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 Avalanche photodiode 스펙 보기 (5)

    슬슬 이 글의 마지막이 다가온다. 끝으로 갈 수록 대충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 있지만, 그것은 사실 느낌적인 느낌일 뿐이다. 최대한 간결하고 직감(!)적인 이해를 위해 설명을 자제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믿어.)

    Rise time

    빛이 들어왔을 때, 최대치를 찍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물론 짧을수록 좋은 APD라고 볼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 이 시간에 영향을 주는 것은 APD자체의 저항, APD의 축전 용량, APD에 연결된 회로의 작동 속도 등 여러가지가 영향을 주는데, 스펙에 표시된 것은 APD 자체의 Rise time이라고 보면 된다.

    cutoff frequency

    얼마나 빠른 신호를 검출할 수 있는가이다. 또한, 얼마나 느린 신호를 검출할 수 있는가도 포함한다. 빠른쪽의 제한은 위에서 말한 rise time때문에 나타난다. Rise time 동안은 신호가 발생하고 있는 중간이므로 새로운 신호가 들어오더라도 잡아낼 수가 없다. 따라서 Rise time이 한계가 되고, 그 역수가 cutoff frequency가 된다. 반대로 느린 신호의 경우 APD 자체가 하나의 축전기이기 때문에 나타난다. 축전기는 AC 주파수가 작을수록 신호를 잘 통과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떠올리자. 물론 어떤 경우 DC까지 잡을 수 있는 APD도 있는데 그 경우는 APD 자체의 실효 저항이 무한대가 아니라 유한하기 때문에 가능한 경우이다.

    Terminal capacitance

    APD를 하나의 축전기로 볼 때 간주할 수 있는 축전 용량이다. APD를 포함한 회로를 설계할 때 참고해야 한다.

    Package type

    APD를 어떤 패키지에 담았는지 알려준다.

    Dark current

    APD에 아무런 빛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에도 흐르는 전류의 양이다. 물론 작을 수록 좋다. Dark current가 생기는 이유는 APD의 절연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방향 전압이 걸려 있기 때문에 작은 양자 들뜸이라 하더라도 터널링 과정을 통해 실제 전류로 나타날 수가 있으며, 이것이 Avalanche과정을 거칠 수도 있고, APD의 Multiplication영역 밖에서 나타나서 그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느쪽이든 빛이 들어오지 않은 경우에 나타나는 전류이므로 Dark current에 포함된다. 당연히 작을수록 좋지만, 역방향 전압과 관련성도 있으며, 온도에 대한 의존성도 있다.

     

    이것으로 일단 APD의 스펙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치도록 한다. 질문은 댓글로.

  • Avalanche photodiode 스펙 보기(4)

    Gain은 무엇인가?

    이득률Gain이란 신호를 몇배나 증폭시키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간단히 말해서 Gain이 100이면, 1V의 신호가 나왔을 때 APD에서 방출되는 신호는 100V라는 뜻이다.

    Gain이 APD의 스펙에 나타나는 이유는 APD 자체의 특성인 Avalanche 현상 때문이다. 원래 Gain은 비선형 소자인 증폭기Amplifier나 트랜지스터Transistor에서 보는 값인데, APD에서는 Avalanche라는 현상이 그 비선형 현상을 만들어 낸다.

    Avalanche현상은 첫번째 글에서 설명했듯이 하나의 광자가 만들어낸 전자가 여러개의 전자로 증폭되는 과정을 말한다. 즉, 여기서의 Gain은 바로 이 상황에서 몇배로 증폭하느냐 하는 배율을 뜻한다. APD 자체를 하나의 축전기로 생각했을 때, 충전된 전압은 충전된 전하량에 비례한다. 즉 Gain이 100이라고 한다면 1개의 전자가 나타났을 때 100개의 전자로 증폭된다는 뜻이 된다. 물론 이 값이 클수록 더 큰 신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Gain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APD에 인가하는 전압을 높이면 된다. Avalanche 과정이 더 잘 일어나기 때문에 전자가 더 많이 만들어 진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잡음 신호도 같이 커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Effective area

    유효면적은 APD의 “크기”라고 부를 수 있는 값이다. 유효 면적이 크다면 당연히 더 많은 광자를 받을 수 있으므로 APD의 효율이 좋아진다. 하지만 축전기로서 용량이 커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일단 중요한건 적당히 큰 유효 면적을 선택해서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다.

    Breakdown voltage

    Breakdown voltage는 유전파괴가 일어나는 한계 전압이다. Avalanche 현상은 전자와 양공 쌍이 나타났을 때 그 신호가 증폭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시작은 빛에 의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빛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APD의 작동에 방해를 할 뿐이며 실제 신호와 아무 관련이 없다. 만약 역전압이 작게 걸려 있다면 전자와 양공 쌍이 우연히 나타나서 신호의 수준으로 증폭할 확률이 작을 것이다. 하지만 역전압이 너무 큰 경우에는, APD 내부에 존재하는 반도체가 유전파괴를 일으킨다. 유전파괴는 전자가 외부의 강한 전기장에 의해서 자기가 갇혀 있던 퍼텐셜 우물을 벗어나 도망치는 현상이다. 물론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APD의 특성상 그 신호가 증폭되면서 신호가 멈추지 않게 된다. 그리고 만약 그 신호가 너무 크다면 APD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다음 글에 계속…)

  • Avalanche photodiode 스펙 보기(3)

    이어서 양자 효율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다.

    Quantum efficiency

    이것은 아주 간단한 개념이고, 위에서 설명한 스펙트럼에 대한 민감도와 관련이 있는 양이다. QE는 간단히 말하면, 들어온 빛 중에서 몇%나 전류로 변환되었는가에 대한 값이다. 특히, 들어온 광자의 수와 방출된 전자의 수의 비율을 뜻한다. 가령 QE가 50%라는 것은 100개의 광자가 들어왔을 때 내놓는 전자의 수가 50개라는 뜻이다. 물론 아주 좋은, 이상적인 PD의 경우 100%겠지만, 반도체 내부의 여러 사정이 있기 때문에 100%의 QE는 불가능하다.

    QE는 내부QE(Internal QE, IQE)와 외부 QE(External QE, EQE)로 구분되는데,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EQE는 외부에서 들어온 빛 전체에 대해서 전자로 변환된 효율을 말하며, 통상적으로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QE가 된다. IQE는 흡수된 광자에 대해서 전자로 변환된 효율을 말하며, 반사되거나 투과한 광자는 빼고 계산한다. 당연히 IQE는 EQE보다 높다.

    만약 단일 광자 하나하나를 측정해야 하는 경우, 대체로 APD를 많이 쓰는데, 이런 경우에는 QE가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수가 있다. 왜냐하면 광자가 몇개 없으니까 놓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그래도 80%에 달하는 QE가 나오는 APD가 있지만, 근적외선 영역(1550nm대역)에서는 잘해야 25%정도가 최선의 QE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초전도체 나노선 PD(Superconducting Nanowire Single photon detector, SNSPD)의 경우 근적외선 영역에서도 80%라는 이야기가 있다.

    http://www.scontel.ru/products/sspd/

    SNSPD는 APD랑은 다른 원리를 이용하며, 물론 초전도체를 사용하므로 반도체를 사용한 APD와는 특성이 다르다.

    자신이 해야 하는 실험에서 필요한 QE가 얼마여야 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특히, Loop-hole free Bell measurement를 하기 위해서는 높은 QE가 필요하다. 그 외에도, 고속/장거리 양자 암호키 분배를 위해서도 당연히 QE가 높은 PD를 쓰는 것이 좋다.

    이제 글이 길어지면서 한번에 길게 쓰기보다는 항목별로 쪼개서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한번에 한 항목만 쓰도록 하겠다. 다음 글에 계속…

  • Avalanche photodiode 스펙 보기 (2)

    그럼, 지난 글에서 예고한대로 APD의 스펙을 어떻게 보는지 살펴보자.

    그림은 https://www.hamamatsu.com/resources/pdf/ssd/si_apd_kapd0001e.pdf 에서 따왔다.

    Spectral response, spectral response range

    스펙트럼 응답과 스펙트럼 응답 범위는 가장 먼저 봐야 하는 스펙이다. 어느 제품이 어떤 타입에 해당되는지는 소자에 따라 다르므로 여기서는 이 그래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보도록 하겠다.

    가로축에는 파장이 써 있고 세로축에는 광민감도가 써 있는데, 광민감도의 단위를 보면 와트당 암페어(A/W)이다. 가령 특정 파장에서 40 A/W의 광민감도를 갖는다면, 그 APD는 1W의 빛이 들어갔을 때 40A의 전류가 흐른다는 뜻이다. 물론 1W씩이나 되는 강한 빛을 쪼이면 APD가 홀랑 타버리므로 그러지 말자. 대체로 APD는 1mW정도가 최대 사용 광도이다. 이보다 더 강한 빛을 쪼이면 APD가 홀랑 타버릴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Damage threshold를 참고하도록 하자. 아무튼, 이 그래프에서 주로 봐야 하는 것은 자신이 주로 사용할 대역에서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아야 한다. 가령, 위의 그래프에서 검정색 NIR타입의 APD는 약 980nm정도에서 최대 민감도를 갖는데, 그래도 그래프를 그려둔 곳은 400nm에서 1200nm까지 그려놨다. 즉, 사용이 되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적은 노이즈로 주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은 아무래도 800~1050nm정도의 영역이 될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스펙트럼 응답 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APD를 만드는데 사용한 반도체가 어떤 물질이냐이다. 보통 Si를 쓰는 경우 가시광선 영역에서 좋은 효율을 나타내고, InGaAs(인듐-갈륨-비소)를 쓰는 경우 근적외선 영역에서 좋은 효율을 나타낸다는 점을 알아두자.

    Sensitivity & Response speed

    민감도Sensitivity는 빛에 얼마나 잘 반응하느냐이다. 응답속도Response speed는 얼마나 빨리 반응하느냐이다. 민감도는 앞에 나온 스펙트럼 응답률과 뭐가 다른가? 일단 단위가 다르다(!) 스펙트럼 응답률은 A/W이고 민감도는 V/W다.

    다들 알겠지만, A는 전류의 단위이고 V는 전압의 단위이다. 그렇다면 PD에 빛이 들어왔을 때 생기는 것은 전류인가? 전압인가? 답은 ‘전류’이다. 광전효과에 의해 물질에서 튀어나오는 것은 전자이고, 전자가 흘러가는 현상을 우리는 전류라고 부른다. 그럼 위에 나온 스펙트럼 반응 곡선 얘기 아니던가? 맞다. 그렇다면 여기서 전압이 튀어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류는 흘러야만 전류가 되기 때문이다. 전류가 흐른다면, 그 방향에는 반드시 전기장이 존재하며, 따라서 전압이 존재한다. 이 관계는 V=IR이라고 쓰고 옴의 법칙이라고 읽는 그 공식으로 나타난다. 즉, 만약 같은 전류가 흐르는데 전압이 작다면 PD의 저항이 작다는 뜻이다. 음, 그 사실이 엄청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는 걸 알 수 있겠다.

    그럼 여기에 응답 속도는 왜 관여하는가? 응답속도는 PD가 전류 소자이기도 하지만 축전기Capacitor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다들 알다시피 교류 회로에 축전기가 연결되면 축전기는 저항 처럼 작용한다. 정확히는, 저항은 아니지만 전류 흐름에 간섭해서 전류와 전압 사이의 위상 관계를 바꾼다. 그렇게 바꾸는 이유는 교류에 축전기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데, 그렇게 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충전과 방전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 축전기는 현실에 없다!

    자, 생각해보자. 축전기의 용량이 크다면 축전기를 완전히 충전시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같은 양의 전하가 충전되더라도 그 전압이 작다. 우리에게는 Q=CV라는 공식이 있다. Q가 같아도 C가 크면 V가 작다. 방금 두가지 사실을 이야기했는데, 용량이 크면 충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과, 용량이 크면 전압이 작아진다는 것이다.

    전자회로에서 어떤 신호의 검출은 모두 전압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앞에서 광전효과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 전류라고 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전류 역시 전압으로 변환해야 우리가 측정할 수 있다. 전류를 전압으로 변환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축전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축전기를 이용하여 전류를 축전기에 충전하면 그 크기는 전압으로 나타난다. 특히, PD의 작동원리에서, 광전효과에 의해서 전자가 생성된다면 생성되는 전자의 수는 PD에 들어온 광자의 수와 관련이 있다. 아주 좋은 PD라고 하더라도 광자의 수 만큼의 전자가 흘러들어올 것이다. 그럼 그 전자를 축전기에 모두 충전한다면, 그만큼의 전압이 신호로 나타나게 된다. 그것도 Q=CV에 의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그 축전기는 어디에 있는가? 물론 PD를 연결한 회로의 다른 부분에 추가적인 축전기를 달아줄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PD는 그 자체로 축전기가 된다. 전류가 잘 흐르는 도체라면 양 극단에 전기장이 발생되자마자 자유전자가 흘러서 곧바로 방전되어 버리므로 축전기로 작동하지 않겠지만, 반도체는 그렇게까지 전류가 잘 흐르지는 않는다. 따라서 양 극단에 전기장이 발생된 후 방전될 때 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동안 축전기로 작용하게 된다. 그 시간동안 축전기로 작용할 때의 전기 용량 C가 PD의 반응속도를 결정하게 된다. C가 작으면 금방 충전하고, 금방 방전되므로 반응이 빠르다.

    Q=CV이고 V=IR이다. 그리고 반응속도는 RC에 비례한다. 빛이 짧은 순간동안 들어왔을 때 얼마나 잘 반응하는가는 RC의 값에 따라 달라지는데, R이 작다고 해 보자. R이 작은 경우 전류가 잘 흐르므로 금방 방전되어 버린다. 따라서 반응이 빠르지만, 금방 방전되므로 전압이 커지지 못한다. 그럼 R을 그대로 두고 C를 작게 만들어 보자. C가 작아지면 최대로 충전할 수 있는 전하량인 Q가 작아진다. 그렇게 되면 이번엔 쉽게 충전 용량이 넘쳐버리는, 즉 쉽게 타버리는 PD가 만들어진다. C는 함부로 작게 할 수 없다. 따라서 빠른 PD와 신호가 큰 PD는 서로 양보할 수밖에 없는 관계가 형성된다. 물론 둘 다 필요하다면 최대로 측정할 수 있는 빛의 세기를 약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음 글에서 계속…)

  • Avalanche photodiode 눈사태 광검출기(1)

    Avalanche photodiode는 광학 연구에서 사용되는 중요한 전자부품중의 하나이다. 대표적인 업체의 링크를 걸어두었으니 사고 싶으면 아래 홈페이지에서 알아보고 주문하면 된다.

    http://www.hamamatsu.com/jp/en/4003.html

    https://www.edmundoptics.com/testing-detection/detectors/avalanche-photodiodes/

    줄여서 APD라고 하는데, 광자 1개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중의 하나다. 광자 1개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단광자 검출기(Single photon detector, SPD)라고 부르는데, 그중 특별히 APD를 갖고서 Single photon avalanche detector(SPAD)라고 부르기도 한다. SPD에는 APD만 있는 것은 아니고, 광전증배관(Photo-multiplier tube, PMT)이나 Micro-channel plate(MCP)등이 있다. 다들 각자의 쓰임새와 전문분야가 있는데, 오늘은 그중 APD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Avalanche photodiode에서 Avalanche는 “눈사태”라는 뜻이다. 그야말로 눈사태가 일어나듯이 전자의 증폭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참고로 한국어 위키백과에는 “전자사태 광다이오드”라고 나와 있으므로 참고하도록 하자.

    일단 APD도 PD의 일종이므로 photodiode가 어떻게 신호를 만들어내는지 알아야 하는데, 사실 어려울 것은 없다. PD는 일단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diode이다. diode는 2가지 종류의 반도체로 구성되는데, 그 기반이 되는 반도체 물질은 같지만 한쪽은 양공(hole)이 많은 p형 반도체이고, 다른쪽은 전자(electron)가 많은 n형 반도체로 되어 있다. 즉, p-n 접합이 되어 있다. p-n접합이 되어 있는 반도체는 전압이 어느 방향으로 걸리게 되느냐에 따라 저항이 달라지는데, p형에 높은 전압이 걸리면 전류가 잘 흐르고(=저항이 작고, 정방향) 반대로 n형에 높은 전압이 걸리면 전류가 잘 흐르지 않는다(=저항이 크다, 역방향). 그리고 그러다가 n형에 너무 높은 전압이 걸리면 절연 파괴 현상이 일어나서 전류가 오히려 잘 흐르는 현상이 나타난다.(Breakdown)

    PD의 작동은 역방향의 전압이 걸리는 상황이 필요하다. 역방향의 전압이 걸려 있다는 뜻은 p형 반도체에 낮은 전압이 걸려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양공이 p형 반도체를 향해 달려가야 하지만 p형 반도체에는 이미 양공이 많이 존재 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기가 어렵다. 즉, 전압은 걸려 있지만 전류가 흐르지 않는 이제, 이 상황에서 다이오드에 빛이 들어간다고 해 보자. 빛이 다이오드에 들어가면, 특히 그중에서도 반도체의 띠틈(bandgap)보다 큰 에너지를 가지는 빛이 다이오드에 들어가면, 반도체 내부의 어느 적당한 지점에서 흡수된 빛은 전자와 양공의 쌍을 만들어 낸다. 방금 말했듯이, 빛이 들어가기 이전의 반도체 내부에는 전류가 흐르지 않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전자와 양공이 하나도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빛이 흡수되면서 만들어 낸 전자와 양공은, 그 원인이야 어쨌든 “반도체 내부에 존재하는” 전자와 양공이다. 따라서 전압을 따라서 흘러갈 수 있고, 이것은 다이오드에서 전류로 나타난다. 이 전류는 빛이 더이상 흡수되지 않게 되면 새로운 전자와 양공이 생성되지 않으므로 멈추게 된다. 또한, 빛의 세기가 셀 수록 전자와 양공의 쌍이 더 많이 생성되므로 더 큰 전류가 흐르게 된다. 즉, 전류의 세기와 빛의 세기는 비례한다. 같은 전압에서 전류의 크기는 저항을 결정하게 되므로, 간단한 브릿지 회로를 꾸며서 이 다이오드의 저항을 결정하면 우리는 이 다이오드에 들어온 빛의 양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 그럼 이제 APD의 작동을 알아보자. APD는 좀 더 강한 역전압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작동한다. 사실 위에서 PD가 적당한 역전압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작동한다면, 빛이 약해서 전자와 양공이 몇개 생기지 않는 상황에서는 전자와 양공이 양 극단으로 끝까지 달려가지 못하고 다시 되돌아와서 재결합되어 버린다. 우리가 원하는 APD의 작동은 단 1개의 전자-양공 쌍이라 하더라도 끝까지 가서 전류로 흘러줘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더 강한 역전압이 걸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또다른 부작용이 나타나는데, 그것이 바로 이 다이오드에 붙은 이름에 포함된 avalanche라는 현상이다.

    눈사태는 아주 작은 눈덩어리가 톡 떨어지면서 산 전체를 뒤흔드는 엄청난 눈의 흐름으로 전개되는 과정이다. 연쇄작용(Chain-reaction)이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하나의 전자가 역전압에 의해 달려가면서 에너지를 얻게 되고, 그 에너지를 갖고 다른 전자와 충돌한다면 전자의 수가 2배로 늘어난다. 그렇게 늘어난 전자들은 또 달려가면서 에너지를 얻게 되고, 이 과정을 반복해서 전류에 참여하는 전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 결과 우리는 큰 전류를 얻게 되는데, 이 때 대략 100배 정도로 전자가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전자 1개에 대응하는 광자 1개라 하더라도 우리가 측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상황은 광자 1개라도 검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세가지 문제를 발생시킨다. 하나는 열에 의해서 전자-양공 쌍이 생성되는 현상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럼 우리가 원하지 않는 신호가 생성되므로 신호에 잡음이 끼게 된다. 물론 이 현상은 역전압을 줄이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그렇게 되면 APD로 써먹지 못하게 되므로 의미가 없다. 온도를 낮춰서 해결해야만 한다.

    두번째 문제는 광자 1개가 들어온 것과 여러개가 들어온 것이 구분이 안된다는 점이다. 광자 여러개가 들어왔을 때에도 전자-양공 쌍이 생기는데, 초반에 몇개의 쌍이 있든지 상관 없이 최종적으로 나타나는 전류의 세기는 비슷하기 때문에 사실 Single photon detector는 few photon detector라고 해야 좀 더 과학적으로 올바른 표현이 된다.

    세번째 문제는 빛이 들어오지 않게 된 이후에 전자-양공이 모두 흘러서 전류가 더이상 흐르지 않게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 시간 동안 만약 광자가 다시 들어온다면 두번째 문제에서 지적한 것과 마찬가지로 광자가 1개인지 여러개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므로, 일단 신호를 얻었다면 역전압을 꺼서 더이상 전류가 흐르지 않을 때 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이 시간을 죽은 시간(Dead time)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Afterpulse라는 현상도 있다. 이것은 앞에서 전자-양공 쌍이 생성된 후, 다 흘러가지 못하고 반도체 내부에 남아있다가 다시 역전압이 걸렸을 때, 그 때 가서야 흐르기 시작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것은 처음에 나타난 큰 펄스 직후에 작게 뜨는 신호로 나타난다.

    이제 APD의 작동 원리를 알아봤으니, 다음 글에서는 스펙을 보고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 쌍대성과 불확정성

    지난 글에서 쌍대인 관계에 있는 변수들 사이에서는 불확정성 관계가 성립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http://melotopia.net/b/?p=9218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

    푸리에 변환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일단 이렇게 살펴보자. 가령 파라미터를 x라고 잡는다면, x의 주기에 해당하는 k가 존재하여 x와 k 사이에는 불확정성 관계가 성립한다.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 x를 나타내는 연산자는 x그 자체이고, 같은 공간에서 k를 나타내는 연산자는 d/dx가 되어서 x와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양자역학에서 포괄적으로 보면 두 연산자 사이의 교환법칙이 성립하느냐 아니냐가 불확정성 관계가 있느냐 아니냐를 정하는 원인이다. 위의 이야기와 같이 생각해 본다면, 어떤 두 연산자 사이에 쌍대 관계가 성립한다면 반드시 그 두 연산자는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대체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

    양자역학에서 연산자들은 그 자체로 벡터 공간을 이룬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Lie algebra라는 대수적 구조를 갖는데 그렇게까지 어렵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 여기서 쌍대성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벡터공간에서 그 벡터공간에 대응되는 쌍대공간을 찾아내려면 그 벡터에 대해서 선형 범함수(Linear functional)를 찾아내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선형 범함수란 벡터공간의 원소로부터 실수를 하나 가져다 주는 연산이 된다. 가령,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3차원 벡터 공간의 벡터 v에 대해서는, “어떤 벡터 w를 가져다가 내적하는 연산”이 쌍대인 벡터가 되고, 이런 연산들을 모아둔 공간이 쌍대공간으로 구성된다. 물론 쌍대공간은 벡터공간이다. 그리고 쌍대공간의 쌍대공간은 원래의 벡터공간이다.

    양자역학에서 사용하는 상태공간인 힐베르트 공간 역시 그 쌍대를 갖고 있는데, 브라 공간과 켓 공간이 바로 그 예가 된다. 그 둘은 서로 쌍대인 공간이 된다. 이 공간에 작용하는 연산자가 양자역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그 연산자들이다. 가장 유명한 연산자 중 하나인 사다리 연산자 A와 A+를 생각해 보자. 여기서 A는 소멸 연산자이고 A+는 생성 연산자이다. 기호가 어색하겠지만 그렇다 치자. A와 A+가 있을 때, 둘 사이에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둘은 쌍대인가? 그렇다. 어떻게 쌍대인가? A가 켓 공간에서 소멸 연산자로 작용한다고 하면, A+가 켓 공간에 작용할 때는 생성 연산자겠지만 A+를 브라 공간에 적용하면 소멸 연산자로 작용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연산자의 쌍대는 이런 의미에서 쌍대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x와 k연산자에서도 마찬가지 관계가 성립하는데, 만약 위치 공간인 x에 대해서 파동함수를 나타냈다면 k연산자는 d/dx가 된다. 반대로, 그의 쌍대공간인 주파수 공간 k에 대해서 파동함수를 나타냈다면, x연산자가 반대로 d/dk로 변신한다. (참고로 이 관계는 사다리 연산자인 A와 A+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성립한다.)

    자, 이야기의 본질로 돌아와 보자. 어째서 쌍대인 연산자들 사이에서는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것일까? 물론 예외는 많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항등 연산자(Identity)의 경우 쌍대인 연산자가 자기 자신이므로 교환법칙이 성립한다. 또한, 자기 수반 연산자(Self adjoint operator)의 경우에도 쌍대인 연산자가 자기 자신이므로 교환법칙이 성립한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봐야 한다. 자기 수반 연산자가 아닌 연산자들은 그 쌍대 연산자와 절대로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가?

    어떤 연산자 B가 B=B+인 경우는 둘이 교환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이 자명하므로, 그 역으로 B가 B+와 교환법칙이 성립한다면 B=B+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증명하면 위의 이야기가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어떻게 증명하지? (다음에 이어서…)

  • 스나크 사냥(5) – 제 3절 “제빵사의 이야기”

    THE BAKER’S TALE.

    이제 제 3절이다. 제빵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They roused him with muffins–they roused him with ice–
    They roused him with mustard and cress–
    They roused him with jam and judicious advice–
    They set him conundrums to guess.

    선원들이 기절한 제빵사를 깨우려고 여러가지 일을 해봤는데, 머핀, 얼음, 머스타드, 냉이, 잼, 그리고 상황에 맞는 조언도 해봤다. 심지어 수수께끼까지 내 봤다.

    When at length he sat up and was able to speak,
    His sad story he offered to tell;
    And the Bellman cried “Silence! Not even a shriek!”
    And excitedly tingled his bell.

    어쨌든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앉아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 때 종지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닥치라고 하면서 종을 울려댔다.

    There was silence supreme! Not a shriek, not a scream,
    Scarcely even a howl or a groan,
    As the man they called “Ho!” told his story of woe
    In an antediluvian tone.

    아무튼, 그래서 침묵이 흘렀다. 비명도, 신음도, 아무 소리도 없다. 제빵사는 고전적인 음색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My father and mother were honest, though poor–”
    “Skip all that!” cried the Bellman in haste.
    “If it once becomes dark, there’s no chance of a Snark–
    We have hardly a minute to waste!”

    “제 엄마랑 아빠랑 가난했지만 성실했었죠.”라고 말하자 종지기가 재촉하면서 “그건 넘겨!”라고 외혔다. “일단 밤이 되면 스나크를 잡을 기회는 없습니다. 그래서 한순간도 낭비할 수 없었습니다”

    “I skip forty years,” said the Baker, in tears,
    “And proceed without further remark
    To the day when you took me aboard of your ship
    To help you in hunting the Snark.

    그러면서 제빵사는 울면서 “난 40년치를 뛰어넘었어요. 그리고 스나크를 잡겠다는 당신을 돕기 위해 당신의 배에 당신이 나를 태우던 날의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게요”

    이 부분의 문장이 좀 복잡한데, I proceed가 주어와 동사이고 그 뒤는 전부 부사구문이다. 그리고 3번째 줄에서 부득이하게 운율이 깨져있다.

    “A dear uncle of mine (after whom I was named)
    Remarked, when I bade him farewell–”
    “Oh, skip your dear uncle!” the Bellman exclaimed,
    As he angrily tingled his bell.

    제빵사가 “우리 삼촌한테 작별을 고할 때”까지만 말했는데 종지기가 열받은 듯이 맹렬히 종을 때려대며 “니 삼촌 얘기는 건너 뛰고!”라고 외쳤다.

    “He remarked to me then,” said that mildest of men,
    “‘If your Snark be a Snark, that is right:
    Fetch it home by all means–you may serve it with greens,
    And it’s handy for striking a light.

    그래서 제빵사가 다시 이어갔다. “삼촌이 나한테 알려주기를, 만약 너의 스나크가 진짜 스나크라면, 모든 방법을 통해서 그놈을 끄집어 내라. 그리고 풀을 뜯어 줘야 하고, 빛으로 때려서 손에 넣어라”

    “‘You may seek it with thimbles–and seek it with care;
    You may hunt it with forks and hope;
    You may threaten its life with a railway-share;
    You may charm it with smiles and soap–‘”

    넌 그걸 골무로 찾을 수도 있고, 조심해서 찾아라, 그리고 포크와 희망으로 사냥할 것이고, 기찻길로 위협할 수도 있꼬, 웃음과 비누로 축복할 수도 있다. (뭔소린지 모르겠는건 나도 마찬가지다.)

    (“That’s exactly the method,” the Bellman bold
    In a hasty parenthesis cried,
    “That’s exactly the way I have always been told
    That the capture of Snarks should be tried!”)

    여기에 종지기가 “그래 그게 맞아!”라고 강조하면서 외쳤다. “그게 바로 내가 스나크를 잡을 때마다 들었던 방법이야”라고 외쳤다.

    “‘But oh, beamish nephew, beware of the day,
    If your Snark be a Boojum! For then
    You will softly and suddenly vanish away,
    And never be met with again!’

    하지만 조카야, 조심해라. 만약 너의 스나크가 부줌이라면, 그땐 넌 아마 갑자기 사라져버릴 것이고, 우리는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될 것이야.

    “It is this, it is this that oppresses my soul,
    When I think of my uncle’s last words:
    And my heart is like nothing so much as a bowl
    Brimming over with quivering curds!

    이것이야말로 내 영혼을 짓누르던 그것이야. 내가 우리 삼촌의 마지막 유언을 생각할 때, 내 심장은 마치 흔들리는 젤리를 가득 채워서 흔드는 것 처럼 덜덜 떨렸었거든.

    “It is this, it is this–” “We have had that before!”
    The Bellman indignantly said.
    And the Baker replied “Let me say it once more.
    It is this, it is this that I dread!

    종지기는 맹렬하게 다시 외쳤다. “이거야, 이거. 우리가 이전에 알았던 것!” 그리고 제빵사가 “한번만 더 말할게요. 이것이 바로 내가 무서워 하던 그것이요”

    “I engage with the Snark–every night after dark–
    In a dreamy delirious fight:
    I serve it with greens in those shadowy scenes,
    And I use it for striking a light:

    매일 밤 어둠이 지면 난 스나크를 잡겠다. 꿈속에서라도! 풀을 먹여서 봉사하고 그걸 빛을 때리기 위해 쓰겠다.

    “But if ever I meet with a Boojum, that day,
    In a moment (of this I am sure),
    I shall softly and suddenly vanish away–
    And the notion I cannot endure!”

    하지만 내가 만약 부줌을 만나게 된다면, 그날, 어느 순간에, 확실히, 난 반드시 갑자기 사라져 버릴 것이고, 내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 스나크 사냥(4) – 제 2절 “종지기의 연설”

    THE BELLMAN’S SPEECH.

    이제 2절이다. 배의 선장을 맡고 있는 종지기가 뭐라고 말한다.

    The Bellman himself they all praised to the skies–
    Such a carriage, such ease and such grace!
    Such solemnity, too! One could see he was wise,
    The moment one looked in his face!

    종지기는 그들이 모두 하늘에 기도하라고 했다. 경건하게, 우아하게, 엄숙하게. 사람들은 그의 얼굴에서 그가 현명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He had bought a large map representing the sea,
    Without the least vestige of land:
    And the crew were much pleased when they found it to be
    A map they could all understand.

    종지기는 바다를 나타내는 큰 해도를 샀는데, 최소한의 땅의 흔적조차 없었다. 선원들은 그 해도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뻐했다.

    “What’s the good of Mercator’s North Poles and Equators,
    Tropics, Zones, and Meridian Lines?”
    So the Bellman would cry: and the crew would reply
    “They are merely conventional signs!

    메르카토르의 북극과 적도와 회귀선과 지역과 자오선이 뭐가 좋은가? 종지기의 이 질문에 선원들은 “그것들은 그저 기호일뿐!”이라고 대답했다.

    “Other maps are such shapes, with their islands and capes!
    But we’ve got our brave Captain to thank”
    (So the crew would protest) “that he’s bought us the best–
    A perfect and absolute blank!”

    다른 지도들은 섬이나 곶같은 모양이 표시가 되어 있지만. 우리에게는 우리의 용감한 선장이 있다. 그리고 이 선원들은 그 선장이 최고이고, 완벽하고, 절대적으로 빈 종이인 그 해도를 사줬다는 점에 감사하고 있다.

    위의 그림이 바로 그 선장이 사줬다는 해도이다. 바다의 모습을 완벽하게 잘 나타내고 있다.

    This was charming, no doubt: but they shortly found out
    That the Captain they trusted so well
    Had only one notion for crossing the ocean,
    And that was to tingle his bell.

    이 부분은 문장이 좀 복잡하다. they shortly found out은 그들이 곧 알아챘다는 뜻인데, 그들이 알아챈 것이 두가지다. 이게 두가지라는 것은 뒤의 and 다음에 that이 있기 때문에 알 수 있다. that 이하의 사실에 관한 두가지를 알게 된 것이다. 하나는 선장이 바다를 건너는 것에 대해 딱 하나밖에 모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게 바로 종을 울리는 것이라는 점이다. 선장이 항해에 대해 아는 것은 그냥 종 울리는게 전부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선장을 믿었다. (망한듯)

    이 문단과 다음 문단에서는 운율이 잠시 바뀌는데, 2행과 4행은 그 행의 끝에서 운율이 맞아 있지만, 1행과 3행은 따로 운율을 갖고 있다. 즉 doubt-out, notion-ocean, grave-gave, staroard-larboard로 행마다 다른 운율을 맞췄다. (사실 이렇게 바뀐건 여기서 처음 나온게 아니라 이미 1절에서도 나왔었다. 그냥 내가 해설 쓰다가 좀 늦게 발견했을 뿐이다.)

    He was thoughtful and grave–but the orders he gave
    Were enough to bewilder a crew.
    When he cried “Steer to starboard, but keep her head larboard!”
    What on earth was the helmsman to do?

    종지기는 생각이 깊고 진지했는데, 하지만하지 그가 내리는 명령은 선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여기서, enough to가 나오는데 그건 “그렇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뜻이다. 무슨 명령이냐면, 그가 “키는 우현으로, 근데 방향은 좌현을 유지하도록!”이라고 명령인데, 그럼 대체 조타수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건가.

    Then the bowsprit got mixed with the rudder sometimes:
    A thing, as the Bellman remarked,
    That frequently happens in tropical climes,
    When a vessel is, so to speak, “snarked.”

    그럼 방향타와 돛대가 뒤섞이는데, 열대지방에서는 자주 있었다. 종지기가 강조했는데, 사람들은 그때 그 배가 “스나크됐다”고들 한다.

    But the principal failing occurred in the sailing,
    And the Bellman, perplexed and distressed,
    Said he had hoped, at least, when the wind blew due East,
    That the ship would not travel due West!

    하지만 가장 중요한 실패는 항해중에 있었는데, 종지기를 가장 혼란스럽게 하고 당혹스럽게 한 것은, 바람이 동쪽으로 불고 있는데 배가 서쪽으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이다.

    이 부분의 문장은 좀 헷갈리게 되어 있는데, The bellman said가 주절이다. 즉, 그 종지기가 뭘 말했다. 뭐라고 말했냐면 he had hoped라고 했다. 그가 그런걸 바랐었다고 말한 것이다. 뭘 바랐냐면, 바람이 동쪽으로 불 때, 배가 서쪽으로 가지 않기를 바란 거이다.

    이 부분에서 but은 앞의 내용과 반대되는 내용이 이어진다는 부사로 쓰였고 중간의 and는 앞과 뒤의 문장을 이어주는 접속사이다.

    But the danger was past–they had landed at last,
    With their boxes, portmanteaus, and bags:
    Yet at first sight the crew were not pleased with the view,
    Which consisted of chasms and crags.

    어쨌든, 그렇지만, 그런 위험들은 다 과거에 있던 일이고, 왜냐하면 상륙해버렸으니까, 상자를 들고, 여행가방을 들고, 가방을 들고 상륙했으니까 괜찮다. 하지만 선원들은 첫눈에 그닥 기뻐하지 않았다. 아주 큰 균열과 바윗덩어리로 이루어진 모습을 보고서 그닥 기뻐하지 않았다.

    The Bellman perceived that their spirits were low,
    And repeated in musical tone
    Some jokes he had kept for a season of woe–
    But the crew would do nothing but groan.

    종지기는 선원들의 사기가 뚝 떨어진걸 보고, 다시 노래하듯이 반복했다. 몇몇 농담들이 문제의 기간동안 계속되었지만, 선원들은 그냥 낑낑댈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He served out some grog with a liberal hand,
    And bade them sit down on the beach:
    And they could not but own that their Captain looked grand,
    As he stood and delivered his speech.

    그래서 종지기는 자유로운 손에 칵테일을 좀 꺼내다가 선원들에게 해변에 앉으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그들의 대장이 대단해 보이도록 한 후 연설을 이어갔다.

    “Friends, Romans, and countrymen, lend me your ears!”
    (They were all of them fond of quotations:
    So they drank to his health, and they gave him three cheers,
    While he served out additional rations).

    친구들이여, 로마사람들이여, 시민들이여, 나에게 그대의 귀를 좀 빌려주시오 (이것들은 모두 인용한 것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의 건강을 위해 마시고, 세번 건배했다. 그가 추가로 식량을 내놓는 동안.)

    “We have sailed many months, we have sailed many weeks,
    (Four weeks to the month you may mark),
    But never as yet (’tis your Captain who speaks)
    Have we caught the least glimpse of a Snark!

    우리는 여러달동안 항해해왔고, 우리는 여러주동안 항해해왔다(한달이 4주인건 알고 있겠지) 하지만 아직 (그들의 선장이 말하고 있듯이) 우리는 아직 스나크는 그 그림자도 잡지 못했다.

    “We have sailed many weeks, we have sailed many days,
    (Seven days to the week I allow),
    But a Snark, on the which we might lovingly gaze,
    We have never beheld till now!

    우리는 몇주동안 항해했고, 우리는 며칠동안 항해해왔지(일주일에 7일을 내가 허락했다) 하지만 스나크는 우리가 그렇게 뒤져봤는데도 구경조차 못해봤다.

    “Come, listen, my men, while I tell you again
    The five unmistakable marks
    By which you may know, wheresoever you go,
    The warranted genuine Snarks.

    내 선원들아, 와서 좀 들어라. 다시한번 말할테니까. 알아두기만 하면 어디서든 진짜 스나크를 잡을 수 있는 다섯가지 표시가 있다.

    “Let us take them in order. The first is the taste,
    Which is meagre and hollow, but crisp:
    Like a coat that is rather too tight in the waist,
    With a flavour of Will-o-the-wisp.

    일단 맛을 봐라. 바싹 마르고 안이 비어있지만 바삭바삭하다. 도깨비불같은 맛이 난다. 허리는 졸라맸다기보다는 코트같다.

    “Its habit of getting up late you’ll agree
    That it carries too far, when I say
    That it frequently breakfasts at five-o’clock tea,
    And dines on the following day.

    늦게 일어나서 너무 멀리 가겠지. 내가 말할땐 다섯시 정각에 차를 마시고 아침을 먹고 저녁은 그 다음날 먹겠지.

    “The third is its slowness in taking a jest.
    Should you happen to venture on one,
    It will sigh like a thing that is deeply distressed:
    And it always looks grave at a pun.

    세번째로 농담을 이해하는데 느리다는 것이다. 그놈이랑 만났을 때, 당황스럽게 하려면 말장난을 걸어봐라. 되게 진지하게 생각할 것이다.

    “The fourth is its fondness for bathing-machines,
    Which it constantly carries about,
    And believes that they add to the beauty of scenes–
    A sentiment open to doubt.

    네번째는, 화장실을 끌고 다닌다는 것이다. 스나크는 그게 풍경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감성 터진다.

    “The fifth is ambition. It next will be right
    To describe each particular batch:
    Distinguishing those that have feathers, and bite,
    From those that have whiskers, and scratch.

    다섯번째는 야망이다. 한 무리에서 하나하나를 설명하는건 곧 하도록 하겠다. 깃털과 이빨을 갖고서 수염과 긁은것들로부터 구분할 수 있다.

    “For, although common Snarks do no manner of harm,
    Yet, I feel it my duty to say,
    Some are Boojums–” The Bellman broke off in alarm,
    For the Baker had fainted away.

    스나크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긴 하지만, 내가 말해야 하는 것은, 그중 어떤 것들은 부줌이라는 것이다. 여기까지 말했을 때, 종지기는 급히 말을 멈추었다. 제빵사가 기절했기 때문이다.

  • 스나크 사냥(3) – 제 1절 “상륙”

    Fit the First

    THE LANDING

    상륙
    “Just the place for a Snark!” the Bellman cried,
    As he landed his crew with care;
    Supporting each man on the top of the tide
    By a finger entwined in his hair.

    이제, 이 부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가 시작되는데, 잘 보면 두 줄마다 그 줄의 끝에서 각운이 맞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단 종지기(the Bellman)가 등장하는데, 종을 울려대는 사람이라는 뜻이므로 이 글에서는 배의 선장이나 대장이라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나는 그냥 종지기라고 부를 것인데, 글의 끝을 다 읽고 나면 결국 그가 하는 일이 종이나 울려대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자, 여기서 종지기가 외친 것은 “스나크를 찾기 위해서” 라는 뜻이다. the place 다음에 for로 전치사를 이어준 것은 “스나크가 있는 위치”를 찾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스나크의 위치”를 나타낸다면 왠지 of를 써야 할 것 같지만 the place of a Snark라고 하면 “스나크가 갖고 있는 위치”가 되어서 그 장소를 스나크가 소유한 것이 된다. 여기서 for를 쓴 것은 looking for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 다음, a Snark라고 쓴 것은 스나크가 어떤 종의 이름이고 특정 동물의 이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부정관사 a를 썼기 때문이다. 그 다음, 스나크의 철자 시작을 대문자S로 했다는 점에서 이것이 잘 알려진 어떤 것이 아니라 저자가 상정한 특수한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선원들을 상륙시키고, 각각의 선원들이 만조(the top of the tide)때에 상륙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시점에 종지기는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비비 꼬아대고 있다.

    “Just the place for a Snark!  I have said it twice:
    That alone should encourage the crew.
    Just the place for a Snark!  I have said it thrice:
    What I tell you three times is true.”

    여기서 스나크를 찾으라는 말을 두번이나 더 했다. 그래서 그는 “내가 세번 말한 것은 진짜다!”라고 강조한다.

    The crew was complete: it included a Boots—
    A maker of Bonnets and Hoods—
    A Barrister, brought to arrange their disputes—
    And a Broker, to value their goods.

    선원들은 완벽했는데, 원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B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다 들어가 있다. 일단 대장이 Bellman인데다가, Boots(신발 만드는 사람), Barrister(변호사), Broker(중개인, 도-소매상), Billiard-marker(당구 계수원), Banker(은행원), Beaver(비버저스틴 비버 말고)까지. 완벽하지 않은가?

    여기서 완벽하다는 뜻으로 complete를 사용했는데, 또다른 완벽하다는 단어인 perfect와는 좀 다르다. complete는 이것저것 잘 짜맞춰서 딱 떨어지도록 깔끔하게 완벽하다는 뜻이고, perfect는 어디 하나 흠잡을데 없는, 무결점으로 완벽하다는 뜻이다.

    A Billiard-marker, whose skill was immense,
    Might perhaps have won more than his share—
    But a Banker, engaged at enormous expense,
    Had the whole of their cash in his care.

    이어서 각 인물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쓰고 있다. 은행원은 비싼돈 주고 고용했는데, 그들의 현찰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There was also a Beaver, that paced on the deck,
    Or would sit making lace in the bow:
    And had often (the Bellman said) saved them from wreck,
    Though none of the sailors knew how.

    비버도 있는데, 갑판에서 걸어다니거나, 돛대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거나 하고 있다. 아무래도 얘는 B로 시작하는 완벽한 선원들을 구성하기 위해서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그리고 사람들을 난파된 상황에서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버가 도대체 사람들을 무슨 수로 구했는지는 선원들 중 아무도 모르는게 함정.

    이 사진을 보면 참 다양한 인물들이 배에 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정이 진지하다.

    There was one who was famed for the number of things
    He forgot when he entered the ship:
    His umbrella, his watch, all his jewels and rings,
    And the clothes he had bought for the trip.

    다양하게 유명한 사람도 하나 있는데, 이 사람은 배에 탔을 때 우산, 손목시계, 보석, 반지, 옷들을 분실했다.

    He had forty-two boxes, all carefully packed,
    With his name painted clearly on each:
    But, since he omitted to mention the fact,
    They were all left behind on the beach.

    그리고 드디어 42가 나왔다. 그가 42개의 잘 포장된 상자를 갖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그의 이름이 써 있었다. 문제는, 그 상자에 대한 이야기를 생략하는 바람에 그 상자들은 전부 다 해변에 남겨두고 배가 출발해 버린 것 같다. 안타깝다.

    The loss of his clothes hardly mattered, because
    He had seven coats on when he came,
    With three pairs of boots—but the worst of it was,
    He had wholly forgotten his name.

    옷을 잃어버린 것은 별 문제가 안됐다. 여기서 hardly가 hard랑 다르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옷을 잃어버린게 hard mattered였으면 되게 심각한 문제였겠지만 hardly matters는 문제가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어쨌든, 그게 별 문제가 되지 않은건 올 때 코트를 일곱개나 갖고 있었고, 신발도 세켤레나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건 별 문제가 아닌데, 진짜 최악인 것은 그가 자기 이름을 완전히 잊어먹었다는 뜻이다. 망했다.

    He would answer to “Hi!” or to any loud cry,
    Such as “Fry me!” or “Fritter my wig!”
    To “What-you-may-call-um!” or “What-was-his-name!”
    But especially “Thing-um-a-jig!”

    이 아저씨는 “이봐~” 라는 말이나 뭐 그 외에 아무말이나 크게 부르기만 하면 대답했다. 그 아무말에는 “날 튀겨줘”라든가 “내 가발을 튀겨보시지”같은 말이 있다. 아니면 “널-뭐-라-불-러-야-하-나”라든가 “이-름-이-뭐-더-라”같은 말에도 대답했다. 그중에서 특히 “안절부절 못하는 놈”이라고 부르면 좋아했다.

    While, for those who preferred a more forcible word,
    He had different names from these:
    His intimate friends called him “Candle-ends,”
    And his enemies “Toasted-cheese.”

    그중에서도 좀 더 강력한 말들을 예로 들자면, 사람마다 그를 다르게 불렀는데, 친한 친구들은 “초끝”이라고 불렀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구운 치즈”라고 불렀다.

    “His form is ungainly—his intellect small—”
    (So the Bellman would often remark)
    “But his courage is perfect!  And that, after all,
    Is the thing that one needs with a Snark.”

    종지기가 자주 강조했던 내용이긴 한데, 그는 볼품없고, 아는게 없긴 해도, 그래도 그의 용기는 완벽하다고 했다. 바로 그것이야말로 스나크를 만났을 때 다른 것들보다 꼭 필요한 바로 그것이다.

    He would joke with hyenas, returning their stare
    With an impudent wag of the head:
    And he once went a walk, paw-in-paw, with a bear,
    “Just to keep up its spirits,” he said.

    머리를 무례하게 까딱거리면서 하이에나랑 농담따먹기도 하고, 하이에나가 노려보는걸 받아치기도 하고, 곰이랑 같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걸어다닌 적도 있다. 이쯤 되면 모글리정도 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종지기가 말하기를 그런 그의 정신을 따르라고 한다.

    He came as a Baker: but owned, when too late—
    And it drove the poor Bellman half-mad—
    He could only bake Bridecake—for which, I may state,
    No materials were to be had.

    어쨌든 그 사람은 제빵사(Baker)로 왔다. 좀 늦었는데, 종지기가 그래서 반쯤 미칠뻔했다. 그가 만들줄 아는게 결혼식 케이크밖에 없었는데, 그걸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배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 망했다.

    The last of the crew needs especial remark,
    Though he looked an incredible dunce:
    He had just one idea—but, that one being “Snark,”
    The good Bellman engaged him at once.

    마지막 선원은 좀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있는데, 그가 비록 엄청나게 모자란 사람으로 보이긴 해도, 그가 딱 하나 생각하는게 있었는데 그게 바로”스나크”였다. 그래서 종지기가 단번에 그랑 계약한 것이다.

    여기서 look다음에 a dunce가 나오는데, look은 자동사이므로 like가 붙어있어야 맞겠지만 이 경우는 시적 허용으로 생략되었다.

    He came as a Butcher: but gravely declared,
    When the ship had been sailing a week,
    He could only kill Beavers.  The Bellman looked scared,
    And was almost too frightened to speak:

    그는 백정(butcher)으로 왔는데, 진지하게 선언하기를, 항해하는 동안 그는 오직 비버만 죽일 수 있다고 선언했다.

    사실 그럴수밖에 없는건 그 배에 탄 동물은 비버밖에 없으니까… 어쨌든 그 사실을 전해들은 종지기는 엄청 놀라서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But at length he explained, in a tremulous tone,
    There was only one Beaver on board;
    And that was a tame one he had of his own,
    Whose death would be deeply deplored.

    그래서 그 종지기가 떨리는 목소리로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배에 타고있은 비버가 딱 한마리뿐인데, 그리고 걔를 자기가 어떻게 길들였는데 아마 걔가 죽는다면 엄청 슬퍼할 것이라고.

    The Beaver, who happened to hear the remark,
    Protested, with tears in its eyes,
    That not even the rapture of hunting the Snark
    Could atone for that dismal surprise!

    그 비버가 그런 말을 듣고서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항의했다. 뭐라고 했냐면, 스나크를 잡는 기쁨조차도 그 미친짓에 속죄할 수 없을 거라고 항의했다.

    그림을 보면 비버가 옆에서 도끼를 갈고있는 사람의 눈을 피하고 있는걸 볼 수 있다.

    It strongly advised that the Butcher should be
    Conveyed in a separate ship:
    But the Bellman declared that would never agree
    With the plans he had made for the trip:

    그래서 비버는 간절하게 그 백정을 다른 배로 옮겨달라거 빌었다. 하지만 종지기는 그럴수 없다고 했다. 비버는 이제 망했나보다.

    Navigation was always a difficult art,
    Though with only one ship and one bell:
    And he feared he must really decline, for his part,
    Undertaking another as well.

    항해는 언제나 어려운 기술이다. 여기서 art는 기술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종지기는 그가 죽을거라는 사실에 두려워 했고 그래서 다른 일에 착수한 것이다.

    The Beaver’s best course was, no doubt, to procure
    A second-hand dagger-proof coat—
    So the Baker advised it—and next, to insure
    Its life in some Office of note:

    그래서 비버는 방검복을 갖다 입었다. 제빵사는 생명보험을 들으라고 했다. 예나 지금이나 보험사 영업사원은 친구에게 먼저 영업하는 모양이다.

    This the Banker suggested, and offered for hire
    (On moderate terms), or for sale,
    Two excellent Policies, one Against Fire,
    And one Against Damage From Hail.

    은행원이 제안하기를, 두가지 보험 상품이 있는데 하나는 화재보험이고, 다른 하나는 우박 보험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Yet still, ever after that sorrowful day,
    Whenever the Butcher was by,
    The Beaver kept looking the opposite way,
    And appeared unaccountably shy.

    그래서 아직도 그날 이후, 백정이 옆을 지나갈때면 비버는 항상 딴데를 쳐다보고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죽을수도 있으니까.

     

    일단 여기까지 1절의 해설이다. 영시라는 것이 당황스러운 문학이기는 해도 진정하고 차분히 읽어보면 어렵지 않다. 그럼 2절에서 계속…

  • 선거2

    히틀러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서 당선된 총통입니다. 다행히 아직 우리나라 대선 후보중에 히틀러급 인물이 보이지는 않지만. 글쎄요. 그 히틀러도 자기가 당선되기 전에는 히틀러가 될줄 몰랐을걸요? 국민도, 본인도, 전세계도.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을 뽑았다고, 자기가 응원하는 사람을 뽑지 않아서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을 뽑았다고, 그런 사람들 욕할건 또 뭡니까. 살다보면 세상에는 이명박, 박근혜가 꽤 괜찮은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거죠. 세상의 변화는 매우 느리다는걸 알아두시고,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아무런 방해없이 투표할 수 있는 세상이고 본인이 그렇게 투표를 했다는 것에 만족하세요. 미래는 현실이 되어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노무현도 이제와서 재평가되고는 있지만 당시에는 욕 많이 먹으면서 대통령 했어요. 누군가 어떤 그 사람이 당선되면 나라가 망할 것이 아무리 뻔한 미래라고 해도 그것이 대다수 국민의 뜻이라면 한번 망해볼수도 있는 거죠. 촛불 또 들면 됩니다. 물론 촛불을 또 들고 또 다시 천만명이 광장에 모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전략적 투표라는 쉬운길을 놔두고 왜 어려운길로 돌아가느냐 화를 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신은 국민 전체를 상대로 이길 수 없어요. 당신은 소중한 국민이지만 이 나라에는 그런 소중한 국민이 오천만명이나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으면 다시 설득에 들어가야겠죠. 아쉽고 서운해도 화를 낼 일은 아닙니다. 누구를 찍든, 주권자 국민이 주권을 행사했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렇게 당선된 대통령이라면, 맘에 들거나 들지 않거나 대통령입니다. 박근혜도 대통령이었어요. 물론 촛불을 들어야 하는 나쁜 대통령이었고, 탄핵될정도로 엄청나게 나쁜 대통령이었지만, 그가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이었다는 사실 그 자체를 부정할수는 없습니다.(댓글선동 부정선거 논란은 별론으로 합시다.) 만약 그렇게 나쁜 대통령이 또 뽑힌다면, 그걸 또 광장에 모여서 또 다시 탄핵해야 한다는 절망적 현실에 분노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천천히 진보합니다. 세상이 그런 일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성숙했다면 수천만명이 죽어갔던 세계대전이 두번씩이나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세상은 원하는 만큼 빠르게 변하지 않습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변해간다는 것에 만족하고,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뿐이죠. 사람들에게 특정 후보를 뽑으라고 말하고 설득하는 것은 좋지만, 그들이 그렇게 뽑지 않았다고 화낼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그건 그냥 설득에 실패한 것일 뿐이죠. 설득은 원래 어려운 거니까요. 화내지 말고 지치지 말고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며 행동하면 됩니다. 우리는 박근혜가 나쁜 대통령이라는 것을 2014년에 알았지만 탄핵은 2017년에나 가능했어요. 세상을 바꾸는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고, 그렇지만 변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전혀 변하지 않은 듯 싶어도 우리와 당신의 노력은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것을 믿고 세상을 더 많이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