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8주기


그 끔찍했던 참사가 벌써 8년이 지났나보다. 그 사고와 희생자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했지만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기억하는 것 뿐이었던 것 같다. 부끄러운 노릇이다.

어떤 사람들은 문재인이 세월호 사건 “덕분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문재인을 지지하기는 하지만, 만약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건 말건 그건 중요치 않은 일이다. 수백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익사한 끔찍한 사건은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간에 있어서는 안되고,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그에 감사해서는 안된다. 감사할 일이 아니라, 참회해야 할 일이다.

그 이후로 수년간, 그리고 결국 올해까지, 끔찍한 안전사고들은 수없이 일어났다. 그런 사고는, 사람이 사람을 의도적으로 죽이려고 하지 않았지만 단지 어떤 사고가 일어난 자리에 있었다는 것 만으로 죽어야만 했던 사람들의 마지막 감정과 공포를 생각해 보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터졌고, 사람이 죽었다.

이런 사고들은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던 사고이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다가 벌어진 사고이기에, 책임은 사회 전체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개개인에 대한 책임은 희석되고, 책임감은 옅어지고, 결국은 자신이 먹고사는 문제보다 우선순위가 뒤처져서 해결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부디. 또 이런 비극이 반복되기 전에, 아직 일어나기 전에, 아직은 괜찮을 때 사람들이 안전대책을 확실히 지키고, 각 사업장에서는 안전수칙 준수를 납기 준수보다 훨씬 우선에 두는 분위기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 손해를 봐야 한다면, 힘없는 약자들보다는 돈 많은 윗선에서 직접 책임을 지고 손해를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사업하다가 이익이 나면 다 가져가면서, 사고가 나면 책임과 손해는 남의 것이라니, 이상한 일이다.

앞으로는 이런 비극적인 사고 소식이 들려오지 않기를 바라며. 세월호 희생자들과, 그리고 그 이후로도 여전히 위험했던 사업장에서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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