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 화폐로써의 실질적 기능이 가능한가 아닌가는 블록체인에 분산저장되어 있는 거래내역을 정부 또는 법원이 믿는가 믿지 않는가에 달려 있다. 시스템으로써는, 그리고 알고리즘으로써는 블록체인의 무결성과 신뢰성이 확실하지만, 어쩄든 그걸 믿느냐 마느냐는 법원의 판단이니까. (그런점에서 미래의 법관과 공무원 꿈나무들 중에 코인판에 돈 좀 부어본 친구들이 많을 수록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미래는 “어쨌든” 밝다.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지만.)
[카테고리:] 일상
-
블록체인, 암호화폐, 플랫폼의 미래
(*이 글에서 주장하는 부분들은 기억에 근거하고 있으며, 누군가 근거를 제시하라고 하면 검색해서 찾아볼 수는 있습니다. 이 글이 학술논문은 아닌고로, 혹시 주장의 근거가 필요하신 분은 댓글로 요청하시면 찾아다 드리겠습니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수많은 종류의 암호화폐가 등장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대량의 돈을 퍼부으면서 투자(또는 투기)를 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그 기술적 배경으로 블록체인이라는 것을 두고 있다. 블록체인이란 간단히 말해서 거래 과정이 거래에 참여한 모든 참가자들에게 분산저장되는 구조이다. 기술적으로는 암호화 기술과 작업증명이라는 용어를 써서 설명하고 있지만, 쉽게 말해서 암호화폐를 갖고 있는 모든 참가자 각각이 거래 장부의 사본을 갖고 있는 것을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구현했다고 보면 된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나는 여기에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것의 개념을 바꿀만한 혁신적인 요소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며, 인터넷은 이제 개인의 정보교류를 위한 플랫폼을 넘어서서 거의 공기나 물과 같은 수준으로 인간에게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
암호화폐를 사용할 때의 금전적 보상, 이득, 그리고 그에 대한 가치 평가와는 별개로,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보상이 저절로 돌아가면서 중앙집중식 처리 체계가 가지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분산처리 기술이 미래에 등장할 여러 플랫폼 중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어떻게 그렇게 되는 것인가? 중앙집중식 처리 체계는 중앙의 메인 서버에서 이용자가 요구하는 모든 상호작용의 모든 세부 과정을 관리한다. 이 체계는 메인 서버를 관리하는 관리 주체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신뢰성이 정해진다. 가령, 국가라든가 은행이 그 과정을 통제하는 업무는 국가나 은행이 망하지 않는 한 그 상호작용과 자료에 관한 기록을 믿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체계는 법적인 구조 위에 얹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이 체계를 관리하는 관리자나 소속 직원들이 고의나 과실에 의해 손해를 끼치게 되더라도 그들이 처벌을 받고 피해에 대해 보상 받을 것이 법에 의해서 보장된다. (물론 딱 법에 의한 만큼만 보장된다.) 문제는 이보다 작은 규모의 주체가 관리하는 서버에 대해서는 그만큼 안정성과 신뢰성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가령, 이제는 없어진 이메일 서비스들에 저장되어 있던 이메일은 미리 백업을 받아두지 않았다면 더이상 복구할 수 없다. 또는, 우리나라의 전자책 업체에서 구입한 책들은 DRM이 붙어서 특정한 프로그램에서만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만약 해당 전자책 업체가 없어지거나, 서비스를 못하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더이상 그 전자책을 볼 수 없고, 아마 환불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없어지는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해당 서버에 서비스 거부 공격(Denial of Service attack, DoS)이 들어가게 된다면 우리는 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 그리고 어떤 경우,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정부 기관의 서버나 은행의 서버가 해킹될 수도 있고 우리는 이미 농협 사태에서 그런 상황을 마주한 적이 있다. 물론, 메인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가 어딘가에 백업되어 있다면 우리는 해킹을 당하더라도 백업본을 사용하여 서비스를 복구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중앙 집중식 처리 체계의 백업본은 역시 메인 서버의 관리자가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여 생성하여 잘 보관하고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관리자가 서버를 복구하고 서비스를 재개할 때 까지는 해당 자료나 서비스의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만약 이 백업본을 모든 사람이 갖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해커는 특정 서버 하나의 취약점을 공략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해당 백업본을 가진 모든 사람을 동시에 공격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만 공격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농협 해킹 사태때는 백업본까지 사라졌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암호화폐는 괜찮은 해결책을 내놓는다. 모든 거래 참여자가 장부를 갖고 있고, 거래를 시도할 때 그 장부의 변조 여부를 네트워크 전체에 물어보는 것으로써 확인한다. 모든 거래 참여자가 각자 자신이 가진 장부를 똑같은 방식으로 변조할 이유는 전혀 없고, 누군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장부를 변조한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손해를 보게 되므로 손해를 보기 싫어하는 대다수는 변조된 장부의 내용을 확인해 달라고 했을 때 협조할 이유가 없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송금과 같은 화폐 거래를 하는 등의 기록 추가를 요청하면, 해당 내용이 네트워크 전체에 전달되어 거래가 성립한다. 즉,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의 거래를 투명하게 지켜보고 있음을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방식의 분산 처리는 이전에도 있어왔다. 예를 들어, 위키백과와 같은 참여형 백과사전의 경우 참여자가 자신의 지식을 표제어의 내용에 추가하고 보충하여 완성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일부 악의적인 이용자가 있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참여자가 내용을 확인하고 다시 원래대로 고칠 것이므로 내용의 진실성과 신뢰성은 꽤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기가 없는 항목의 경우 악의적 이용자가 고친 내용이 틀린 내용으로 오랫동안 남아있는 등 단점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블록체인은 모든 참여자가 내용을 공유하므로 개인이 임의로 내용을 고칠 수 없어서 내용의 진실성과 신뢰성이 매우 높게 유지된다. 가령, 화물 운송의 경우에 운송이 필요한 물류와 운송에 필요한 수단을 모두 블록체인으로 유일하게 코드화하여 네트워크에 올리고 다닌다면, 운송되었다는 거래도 증명되고, 운송 과정에 필요한 기름값도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로 처리하여 적절히 정산되고, 과적이 되었는지 어쨌는지 체크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기술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원론적으로 이런것들은 반드시 구현 가능하다.)
여기서 암호화폐 자체보다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는 그 가능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이자 플랫폼인 이더리움의 경우 튜링 완전인 코드를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컴퓨터로 하는 모든 작업을 인터넷에서 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인터넷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로써 기능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게 얼마나 굉장한 것이냐 하면, 예를 들어 코드를 적절히 짠다면, 제약회사에서 신약후보군을 찾기 위해서 돌리는 슈퍼컴퓨터 계산 코드를 인터넷으로 올릴 수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 작업당 단가를 산정해서 올리면, 컴퓨터가 놀고 있는 사람들은 이 단가를 받아서 계산을 대신 수행 시켜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과정 전체를 자동화시켜서, 자기 컴퓨터가 놀고 있을 때만 그렇게 수행하고, 자기가 컴퓨터를 쓰고 있을 때는 그렇게 하지 않도록 만들 수도 있다. 이게 왜 굉장한 일이냐면, 지금 전세계에서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들 중 대부분은 아무일도 하지 않고 전기만 낭비하는 열원이다. 이걸 다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앞서 예를 들었듯이 예를 들어 신약개발이라는 새로운 실체의 제작에 도움을 주면서 말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컴퓨터는 열심히 계산을 돌리고 사람들은 그 계산 결과를 공유하면서 돈을 거래하지만 실제로 나타난 실체는 아무것도 없고 계산 결과 그 자체에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수표조각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비트코인은 본질적으로 천원짜리를 이천원에 사느냐 오백원에 사느냐의 문제를 다루는 것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이 플랫폼이 되어서 인터넷에서 코드와 자료를 다룰 수 있게 되면 혁신적인 일들이 가능해진다. 전세계의 노는 컴퓨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놀게 두느니 뭐라도 계산을 시켜서 푼돈이라도(=전기요금이라도) 버는 것이 나을 것이고, 계산이 필요한 수요자들은 자신의 고민거리를 인터넷에 올려서 적절한 가격으로 결과를 뽑아낼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인터넷 전체를 아마존 웹 서비스(AWS)처럼 쓸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현재도 인터넷 기반의 분산처리는 가능하다. 패러랠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드 컴퓨팅과 같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서 대량의 자료와 연산을 다수의 컴퓨터에 나눠서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별도의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만약 상호작용에 인증 보안이 요구된다면 그걸 담보하는 인증 코드와 루틴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필요한 메모리와 네트워크 대역폭같은게 있으면 그에 따른 최적화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더리움과 같은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블록체인 위의 코드와 자료를 거래하는 시스템이라면 필요한 자료의 제공과 연산에 필요한 코드의 구현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부수적인 부분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전세계의 컴퓨터가 여기에 연동되어서 동참한다면, 가령 비싼 현상금이 걸린 연산이 있으면 슈퍼컴퓨터는 같은 시간동안 더 빠르게 처리하여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여기에 느린 컴퓨터라고 해도 일부 참여하여 수익을 나눠가질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이 저절로 촘촘하게 채워진다. 이 상황이 빠른 시일에 도래하지는 않겠지만, 기술이 극한까지 발달할 경우 모든 사람들에게 공기와 같은 수준으로 제공될 수도 있다.
인터넷 전체가 코드와 자료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어째서 그렇게 의미심장한가? 공각기동대(다른 선례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아는게 이것뿐이라)에 보면 “인형사”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한다. 이 프로그램은 인공지능인데, 누군가 개발해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정보의 바다속에서 저절로 생성되었다고 스스로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공각기동대 내부에서 인형사가 뭔짓을 했는지는 작품을 직접 감상하도록 하고, 그렇게 될 수 있는 인터넷 전체에 뿌려진 코드와 자료는 인형사라는 존재의 출현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시작은 어쩌면 자발적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만약 스스로 진화하는 코드를 인터넷에 누군가 흘려보낸다면, 이 코드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서 “언젠가는” 강한 인공지능에 해당하는 성능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가 전혀 그럴듯해보이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강한 인공지능이 인간에 준하는 급의 지능수준을 갖는 어떤 대화형 프로그램 체계라고 한다면, 지난 45억년동안 자연이 온갖 삽질을 반복한 끝에 적어도 하나의 그러한 사례인 인간이 만들어졌다. 그것도 이 지구에 수십억 개체씩이나 생성되어있다. 인터넷 전체의 처리용량은, 처리하는 코드와 자료들이 무질서해서 그렇지 계산하는 양을 놓고 보면 인간의 두뇌에서 시냅스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양에 필적할 수도 있다. 지금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미래의 언젠가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인간은 계속해서 더 좋은 컴퓨터를 더 많이 사려고 할 테니까. 그렇다면 스스로 진화하는 코드가 등장해서 강한 인공지능을 보여주지 말란 법도 없다. (튜링 넘버링에 의하면 어떤 하나의 수는 하나의 프로그램인데, 충분히 큰 어떤 수는 그런 인공지능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추측이며 수학적으로 증명가능한지는 모른다.)
-
방명록
이 글은 방명록입니다. 간단히 남길 말이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
스나크 사냥 (8) 제 6절 변호사의 꿈
Fit the Sixth
THE BARRISTER’S DREAM
변호사의 꿈.
They sought it with thimbles, they sought it with care;
They pursued it with forks and hope;
They threatened its life with a railway-share;
They charmed it with smiles and soap.그들은 골무로도 찾고 주의깊게 찾아보고 포크와 희망으로 압박해보고 그의 생명을 기찻길로 위협해보고 웃음과 비누로 유혹해보기도 했다.
But the Barrister, weary of proving in vain
That the Beaver’s lace-making was wrong,
Fell asleep, and in dreams saw the creature quite plain
That his fancy had dwelt on so long.하지만 변호사는 비버의 레이스 만들기가 틀렸다는 고통의 증명에 지쳐서 잠들었다. 그리고 그 꿈에서 평범한 괴물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환상 속에서 꽤 오래 머물렀다.
He dreamed that he stood in a shadowy Court,
Where the Snark, with a glass in its eye,
Dressed in gown, bands, and wig, was defending a pig
On the charge of deserting its sty.어느 어두운 법정에 서 있는 꿈을 꾸었다. 눈알을 굴리며 스나크가 가운과 밴드와 가발을 쓰고 어느 돼지가 돼지우리를 황폐화 시켰다는 죄를 논하고 있었다.
The Witnesses proved, without error or flaw,
That the sty was deserted when found:
And the Judge kept explaining the state of the law
In a soft under-current of sound.목격자가 오류나 결함 없이 증언했다. 그 돼지우리는 찾아냈을 때 황폐화 되어 있었다고. 판사는 법률을 설명했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The indictment had never been clearly expressed,
And it seemed that the Snark had begun,
And had spoken three hours, before any one guessed
What the pig was supposed to have done.그 기소는 결코 깔끔하게 표현된 적이 없다. 그리고 그 돼지가 뭘 하기로 되어 있었는지 누군가 생각하기 이전에 스나크가 시작된 것 같아 보였고, 세시간동안 말한 것 같았다.
The Jury had each formed a different view
(Long before the indictment was read),
And they all spoke at once, so that none of them knew
One word that the others had said.배심원은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기소문을 읽기 한참 전부터.) 그리고 그들 모두가 동시에 말했고,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You must know–” said the Judge: but the Snark exclaimed “Fudge!”
That statute is obsolete quite!
Let me tell you, my friends, the whole question depends
On an ancient manorial right.판사가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은” 이라고 판사가 말했을 때, 스나크가 “거짓말!”이라고 외쳤다. 그런 법은 없다고. 고대 영지의 권리에 의존하는 모든 질문을, 여러분들에게 말하겠다고.

“In the matter of Treason the pig would appear
To have aided, but scarcely abetted:
While the charge of Insolvency fails, it is clear,
If you grant the plea ‘never indebted.’반역죄의 문제에서, 그 돼지는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거의 참여하지 않았소. 파산이 문제라면, 명백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사법 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The fact of Desertion I will not dispute;
But its guilt, as I trust, is removed
(So far as related to the costs of this suit)
By the Alibi which has been proved.도망친 사실은 다투지 않겠소. 하지만 나는 확신하는데, 그건 죄가 아니오. (이 옷의 가격에 관계가 있는 한) 이미 증명된 알리바이에 의해서 말이오.
“My poor client’s fate now depends on your votes.”
Here the speaker sat down in his place,
And directed the Judge to refer to his notes
And briefly to sum up the case.나의 불쌍한 고객의 운명은 이제 여러분의 투표에 달렸소.
여기서 발언자가 그의 자리에 앉았다.
판사가 그의 공책을 보았다.
그리고 사건을 요약했다.
But the Judge said he never had summed up before;
So the Snark undertook it instead,
And summed it so well that it came to far more
Than the Witnesses ever had said!판사는 그가 이전에 요약을 해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스나크가 대신 그걸 했다.
그리고 목격자가 말한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이야기했다.
When the verdict was called for, the Jury declined,
As the word was so puzzling to spell;
But they ventured to hope that the Snark wouldn’t mind
Undertaking that duty as well.평결을 요청하자, 배심원이 거절했다. 말을 이리저리 꼬면서. 하지만 그들은 스나크가 그 의무에 착수하기를 싫어하기를 희망하는 모험을 했다.
So the Snark found the verdict, although, as it owned,
It was spent with the toils of the day:
When it said the word “GUILTY!” the Jury all groaned,
And some of them fainted away.그래서 스나크가 평결을 내리고, 하지만, 그가 가진대로, 그건 그날의 고생이었다. 그가 “유죄”라고 말했을 때 배심원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들중 몇몇은 사라졌다.
Then the Snark pronounced sentence, the Judge being quite
Too nervous to utter a word:
When it rose to its feet, there was silence like night,
And the fall of a pin might be heard.스나크가 그 문장을 말했을 때 판사는 너무 흥분해서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스나크가 발을 올리자, 밤처럼 조용해졌다. 그리고 핀 하나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Transportation for life” was the sentence it gave,
“And _then_ to be fined forty pound.”
The Jury all cheered, though the Judge said he feared
That the phrase was not legally sound.“유배형에 처한다” 고 판결이 내려졌다. “그리고 사십 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한다.”
판사는 그의 말이 합법적으로 들리지 않을 것이 두렵다고 말했지만 배심원 모두가 환호했다
But their wild exultation was suddenly checked
When the jailer informed them, with tears,
Such a sentence would have not the slightest effect,
As the pig had been dead for some years.하지만 그들의 사나운 의기양양함은 곧 줄어들었다. 교도관이 그들에게 그 돼지가 몇년 안에 죽을 거라서 그런 말은 전혀 효과가 없다고 눈물로 알렸을 때.
The Judge left the Court, looking deeply disgusted:
But the Snark, though a little aghast,
As the lawyer to whom the defense was entrusted,
Went bellowing on to the last.판사가 법정을 떠나고, 매우 역겨워 보였다. 하지만 스나크는 살짝 겁에 질린 것 같았지만, 변론이 믿음직했던 변호사가 마지막에 고함치며 떠날 때 같이 나갔다.
Thus the Barrister dreamed, while the bellowing seemed
To grow every moment more clear:
Till he woke to the knell of a furious bell,
Which the Bellman rang close at his ear.그래서 변호사가 꿈꾸었다. 고함치는것은 좀 더 분명하게 매순간 성장하는 것 처럼 보였다.
종지기가 그의 가까이에 대고 울려대는 성난 종소리에 잠에서 깰 때 까지.
-
양자역학 공부하기
이번에는 양자역학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써 보도록 하겠다. 이 글은 양자역학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 공부해볼 기회를 얻지 못한 고등학생, 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 물리학과 초심자를 위한 글이다. 당신이 이미 양자역학을 많이 공부한 상태라면 “후훗”하고 비웃어 주면서 이 글의 부족한 부분과 오류를 바로잡아주기를 바란다.
양자역학은 고전역학에서 통하던 물리적 직관이 대체로 통하지 않는다. 물론 고전역학을 완전히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고전역학에서 설명하던 모든 현상은 당연히 양자역학으로도 설명할 수 있지만, 거기에 “어라, 뭐지?” 싶은 새로운 현상들이 추가된다. 다시 말해서, 당신이 직관적으로 생각했던 모든 현상은 양자역학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일도 일어나기 때문에, 양자역학을 공부하면서 그냥 “고전역학이랑 똑같네”하고 넘어간다면 놓치고 넘어가는 것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전역학적인 직관에 추가적으로 양자역학적인 직관을 훈련해야 한다.
양자역학은 수학이 매우 중요한 과목이다. 양자역학을 공부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미분적분학, 선형대수학, 미분방정식의 기본적인 부분을 공부해야 하고, 편미분방정식에 대해서도 알고 있으면 좋다. 당신이 고급 과정까지는 필요 없고 양자역학의 껍데기를 핥아보고 싶은 정도라면 미분적분학과 선형대수학만 알아도 좋다. 특히 선형대수학은 단어만 좀 바꾸면 양자역학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양자역학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장 필수적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이런거 다 몰라도 양자역학 교과서 중간 부분을 딱 펼쳤는데 막힘없이 술술 넘어갈 수 있다면 당신은 선택받은 사람이니 물리학과로 진학해도 좋다.
양자역학을 공부하는 자세는 꼼꼼함과 수식을 믿는 것이다.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세계는 기본적으로 미시세계이다. 플랑크상수를 0으로 간주하면 틀릴 정도로 아주 작은 세계에서 나타는 현상을 다루고 있으며, 그것은 곧 눈으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양자역학 공부에서는 아무리 말이 안되는 결론이라 하더라도 수식을 계산하는 산수에서 틀리지 않았다면 결론을 믿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말이 안되는 결론이라고 생각했다가 이후에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들도 많기 때문에 수식의 결과를 믿고 그 결과를 이해, 해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바로 이 부분이 고전역학과 차이가 나는 부분인데, 고전역학의 경우 기존에 알고 있던 직관적인 결과와 수식의 결론이 다르다면 직관을 믿어도 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수식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직관과 수식의 결론이 다른 경우, 수식을 다시한번 꼼꼼히 검토하고 산수에서 틀리지 않았다면 그 계산 결과를 믿어야 한다. 유명한 불확정성 원리의 경우에도, 언뜻 보기에는 말도 안되는 결과지만, 이론으로 나타나고 실험으로 증명된 결과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계산을 자세히 검토하는 꼼꼼함은, 물론 안 그런 과목과 학문이 없겠지만, 양자역학 공부에서도 중요한 학문적 미덕이다. 미시세계에서는 고전적인 직관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것은 계산 결과뿐이다. 그러므로 계산 과정에서 실수를 하면 걷잡을 수 없이 그 오류가 전파된다. 어디서 틀렸는지 찾기도 어렵고 어디부터 고쳐야 하는지 감도 안온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틀리지 않도록 꼼꼼하게 계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런 자세를 갖고 있으면, 양자역학 공부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물론 어느 과목이든지 다 그렇듯 좋은 교과서를 하나 붙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히 읽으면서 예제와 연습문제를 모두 풀어가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첫 장, 첫 페이지부터 막히는 것이다. 양자역학 교재를 보면 어떤 책은 역사적 순서로, 어떤 책은 개념적 순서로, 어떤 책은 수학적 순서로, 어떤 책은 그냥 자기가 생각난대로(…) 서술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어떤 책을 붙들고 읽든지 배우는 내용은 크게 차이가 없지만, 그런 설명과 당신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궁합이 맞느냐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많은 책을 추천 받아보고, 도서관에 가서 다양한 교재를 조금씩 읽어보고(서문이라도 읽자), 이거 한권 읽어서 끝나는게 아니라는 걸 감안하고 교재를 선택하자. 읽다가 막히면 다른 책에서 해당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다. 양자역학은 교재에 따라서 설명하는 방식이 판이하게 다른데 그건 저자가 갖고 있는 물리적인 이해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양자역학 교재는 모두 같은 개념을 다루고 있고, 그 개념들은 설명이 다를지는 몰라도 물리적 실체와 그 안의 수학적 구조는 같은 것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양자역학의 개념에 대한 당신 나름의 이해와 설명을 갖는 것이다.
자기 나름의 이해를 갖기 위해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일단 교재를 한번 읽어서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거기에 살을 붙여가면서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논리적 순서나 수학적 엄밀성을 갖고 쓴 책의 경우 앞에서부터 꼼꼼히 이해해 가면서 읽는 것이 좋긴 한데, 그런 경우에 “내가 이 개념을 왜 배우지?”라는 질문이 해결되지 않은 채 무작정 습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한번 훑어보고 지금 배우는 개념이 뒤에 가서 어떻게 쓰이는지 감을 잡아가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대충 쓴 교재라 하더라도 앞에서 썼던 개념은 다 뒤에서 다시 쓰이는 법이다.
또, 교재의 각 챕터 첫 부분에는 그 챕터에서 다루는 개념이 왜 등장했고, 왜 중요하고, 어떻게 쓰이게 될 것인지 간략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그런 부분들을 꼼꼼하게 읽어야 양자역학을 공부하는데 재미를 붙일 수 있다. 더불어, 역사적으로 어떻게 그런 개념이 등장했고, 실험적으로는 어떻게 검증되었는지를 인터넷(=구글)에서 검색하면서 공부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교재의 연습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물리학 전공 과목들이 그렇겠지만, 연습문제는 방대한 계산을 필요로 하는 것들도 있으며, “이게 연습인가?” 싶을 정도로 복잡한 문제들이 많다. 여기서 복잡하다는 것은 어렵지는 않은데 계산이 복잡한 것을 뜻한다. 가능하면 그런 계산 문제들을 꼭 풀어보고 넘어갈 것을 권한다. 많이 풀다 보면 드디어 양자역학적 직관이 생길 것이다. 만약 그러기 귀찮거나(?) 다 알 것 같거나(?) 하는 경우라면 연습문제 중 앞에 5개 정도는 꼭 풀어보도록 하자. 자기가 진짜 아는지 모르는지 테스트 해 볼 수 있다. 진짜 알고 있다면 그정도는 손쉽게 풀 수 있어야 한다.
앞서 고전역학 공부하는 법을 다룬 글에서 고전역학적인 운동방정식을 얻는 세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 했었는데, 그렇다면 그에 대응하는 양자역학에서의 논의는 무엇일까?
고전역학에서 중요한 것은 물체의 위치와 속도라고 했다. 그것을 구할 수 있다면 고전역학의 문제를 다 해결한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그에 해당하는 것이 파동함수이다. 만약 당신이 어떤 입자 또는 물리계의 파동함수를 구할 수 있다면 그 계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과 같다. 이 파동함수를 구하기 위해서 찾아야 하는 것이 운동방정식일텐데, 양자역학에서는 그에 해당하는 방정식이 여러개가 있다. 슈뢰딩거 방정식, 디락 방정식, 클라인-고든 방정식, 폰 노이만 방정식 등등. 양자역학 교과서에서는 이런 운동방정식들을 일반 원리에서부터 (대충) 유도하거나, 아니면 그냥 던져주거나 한 후, 곧바로 예제와 연습문제가 등장한다. 이미 양자역학을 한번 공부하고서 복습하거나, 고급 과정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급 교재를 읽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초심자인 당신이 이렇게 덜컥 내던져준 운동방정식을 곧바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좋은 교재는 이 방정식이 튀어나온 역사적 맥락이나 이유를 설명해주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있는 것이 바로 “현대물리학(Modern physics)”이다. 현대물리학이라는 이름이 붙은 과목은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같은 학부 심화 전공 과목의 역사적인 이해와 개념적인 설명을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초심자가 양자역학을 공부할 때는 “현대물리학(Modern physics)”이라는 교재를 같이 두고 필요할 때 마다 찾아보는 것이 좋다.
수학적인 기법도 중요한데, 양자역학 문제는 교재의 초반부에 나오는 것들을 빼면 후반부 또는 연구 과정에서는 섭동법(Perturbation method)을 쓰는 경우가 많다. 섭동법을 써야 하는 이유는 “잘 모르니까”인데, 대표적으로 본-오펜하이머 근사가 그런 것이다. 만약 우리가 물리 문제의 정답을 알고 있다면 그 정답을 대입해서 검증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를 풀기 전에 그걸 알 수 있을리 없으니 정답을 찾아야 하는데, 그 정답을 찾으려면 정답을 알아야 한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본-오펜하이머 근사법을 공부해 보면 이 말이 왜 나오는지 알게 될 것이다.) 따라서 문제를 근사적으로 풀어야 하는 기법을 동원하는데, 여기서 바로 당신의 물리학적 수학적 센스가 중요하다. 근사적으로 푸는 기법은 결국 파동함수를 어떤 무한 급수로 근사하는데, 그걸 다 계산하려면 무한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신의 수명은 유한하므로 그걸 다 풀 수는 없고, 적당한 시점에서 끊어야 한다. 바로 그 “적당한” 시점을 얼마나 잘 정하느냐가 당신의 물리학적 센스에 달려있다. 1차, 2차항 정도는 이미 기존에 많은 물리학자들이 다 풀어놓았을 것이고, 3차나 4차도 논문 수준에서는 다 풀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 당신은 5차항에 도전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기법을 쓸 것인가? 아니면 문제를 포기하고 다른 문제에 도전할 것인가? 이걸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급의 물리학을 공부하면 할 수록 중요해지는 것이니 이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도록 하자.
그렇다면, 이제 당신이 양자역학을 잘 알게 되었는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어떤 물리계 또는 물리 문제가 주어져 있을 때, 1. 그 계를 설명하는 해밀토니안을 찾고 2. 그 해밀토니안에 걸맞는 적절한 운동방정식을 찾을 수 있으며, 3. 그 운동방정식을 양자화 할 수 있어야 하고 4. 양자화된 운동방정식을 5. 필요하다면 적당한 근사식을 통해서 풀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다섯가지 단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면 양자역학을 그럭저럭 이해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쯤에서 양자역학을 공부하는 방법에 관한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당신의 양자역학 공부에 깨달음이 함께 하기를.
추신 – 이 글을 읽고 나서, 이 글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면 아직 당신은 양자역학을 공부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일반물리학 부터 보시라.
추신2 – “양자역학 쉽게 이해하기” 종류의 교양 책은 양자역학을 공부하는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종류의 책은 양자역학에서 어려운 부분은 다 빼고 달달한 부분만 추출해서 만든 책이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 물리를 공부할 생각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만약 물리를 진지하게 공부할 생각이 있는 경우에는 교양 책은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
-
고전역학 공부하기
이번에는 고전역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한 글을 써 본다. 고전역학은 양자역학에서 플랑크 상수가 0인 경우에 대한 근사 이론이다. 뉴턴의 역학은 여기에다가 상대성이론에서 빛의 속력이 무한대인 경우에 대한 근사이론이다. 즉, 흔히 “물리학과”에서 이야기하는 고전역학이란 플랑크 상수는 0이고 빛의 속력은 유한한 경우에 대한 역학 이론이다. 이런 포함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 고전역학을 공부하는 것이 고전역학을 공부하면서 개념 전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전역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고전역학이 왜 중요한 과목인지를 먼저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고전역학은 다른 모든 역학 이론의 기본이며, 역사적으로는 고전역학의 이론과 실험에서 발생한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같은 이론이 고안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은 그 뿌리를 고전역학에 두고서 확장한 이론이기 때문에 고전역학 자체를 깊이 이해하지 않으면 이 이론들을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또, 똑같은 상황에서 고전역학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공부하는 것은 여러분들이 물리를 공부하는데 깊은 영감을 줄 수 있고, 만약 그 중에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깊이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이다. 즉,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이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면 여러분들은 뭐가 중요한지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 고전역학을 공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고전역학에서 다루는 역학이란 물체의 위치와 속도에 관한 이론이다. 역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끝까지 이 개념을 고수하면서 지금 풀고 있는 문제에서 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반대로, 물체의 위치와 속도에 관한 문제는 반드시 역학 문제이다. 사실 물리에서 역학이라고 이름 붙은 많은 과목들이 있다. 고전역학, 열역학, 통계역학, 양자역학, 전자기역학 등등. 이것들은 모두 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어떻게 표현하고 구할 것인가에 대한 이론이며, 각각의 분야에 맞는 적당한 이론 체계와 근사가 적용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 중에서 고전 역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해서 다루어 보려고 한다.
앞에서 고전역학은 물체의 위치와 속도에 관한 이론이라고 했다. 즉, 위치와 속도는 우리가 풀게 될 문제의 “답”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답에 대응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그 문제를 우리는 “운동방정식”이라고 부른다. 고전역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운동방정식을 푸는 것이 아니라 운동 방정식을 구하는 것이다. 즉, 주어진 상황에 맞는 운동방정식을 구하는 것이 오히려 어렵다. 일단 운동방정식을 구한 다음에 그 운동방정식을 푸는 것은 어떻게든 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공부하는 것이 고등학교나 대학교 학부 수준의 교재라면 그 운동방정식은 쉬운 해법을 갖고 있으며, 아마도 답을 외워서 풀 수 있을 정도로 쉬울 것이다. 또, 당신이 풀고 있는 문제가 대학원 수준의 어려운 문제라면 적당한 적분식으로 바꾸는 정도에서 해법이 끝나게 될 것이다. 더 어려운 문제는 아직 답이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려진 답이 없다고 알려진 미분방정식인 경우인데, 연구 과정에서 흔히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문제의 경우 수치해석적 기법으로 풀면 대체로 손쉽게 풀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운동방정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고전역학에서 운동방정식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 방법이 알려져 있다. 뉴턴의 방법, 라그랑주의 방법, 해밀톤의 방법이다. 이 세가지 방법은 어떤 고전역학 문제에든지 적용 가능하며, 당신이 운동방정식을 찾아낼 수 있고, 그 운동방정식을 풀어낼 수만 있다면 모두 같은 답을 알려준다. 앞에서 서론이 길었는데, 결국 고전역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이 세가지 기법을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연습한다는 뜻이다. 각 기법에 대해서 하나씩 그 특징을 알아보자.
뉴턴의 방법은 고전역학에서 가장 먼저 알려졌고,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고등학교에서(또는 중학교에서) 배우므로 가장 처음 만나는 방법이기도 하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아주 간단하다.
이게 끝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운동방정식은 결코 간단하지 않은데, 이 방법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신은 문제에서 주어진 힘과 물체의 위치, 물체의 질량을 모두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중에 하나라도 빠트린다면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다. 운동방정식이 틀렸으니까 그 답도 틀릴 수 밖에 없다. 뉴턴의 방법을 적용하기에 적당한 문제는 주어진 계가 중력이나 전기력 상호작용을 하는 입자 2개로 이루어진 경우, 강체의 운동 문제, 마찰력이 존재하는 경우에 미끄러지거나 굴러가는 문제 등이 있다.
라그랑주의 방법은 그 이론적 근원은 뉴턴의 방법보다 복잡하지만 운동방정식을 찾아내는데 좀 더 쉬운 방법을 제공한다. 뉴턴의 방법과 비교할 때 가장 구분되는 점은 “일반화된 좌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뉴턴의 방법에서 사용하는 좌표계는 대체로 (x,y,z)로 이루어진 3차원 직교 좌표계이다. 하지만 만약, 어떤 시스템의 움직임이 여러개의 입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입자들 중 어떤 것들은 직교좌표계로 표현하는 것이 쉽고, 또 다른 것들은 구면좌표계로 표현하는 것이 쉽다면? 게다가 주어진 힘은 원통좌표계에서 표현하는 것이 쉽다면? 이런 경우 뉴턴의 방법은 운동방정식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된다. 물론 그렇게 찾아냈다 해도 문제를 푸는 것은 또한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라그랑주의 방법은 직교좌표계로 나타나는 힘과 위치를 찾을 필요 없이, 주어진 문제의 물리계를 나타내는 “일반화된 좌표”를 편한대로 설정한 후, 여기서부터 일반화된 힘을 유도해 낼 수 있다.
여기서
은 라그랑지안이고, 위치에너지에서 운동에너지를 뺀 값이다.
은 일반화된 좌표
의 시간 미분으로, 보통 “일반화된 속도”라고 부르는 값이다.
이렇게 라그랑지안을 썼을 때의 장점은, 연속체를 다루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연속체의 경우 질점이 모두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각 “입자” 하나하나를 생각하기가 어려운데, 라그랑지안은 그 부분에 저장된 “에너지”만 생각해도 되므로 운동방정식을 세우기가 쉬워진다. 또, “힘”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으므로 좌표계 변환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뉴턴의 방법에서 힘은 벡터량이므로 좌표계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똑같은 힘이라도 그 표현 방식이 달라지고, 그렇기 때문에 좌표변환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라그랑지안은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어떻게 좌표를 바꾸더라도 좌표변환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라그랑주의 방법을 적용하기 좋은 문제는 연속체 문제, 입자가 여러개인 문제, 그 외 골치아픈 문제 전부 다이다.
해밀톤의 방법은 라그랑주의 방법과 비슷한데, 라그랑주의 방법에서 주는 운동방정식이 2차 미분 방정식이라면, 해밀톤의 방법에서는 1차 미분방정식을 준다. 물론 그 대신 운동방정식의 양이 2배로 늘어나긴 하지만. 일단 먼저 일반화된 운동량을 유도해야 한다. 일반화된 운동량은 라그랑지안을 일반화된 속도로 미분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 라그랑지안에 대해서 르장드르 변환을 취해서 해밀토니안을 얻는다. 르장드르 변환은 다음과 같은 계산을 하면 된다.
인덱스
는 입자가 여러개 있는 경우이며, 만약 연속체인 경우에는 적분으로 바뀌게 된다. 아무튼, 좀 복잡해 보이지만 이렇게 얻은 해밀토니안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운동방정식을 얻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운동량과 속도에 관한 1차 연립 미분방정식 2개가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해밀톤 방법에서 말하는 운동방정식이다.
해밀톤 방법은 사실 운동량도 구해야 하고 르장드르 변환도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까다로울 수 있지만, 1차 미분방정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로 구현하기에 좋다. 또, 해밀톤 방법의 이론적 토대로부터 양자역학으로 확장되는 부분이 있어서 양자역학을 보다 깊이 공부하기 위해서 해밀톤 방법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대성이론에서 물체의 속도보다 운동량을 생각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나오는데, 이 때 적용하기에 편하다. 즉, 해밀톤 방법을 쓰는 경우는 상대성 이론이 등장했을 때 좋다.
앞의 내용에서 고전역학 문제를 다루는 세가지 방법에 대해서 아주 간단하게 설명을 해 보았고, 각 설명의 마지막 부분에 어떤 문제에 적용하면 좋은지 적어두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여러분들이 아주 많이 문제를 풀어보고 고전역학에 익숙해진 후에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고, 만약 당신이 아직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학생이라면 이 세가지 방법을 모두 배운 후 모든 문제를 세번씩 풀어 보는 것이 좋다. 즉, 어떤 하나의 주어진 역학 문제를 이 세가지 방법으로 모두 풀기 위해서 시도해 보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세가지 방법은 물리적으로, 그리고 수학적으로도(!) 동등한 방법이므로 당신이 문제를 제대로 풀었다면 동일하고 동등한 운동방정식을 얻게 된다. 즉, 이 세가지 방법으로 모두 풀어보라는 뜻은 세가지 방법을 이용해서 운동방정식을 얻어보라는 뜻이다. 그렇게 많은 연습문제를 풀어보다 보면 점점 이 방법들에 익숙해지고, 역학 문제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이 생길 것이다.
-
소셜 그래프 게임의 분석
소셜 그래프 게임은 최근에 새로 생긴 도박의 한 형태이다. 게임 방식은 아주 간단한데, 판돈을 걸면 게임이 시작된다. 그래프에 숫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올라가는데, 그 숫자만큼의 배율에 판돈을 곱해서 보상을 받는다. 단, 플레이어가 게임을 먼저 “종료”해서 적당한 배율을 얻어내야 한다. 만약 숫자를 올리고 있는 딜러가 먼저 “종료”한다면 판돈은 딜러가 가져가고 플레이어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 게임을 언제 종료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와 딜러의 선택이다. 또한, 딜러와 플레이어는 서로 상대방이 언제 종료할 것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게임을 하게 된다.

이 게임은 위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는데 저기 숫자로 표시된 것이 배율이다. 자, 그럼 이제 이게 뭐가 문제인지 본격적으로 분석해 보자.
를 딜러가 종료할 때의 배율이라 하고,
를 플레이어가 종료할 때의 배율이라고 하자.
인 경우 플레이어는
의 이익을 보고,
인 경우 플레이어는 -1의 손해를 본다. 여기서 -1로 정할 수 있는 이유는 어차피 판돈에 비례한 배율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 판돈만큼 잃기 때문이다. 이것을 수익 함수
로 쓸 수 있다.
그 다음, 서로 언제 종료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으므로 일단 균등분포를 가정하자. 균등분포를 가정할 경우, 최대 배율
가 있다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확률밀도함수를 다음과 같이 규격화 할 수 있다.

그럼 이제 평균적인 수익을 계산해 볼 수 있다. A영역에 있는 경우는 수익이 -1이다. B영역에 있는 경우는 수익이
이다. 구간에 따라 적분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 식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면 평균 수익이 음수가 된다. 즉, 플레이어가 손해를 본다. 배율을 3배 이하로 유지하는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무슨 전략을 써도 평균적으로 반드시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영상을 보면 배율이 3배를 넘어서 수십배, 수백배, 수천배까지 가는데요?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물론 그 경우에도 위와 같은 계산을 해서 플레이어가 평균적으로 손해를 보도록 만들 수 있다. 위의 적분 영역에서 A부분은
의 제곱에 비례해서 늘어나는데, B부분은 확률밀도함수
의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즉, 원하는 최대 배율을 설계하고서 확률밀도함수를 포함한 B영역의 전체 부피를 A영역의 부피보다 작게 유지한다면, 가끔 대박이 터지는 일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손해를 본다. 그것은 곧 딜러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심지어 이 분석은 딜러가 사기를 치지도 않고, 먹튀를 하지도 않고, 주어진 확률분포를 조작하지도 않는 나름 공정한 게임인 경우에도 성립하는 결론이다. 가령, 확률밀도함수의 중간 부분을 얇게 설계하고 최대 배율 근처와 작은 배율 근처만 두껍게 해서 대박이 좀 더 자주 터지는 것 처럼 설계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 B영역의 전체 부피가 A영역의 부피보다 작기만 하면 되므로, 아주 조금만 더 작게 설계해서 플레이어가 실제로 누군가는 이득을 보는 것 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다.
결론 – 하지 마라.
-
함수를 함수로 미분하기: 변분
물리학 문제를 풀다보면 흔히 변분 문제를 풀어야 하고, 변분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라그랑지안이라는 함수에 관한 함수를 함수로 미분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일단은 흔한 미분법에서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이 경우
는 변수가 1개인 함수이고, 그 값도 스칼라로 주어져 있게 된다. 여기서
을
로 정의해 보자. 그리고
이라고 해 보자. 그럼 이제 다음과 같은 미분이 가능해 진다.
여기서
라고 했으므로
가 성립한다. 즉, 다시 쓰면 다음과 같은 식이 성립한다.
그럼
는 인덱스인데, 이 인덱스를 연속화 한다면 어떻게 될까? 벡터
는
으로 주어져 있고, 이 벡터는 일종의 유한수열이다. 또, 수열은 인덱스
가 주어지면 그 인덱스에 해당하는 값인
을 주기 때문에 일종의 함수로 볼 수도 있다. 그럼 일반화시켜서
라고 해 보자. 과감하지만 그렇게 봐 보자. 이 경우에도
는 벡터이며, 거기에 해당하는 함수
와 내적도 잘 정의된다.
이걸 다시 앞에서 썼던
에 넣고 위와 비슷한 방식의 편미분을 취해 보자.
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안 이상하다면 이상한 것이므로 여기서 당신은 이상하게 여겨야 한다. 앞에서 인덱스
를 이야기 했을 때에는 자연스러웠는데, 그걸 연속화해서 변수
를 쓰니까 뭔가 이상하다. 그렇다. 이상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미분”이라는 것의 정의를 따라가야 한다. 편미분에서 시작했으니 편미분의 정의를 다시 살펴보자.
위의 극한을 이용한 정의는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나눠지게 되는데, 그중 앞부분은
와 같으므로 뒷부분을 연속화 하는데만 신경쓰면 된다.
뒷부분은 인덱스
가 주어져 있을 때 그 벡터의 변화량이다. 마찬가지로 매개변수
가 주어져 있을 때 그 벡터의 변화량은 함수 자체의 변화량으로 주어진다. 따라서, 어떤 함수
가 주어져 있을 때, 그 함수의 변화량은 역시 어떤 함수로 주어지며
이 된다. 이 때, 불연속적인 인덱스를 쓰는 경우에서
이 바뀔 때마다
이 바뀌어 가며 주어지므로 (즉, 극한으로 달려가는 속도가 각각 독립이므로), 연속적인 인덱스를 쓰는 경우에도
는 매개변수
에 관한 함수가 된다. 이제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수학자들이 들으면 천인공노할 만행이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정의하는 것이 변분의 엄밀한 정의는 아니다. 하지만 수열을 일반화한 것이 함수이고, 벡터의 내적을 함수에 대해 일반화한 것이 적분이라는 관점에서 편미분을 연속화해서 일반화한 것이 변분이라고 생각하면 변분법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Melotopia 1-7
서쪽으로 무작정 공주의 흔적을 추적하기 시작한 구출대는 빠르게 달리고는 있었지만 맞게 가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서쪽 문에서 사고를 치고 달아난 마차가 공주를 태운 마차인지 확실하게 확인된 것도 아니었고, 설령 서쪽 문으로 달아났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다른 방향으로 향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루카에게는 마음 속으로 자신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확신은 자신만의 것이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보다 분명한 증거가 필요했다. 일단은 반나절 정도 말을 달려서 서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마을에 도착하였다. 말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다른 말로 바꾸어 가려면 일단 잠시라도 머물러야 했다.
“말들이 지쳤다. 이제 말을 바꿔야 해. 이 마을에 마방이 있으니 들렀다 가자.”
루카가 마을 이름이 보이는 입구에서 일행의 속도를 줄이며 제안했다.
“좋아요. 잠시 쉬었다 가죠.”
“대장, 저기 봐요! 마을 입구가 좀 이상한데요, 원래 저렇게 되어 있는 건가요?”
시에나가 마을 입구의 현판이 깨져서 덜렁거리고 기둥이 부러지고 길이 거칠게 패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루카에게 말했다.
“아니, 뭔가 이상한데?”
마을 입구로 들어서자 길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그들을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입구까지 말을 타고 온 그들은 말에서 내려서 마을 안으로 들어왔다.
“저, 어르신. 마방이 어느쪽에 있습니까?”
루카가 가까이 있던 할아버지에게 마방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그런거 알게 뭐야. 가봐야 헛일이야 이제.”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마을은 역참마을로 지정되지 않았나요?”
“가보면 알아. 자네들은 어디서 왔는가?”
“저희들은 임무를 띄고 수도에서 파견된 사람들입니다. 마을에 무슨 일이 있나요?”
“그래? 그럼 난 이 마을 이장인데, 국왕폐하께 좀 고해주시게. 억울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무슨 일이십니까?”
“어제, 그 망할 것들이 마방으로 쳐들어 오더니 말들을 바꿔달라더군. 그래서 공무 수행이 아니면 바꾸는건 안되고 말을 새로 사라고 했지. 그랬더니 다짜고짜로 칼을 들이미는거야? 나도 나지만, 이 마을에 무슨 군대가 있어, 아니면 용병이 있겠어? 별 수 있나, 일단 말을 내줬지. 그랬더니 이놈들이 다른 말들을 다 죽여버리고 그대로 어디로 휙 달려가데. 허 참… 내가 오래 산건 아닌데, 아니 살긴 살았는데, 살다 살다 이런 미친 놈들은 이게 처음이야. 우리 마을은 이제 뭐 먹고 살아? 자네들이 좀 국왕폐하께 알려주시게. 이거 억울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아니, 말들은 또 무슨 죄야?”
“아, 어르신…”
루카의 생각에, 그리고 다른 구출대원들의 생각에도, 이건 그 납치범들이 저지른 짓이 맞았다.
“아무래도, 그들이 추적하는 자들을 방해하려고 말들을 다 죽이고 도주한 모양이군요. 여기 입구는 어떻게 된 건가요?”
“낸들 아나.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까 마차가 들어오면서 다 부수고 들어왔다던데. 난 그건 못봤고.”
“혹시 그 마차가 어디로 갔는지 아십니까?”
“여기 입구쪽에 있던 사람이 말해줬는데, 저쪽으로 갔다던데.”
이장이 가리킨 방향은 해가 지려고 하기 시작하는 방향이었다.
“역시 그렇군요. 그럼 지금 마을에 말은 더이상 없습니까?”
“마방에 있던 말들 빼고, 집에서 사람들이 키우던 애들이 몇마리 있긴 하지. 그런데 그 말들은 전투용으로 훈련 받은건 아니라서…”
“일단 그 말들이라도 내어 주십시오. 여기 저희 말들을 두고 가겠습니다. 국왕 폐하께는 이 일이 수습되는대로 보고를 올려서 복구될 수 있도록 할 테니 너무 걱정 마시죠.”
“알았어. 그럼 일단 그렇게 하세.”
이장이 옆에 있던 사람들 몇몇에서 손짓을 해서 말들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말들을 바꾼 구출대는 다시 서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서쪽 국경을 넘을 것 같아. 그들이 국경을 넘기 전에 먼저 잡아야 해. 저쪽으로 넘어가면 골치아파진다.”
“알아요. 하지만 국경을 넘기 전에 잡을 수 있을까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는데…”
루카의 말에 시에나가 약간 자신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만약 넘어갔다면, 우리도 뒤를 쫒아간다. 국왕폐하께서 공주님을 구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라고 하셨으니 그에 따라야지.”
“하지만, 대장님. 외국에서 구출작전을 하다가 잘못되면 외교적으로도 그렇고 전쟁이 날 수도 있잖아요?”
“납치범들을 저쪽에서 받아주었다면, 이미 그건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야. 지금 누가 납치된건지 알긴 아는거지? 공주님이라고!”
“네… 하지만 너무 큰 일인 것 같아서요.”
“너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 넌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이 작전의 책임은 내가 진다.”
물론 루카도 내심 시에나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었다. 구출대는 군대 조직으로서 결성된 것이고, 외국에서 허가 없이 작전을 한다는 것은 당연히 전쟁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상황이다. 어떻게든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공주를 구출해야만 했고, 특히 납치범들이 저쪽에서 그렇게 중요한 인물들이 아니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
스나크 사냥(6) – 제 4절 “사냥”
THE HUNTING.
이제 4절, “사냥”이다.
The Bellman looked uffish, and wrinkled his brow.
“If only you’d spoken before!
It’s excessively awkward to mention it now,
With the Snark, so to speak, at the door!여기서는 uffish라는 신조어가 등장한다. 이 말은 루이스 캐롤이 만든 단어로, 그 뜻은 gruffish, roughish, huffish를 생각하면 된다. 거칠고 거만하고 대충 그런 뜻이랄까. 그리고 눈썹을 찡그렸다. “만약 뭔가를 말했었다면, 오직 그 경우에만, 지금 말하기는 이상하지만, 스나크다. 말하자면 문에 있다!
“We should all of us grieve, as you well may believe,
If you never were met with again–
But surely, my man, when the voyage began,
You might have suggested it then?여기서는 첫줄부터 운율이 들어간다. 그리브~빌리브. “우리 모두는 비통해 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믿고 있듯이. 우리가 두번다시 만나지 못한다고 하면. 하지만, 여러분, 항해가 시작되었을 때, 여러분들은 그걸 제안했었다”
그리고 셋째줄에도 man과 began이 운율이 맞고 있다.
“It’s excessively awkward to mention it now–
As I think I’ve already remarked.”
And the man they called “Hi!” replied, with a sigh,
“I informed you the day we embarked.“지금 말하기는 정말 이상하지만. 내가 이미 말한 것 같긴 하지만” 그리고 그 때 “이봐!”라고 부르는 그 남자가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우리가 승선한 그 날 말했는데요”
“You may charge me with murder–or want of sense–
(We are all of us weak at times):
But the slightest approach to a false pretence
Was never among my crimes!여러분들은 나를(종지기를) 살인으로 기소할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나약하니까.) 하지만 잘못된 가식으로 가장 미묘하게 접근하는 것은 나의 죄가 아니다.
“I said it in Hebrew–I said it in Dutch–
I said it in German and Greek:
But I wholly forgot (and it vexes me much)
That English is what you speak!”난 히브리어로도 말했고, 네덜란드어로도 말했고, 독일어로도 말했고, 그리스어로도 말했는데, 내가 하필 영어로 말하는걸 깜빡했네!
“‘Tis a pitiful tale,” said the Bellman, whose face
Had grown longer at every word:
“But, now that you’ve stated the whole of your case,
More debate would be simply absurd.여기서, Tis는 It is의 줄인 표현이다. “그거 참 안타까운 이야기네” 라고 종지기가 말했다. whose face는 종지기의 얼굴인데, 한마디 할 때마다 점점 길어졌다. “하지만 지금 니 얘기가 여기서 끝이라면, 더 이상 논쟁하는건 좀 웃기는 일이겠지”
“The rest of my speech” (he explained to his men)
“You shall hear when I’ve leisure to speak it.
But the Snark is at hand, let me tell you again!
‘Tis your glorious duty to seek it!“내 이야기의 나머지는 (그가 선원들에게 설명했다) 내가 시간이 남을 때 말할테니 그때 듣도록. 하지만 스나크를 잡으면, 나한테 말해야 해. 그게 너의 의무다!”
“To seek it with thimbles, to seek it with care;
To pursue it with forks and hope;
To threaten its life with a railway-share;
To charm it with smiles and soap!“그걸 골무로 찾고, 그걸 조심해서 찾고, 포크와 희망으로 찾아내고, 그 목숨을 철도로 위협하고, 웃음과 비누로 유혹해라!” (뭔소린가…)
“For the Snark’s a peculiar creature, that won’t
Be caught in a commonplace way.
Do all that you know, and try all that you don’t:
Not a chance must be wasted to-day!“스나크는 기이한 생물이므로, 평범한 방법으로는 잡을 수 없을 거다. 니가 아는건 다 해보고, 안해본건 다 해보고. 오늘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For England expects–I forbear to proceed:
‘Tis a maxim tremendous, but trite:
And you’d best be unpacking the things that you need
To rig yourselves out for the fight.”난 더 진행하기를 삼가하면서, 영국 속담에 진부하지만 이런 격언이 있지. 싸우기 위해서 너에게 공급할 필요가 있는 것들을 풀어놓는 것이 최선이다.

Then the Banker endorsed a blank cheque (which he crossed),
And changed his loose silver for notes.
The Baker with care combed his whiskers and hair,
And shook the dust out of his coats.그리고 은행원이 빈 수표를 보증을 서고, 그의 느슨한 은화를 바꿨다. 빵쟁이는 그의 수염과 머리를 조심스럽게 빗질하고 코트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The Boots and the Broker were sharpening a spade–
Each working the grindstone in turn:
But the Beaver went on making lace, and displayed
No interest in the concern:구두장이와 중개인은 숫돌에 칼을 갈았다. 하지만 비버는 레이스를 뜨고 있었고, 그런것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였다.
Though the Barrister tried to appeal to its pride,
And vainly proceeded to cite
A number of cases, in which making laces
Had been proved an infringement of right.변호사가 그의 자신감을 나타내려고 했지만 헛수고로 돌아갔고. 레이스를 만드는 대부분의 경우가 대부분 권리 남용임을 증명했다.
The maker of Bonnets ferociously planned
A novel arrangement of bows:
While the Billiard-marker with quivering hand
Was chalking the tip of his nose.모자 만드는 사람은 사납게 돛대의 새로운 배열을 계획했고, 그 사이 당구공 만드는 사람은 손을 떨며 그의 코끝에 초크를 칠했다.
But the Butcher turned nervous, and dressed himself fine,
With yellow kid gloves and a ruff–
Said he felt it exactly like going to dine,
Which the Bellman declared was all “stuff.”하지만 도살자는 꽤 신경질적이 되었고, 노란 장갑과 주름 칼라로 옷을 잘 차려 입었다. 그는 그게 저녁 차리러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지기가 선언한 그 모든 것이 그냥 물건이었다.
“Introduce me, now there’s a good fellow,” he said,
“If we happen to meet it together!”
And the Bellman, sagaciously nodding his head,
Said “That must depend on the weather.”그가 말하기를 “나를 소개하고, 좋은 친구가 있다고, 그걸 만약 같이 만난다면”
여기서 it은 Snark이다. 그리고 종지기가 현명하게 머리를 끄덕이며 “그건 날씨에 따라 다를 것이다” 라고 했다.
The Beaver went simply galumphing about,
At seeing the Butcher so shy:
And even the Baker, though stupid and stout,
Made an effort to wink with one eye.비버가 단순히 거칠게 움직이며 갔다. 도살자를 부끄럽게 바라보며. 그리고 제빵사조차, 멍청하고 통통하긴 했지만, 한눈으로 윙크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Be a man!” said the Bellman in wrath, as he heard
The Butcher beginning to sob.
“Should we meet with a Jubjub, that desperate bird,
We shall need all our strength for the job!”종지기가 화나서 외쳤다. “사람이 되어라!” 그리고 그 말을 듣고 도살자가 울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발악하는 새, 줍줍을 만날 것이고, 우리는 온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