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대의학을 믿지 않는다

이번에 읽은 책은 로버트 멘델존이 지은 ‘나는 현대의학을 믿지 않는다’라는 책이다. 먼저 말해두는데, 이 책을 엄격하게 따진다면 마도서로 매도할 수는 없다. 이 책을 제대로 읽고 정확히 이해한다면 독자가 어둠의 길에 빠질 일은 없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대충 읽을 경우 또는 내용을 오해할 경우 정말로 현대의학과 병원을 불신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리뷰를 남겨둔다. 이 책을 읽었다 하더라도 현대의학과 병원을 불신할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의사를 믿으면 안되고, 약물 남용을 조장하는 곳이 병원이며, 의사가 수술을 권한다고 덥썩 싸인하면 안된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병이 생길 수 있으며, 산부인과에서 애를 낳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고, 예방접종이 위험하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현대의학이란 맹목적인 종교이고 의사는 이를 전도하는 광신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서 저자 자신이 의사로써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이 저자의 주장에 굉장히 믿음이 가게 되며, 병원에 가고싶지 않아진다. 이 내용은 안아키나 안예모 등에서 주장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으면 위 문단의 내용까지만 보고 넘어가게 되는데, 바로 이 부분이 위험한 지점이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마지막 장에 적힌 감수자의 ‘감수의 글’까지 읽어야만 한다. 여기서 감수를 담당한 한양의대 박문일 교수가 설명하고 있듯이, 이 책은 1970년대에 미국에서 나온 책이며, 이 책이 한국에 번역된 시점은 2000년이다. 심지어 내가 이 책을 읽은 현재는 2019년이다. 저자가 이 책을 썼던 시점에는 병원의 위생이 정말로 안 좋은 곳이 있었고, 예방접종이 실제로 위험했을 수 있고, 의사가 무턱대고 수술을 권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상황이고, 저자가 책을 쓰던 시대에 비해서 의료기술, 윤리의식, 위생관념 등 많은 것이 바뀌었다. 환자가 병원과 의사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주어야 한다고 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이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절대 못 믿을 것들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지금도 의료사고는 계속 일어나고 있고, 의사들 중에는 부도덕한 자도 있고, 병원에서 위험한 병균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대의학과 그 전문가인 의사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병이 나을 수 있을까? 가벼운 병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위험하고 심각한 병일 수록 전문가의 도움 없이 낫기는 어려워진다. 본인이 어떤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는 자신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아플때는 전문적으로 병을 치료하는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당신이 아프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가서 의사와 상담하고, 필요한 진료와 적절한 치료를 통해서 빠르고 확실하게 완쾌하는 것이 가장 좋다. 중요한 것은 병원에 다니면서 끊임없이 의사와 대화하는 것이다. 환자는 자신의 상태와 진료에 관한 정보를 의사에게 요구할 권리가 있고, 의사는 환자가 관련된 정보를 요구할 때 정확히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사람들은 건강에 신경이 쓰이고 관심이 가면 흔히 친구에게 물어보고, 어른들에게 물어보고, 인터넷을 찾아본다. 그러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당신이 실제로 해야 하는 것은 의사를 찾아가서 질문하고 상담받는 것이다.

환자가 의사와 소통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의사는 정말로 전문가이므로 환자가 물어보면 환자의 상태와 질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는 의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궁금함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무턱대고 믿으면 안되고, 의사의 말이 상식적인지, 앞뒤가 맞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 무조건 의사를 믿고 치료를 받았을 때, 잘못된 치료로 환자가 피해를 입는 것이 환자의 잘못은 아니지만, 의료사고 등이 발생한 후 그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은 결국 환자 본인의 일이고, 여러모로 인생에 괴롭고 힘든 일이 될 수 있다. 아픈것도 억울한데 이런 일까지 당하면 정말 힘들어지므로 가능하면 이런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환자는 의사와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 한명을 보는데 5분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환자도 바빠서 길게 대화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자기 건강과 안전에 그렇게 신경쓰시는 분들이 의사는 안 믿으면서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정보나 민간요법들을 믿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아프면 일단 병원에 가자.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

Proudly powered by WordPress | Theme: Baskerville 2 by Anders Noren.

Up ↑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