진다. 제일 첫 챕터인 ‘양자컴퓨터로 인한 사회 변화’에서는 양자역학에 관한 설명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양자컴퓨터가 어떤 파급력을 갖고 있는지, 왜 주목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하면서 내용이 어렵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그리고 두번째 챕터에서야 양자가 무엇인지, 양자컴퓨터가 양자의 어떤 성질을 이용한 것인지 소개하기 시작한다. 세번째 챕터와 네번째 챕터는 흔히 보는(?) 양자컴퓨터 교재에 나오는 이야기들인 양자 게이트와 양자 알고리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보이는 두드러지는 특징은, 내용의 실전성이다. 다섯번째 챕터에서 양자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설명한 후, 여섯번째와 일곱번째 챕터에서 실제로 파이썬을 이용해서 양자컴퓨터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예제를 보여준다. 우리가 고전적인 컴퓨터에서 반도체 회로의 작동 원리를 깊이있게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 이용해서 계산도 하고 게임도 하듯이, 양자컴퓨터 역시 깊이있는 이해가 없어도 그걸 이용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시말해서, 양자역학 그 자체를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도구로써의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어느정도 가능한 일인데, 그렇게 하려면 손에 만질 수 있는 도구로 실습해보는 것이 제일 좋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양자컴퓨터의 작동 방식과 코딩 방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어서 일단 체험하고, 나중에 이해하는 방식의 학습이 가능하다.

    마지막 여덟번째 챕터는, 저자 본인이 금융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양자컴퓨터를 어떤 분야에 도입해서 활용할 수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 제시된 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쪽 업계에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여덟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기도 하지만, 각 챕터는 레슨이라는 순서로 구분되어 있기도 하다. 책 전체적으로 58개의 레슨이 있고, 각 레슨에서는 하나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집중하고 있어서 설명이 오락가락하지 않고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레슨의 순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일단 쉬운 개념이나 도입해야 하는 이유 등을 먼저 설명하고, 이후에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는 순서다. 이런 순서가 학술적 정합성을 중시하는 관련 전공 연구자들에게는 좀 어색할 수 있는데, 쉬운 개념부터 받아들이면서 점층적으로 어려운 것을 배워 나간다는 교육 목적에서는 적절해 보인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이 책은 내가 접했던 여러 양자컴퓨터 전공서, 개론서, 입문서 중에서 매우 쉬운 편에 속하는 책이다. 양자컴퓨터라는 말을 들어보긴 했는데 아무도 안 가르쳐준다거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봐도 뜬구름 잡는 설명만 있다거나 해서 좌절한 사람들에게 양자컴퓨터 공부의 시작점과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러다보니 물리학 전공자 수준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너무 쉬운 편이며, 아마 이미 아는 개념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설명하는지 구경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일하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사실 글꼴이었다. 글꼴이… 뭔가 눈에 잘 안들어오는 느낌이다. 그건 주관적인 부분이기도 하고, 출판사에서 정할 일이라서 리뷰에 대놓고 쓸 얘기는 아니긴 하지만.

  •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SONY DSC

    이번에 읽은 책은 “스테파니 케이브”라는 의사가 쓴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라는 책이다. 예방접종을 절대로 맞으면 안된다고 하는 다른 어떤 책에 비해서는, 웬만하면 맞지 말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주의해서 맞으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약간은 온건한 책이라고 할만하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비평할만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을 경우 백신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편견을 갖게 될 것이므로 주변에 이 책을 널리 추천할 수는 없다.

    이 책에서 얻어갈만한 핵심 메시지는 “백신 접종 전 주의사항을 꼼꼼히 확인하시오”이다. 이건 무슨 약을 먹더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튼 주의사항을 잘 확인한 후 백신 접종에 어떤 효과와 위험이 있는지 이해한 후에 접종하는게 좋다.

    이 책의 문제점은 백신 접종을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하면서도,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질만한 주장과 사례만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충 설명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백신 뿐만 아니라, 현대 의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모든 약품, 수술, 시술 등은 부작용이 있다. 여기서 부작용이란 원하는 작용 뿐만 아니라 그에 뒤따르는 부가적인 작용이라는 뜻이다. 그 부가적인 작용 중에는 그 처치를 받은 개인에게 긍정적인 작용도 있고 부정적인 작용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는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그럼, 그중에 부정적인 부작용이 걱정되어서 처치를 포기해야 할까? 가령, 어떤 약을 먹으면 독감이 낫게 되지만, 드물게 정신착란이 일어나서 자해나 자살을 할 수 있다는게 알려져 있다고 하자. 그럼 그 약을 먹으면 안될까? 글쎄다. 백신도 마찬가지다.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 임상실험을 통해서 어느정도 알게 되었으면,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전염성 질병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서 가장 크게 의심하고 있는 부분은 “과학적으로 밝혀진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홍역 백신을 접종 했어도 홍역에 걸릴 수 있는데 어째서 효과가 있다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럼, 의학은 과학적일 수 있는가? 우리가 아는 의미에서의 “과학적”인 의학은 불가능하다. 의학, 의술은 근본적으로 인체를 대상으로, 특히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의 모음이다. 아무런 근거 없이 아무 짓이나 하면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엄밀한 의미에서의 과학적인 잣대를 들이댄다면 의사들은 아무도 살릴 수 없다. 백신의 효능도 마찬가지로, 엄밀하게 과학적인 실험을 하자면 임의로 10만명을 골라서 5만명에게는 진짜 백신을 주사하고, 나머지에게는 백신 성분이 없는 가짜 백신을 주사한 후, 2주쯤 후에 실제 바이러스를 주사해서 얼마나 감염되는지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실험을 여러번 반복해서 재현성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당연히 인권침해이며, 현재 시행하는 임상실험 방법이 아니다. 백신 허가에 있어서 임상실험의 설계가 잘못되었다거나, 실험 결과의 해석이 틀렸다거나 하는 부분을 지적하는건 좋은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을 넘어서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부분까지 증거를 제시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런 것이 부족하므로 백신을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내가 보기엔, 이 책에서 백신이 과학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과 동등한 정도로, 또는 그보다 더 심각한 정도로, 이 책 역시 과학적이지 않다.

    이 책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려고 했다면, 백신의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만을 제시할 것이 아니라, 백신 접종자수, 해당 백신에서 나타난 부작용 수, 질병의 발벙률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하여 자신의 주장이 얼마나 믿을만한지를 설명했었어야 한다. 물론 이 책에는 그런 이야기는 없다. 단지 백신 접종 후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는지, 백신 접종 후 나타난 이상 반응이 백신 부작용이 아니라는 건 근거가 없다는 주장만이 실려있을 뿐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시간들여서 읽을만한 책은 아니다. 이걸 쓴 사람이 의사이고 의학 박사학위 소지자이며,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사람이 간호학 박사를 받았다는 것이 잘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참 비과학적인 책이다. 물론 박사가 쓴 모든 책이 과학적이어야 하는건 아니겠지만 이 책의 저술 의도를 생각해보면 저자가 자신의 주장만 이야기하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에 반대되는 견해를 함께 제시하고, 그에 대한 반대 증거도 제시하면서 독자가 비교할 수 있도록 했었어야 한다.

    물론 백신을 맞고 말고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접종에 반대되는 견해에 관한 책만 읽고 판단하는 것 또한 문제가 있다. 난 지금까지 이 책에서 이야기한 백신 중 상당수를 접종했고, 어쨌든 부작용 없이 잘 살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나의 “아무 일 없었다”는 사례는 이 책에서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와 같은 가치를 가진다. 왜 부작용이 없었다는 사례는 이 책에 나오지 않는가? 한번 생각해 보자.

  • Only one, No. 1

    only one, No.1


    デ·ジ·キャラット – OP
    디지캐럿(Di Gi Charat) – OP
    奥井雅美(Okui Masami)

    世界で一番輝くまで 세상에서 제일 빛날 때까지
    一日 每日を樂しく生きて 하루하루 매일매일을 즐겁게 살다보면
    突然生まれ來る刹那の不安 별안간 생겨나는 찰나의 불안
    2000年問題より… no noそれ以上に 2000년 문제보다 … no no 그 이상으로
    重大なこと 自分の夢 중요한 것은, 나의 꿈
    世界で一番輝きたい 想いは No.1 STAR 세상에서 제일 반짝이고싶어 바램은 No.1 STAR
    この宇宙(そら)の中で 이 우주안에서

    忘れちゃいけないね 自分の價値觀 잊지 말라구,자신의 가치관
    ゆずれないトコ守る 勇氣をください 양보할 수 없는 것들을 지킬 용기를 주세요
    目を奪うくらい速いスピㅡドの눈을 사로잡을만큼 빠른 스피드의
    流行にはのせられたくない유행에 쓸려가고 싶진않아
    世界で一番輝きたい 誰もが No.1 STAR세상에서 제일 반짝이고싶어 그누구나 No.1 STAR
    それぞれにある제각기 있어

    君の力が 息潛めるて 待ってる only one! 당신의 힘이 숨 죽이며 기다리고 있어 only one!

    早く氣づいてって어서 알아차려라

    寂しいね ひとりは 외롭구나. 외톨이는

    オシャレだっていらない…멋쟁이따위 필요없어…

    世界で一番輝きたい 想いは No.1 STAR 세상에서 제일 반짝이고싶어 바램은 No.1 STAR
    ライバルじゃなくて 라이벌따위가 아니라

    世界でみんな輝けるのは みんないるから 세상에서 모두 빛날 수 있는건 모두가 있기에
    なにかに火をつけられて 무언가에 불이 붙어서
    刺激的 そんな日常が すべてを變える 자극적인 그런 일상이 모든것을 바꿔가
    輝けよ No.1 STAR 빛나라 No.1 STAR

  • 불로소득세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050512121

    평생 버는 돈의 71%를 세금으로 낸다고 하니까 굉장히 많은 것 같은데, 저 기사에 나온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면 33년간 55억을 벌어서 그중 세금으로 23억을 냈다고 한다. 그럼, 대충 1년에 1.6억원 정도 벌었다는 것이고, 한달에 천만원 넘게 벌었다는 뜻이 된다. 월 20일 일하면, 하루에 50만원씩, 따라서 하루 8시간 근무 기준으로 시간당 6만원씩 번 셈이 된다. 이건 최저임금과 비교하면 5배에서 10배 정도 큰 돈이다. (산수가 안 맞는것 같다면 33년전 최저임금도 생각해 보자.) 그럼 저 사람은 최저임금 받는 업종과 비교할 때 10배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 냈을까? 글쎄요……

    저 사람이 얻은 소득의 출처를 추적해서 구체적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면 분명히 본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기여한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고 운, 사회 구조, 금융 소득, 경제 구조 등 자신이 기여하지 않은 부분에서의 소득도 있었을 것이다.

    한편, 저 경제지에서 노조의 파업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일하지 않은자 먹지도 말라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건 자신이 기여하지 않은 주제에 돈 받으려고 하지 말라는 뜻이다. 복권은 30%정도의 세금을 당첨금에서 떼어간다. 일하지 않고 운 좋게 번 돈이니까 말이다. 이쯤 되면, 왜 억대 연봉가들이 수십퍼센트의 세금을 떼어먹히는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세율은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연 소득과 세금이 꼭 선형으로 비례할 필요는 없으며, 고소득에는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것이 꽤나 당연하다.

    난 저렇게 돈을 벌었을 때, 소득세 내는게 아깝다는 생각은 들 수 있어도 억울하진 않을 것 같은데.

  • 거꾸로또

    간단한 비유를 들어서 백신이나 방사성 오염수 배출에 관한게 어느 지점에서 문제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또를 사는 경우, 로또를 사는 사람이 어떤 번호를 뽑아서 가져가든 각 번호 세트가 당첨될 확률은 동일하다. 천원 한장을 내고 815만분의 1의 당첨확률을 사는 것이다. 어떤 번호를 사든 확률은 같지만,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방법을 통해서 자신이 구입한 번호가 좀 더 당첨확률이 높을것이라고 기대하고, 당첨금으로 뭘 할지에 대해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이제 로또를 거꾸로 생각해보자. 참가자는 천원씩 받고, 로또 번호를 한 세트 받는 것이다. 만약 당첨된다면, 당첨금 10억원을 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자기가 당첨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천원 받아서 맛있는 음료수 한잔 사먹을 수도 있다. 물론 열장, 만원어치 받아서 좋아하는 햄버거를 하나 사 먹을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무난한데, 이제 당첨된 사람이 문제가 된다. 어떤 특정한 한 명이 당첨될 확률은 굉장히 낮지만, 로또를 수백만명 수준의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뿌렸을경우, 아무라도 한명 당첨될 확률은 굉장히 높다. 당첨된 사람은 거액의 당첨금을 내야 하니까 굉장히 큰 손해고, 갑자기 인생에 날벼락이며, 이게 무슨 조작이나 음모가 있는건 아닐지, 확률을 속인건 아닐지, 온갖 생각이 들 것이다.

    백신의 부작용이나 원전 오염수 배출에 의한 부작용이 바로 이것과 닮아있다. 즉, 본인이 걸릴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큰 거부감을 갖게 한다. 천원 받고 기분 좋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죽을 수도 있는 심한 부작용과 가벼운 부작용에 대해서 그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어느정도 알려져 있다. 그리고 접종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확률이 좀 더 참값에 접근할 것이다. 원전 오염수 역시, 삼중수소 또는 거기에 섞여있을지도 모르는 방사성 원소들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을 유의미하게 올리는 건 맞는데, 바로 ‘나’라고 하는 특정 한 사람이 그런 질병에 걸릴 확률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크지 않다. 그걸 두려워 할 정도라면 교통사고나 번개 같은 것들에도 다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런것들도 두려워하면서 외출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확률 과정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특정한 한 개인이 걸릴 확률은 굉장히 낮지만, 인구 집단 전체, 즉 수백만명에서 수천만명, 수억명 정도의 대규모 집단에 대해서는 누군가 걸릴 확률은 꽤 높아진다. 재수없는 몇명 정도는 버리고 가자는 인권을 무시하는 태도를 취할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여기에 해당하는 확률은 낮추는 것이 좋다. 따라서, 백신같은 의약품은 임상시험에서 약이 효과가 있는지보다 사람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관찰한다.

    일본이 이제 곧 원전의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선언해서 문제가 많은데, 이것도 오염물질이 바닷물에 굉장히 많이 희석될 것이고, 그러다보면 어떤 한 명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매우 적다. 따라서 특정한 개인에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따지면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바다에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방류되었을 때 해양 생태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그리고 그것들이 인류 사회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실험해 볼 수도 없다.

    백신 접종을 담당한 보건 당국도 그렇고, 일본 정부도 그렇고, 그럼 여기서 해야 하는건 이와 같은 내용을 당사자와 주변국에게 확실히 알리고, 자세히 알리고, 솔직히 알려서 신뢰를 얻는 것이다. 즉, 여러분들이 감당할 만한 수준의 위험성이고, 위험성에 비해서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다들 받아들여 달라고 해야 한다. 그런 소통의 과정 없이 처리 절차를 강행했을 때 반발이 나타나는건 당연하다.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관건이 아니고, 문제가 없다는 걸 서로 믿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제와서 말하기엔 너무 늦었지만, 평소에 서로서로 믿음을 주고 받는 과정이 중요하다. 믿음이 없고, 그나마 있던 믿음도 여러 상황에 의해 잘게 부서지다보니 지금도 계속해서 다툼과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난 정부의 방역정책을 믿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보고 나처럼 믿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내 주변 한두명은 어떻게 해볼 수 있어도, 전국민을 내가 무슨수로 설득하나. 그건 정부와 언론의 역할이다.

    내가 방역 관계자는 아니고 그냥 민간인이지만, 다들 말 한마디씩 보태고 있는 이 시국이 답답해서 나도 한마디 얹어보았다.

  • 과학 연구에 대한 믿음

    백신에 대한 음모론이 판치는 세상에서, 어떻게 과학자들을 믿고 백신을 믿는가? 묻는다면.

    난 물리학을 공부했고,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그 터무니 없는 결론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과학계에서 수많은 논란 끝에 받아들여진 것도 잘 알고 있다. 그와 같은 수준에서, 수많은 논란 끝에 백신의 효용성이 받아들여진 것도 알고 있다. 물론 연구라는 것도 돈 벌자고 하는 것이다보니 양심과 돈을 저울질 한 결과로 논문 한두편, 보고서 한두편, 통계 몇 개, 언론사 보도 몇 건, 이런 정도는 어떻게든 조작해 볼 수도 있겠지만 수많은 논문과 보고서 전부를 조작하고 수천만명의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과학의 연구 결과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그것은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이 그 연구 결과를 무너뜨리기 위해 공격하는가를 알아본다면, 함부로 못 믿겠다는 이야기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 연구라는 행위는 이루어진 결론과 결과만 보면 고상해 보일지라도, 실질적으로 연구자 한 명, 연구그룹 한 팀 수준에서 바라본다면 남이 시간과 돈을 들여서 열심히 해놓은 연구의 오류와 단점을 신랄하게 비판 또는 비난하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백신에 관한 연구 역시, 남들이 개발한 백신 연구에 문제가 있었다면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백신 개발사가 그걸 물어 뜯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기들이 만든 백신이 더 잘 팔릴테니까.(게임 이론은 이런 거 설명할 때 쓰는 이론이다.)

    의사와 과학자들을 무조건 믿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믿지 못하겠으면, 그들이 발표한 논문과 보고서를 좀 읽어보자는 뜻이다. 이해가 잘 안되면 뭘 아는 사람한테 좀 물어보고. 자기가 안 읽어보고, 읽었는데 이해 안된다고 다 거짓말이라고 하면 뭐 어쩌라는건가.

    처 맞으면 아프다는 건 믿으면서 백신을 안 믿는 분들은 제발 없길 바란다. 처 맞았을 때 아프다는거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하려면 물리학부터 화학을 거쳐 생물학까지,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싹 다 훑어야 한다고….

  • 백신주의보

    주의사항: 이 글에서는 ‘백신 주의보’라는 책이 얼마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백신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하겠다는 취지로 쓰여진 책인 것 같긴 한데, 일단 국가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승인된 백신의 안전성은 믿어도 좋다는 걸 알아두자.

    오래간만에 적어 보는 마도서 리뷰다. 이번에 살펴보려는 책은 ‘오로지’라는 사람이 저술한 ‘백신 주의보’라는 책이다. 일단 표지부터 굉장히 무섭게 되어 있는데, 이런거 보고서 백신을 못 믿게 되는건 정말 말도 안된다.

    저 내용 전부를 반박하는건 시간낭비이고, 의미가 없기 때문에 몇가지만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감수를 담당했다는 조선대학교 김영곤 명예교수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15291

    위의 뉴스 기사를 보면, 김영곤 교수는 분자생물학 전공으로, 연구 분야가 프리라디칼과 항산화제 부분이다. 그렇다면 백신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쉽게 말하면, 아무 관련이 없다.

    다음의 설명을 통해서 쉽게 이해해 보자. 우리 몸 속에서는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애초에, 인간이 먹고 자고 싸고 움직이고 숨쉬는 것 자체가 모두 화학반응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화학반응이란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와 원자들이 서로 달라붙거나 쪼개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재료가 좀 남거나 부족하거나 할 수 있는데, 그 때 남은 것들 중 반응성이 강하게 남아있는 것들을 프리라디칼(Free radical)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그냥 놔두면 그 반응성 때문에 주변에 있는 멀쩡한 분자들을 부수거나 변형시킬 수가 있으므로 반응성을 없애줘야 하는데, 그 때 사용하는 것이 항산화제이다. 전공 수준으로 들어가면 좀 더 엄밀한 설명이 있겠지만, 일단 대충 이정도로만 알아둬도 좋다. 이게 백신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물론 거의 관련이 없다.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분자생물학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실험 기구와 화학물질들이 사용된다는 것 정도가 억지로 맞춰본 관련성이다.

    그러므로, 어느 대학의 무슨 교수가 감수를 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뭔가 책의 진실성, 진리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나라면 이런 책의 감수는 부탁을 받자마자 거절했을 것 같지만, 아무튼 그건 개인의 선택이므로.

    그럼 이제, 책을 펼쳐보자. “제 1장 백신을 맞은 아이들과 맞지 않은 아이들을 비교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첫 장이 시작된다. 1장에서는 안소니 모슨 교수팀의 연구를 소개하면서, 백신을 맞은 아이들이 병에 더 많이 걸린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자, 일단 그 주장이 맞는지는 둘째치고 이 연구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 책에서 밝히고 있듯이, “모슨 교수팀의 연구비는 백신으로 피해를 본 아이의 부모들이 제공했다”고 한다.(42쪽)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 정부와 공공재단에서 이 연구에 돈을 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문제는, 연구비가 어디서 나왔는가는 연구 결과가 얼마나 믿음직한가에 대해 중요한 척도라는 것이다. 즉, 이 연구의 결론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연구주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단체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라면 연구의 결론을 믿기 어렵다. 예를 들어, 담배회사에서 연구비를 지원한 담배의 유해성 연구의 경우, 대부분 별로 유해하지 않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1장에서 소개하는 안소니 모슨 교수의 연구 논문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oatext.com/Pilot-comparative-study-on-the-health-of-vaccinated-and-unvaccinated-6-to-12-year-old-U-S-children.php#gsc.tab=0

    이 논문을 인용하는데 있어서, 오로지 저자는 본인의 주장을 강화하는 근거들만 가져오고 약점은 가져오지 않고 있다. 내가 의학 분야 전공자가 아니어서 전부 다 의심할 수는 없지만, 몇가지 빈틈이 보인다. 먼저, 어떤 종류의 백신을 맞았는지 안 보인다. Fully-vaccinated라고 하는 걸로 봐서, 국가에서 권장하는 백신의 종류가 있고 그걸 전부 다 맞은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튼 그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다. 이어서 Partially vaccinated의 유병률을 비교하고 있는데, 백신을 전부 다 맞은 경우와 일부만 맞은 경우에 대한 비교이다. 이 수치를 보면 흥미로운게, 백신을 다 맞은 경우랑 일부만 맞은 경우에 유병률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건 백신 전부가 문제가 아니라, 많이 맞은 특정 백신의 유병률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이 연구를 근거로 하면 어떤 백신이 문제가 있다고 의심할 수는 있어도, 백신 전체가 문제라고 결론짓기는 어렵다.

    이 책의 저자 오로지는 그러면서, 이 연구에서 병으로 이야기한 아토피, 자폐증, 신경발달장애 등이 위험하다고 하고 있는데, 정작 어떤 백신에 대한 효과인지는 적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질병보다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 걸리는 질병이 훨씬 위험하다면, 백신을 맞는게 더 낫다는 점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 즉, 이 논문을 근거로 해서 백신이 아이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백신을 맞을 때와 안 맞았을 때 부작용으로 걸릴 수 있는 질병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고, 백신이 어떤 병을 걸리지 않도록 돕는지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럼 백신이 아이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결론을 낼 수 없다. 즉, 저자의 주장대로 백신에 맞지 않은 아이들이 자폐증에 안 걸릴 수는 있다고 쳐도, 이 책에서는 그보다 더 위험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전혀 논의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46쪽을 보면 “모슨 논문의 암시는 부모의 판단이 전문가보다 낫다”고 적혀 있다. 물론 백신을 맞은 후, 아이들이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경우, 그 부모들의 심정은 충분히 공감이 된다. 그리고 백신에 대해 불신이 생기는 것도 심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백신을 비롯한 방역 전문가들은 굉장히 많은 사례들을 접하고, 백신에 의한 부작용을 얼마나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통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부모가 본 사례는 자신의 자식들, 몇몇이지만 전문가들이 국가 단위로 수집한 자료에서 보는 사례는 수백만에 달한다. 각 자녀들의 개별적인 건강 상태는 부모가 더 잘 알겠지만, 백신의 효용에 대해서는 방역 전문가들이 당연히 더 잘 안다.

    자, 아무튼 첫 장의 결론은 “백신은 문제가 심각한데, 백신회사와 정부가 돈을 벌기 위해서 이 모든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몬산토가 GMO의 유해성을 알리는 걸 방해하는 공작을 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모슨의 논문도 방해받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둘은 별 관련이 없는 이야기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백신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하는 논지로 채워져 있다. 그에 대해서, 백신의 부작용 사례를 모아서 제시하고 있으며, 부작용으로 나쁜 일이 일어난 사례를 연구한 논문으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자료조사를 열심히 해서 이 책을 썼다는 점은 인정할만하다. 다른 마도서에 비해서 이것만큼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이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서 조심해 보자는 단순한 발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이유는, 이 책에서 백신의 효용과 장점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백신을 맞은 경우 몇 배나 높은 유병률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면서 인용한 논문들은 대체로 이해관계가 얽힌 집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은 것들이다. 그리고, 백신의 표적이 되는 질병이 어떤 것들인지, 그 병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서 별다른 논의 없이 부작용만을 일방적으로 다루고 있다.

    224쪽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의료저널에 발표되는 논문의 90%는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이게 사실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백신에 문제가 있다는 논문의 90%도 뭔가 문제가 있는 결과 아닐까? 225쪽에 적혀 있듯이, “근본적인 문제는 연구비를 제공하는 측과의 과학자외의 이해상충이다”라고 한다. 그럼 백신에 문제가 있다는 논문은 이해상충이 없나?

    세상을 음모론의 틀에서 해석한다면 어떤 사건, 어떤 주제로도 흑막을 찾아낼 수 있다. 그래서 문제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것인가를 따지는 것이다. 당연히, 제약회사든 과학자들이든 다들 돈 때문에 일하고, 돈 때문에 약을 만들고, 돈 때문에 백신을 만들어서 팔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른 연구자들, 다른 회사의 연구 결과를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의심하며, 오류와 잘못을 찾아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즉, 회사들 전체가 연합해서 약을 적당히 팔아먹는것보단, 다른 회사의 부정한 사안을 저격해서 몰락시키는게 훨씬 더 이익이 된다. 왜 그렇게 하지 않는가? 그럴만한 껀수가 없으니까 그렇다. 거짓말은 더 큰 위기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는, 매우 이기적이고 욕심많은 사람들이 굴리고 있기 때문에 뭔가 음모가 있을 것 같지만, 모든 놈들이 다 이기적으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담합해서 적당히 나눠먹는다는건 훨씬 어려운 일이다.

    아무튼, 이 책을 직접 읽어보려는 분들은 굉장히 비판적인 자세로 읽기를 바란다. 비판적인 고민 없이 이 책의 결론만을 받아들인다면 당신이나 당신 주변인들의 건강은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 세상 끝까지 너의 꿈을 따르라

    내가 나름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문구는 “세상 끝까지 너의 꿈을 따르라. 그것이 오직 세상을 구할 방법이니.” 라는 말이다. 이것은 공각기동대 TV판 Stand alone complex 2기의 오프닝 테마곡인 “rise”의 일부 구절이다.

    다른 모든 사람들에 대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내가 신도 아니고 권력자도 아니다보니 모두를 도울 수 없다. 한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나 하나 살리려고 해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건 그냥 내가 뭘 하는 것 뿐이다. 나는 세상 끝까지 나의 꿈을 따른다.

  • 오쟈마녀 카니발

    “오쟈마녀 도레미(꼬마마법사 레미)” 오프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