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에너지(2)

피라미드 구조물 안에서 고양이를 키우면 고양이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뒤로하고, 5장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4장에는 화장품이나 물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5장에는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83쪽에 “빌은 피라미드 아래에서 2년도 넘게 자고 있지만 그의 머리숱은 여전히 그렇게 많지 않다.”고 써 있다. 즉, 아무리 피라미드 에너지가 영험하더라도 탈모는 못 고친다는 뜻이다. 그럼 피라미드는 정말로 아무 쓸모가 없잖아.

탈모는 피라미드로도 못 고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뒤로하고 2부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저자는 2부를 시작하면서 “잠시나마 물리학적인 법칙들의 중요성을 잊어버리는 것이다.”(90쪽)라고 쓰고있다. 물리학적인 법칙들의 중요성을 잊어버리는 건 좋은데, 내가 물리학 법칙의 중요성을 잊어버리는 것과 나에게 물리학 법칙이 작용하는 것에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 내가 물리학 법칙의 중요성을 잊어버리는 것은 물리학 법칙에 위배되지 않으니까…

6장에서는 자석과 자기장 이야기를 하는데, 특히 흥미로운 것은 피라미드가 지표와 수평을 이룰 때에만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피라미드를 뒤집어 놓았을 때에는 아무런 효능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왜 흥미로운가 하면, 피라미드 에너지는 1.중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2.우주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탈모도 못 고치는 주제에 중력이 없으면 작동하지 않는 신비의 구조물이라니.

아무튼, 저자들은 피라미드 에너지의 작동 원리를 진동과 공명을 도입하여 설명을 하려고 시도하는 것 같다. 지구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전자기적인 장치이고, 매우 복잡한 파동들로 가득차 있는데 피라미드는 그 고유한 공명 진동수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 분이 진동이나 공명을 뭐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리굽쇠의 공명을 이야기하는 걸로 봐서는 어디서 주워들은 것 같긴 한데 그 이후에 “질병은 생명력을 가지고 사는 것에서 육체의 리듬으로부터 일탈한 표류 상태일지 모른다고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95쪽)라고 적고 있는 걸 봐서 저자에게 의학이나 생물학에 관한 지식은 하나도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

96쪽에는 맥도나그 박사가 하워드 경에게 보낸 편지에서 물질의 파동이나 진동에 관한 그의 생각을 단순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주의 모든 신체들은 활동의 응축물이다. 모든 신체들은 파동을 하고 그것은 다시 말하여 또다른팽창과 응축을 하는 것이다. 그 리듬은 기온에 따라 활성화 되는 것이다. 식물들의 수액 속에나 동물들의 피 속의 단백질이 그런 신체가 되는 것이고, 그것이 또한 그 기관의 모체가 되거나 동물의 조직이 되는 것이다.(그 뒤로 1페이지 분량이 이어짐.)”

… 이게 단순해?

어쨌든 이 섹션은 “신체의 전기체계가 단순히 잘못된 식사습관에 의해서 고장날 수 있으며 그것이 파괴에 의한 바이러스를 만드는 진종(진동)이나 파동체계의 충분히 급진적인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일까?”(97쪽) 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 다음 섹션에서 “사람이 인공적인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설탕은 피 속에 있는 많은 칼슘과 인을 흡수하게 된다.”(97쪽)는 잘못된 지식을 적어놓고 있다. 뭔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상적인 상태인 2.5대 1의 관계에서 정상치보다 낮은 2대 1 혹은 심지어 1.5대 1로 낮아지게 되어 신체의 전기체계에 정확한 결핍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말이 이어지는데, 무엇의 비율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이것은 설탕과 칼슘의 비율인가, 칼슘과 인의 비율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그리고 문맥상 칼슘과 인의 비율이라고 쳐도, 2.5대 1의 관계가 유지되기만 하면 얼마라도 상관 없는 것인가? 혈액속에 있는 2.5그램과 1그램의 물질이 2.5밀리그램과 1밀리그램의 물질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이어지는 음이온 이야기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도록 하겠다. 여러분이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그 음이온 이야기 맞다.

7장에서는 드디어 이와 같은 신비한 에너지가 가장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분야인 ‘수맥 찾기’가 소개된다. 여기서는 다우징 기법을 이용한 수맥 탐사의 전문가인 ‘빌 콕스’라는 분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분은 우물을 파기 위해 수맥을 찾는데 다우징 기법을 쓰는데, 어쨌든 엄청 잘 찾는다고 한다. 심지어 본인이 어느 지점에서 수맥 찾기를 ‘실패’라고 판정했어도 어쨌든 그 근처에 물이 있기는 했으며 깊이나 물의 양이 예상과 달랐을 때 실패라고 생각한다는 모양이다. 이어서 빌 콕스가 이런걸 어떻게 배웠는지 쓰는데…

“작고한 위대한 수맥찾기 전문가였던 베르느 카메론의 제자인 나는 피라미드 에너지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기존 과학의 물리적, 정신적 한계를 넘어서 … 신성한 계획에 있어서 진보의 기능이었다. 이것이 자연의 조화와 사물들에 대한 우주적인 계획이 있었던 이래로 초의식의 자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 고대의 스승들은 자연의 신비스럽고 비밀스러운 언어를 정확히 번역할 수 있기 …”(106-107쪽)

그리고 이 분들은 다들 그 위대한 초의식과 자연의 비밀스러운 언어를 배워서 수맥 찾는데 쓰고 있다. 뭔가 좀 아까운 것 같지만 … 탈모도 못 막는데 이것은 우물 파기 이외에 대체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8장은 단 3페이지라서 그냥 훌쩍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너무 놀라운 문장이 적혀 있어서 소개해야만 할 것 같다. “모든 미네랄이 분자핵에 있어 양자 – 중성자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에너지 원이라고 보도되고 있다.”(115-116쪽) 어디서부터 틀렸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 틀렸다. 자연계에서 양성자와 중성자의 균형은 원래 잘 이뤄지고 있고, 그게 안되면 핵분열이든 핵융합이든 아무튼 에너지를 방출하며 터져버린다. 그리고 미네랄 역시 양성자와 중성지로 이루어져 있고 그게 무슨 에너지를 방출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스탠포드 대학교 교수라고 하는 윌리엄 틸러 박사 이야기가 몇 번 인용되고 있는데, 검색해보니 이 분이 그 유명한 “관찰자 효과”라는 것을 이야기한 것 같다. 물론 구글에 검색해서 나오는 관찰자 효과는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충 신비롭게 설명하는 것이라 전혀 믿을 것이 못 된다. 그 비슷한 개념이 양자역학에 있긴 한데, 어쨌든 그건 아니다. 관찰자 효과가 뭔지 잘 모르겠으면 그냥 그런거 없다고 하는 것이 좋다. 아무튼 그런거 없다.

9장은 ‘심령치료’라는 제목인데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안그래도 할 말이 많은데 내 전문분야가 아닌 영역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 어쨌든 ‘가까운 미래에 이 두 분야에서 놀랄만한 발전을 보게 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124쪽) 라고 써 있긴 한데, 아무래도 20년은 가까운 미래가 아닌 것 같다.

10장은 ‘미지의 달’인데 여기서는 지구의 지진과 달의 지진이 서로 연관성이 있다고 하는데, 어쨌든 이건 본문의 피라미드 에너지와 아무 관련이 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 책을 그냥 내기에는 분량이 적어서 끼워 넣은 것일까? 이 장의 마지막은 달에서 탄소가 발견되었다고 하면서, 탄소가 발견된 곳에서는 거의 확실하게 생명체가 있었거나 있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참고로, 태양계에서 탄소가 가장 많은 곳은 태양이다(…)

11장은 마지막으로 피라미드의 건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누가 왜 만들었는지, 외계인이 만들거나 외부의 신이 만든거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

이 책의 가장 신비로운 점은 1999년 10월 20일에 초판 6쇄가 발행되었다는 점이다. 20년 전이라니. 정말 옛날 얘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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