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에너지코칭

오늘 알아볼 내용은 ‘양자 에너지 코칭(Quantum energy coaching, QEC)’이다. 바쁜 사람들을 위해서 간단히 말한다면, ‘양자(quantum, 퀀텀)’라는 단어가 들어간 상품은 거의 다 불신해도 좋다. 거의 다? 그렇다면 어떤 건 믿어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냥 전부 다 불신해도 된다. 양자 뭐시기 들어간 것은 아무 것도 믿지 마라.

http://qecliving.com

QEC는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뇌의 구조에 ‘물리적 변화’를 일으켜서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물리적 변화라는 것을 얼마나 엄밀한 의미로 사용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물리학에서 물리적 변화라는 용어는 물질의 상태 변화를 주로 말한다. 즉, 기체, 액체, 고체, 플라즈마 상태가 서로 변하는 것이 물리적 변화다. 여기에 원자핵의 변환, 온도의 변화, 부피의 변화, 위치와 속도의 변화 등이 물리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생각을 바꿨을 때, 실제로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뇌세포 사이의 연결구조의 변화다. 특히, 뇌세포가 다른 뇌세포에 전달하는 전기적 신호의 세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물리적 변화로 보기는 곤란하며, 화학적 변화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포인트1 – “QEC로 어떤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건강 문제, 정신적인 도전, 자존감 문제, 금전 문제, 대인 관계 문제 등등의 예를 들고 있다. 잠깐 이상한게 지나간 것 같다. ‘금전 문제’를 생각을 바꿔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아무리 내가 심리학, 심리치료, 정신건강의학 전공을 안 했다고 해도 이상한 주장으로 보인다. 생각을 바꾸면 뇌에서 물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그것이 금전 문제를 해결해준다? 돈을 만들어 주는 걸까?

포인트2 “QEC가 즉시, 그리고 영원히 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서 평생 해온 습관이 즉시 사라지나요?” 라는 질문이 있다.

자, 여기다가 무슨 대답을 하고 있냐면, 양자장론을 끌어오고 있다. 아원자 수준에서 바라보면 모든 물질은 순수한 에너지 상태라고 한다. 이건 물리학적으로 맞는 진술이긴 하다. 자, 그 다음에 ‘in a constant state of potential’이라고 써 있다. 여기서, 물리학에서 퍼텐셜(potential)이라고 하는 개념이 명사로 사용될 때는 굉장히 엄격하며 제한적인 용도로 사용된다. 형용사로 쓴다면 ‘잠재적인’ 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명사로 사용하는 경우 이것은 ‘퍼텐셜’이라는 잘 정의된 개념이다. 그리고 그것은 물질이 힘을 받거나 힘을 가할 때 시공간의 특성이 변하는 것을 나타낸다. QEC의 창안자는 이 부분에서 potential이라는 단어를 물리학의 potential인 것 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사용하고 있는 맥락을 읽어보면 ‘잠재적인 능력’인 것처럼 해석하고 있다. 저 답변의 첫번째 문장은 ‘모든 물질은 잠재적인 능력을 가진 에너지이다.’로 해석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물리학에서는 퍼텐셜에 대해서 그런 식의 해석을 허락하지 않는다. 저렇게 해석하는 것은 물리학이 아니다. 그 다음 문장은 더 가관인데.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과 느낌을 통한 양자장(Quantum field)으로 계속해서 통신하여 만들어 낸다’고 써 있다. 여기서 사용된 양자장(Quantum field)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강의를 들어야겠지만, 당신이 전공자가 아니라면 앞에 썼던 대로 퍼텐셜(potential)과 비슷한 것 또는 그냥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도 별 문제는 없다.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에서는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을 이용해서 물리학을 설명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질과 물질 사이에 상호작용 하는 것이 모두 입자를 교환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자, 이 문장은 굉장히 엄격한 물리학적인 용어로 써 있다. 물질, 상호작용, 입자, 교환이라는 단어들이 모두 물리학자들이 특수한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이것을 일상용어로 생각하고 해석하게 되면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해진다. 사람끼리 서로 소통(=상호작용)하는데 생각을 주고받고(교환), 이것은 양자장론에서 사용하는 우주의 표준모형과 같지 않은가? 여기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다면 당신은 사이비 유사과학에 홀랑 넘어갈 수 있는 연약한 항마력을 갖고 있으므로 함부로 금지된 지식에 접촉해서는 안된다.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물리학에서 말하는 상호작용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이걸 연구하는 것은 언어학, 심리학, 사회학 같은 학문이다. 사회물리학이라는 물리학의 세부 분과에서 비슷한 것을 연구하기는 하는데, 여기서도 물리학의 표준 모형에 있는 상호작용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같은 것으로 두고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QEC에서는 마치 인간의 상호작용이 물리학에서 말하는 입자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세상은 물리학적 기반 위에서 작동하고 있으니 자기가 생각을 바꾼 것이 결과적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는데, 그걸 물리학의 용어로 해석할 수는 없다. 이것은 마치 내가 오늘 커피를 한잔 사서 마시면서 생긴 수익이 전세계 경제의 호황과 불황을 좌우할 수 있으니 커피 한잔을 아메리카노를 마실지 라떼를 마실지 신중하게 결정해야만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각 개인의 행동한 결과의 총합이 거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러므로 각각의 행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심지어, ‘생각은 전기적이고 감정은 자기적이다’고 하면서 전자기학 법칙에 의해 생각을 바꾼 것이 그 즉시 현실로 나타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그런 일은 불가능하며, 전자기학에서 말하는 전기력, 자기력은 인간의 생각이나 심리와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다. 인간의 생각과 심리를 뇌의 화학작용으로 생각한다면 인간의 생각이나 심리가 작동하는 원리는 당연히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전자기학 법칙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전자기학 법칙을 따르는 걸 안다는 것만으로 생각과 심리를 해석할 수 있을까? 당연히 불가능하다. 생각과 심리를 만드는 것은 수백억개의 뇌 신경세포가 연결되어서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인데, 각각의 신경세포는 다시 수백억 곱하기 수백억 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 구조물이고, 전자기학은 각각의 개별 원자에 작용하는 법칙이다. 즉, 전자기학으로 인간의 생각을 설명하고 싶다면 수백억 곱하기 수백억 곱하기 수백억 개의 원자가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것인데, 이건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 세상에는 그런 걸로 이루어진 인간이 수십억이 있다. 한 인간이 생각을 바꿨을 때 그게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전자기학으로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여기서 재채기를 했을 때 생긴 영향이 지구온난화에 몇 퍼센트나 영향을 주었는지 따지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포인트3 – 이끌림의 법칙이라는 걸 이용해서 사기를 치려고 한다!!

이끌림의 법칙이라는 것이 우리가 서로 자기력적으로 끌려드는 물리학 법칙이라고 하는데. 이걸 써먹으려면 내부 에너지 장(internal energy field)을 우주의 에너지 장(Universal energy field)와 일치시켜서 사용한다. 그렇게 되면 절망과 우울한 떨림에 맞는 경험과 마주하게 되어서 … 아무튼 뭔가 개선된다고 하는데. 물리 법칙 중에 그런 것은 없다. 인간과 인간의 생각이 서로 끌려오고 밀어내고 하는 그런 물리 법칙은 없다는 말이다. 이게 단순히 심리치료의 일종이라고 한다면 거기에 퀀텀 뭐시기를 쓰는데 뭐라고 안하겠지만, 여기다가 물리학 법칙을 끌어다가 써서 공신력을 얻으려고 시도하고, 거짓말을 하려고 한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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