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있는 아무말 대잔치

이번에는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신영준, 고영성 지음)’를 읽어보았다.

이 책 85쪽에 중요한 말이 나오네요. “사실 작가라고 하면 책만 잘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마케팅을 잘 알아야 했다.” 이걸 보면 왜 이러고 있는지 이해가 됩니다. (납득했다는게 아니고요.) 먹고살기 위해서 작가가 책을 썼는데 거기에 마케팅까지 해야 하면 그건 마케터지 작가가 아니죠. “마케팅은 말 그대로 시장 현성 혹은 문화 조성이다”라고 써 있습니다. 맞아요. 그래서 그는 지금 ‘마케팅’을 하고 있는 ‘마케터’입니다.

이어서 86쪽에 ‘사실 전업 작가가 되었지만 작가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언제나 불편했다’고 합니다. 마케터로 자신을 포지셔닝 했다면 편했을 것 같은데, 작가로 포지셔닝하려고 하니까 당연히 불편하죠. 차라리 자기 책 안 팔고 남의 책 홍보만 했으면 제가 이렇게까지 신경쓰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다 읽어봤는데, 일단 책 내용이 좋은 말, 맞는 말이 많이 써있긴 하다는 점은 인정해야겠네요. 문제는 어디서 다 봤던 내용인 것 같다는 점이지만. 그분 무료 강연 좋아하고 MOOC같은거 얘기하면서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왜 유료강연 듣느냐고 하던데, 그럼 이 책도 사볼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멘토링, 조언, 명언, 그런 검색어로 찾아보면 엄청 많이 나오거든요. 이 책의 분량보다 훨씬 많이 말이죠. 제 블로그에도 이정도 내용은 10년전부터 수십개 적혀 있습니다. 저는 책을 내지 않았을 뿐이고요.

전체적으로 ‘xxx하는 y가지 방법’ 형태로 요약 정리된 챕터가 굉장히 많습니다. 가령 95쪽에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중의 세번째로 ‘논리적이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왜 논리적이어야 하는지 적어둔 근거로는 ‘(대략)내가 화내면 남들이 싫어하니까’라고 적혀 있네요. 이렇게 말씀하신 분들이 유튜브에서는 ‘웃긴건 말이죠~'(혼자 웃음), ‘여러분이 시켜서 했어요?'(가스라이팅), ‘쟤들은 나쁜놈들이에요'(몰아가기) 같은 말을 하고 있네요.

다 읽고나니, 이 책이 왜 그 멘티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네요. 전반적으로 내용이 단정형으로, ‘~~해야 한다’는 식으로 써 있습니다. ‘이건 어려운 미션이지만, 성공하기 위해 필요하다’라든가. 아무래도 20대, 또는 30대까지만 해도 먹고살기도 힘들고 미래도 불안하고 방황하게 마련이므로 뭔가 인생의 정답을 찾고 싶을 거예요. 그러니 모범답안, 문제풀이의 방식으로 적혀있는 이 책이 자신의 불안을 씻어주는 느낌이 들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이 (넉넉히 좋게 평가해서) 마음을 위로하는 한잔 술은 될 수 있어도 약은 되지 못합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고민이 다른데 이 책은 그에 대해서 전부 단정형으로 적고 있어요. 물론 그 멘티들이 정말로 많은 독서를 하고 메타인지를 할 수 있다면 이 책 한권이 주는 악영향이 크지 않을 겁니다만, 이 책 읽고 감동받았다는 분들이 그럴 것 같지는 않고요.

이 책은 그냥 개인의 에세이집으로 끝났어야 할 책인데, 이 책에 적혀있는 ‘교훈’이라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절대적 진리’처럼 적혀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내용은 빼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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