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의 열한번째 꼭지로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이 있다. 하나씩 훑어보자.

첫번째,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되어 있고 그 밑에 ‘언행일치’, ‘솔선수범’, ‘도덕적 권위’가 세부 항목으로 되어 있다.

‘언행일치’가 되는가? 이건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다. 언행일치가 안되면 타인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신영준 박사의 다음 동영상을 보자.

위 동영상의 9분 43초쯤을 들어보면,

“미국 사람들은 리뷰 쓸 때 ‘이 책 좋아요’ ‘ 이 책 기대되네’ 그런게 베스트가 되는게 아니고, ‘시간이 있다면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어 보는게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이런이런점에서 좋지만 이런이런점에서 나쁘다’ 이렇게 해서 그걸 쭉 씁니다”

라고 한다. 미국의 책 리뷰의 좋은 점을 이야기 했다는 것은, 그와 같이 쓰는 것이 좋은 리뷰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며, 동시에 자신들이 리뷰를 쓸 때에도 이와 같이 작성한 것이 좋은 리뷰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자, 그럼 신영준 박사님이 최근에 쓴 책 추천을 한번 살펴보자.

https://brunch.co.kr/@dryjshin/331

처음에 이렇게 시작한다. 좋은 시작인 것 같다. 그런데 그 다음 문단을 보자.

책 내용을 밑줄 그어서 사진을 올리고, 셰익스피어가 가장 위대한 작가라는 사실을 전달한다. 그의 글이 예술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이렇게 두가지 사실을 전달한 후, 좋은 점으로 보이는 문장이 나타난다. “우리는 그의 글을 통해 지적욕구와 영혼의 욕구를 동시에 채울 수 있는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음, 지적 욕구와 영혼의 욕구를 동시에 채울 수 있으면 좋은건가? 인간이 뭘 해서 욕구를 채울 수 있으면 좋은거라고 하자. 이 책의 좋은 점이 하나 나왔다. 근거는 없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 두자.

그 다음, 셰익스피어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그럼 이 책이 왜 좋은 책이지? 셰익스피어가 그렇게 위대하다면 셰익스피어가 직접 쓴 셰익스피어 전집이 더 좋은거 아닐까?

이어서 정치 이야기를 한다. 정치에 관심이 있으면 “폭군”을 읽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하고 있다. 이제 “폭군”을 왜 읽어야 하는지 쓰는 것 같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이 없으면 우리는 더 무능한 사람의 통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폭군”이라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장만으로는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좀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이 문장이 직접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정치에 관심을 가져라”라는 부분이지 “이 책을 읽어라”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는 한가지 근거를 더 얹는데 “이 책이 짜임새가 좋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게 책을 읽어야 할 좋은 이유일까? 아니,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책을 읽기 위한 이유로 ‘짜임새’가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짜임새가 좋은 책이라면 그 책은 좋은 책일까? 굉장히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그 다음, 좀 과한 수식어가 나온다. “솔직히 구조만으로도 훌륭하고도 남는데” 라고 쓰고 있다. 자, “훌륭하고도 남는데”는 “충분히 훌륭해서 더 없어도 괜찮지만, 그런데도 더 있다”는 뜻이다. 그럼, 어떤 책의 “구조가 훌륭하다”면 내용은 상관 없다는 뜻일까? 그렇지 않다. 책의 구조는 책의 내용을 떠받치는 틀이며, 주체가 될 수 없다. 책의 내용이 우선 충분히 훌륭하고, 거기에 구조가 좋아야 더 좋은 책이 된다는 뜻이다.

아무튼 내용에 대해서 적어본 걸 살펴보면 “날카로운 통찰은 … 시대를 관통한다”고 한다. 그가 책을 읽으면서 “캬!”라고 몇번을 외쳤는지는 잘 알겠는데,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이 책의 통찰이 시대를 관통해서인가? 그러면서 이 책의 통찰이 시대를 관통한 사례를 책에서 한 구절 인용해 왔는데, “나의 측면에서 보면 진실은 … 눈 먼 사람조차도 그 빛을 볼 수 있을 정도이다.”라는 부분이다. 이 문장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좋은 말이다. 문제는 그래서 이 구절이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인가 하는 것인데, 그 뒤에도 설명이 없고 여기 인용된 한 문장을 읽어보는 것으로는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인지 아닌지 알기 어렵다. 이 문장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나는 … 예술의 경지로 글을 쓸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라면서 자신의 감상을 적었고, “이 부분에서는 … 생각해보게 되었다”라고 자신의 행동을 적었다. (수많은 관계에서 본인이 폭군처럼 행동하고 있는게 아닌지 생각해본 것이 최근의 행동이라면 그건 그거대로 참 굉장한 일이다.)

여기까지 이 책이 좋은 이유가 (미심쩍긴 하지만) 두 개 나왔다.

이어서 정치이야기를 한다. “아래 인용한 문구에서 … 완벽하게 현실세계를 묘사할 수 있는지 정말 놀라웠다” 라고 써 있는데, 그래서, 현실세계를 완벽하게 묘사한 책은 좋은 책인가? 그게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인가? 현실세계를 완벽하게 묘사한 책은 다 좋은 책인가? 현실세계를 완벽하게 묘사했다는 것이 어째서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될지, 그게 장점인지,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이 문단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적어 두었다.

“우리는 왜 그렇게 싸우는가? … 과연 논리와 근거가 뒷받침이 되고 있는가? 절대 아니다.”

“결국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본질적 개선이 아닌 무의미한 상징들에 대한 집착인 경우가 많다. 이것은 단순히 정치에만 절대 국한되지 않는다.”

위에 인용한 이야기를 신영준 박사에게 해 주고 싶다.

아무튼, 이 책이 현실세계를 완벽하게 묘사했으니까 읽어야 한다는 것 까지 쳐서 이 책의 좋은 점이 세 개째 나왔다.

그 다음으로 하는 이야기는 자신이 본 미드 이야기다. 그러면서 셰익스피어의 극연출이 미드에 장면을 생각하게 하여 ‘소름이 돋았다’는 자신의 감상을 적었다. 이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한다면, 어느 부분이 그 이유인가? ‘하우스 오브 카드’가 떠오르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가? 신영준 박사가 읽다가 소름이 돋았으니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가?

그래, 이걸 이 책을 읽어야 할 하나의 이유라고 쳐 주자. 그럼 이 책의 좋은 점이 네 개째다.

본인이 이 책에 대한 평가를 “가장 깊고 완벽한 책”이라고 한다. 깊고 완벽한 책이 맞다면 장점이긴 한데, 그 평가를 본인이 내리고 있다. 깊고 완벽하다는 평가의 근거는 앞에 적어둔 것들이라는 것 같은데, 어디가 어떻게 완벽한 책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신영준 박사가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린 책이라서 좋은 책인걸까?

거의 마지막으로 그는 “생각할 부분이 많았고, 반성할 부분도 많았고, 또 세상을 더 똑바로 볼 수 있게 시야가 확 트이는 부분도 있었다”고 한번에 몰아서 쓰고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이 그렇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 문장에서 직접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은 본인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많이 했고, 본인이 반성을 많이 했고, 본인의 시야가 확 트였으니까, 여러분도 이 책을 읽어보고 같은 현상을 느껴보라는 뜻이다. 여기까지 합쳐서 이 책의 좋은 점이 일곱개 나온 것 같다. 독자 여러분들이 이 개수를 인정하든 말든 일단 일곱개라고 하자.

이제 이 리뷰는 끝났다. 이 책의 이러이러한 점이 나쁘다는 건 없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표지가 이상하다, 저자의 예전 책이 이상했다, 그런 나쁜 점이라도 언급하거나, 나쁜점이 하나도 없다고 단정이라도 지어야 하는데 어떻게 나쁜지는 적혀있지 않다. 이 책이 “완벽하다”고 앞에서 평가했기 때문에 단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일까?

이 책은 완벽할 수 있다. 그런데 신영준 박사의 브런치에 소개된 책 리뷰를 살펴보면, 리뷰에서 언급한 책의 단점이나 문제점에 대해 적혀 있는 경우는 없어 보인다. 내가 전부 살펴본건 아니라 단정지을 수 없지만, 그런게 있다고 해도 매우 드물 것이다. 본인이 분명 미국의 책 리뷰가 어째서 좋다고 했더라?

이상, 그가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끊습니다. 글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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