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 (1)

경고: 늘 그렇지만, 이번 리뷰도 해당 서적을 실제로 돈 내고 구입하여 읽은 다음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분량은 약 700페이지 정도이고, 표지에 적혀 있는 대로 800여장의 사진이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필요까지는 없는데, 저자는 친절하게도 책을 펼치자마자 있는 가장 첫 장인 ‘들어가기 전에’라는 챕터에서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들어가기 전에’를 요약하는 것은 이 책의 내용 전체를 요약하는 것이므로 다루지 않도록 하겠다. 이 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들어가기 전에’만 가볍게 읽어보고 구매할지, 읽을지, 버릴지 등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담을 하자면, 이 책을 대충 훑어봤을 때 대략 1쪽에 5개 이상의 지적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은 ‘들어가기 전에’를 읽어보지 않더라도 여러분들은 구매할지, 읽을지, 버릴지 등을 정할 수 있다. 사지 말고, 읽지 마라. 명령조로 말해서 기분이 나쁜 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가령 여러분이 매운걸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캡사이신 원액을 마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

아무튼 그 다음, ‘저자와 독자 간의 합의서’라는 챕터가 있다. 이 챕터에서는 “이 책 읽기 싫으면 폐지함 말고 저자에게 버려라”, “이 책은 조기 매진되겠지만 돈이 없어서 2쇄는 못 찍을것 같다”, “1인당 10권 이상 사지 마라” 등등의 합의 사항들이 적혀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버리기 위해 필요한 저자의 실제 주소, 후원금을 받을 계좌번호,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연락처 등이 적혀 있다. 그리고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소, 고발 당해서 이 책이 판매금지를 당하거나 저자가 감옥에 가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을 걱정스러워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기는 감옥생활을 잘 해낼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라졌다.

여담이긴 한데, 이 책을 읽는데 또 하나의 장애물은 글꼴이다. 저자의 취향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글꼴은 ‘굴림체’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해서, MS윈도우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한글 글꼴인 ‘굴림체’와 ‘굴림’ 중에서 ‘굴림’이다. 그리고 책의 모서리에 보면 쪽 번호와 함께 그 챕터의 제목이 적혀 있는데, 이 부분의 글꼴이 ‘명조’이다. 의도적인 것인지 착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금 전에 사라진 자신감과 함께 내가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가 하는 고뇌가 시작되었다.

세번째 챕터로 드디어 ‘머리말’이 나온다. 저자는 머릿말에서 밝히기를 ‘난 수학이나 천문학, 물리학에는 전혀 소질이 없다’고 하고 있다. (17쪽) 수학, 천문학, 물리학에 재능이 뛰어나고 수많은 공부를 하신 분들의 이론을 어떻게 격파할지 기대되지만, 앞서 말했듯이 사실 난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자신이 없다. 중간중간에 ‘아직은 내가 만취한 정신병자처럼 보이겠지만 … 그대의 고정관념은 사정없이 부서져 버리고 말 것이며 … 진리가 무엇인지 깨우치게 될 것이다.'(17쪽) 같은 문학적인 표현, ‘지금껏 반세기 이상을 개잡것들의 사기극에 놀아났다는 생각'(22쪽) 같은 비속어 표현이 꽤 보이는데, 과학 교양 서적 또는 학술 서적에서 사용하기에는 절대로 적절하지 않지만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ㅋㅋㅋㅋ’ (21쪽) 같은 표현도 나오는데 이것 역시 일일이 지적하지 않도록 하겠다. 그런걸 지적하다보면 아마 내가 죽을 때 까지 이 리뷰를 작성하지 못할 것이다.

어쨌든 저자는 본인의 주장이 맞는다면 우주가 존재하지 않으니 인공위성도 없고 로켓 발사 동영상은 다 합성이며 천체의 자전과 공전 이론이 모순투성이일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저자는 이 세가지 관점을 주로 논파하여 우주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려고 한다. (17쪽) 하지만 문제가 있다. 여러분들은 형식논리의 3단논법에서 ‘P이면 Q이다’라는 주장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때, ‘Q가 참이다’를 증명했다고 해서 ‘P가 참이다’가 증명되지는 않는다는 것 역시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P는 ‘우주가 존재하지 않는다’이고 Q는 ‘인공위성이 없고, 로켓 동영상은 합성이고, 천체 이론은 모순이다’이다. 이 내용을 적은 문단의 바로 앞에서 ‘논리력이나 상상력, 이해력은 조금 좋은 편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머릿말에서 형식논리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아무래도 이 주장은 거짓말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암흑물질 이야기가 나온다. 암흑물질의 분포를 찍어서 NASA에서 공개한 사진을 제시하며,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데 사진은 어떻게 찍을 수 있었는가? 컴퓨터 그래픽이다! 라고 한다. 또한, 허블 우주 망원경이 시속 27,324 킬로미터로 지구 주변을 공전하면서 찍은 사진인데 너무 선명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구는 태양 주변을 시속 108,000킬로미터로 공전하고 있으니 허블 우주 망원경의 속도는 시속 10만킬로미터가 넘는다. 게다가 우리 은하 중심에 대한 태양의 공전, 우리 은하가 속한 국부은하군에 대한 우리 은하의 공전, 처녀자리 초은하단에 대한 우리 국부은하군의 이동을 다 따지면 초속 60만 킬로미터를 넘어서게 된다고 한다. (20쪽) 여기서, 앞에 시속 10만킬로미터로 쓴 것도 맞고, 뒤에 초속 60만 킬로미터로 쓴 것도 맞으니 여러분들은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초속 60만 킬로미터라는 부분에 주석을 달아놓고,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모순이므로 천체물리 학계에서는 태양보다 멀리 있는 천체의 공전속도나 공전 여부에 대해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21쪽) 그리고 94년에 찍혔다는 천국의 사진을 놓고 뭐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 사진이 전송되 날짜가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당신을 다 속여왔다는 의심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첫 20페이지 정도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감히 단언컨대, 제대로 공부한 과학 전공자 중에서는 내가 이 책을 가장 많이 읽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을 자신은 없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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