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 Flying teapot

    작사, 작곡: 칸노 요코

    노래: 발렌틴 쿠포

    Sometimes I think, oh yes, I’d move to 때론, 생각해, 그래,
    Where all the shooting stars are gone 유성을 따라가고 싶어
    With all of our wishes 우리의 모든 소원과 함께
    How could they bear, oh no, to carry 아니, 대체 어떻게 그들은
    Around the stupid human hopes 바보같은 인간의 소원들을 이뤄주지?
    So I’m gonna help, I will! 돕고싶어, 정말로!

    Give me a key to lock 나에게 열쇠를 줘,
    The door to the secret paradise 비밀 낙원의 문을 잠근 열쇠
    There are so many queing up 길게 줄 서 있잖아
    And I won’t let them in 아무도 들여보내지 않을 거야
    Look at them 자, 봐,
    They are cheeky 건방진 자들,
    They are never worthy to be saved 아무도 구해줄 가치가 없어

    Sometimes I feel, oh yes, I could do 때론, 그래, 내가
    Almost everything I wanted 바라는 모든 걸 할 수 있을 것 같아
    And it makes me cry 그리고 그게 나를 울게 하지

    *Lay your heart, lay your soul 마음을, 영혼을,
    Upon my magic carpet 나의 마법 양탄자 위에 내려두고
    Now we are flying 이제, 우리 날고 있어, 금성을 향해
    To Venus just to kill some time for tea, ok? 차한잔 하면서 시간 때우려고, 좋아?
    Remember, surrender 기억해, 포기해
    There’s nothing you can do ’cause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Love’s such a joke 사랑은 작은 깜짝상자같이
    Like a little Jack-in-the-box, you know 장난같은거니까
    A little Jack-in-the box

    *Repeat

  • 요즘 근황

    2019년이 끝나갑니다…

    1. 살아있습니다. 어쨌든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2. 대학원 6년차인데. 아직 그럴듯한 결과가 없어서 힘듭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3. 마도서/금서의 수집 및 리뷰는 계속 하고 있습니다. 본업에 바쁘다보니 정리해서 올릴 시간이 없어요.
    4. 넷플릭스로 가끔 애니메이션 보는데 재밌네요. 어른이 되어서 좋은 점은 성인용(…) 상품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부분 같습니다.
    5. 어떻게든 될거라고 억지로 낙관하며 살고 있습니다.
    6. 글 중에 편집이 이상하게 되어서 읽기 불편한 글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고쳐두겠습니다.
    7. 쓰다가 만 글은… 더 읽고 싶으시면 역시 댓글을 달아주세요. 우선적으로 써 보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톰 브라이언 지음)

    마도서인가? – 거의 마도서급

    금서인가? – 금서지정

    이 책에 대해서 길게 떠들기 전에, 이 책의 장점 또는 좋은점 또는 긍정적인 부분을 먼저 몇 가지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은 친절한 설명과 상세한 참고문헌이다. 한국에서 나온 많은 마도서, 금서와 달리 이 책은 내용 구성도 잘 되어 있고 참고문헌도 잘 표시해서 궁금할 때 뭘 찾아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내용 구성이 잘 되어 있다고 해서 좋은 책이냐고 한다면 그건 아닌데, 책 내용 전체적으로 건강에 관심이 있고 염려가 된다면 자기네 웹 사이트에 와서 물건을 사 가고 정보를 얻어가라는 내용이 많이 있다. 이건 그냥 평범한 교양서에서 볼 수 있는게 아니라 상업 카탈로그에서나 하는 짓인데, 좀 심각하다. 이 책에서는 면역력을 키워서 질병, 노화, 치매를 극복하고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이 전부 맞는지 틀렸는지를 검증하기는 내가 전공이 아니다보니 능력 부족으로 못할 것 같다. 이게 다 헛소리면 100% 마도서 확정이고… 하지만 저자의 주장들이 전부 맞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금서로 지정되기에 부족함이 없는데, 너무 상업적이다. 자기 웹 사이트에서 물건 사라는 말이 이렇게 많이 나온 책은 처음 본다. 이걸 돈 받고 판다고? 홍보책자는 공짜로 뿌려야지!

    이 책에서는 전체적으로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여러가지 원인과 그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그 원인으로 밀가루, 설탕, 우유를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 이것들은 빵에 들어가는 재료다. 어쩌다가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빵을 먹지 말라는 것인데. 이 책에 따르면 이것들이 모르핀보다 10배나 높은 중독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85쪽, 95쪽, 97쪽). 그럼 국가에서 마약으로 지정했겠지. 기분이 안 좋아진다면 독약으로 지정했을 것이고.

    특히 저자가 글루텐에 대한 증오는 분노에 가까운데,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 뿐만아니라 뇌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밀가루를 끊으면 누구나 증상이 개선된다고 써 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대체로 통계나 역학조사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체험을 근거로 적혀 있다. 저자는 이쪽으로 관련해서 현지에서는 나름 유명인인 것 같고, 그럼 당연히 관련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겠지. 그럼 그 중에 검사에서 진단되지는 않았지만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이 갈 확률도 높을 것이고. 당연히 글루텐을 끊었을 때 좋아지는 사람들의 사례도, 빈도도 늘어날 것이다.

    이 책은 내용이 다 이런 식이다. 본인의 오랜 진단 경험을 근거로 이것과 저것이 나쁘다고 하는데, 특별히 그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글루텐에 민감하겠지. 그럼 뇌에 문제가 있고 그 이유를 못 찾으면 무조건 밀가루를 끊어야 하는가? 이 책의 내용에 따르면, 답은 ‘그렇다’

    11장에, 드디어 전자파의 위협에 대해서 나온다. 전자파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다룬 책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리뷰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리뷰에서 많이 이야기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전자기파의 위협에 대해서 방사선의 위험을 이야기하고나서 곧바로 전자파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뜨거운 물이 위험하니까 물은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런식이면 뭐든지 위험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전자기파가 다 위험하니까 전자기기를 최대한 멀리 떨어트려두고,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 물론 모든 전자기파는 모두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특정 진동수의 강한 전자기파가 인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자레인지 안에 고기를 넣고 작동시키면 고기가 익는다. 당연히 그 안에 사람을 넣고 돌리면 사람이 죽거나 다친다. 그렇다면 전자레인지의 전자기파는 매우 위험한가? 맞다. 그렇다면 전자레인지를 쓰면 안되는가? 아니다. 바로 이 점을 구분해야 한다. 특히, ‘전자파 차단’ 휴대전화 케이스를 쓰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물리학자로서 매우 코웃음을 칠 수밖에 없었다. 휴대전화는 기지국과 안정적인 통신을 하기 위해서 늘 통신상태를 점검하고, 기지국 신호가 약해지면 더 강하게 전파를 쏘고, 기지국 신호가 강해지면 더 약하게 전파를 쏜다. 인체의 건강을 배려한 조치일 수도 있지만, 이건 너무나도 당연하게 약하게 전파를 쏠 수록 배터리가 오래 버틸 것이고, 강하게 전파를 쏠 수록 통화 품질이 좋아질테니 전자공학 설계자들이 그 중간에서 타협한 결과물이다. 그럼 여기서 전자파 차단 케이스를 쓰면? 실질적으로는 전파가 약해진 효과가 나타나므로 휴대전화는 전파를 더 세게 발생시킬 것이고, 결과적으로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인체에는 더 악영향이 나타난다. 기본적인 공학의 원리를 생각하지 않은 부분이라서 이건 짚고 넘어가야 했다. 전자파가 걱정스러우면 전화기를그냥 꺼두자. 나에게 가끔이나마 오던 연락이 아예 안 온다는 것 외에는 별 일 안 생긴다.

    이 책에서 건질만한 메시지는 단 하나다. “운동 열심히 하자” 끝.

  • 양자에너지코칭

    오늘 알아볼 내용은 ‘양자 에너지 코칭(Quantum energy coaching, QEC)’이다. 바쁜 사람들을 위해서 간단히 말한다면, ‘양자(quantum, 퀀텀)’라는 단어가 들어간 상품은 거의 다 불신해도 좋다. 거의 다? 그렇다면 어떤 건 믿어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냥 전부 다 불신해도 된다. 양자 뭐시기 들어간 것은 아무 것도 믿지 마라.

    http://qecliving.com

    QEC는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뇌의 구조에 ‘물리적 변화’를 일으켜서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물리적 변화라는 것을 얼마나 엄밀한 의미로 사용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물리학에서 물리적 변화라는 용어는 물질의 상태 변화를 주로 말한다. 즉, 기체, 액체, 고체, 플라즈마 상태가 서로 변하는 것이 물리적 변화다. 여기에 원자핵의 변환, 온도의 변화, 부피의 변화, 위치와 속도의 변화 등이 물리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생각을 바꿨을 때, 실제로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뇌세포 사이의 연결구조의 변화다. 특히, 뇌세포가 다른 뇌세포에 전달하는 전기적 신호의 세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물리적 변화로 보기는 곤란하며, 화학적 변화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포인트1 – “QEC로 어떤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건강 문제, 정신적인 도전, 자존감 문제, 금전 문제, 대인 관계 문제 등등의 예를 들고 있다. 잠깐 이상한게 지나간 것 같다. ‘금전 문제’를 생각을 바꿔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아무리 내가 심리학, 심리치료, 정신건강의학 전공을 안 했다고 해도 이상한 주장으로 보인다. 생각을 바꾸면 뇌에서 물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그것이 금전 문제를 해결해준다? 돈을 만들어 주는 걸까?

    포인트2 “QEC가 즉시, 그리고 영원히 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서 평생 해온 습관이 즉시 사라지나요?” 라는 질문이 있다.

    자, 여기다가 무슨 대답을 하고 있냐면, 양자장론을 끌어오고 있다. 아원자 수준에서 바라보면 모든 물질은 순수한 에너지 상태라고 한다. 이건 물리학적으로 맞는 진술이긴 하다. 자, 그 다음에 ‘in a constant state of potential’이라고 써 있다. 여기서, 물리학에서 퍼텐셜(potential)이라고 하는 개념이 명사로 사용될 때는 굉장히 엄격하며 제한적인 용도로 사용된다. 형용사로 쓴다면 ‘잠재적인’ 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명사로 사용하는 경우 이것은 ‘퍼텐셜’이라는 잘 정의된 개념이다. 그리고 그것은 물질이 힘을 받거나 힘을 가할 때 시공간의 특성이 변하는 것을 나타낸다. QEC의 창안자는 이 부분에서 potential이라는 단어를 물리학의 potential인 것 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사용하고 있는 맥락을 읽어보면 ‘잠재적인 능력’인 것처럼 해석하고 있다. 저 답변의 첫번째 문장은 ‘모든 물질은 잠재적인 능력을 가진 에너지이다.’로 해석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물리학에서는 퍼텐셜에 대해서 그런 식의 해석을 허락하지 않는다. 저렇게 해석하는 것은 물리학이 아니다. 그 다음 문장은 더 가관인데.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과 느낌을 통한 양자장(Quantum field)으로 계속해서 통신하여 만들어 낸다’고 써 있다. 여기서 사용된 양자장(Quantum field)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강의를 들어야겠지만, 당신이 전공자가 아니라면 앞에 썼던 대로 퍼텐셜(potential)과 비슷한 것 또는 그냥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도 별 문제는 없다.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에서는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을 이용해서 물리학을 설명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질과 물질 사이에 상호작용 하는 것이 모두 입자를 교환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자, 이 문장은 굉장히 엄격한 물리학적인 용어로 써 있다. 물질, 상호작용, 입자, 교환이라는 단어들이 모두 물리학자들이 특수한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이것을 일상용어로 생각하고 해석하게 되면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해진다. 사람끼리 서로 소통(=상호작용)하는데 생각을 주고받고(교환), 이것은 양자장론에서 사용하는 우주의 표준모형과 같지 않은가? 여기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다면 당신은 사이비 유사과학에 홀랑 넘어갈 수 있는 연약한 항마력을 갖고 있으므로 함부로 금지된 지식에 접촉해서는 안된다.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물리학에서 말하는 상호작용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이걸 연구하는 것은 언어학, 심리학, 사회학 같은 학문이다. 사회물리학이라는 물리학의 세부 분과에서 비슷한 것을 연구하기는 하는데, 여기서도 물리학의 표준 모형에 있는 상호작용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같은 것으로 두고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QEC에서는 마치 인간의 상호작용이 물리학에서 말하는 입자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세상은 물리학적 기반 위에서 작동하고 있으니 자기가 생각을 바꾼 것이 결과적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는데, 그걸 물리학의 용어로 해석할 수는 없다. 이것은 마치 내가 오늘 커피를 한잔 사서 마시면서 생긴 수익이 전세계 경제의 호황과 불황을 좌우할 수 있으니 커피 한잔을 아메리카노를 마실지 라떼를 마실지 신중하게 결정해야만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각 개인의 행동한 결과의 총합이 거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러므로 각각의 행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심지어, ‘생각은 전기적이고 감정은 자기적이다’고 하면서 전자기학 법칙에 의해 생각을 바꾼 것이 그 즉시 현실로 나타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그런 일은 불가능하며, 전자기학에서 말하는 전기력, 자기력은 인간의 생각이나 심리와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다. 인간의 생각과 심리를 뇌의 화학작용으로 생각한다면 인간의 생각이나 심리가 작동하는 원리는 당연히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전자기학 법칙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전자기학 법칙을 따르는 걸 안다는 것만으로 생각과 심리를 해석할 수 있을까? 당연히 불가능하다. 생각과 심리를 만드는 것은 수백억개의 뇌 신경세포가 연결되어서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인데, 각각의 신경세포는 다시 수백억 곱하기 수백억 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 구조물이고, 전자기학은 각각의 개별 원자에 작용하는 법칙이다. 즉, 전자기학으로 인간의 생각을 설명하고 싶다면 수백억 곱하기 수백억 곱하기 수백억 개의 원자가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것인데, 이건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 세상에는 그런 걸로 이루어진 인간이 수십억이 있다. 한 인간이 생각을 바꿨을 때 그게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전자기학으로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여기서 재채기를 했을 때 생긴 영향이 지구온난화에 몇 퍼센트나 영향을 주었는지 따지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포인트3 – 이끌림의 법칙이라는 걸 이용해서 사기를 치려고 한다!!

    이끌림의 법칙이라는 것이 우리가 서로 자기력적으로 끌려드는 물리학 법칙이라고 하는데. 이걸 써먹으려면 내부 에너지 장(internal energy field)을 우주의 에너지 장(Universal energy field)와 일치시켜서 사용한다. 그렇게 되면 절망과 우울한 떨림에 맞는 경험과 마주하게 되어서 … 아무튼 뭔가 개선된다고 하는데. 물리 법칙 중에 그런 것은 없다. 인간과 인간의 생각이 서로 끌려오고 밀어내고 하는 그런 물리 법칙은 없다는 말이다. 이게 단순히 심리치료의 일종이라고 한다면 거기에 퀀텀 뭐시기를 쓰는데 뭐라고 안하겠지만, 여기다가 물리학 법칙을 끌어다가 써서 공신력을 얻으려고 시도하고, 거짓말을 하려고 한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 장자 ‘제물론’ 28~30절

    ‘장자’, 현암사, 안동림 역주

    나와 당신이 논쟁을 했다고 합시다. 당신이 나를 이기고, 내가 당신에게 졌다면 당신이 옳고 내가 틀렸을까요? 내가 당신을 이기고 당신이 내게 졌다면 내가 옳고 당신이 틀린걸까요? 그 한쪽이 옳고 다른 쪽이 틀렸을까요, 아니면 두 쪽다 옳을까요? 두 쪽 다 틀린 걸까요? 이러한 일은 나도 당신도 알 수가 없소. 그렇다면 제3자도 물론 판단을 내릴 수가 없게 되오. 우리는 누구를 시켜 이를 판단하게 하면 좋겠소.

    당신과 입장이 같은 사람에게 판단을 시킨다면, 그는 당신과 같으니까 공정한 판단을 할 수가 없소. 나와 입장이 같은 사람에게 판단을 시키면 그는 나와 같으므로 공정한 판단을 할 수가 없게 되오. 나와도 당신과도 입장이 다른 사람에게 판단을 시킨다면, 그는 나와도 당신과도 다르므로 역시 공정한 판단을 할 수가 없소. 나와도 당신과도 입장이 같은 사람에게 판단을 시킨다면, 그는 나와도 당신과도 입장이 같으므로 또한공정한 판단을 할 수가 없소. 그렇다면, 나도 당신도 그리고 제 3자도 모두 판단을 할 수가 없는거요. 그런데 누구에게 기대한단 말이오?

    불안정하고 변하기 쉬운 소리에 기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음과 마찬가지요. 자연의 길로써 모든 것을 조화시키고 변화에 모든 것을 맡겨둠이 천수를 다하는 방법이오. 자연의 길로 모든 것을 조화시킨다 함이 무엇인가 하면 이렇소. 옳다고 하는 의견과 옳지 않다고 하는 의견이 있고, 또 그렇다고 하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고 하는 의견이 있소. 그 옳다는 의견이 만약 참으로 옳은 것이라면, 옳다는 의견이 옳지 않다는 의견과 다를 건 두말 할 필요도 없소. 또 그렇다고 하는 의견이 만약 참으로 그렇다면, 그렇다는 의견이 그렇지 않다는 의견과 다를 게 뻔하오. 이상과 같은 대립을 근본적으로 초월하여 모든 일에 대처함을 자연의 길로써 조화시킨다고 하오. 나이를 잊고 생사에 얽매이지 않으며 의리를 잊으면 옳다 옳지 않다에 구애됨이 없이 곧 무한한 경지로 뻗어나가게되오. 그래서 모든 것을 이 무한한 경지에 놓아 두는 거요.

  • “핵나라당 발기취지문”의 첨삭

    http://www.nuclearparty.kr/page/sub1

    나도 가끔은 영어영문학과 전공자로써의 감수성이 폭발한다. 국내에서 영어영문학과와 외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정치학 박사와 행정학 박사를 한 사람이 쓴 글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준의 글이다보니, 좀 고쳐보고 싶었다.

    들어가기에 앞서: 한글 번역문에 존댓말과 반말이 섞여있는 것은 따로 지적하지 않았다.

    첫 문장을 살펴보면, Formation이 the nuclear party를 갖고 있다. 핵나라당의 영문표기가 nuclear party인가보다 하고 넘어갈 수는 있는데, 이게 분명 “핵나라당 창당준비위원회”라는 뜻으로 쓴 것일텐데 왜 이렇게 썼는지 모르겠다. Preparation commitee of the nuclear party라고 쓰면 될텐데 굳이 동사를 넣어서 완성한 것도 이상하고, 주어가 formation인것도 이상하고. “정치적 정당 준비 위원회의 형성은 핵나라당을 갖고 있다”는 뜻인데, 영 어색하다.

    이건 ‘발기취지문’이라는 뜻이다. 사실 이 글을 고쳐보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솟아오른 이유는 바로 이 제목 때문이다. ‘발기취지문’을 정말 ‘발기’와 ‘취지’와 ‘문’으로 나누어 단어별로 끼워넣은 센스. 아아… 이것은 금단의 지식을 탐구하는 자로써 참기 힘들었다. 영어 erection은 누워있는 걸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다. 건물이나, 남자의 성기 등에 사용하는 말이다. 발기취지문이라는 단어에 사용된 ‘발기’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를 시작한다는 뜻으로, 이것과는 뭔가 비슷하면서 다른 말이다. 뭘….세운다고요?

    마침 본문도 영한대역으로 되어 있다보니 뭘 의도하고 적었는지 알 수 있다. 일단 한글로 된 문장도 이해가 잘 안되는 건 그렇다 치고. The fate has grown…이라니. 한글문장은 “운명이 나를 자라게 하다”고 되어 있는데 영어는 “운명이 자라났다”라고 되어 있다. 한편, ‘신도안에서 나를 자라게 하다’는 의미로 grown in my Sindoan이라고 쓴 것 같은데, 틀렸다. ‘나를’이라고 쓰려면 목적격 대명사인 me를 써야한다.

    ‘그들은 핵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when you have a nucleus라고 썼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으니 위험하다는 말을 쓰려고 했다는 의도까지는 짐작할 수 있는데, 문제는 영어로 된 문장은 전혀 그런 뜻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when you have a nucleus를 해석하면 ‘당신이 핵을 하나 갖고 있을 때’라는뜻이다. nucleus는 ‘핵’이나 ‘핵심’이라는 뜻으로, 원자의 핵을 뜻할 수도 있지만, 세포의 핵도 있고, 지구의 핵, 별의 핵 등 많은 뜻이 있다. 핵무기를 원하려면 nuclear power라든가 atomic energy, atomic bomb 등의 용어를 쓰는 것이 맞다. strong은 ‘강하다’는 뜻인데 그 뒤에 in luck이 붙어있으니 ‘운이 좋아서 강하다’는 뜻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것이 하늘의 뜻이었음을 깨달았는데, realize를 해버린 주어가 뭔지 모르겠다. 수동태를 썼으니 which was realized를 썼으니 그 앞에 있는게 관계대명사와 관련된 것 일텐데 they를 써놨다. 그들은 누구인가?

    for us to survive는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 라는 뜻이다. 문제는 그 앞에 it is widen the territory라고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영토를 넓혀야 한다고 말하려고 한 것 같은데 widen은 ‘넓어지다’와 ‘넓히다’라는 뜻으로 쓸 수 있으므로 is를 붙일 필요가 없다. 심지어 수동태로 쓰고 싶었다 쳐도 widen은 동사의 원형이다. 왜…?

    그리고 주어가 it인데, it은 대체 무엇인가. 만약 to survive를 의미상의 주어라고 생각한다면 ‘살아남는 것이 영토를 늘린다’는 뜻이 되니까, 주객이 전도된다. 이렇게 써 버리면 살아남기 위해서 영토를 늘린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살아남기만 하면 영토가 늘어난다는 뜻이 되기 떄문이다. 어쨌든 영 알 수 없는 문장이다.

    북한과 남한은 공존할 수 없다는 말은 they have not North and South Korea to co-exist라고 썼다. 일단 have not이라고 썼다는 것은 have를 조동사로 취급하겠다는 뜻인데, 그렇다고 하면 그 뒤에 와야 하는 동사의 과거분사가 없다는게 문제가 된다. 그렇다 치고, have를 사역동사로 사용했다면 목적어인 north and south korea의 다음에 to co-exist라고 썼으니 to부정사를 썼다는 건데, 이것 역시 문법에 맞지 않는다. have, let, make는 목적어 뒤에 동사를 쓰는경우 to 없이 동사의 원형만 사용한다.

    Leader with a great ideal이라는 표현은 드디어 해석과 표현이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하다’를 정말 직역해서 necessary to us라고 썼는데, 저기에 to를 썼으면 leader to us라는 뜻이 된다. 이게 왜 문제인가? ‘우리에게 달려오는 지도자’라는 뜻이 되니까 이상하다…

    ‘적의 뼈’를 ‘enemy of bone’이라고 썼다. 이런 문법은 중학교 때 배우지 않나?

    그건 그렇고, ‘실재한다’는 말이 저 문장에 없다. actually는 ‘사실상으로’라든가 ‘실제로’라는 뜻이긴 한데, 어떤 사람이 실재한다고 하려면 there is a person이라고 써야 한다. 자, 뼈의 적(…)을 산산조각(shattered)을 내는 건 좋은데 그 앞에 give가 있다. give는 목적어를 1개나 2개 갖는 동사로, 목적어 뒤에 형용사가 오지는 않는다. shattered를 bone에 붙은 형용사라고 쳐도, ‘부서진 뼈의 적을 주는’이된다. 즉 저 사람은 어떤 용기를 가진 사람이냐면, ‘부서진 뼈’라는 것의 ‘적군’을 나에게, 또는 누군가에게 가져다 줄,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이 문장의 또 다른 해석 방법으로는 a person의 동사를 shattered로 해석해 보는 것인데, 문법적으로는 맞다고 쳐도, 해석이 이상해진다. ‘뼈의 적을 주는 용기를 가진 그런 사람이 실제로 산산히 부서졌다’라는 건데. 더 이상한 것 같다.

    그런 사람(He)이 is intended라고 한다. 우리의 국가(our nation)을 승리(victory)로 이끌어 주도록 그 사람이 그렇게 의도되었다는 뜻이다. 그가 우리 민족을 승리로 인도할 것이라는 뜻이아니라, 그가 우리 민족을 승리로 인도하도록 의도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승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른다. 그리고 우리 민족을 our nation이라고 썼는데, 이 표현에서 our는 자기 자신과 그 주변 사람들 정도를 포함한다. 우리 민족이라고 하고 싶으면 간단히 Korean이라고 하면 되는데…

    사회의 도덕과 윤리가 도외시되는걸 ignoring이라고 했는데, 이건 ‘무시한다’는 뜻이니까 ‘사회의 도덕과 윤리가 무시한다’는 뜻이다. 도덕이 대체 뭘 무시하는가?

    이어서, 국가의 명령을 country of instruction이라고 쓴 것 같은데, 이것도 ‘명령의 국가’라는 뜻이라서 완전히 틀렸다. 심지어 ‘국가의 명령’에서 ‘명령’을 instruction이라고 쓰는건 매우 이상하다. instruction은 가르침, 지침, 대충 그런 의미다. 즉, 국가가 뭘 어떻게 하라고 상세하게 지침을 내린게 있는데 그게 collapse한다는 뜻이다. 물론 collapse는 주어가 직접 붕괴된다는 뜻이므로, 지금 이게 시적 허용이 아니라면 틀린 문장이다.

    탐욕=greed, 배신=betrayal, 거짓=lie, 공갈=blackmail이다. 근데 그걸 그냥 단어만 늘어놓았으므로 국회에 그런게 난무하는지는 모르겠다.

    게다가 국회를 parliament라고 썼는데, 그건 영국식 국회다. 한국은 assembly라고 하고 미국은 congress라고 한다. 이분은 대체 영어를 어디서 배운 것인가…

    there is a parliament라고 하면 ‘국회가 있다’는 뜻이다. intimidation은 협박인데, intimidation is rampant니까 ‘협박이 난무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한글 해석 부분에 적힌 탐욕과 배신, 거짓과 공갈은 아무 관련 없고 협박만 난무하는 국회라는 뜻이다.

    줄바꿈이 이상하게 되어 있어서 좀 어색한데, we live in terrible Korea라는 문장이다. ‘참담한 대한민국에 살고있는’이라는 뜻으로 썼다. 참고로 저렇게 쓰면 ‘우리는 무시무시한 한국에 산다’는 뜻이다. 그건 그렇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을 respective, love national….??이라고 썼다. ‘안녕하십니까?’는 Hi everyone이라고 썼다. 아…. 참담하다.

    한글로는 ‘북한의 6.25 남침’이라고 썼지만 영어로는 the invasion of the south Korea라고 쓰고있다. 즉, 이 문장은 6.25전쟁은 남한이 침략한 전쟁이라는 뜻이다.

    그 앞에서 prevent the past of 6.25라고 썼는데, 이건 ‘6.25의 과거를 막다’는 뜻이다. 6.25 그 자체를 막은게 아니라. 6.25의 과거를 막았다, 방해했다는 뜻이다. 6.25는 못 막았고, 그 이후에도 못 막았은 것 같다.

    be paid는 지불되다, 내다, 뭐 대충 그런 뜻인데 we are paid니까 우리는 6.25의 과거를 막아내기 위해서 지불되었다. 즉, 우리는 그 과거를 막아내기 위해 지불된 댓가다. …

    공산당은 communist party인 것 같다. 그 앞에 to prevent를 썼으니 공산당을 막아냈다는 뜻인것 같은데, pay out을 라고 썼으니 막아내기 위해 어쨌든 우리는 지불되었다. 우리는 바쳐진 것이다.

    Jinche to grab이 무슨 뜻인지 한참 고민했는데, 문학적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알아낼 수 있었다. ‘움켜진채’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굶주림은 hunger인데, 앞에 guru가 왜 붙었는지 모르겠다. guru는 뭔가의 달인, 스승, 전문가, 대충 그런 뜻인데 guru hunger라면 배고픔의 전문가…인가?

    허기진 배는 empty stomach인데, 정말 오랜만에 보는 제대로 된 표현인 것 같다. 하지만 empty stomach가 어디에 있는가 살펴보면 starvation brink의 내부(in)에 있다. starvation은 ‘기아’이고 brink는 ‘직전’이니까 기아 직전의 내부에 허기진 배가 있다고…

    어쨌든 Jinche to grab이니까 움켜진채… I met the only great leader했다. 내가 유일한 위대한 지도자를 만났다. 그 지도자를 만난건 글쓴이 혼자다. 국민이나 다른 사람이 만난게 아니고. 혼자 만났다. 만나서 뭘 했는가? it was beyond barley head. 이것 역시 그 뜻을 짐작하려면 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한데, barley head는 보릿고개라는 뜻으로 썼다고 보여진다. …

    어쨌든 네이버 영어사전을 좀 찾아보면, 보릿고개라는 말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보릿고개를 어떻게 넘어가야 하는지 알 수 있다. beyond는 ‘그 넘어서’라는 뜻인데, beyond 보릿고개라고 했으니 보릿고개의 그 건너편에 뭐가 있다는 뜻이다. 보릿고개를 일종의 실존하는 언덕배기라고 보고, 그걸 넘어(beyond)간 것이다. it was는 보릿고개의 너머에 있는 그 무언가인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it is a cold weather people도 한글 해석을 보면 정말 기가막히게 번역되어 있다. ‘기상찬 국민이다’라는 뜻으로 쓴 것 같다. ‘기상찬’을 ‘cold weather’로 해석한 것 같다. 아니면 ‘cold weather’를 ‘기상찬’으로 해석했든가. 둘 중 하나겠지. 앞에는 과거시제고 이거는 현재시제인 건 지적하고 싶지 않다. 문법적 완결성은 이미 그 너머의 무언가 아스트랄한 영역으로 사라져 버리고 없다.

    ‘또한’을 also로 쓴건 좋은데, this way를 ‘이로 인해’로 썼다…….는게 매우 어색하다.

    ‘세계 80억 인구’를 ‘the 8 billion of the population of the world’라고 썼는데, 일단 8은 eight라고 쓰는게 좀 더 자연스럽다. 그리고 8이 있으니 billion은 복수형으로 billions라고 쓰든가, eight-billion이라고 하이픈을 넣든가, 둘 중 하나로 처리해야 한다. 중간에 ‘인구’라는 말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population’을 쓴 것 같은데, 없는게 더 자연스럽다. 아니 그냥 다 빼버려… 1950년대에 전 세계 인구가 30억이고 2019년 현재 아직도 70억인데 있지도 않은 80억명에게 무슨 수로 희망과 용기를 주었는가.

    we show off that it is a great nation이라는 문장. 역시 이상하다. show off는 분명 과시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it is a great nation이라는 사실을 과시한다. it이 뭔지는 모르겠다. 한글 번역을 보면 우리가 과시한 것은 ‘우리가 위대한 민족이다’라는 사실인데 영어 문장은 우리가 과시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위대한 민족이다’라는 사실이다.

    이 부분의 해석에서 가장 곤란한 것은 none language national income이다. national income은 국민소득인데, none language가 뭘까? achieve는 이룩한다는 뜻인데, none language가 뭘까?

    국민소득 10만불 시대에서 ‘시대’라는 뜻으로 era를 썼는데, era는 특정 사건으로 구분이 되는 시기를 뜻한다. 즉, 국민소득이 10만불이 되는 사건으로 구분되는 시대라는 뜻이다. 정확히 그런 시대라는…

    miracle again은 ‘다시금 기적을’…

    200개국과 FTA를 맺어…라고 하려는 뜻인것 같은데 ‘200개국’ and ‘FTA를 맺어’가 되었다.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려면 FTA with 200 countries가 되는 것이 맞다. 저렇게 쓰면 200개국에 사인을 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200개국과 FTA협정문서에 사인을 한 게 아니고, 200개국의 각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어떻게 했는지는 도저히 모르겠지만) 200개국 각각에 사인하고 다녔다는 뜻이다.

    어쨌든, lower는 낮춘다는 뜻으로 쓴 것 같은데, 뭔소린지 모르겠다. lower 의 주어가 없다! FTA가 lower한다는 뜻인가?? 자유무역협정에 사인하면 물가가 뚝뚝 떨어지고 그러나?

    무제한 수출 = unlimited export, 3교대 = 3shift, 전국민=all the people, 국가고용= the employment of the country….? 이렇게 하면 ‘국가고용’이 아니라 ‘국가의 운용’인데요. 하지만 이게 문제가 아니다.

    800 is Guchuruthe thousands of unemployed라는 문장이 나온다. 한글 해석을 보면 ‘400만명의 실업자를 구출할 것입니다’라고 되어 있다. 이 문장의 해석이 곤란한 이유는 많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문제인 것은 Guchuruthe라는 단어는 검색해도 안 나오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문학적 허용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구출하다’는 단어인 것 같다. 왜 그게 그렇게 되는지는 … 영어영문학과로서는 잘 이해할 수가 없다.

    400만명은 영어로 four millions인데, 왜 800이라고 썼는지는 모르겠다.

    ‘국민 각자의 빚’이라는 표현은 debt of each person정도가 좋을 것 같다. debt of one person people은 … 그냥 국민 중 어떤 한 사람의 빚이라서. 누군가가 6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그게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한글 번역과 대조해서 보면 the leaf of 60 millom won은 ‘6천만원에 이릅니다’라는 뜻인 것 같다. 내재되어 있는 오타는 그렇다 치고, is leaf of를 ‘이르다’…라고 쓴건가? the leaf of 60 million won이라고 하면 6천만원어치 잎사귀인데…

    아까는 ‘핵나라당’을 the nuclear party라고 하더니 여기서는 party of our nucleus라고 썼다. 대체 이 정당의 정확한, 공식적인 영문 명칭은 무엇인가.

    그리고 6 Jung Jo won이라는 단어. 이쯤 되면 여러분도 슬슬 눈치채셨겠지만, 이건 ‘6천조원’이라는 뜻이다. ‘조’라는 뜻에trillion…이라는 좋은 단어가 있는데 굳이 Jung Jo라는 표현을 썼는지는 모르겠다. 6천조원=6 thousand trillion won

    다행히 그 뒤에 국민 각자에게 1억원을 지원해준다고 할 때 100 million won은 맞게 쓴 것 같다. 그 앞에서 issued to would willing to finance라는 표현이 도저히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망가진 문장이라는 걸 제외한다면 말이다. one person people이라는 말이 또 나온걸로 봐서 글쓴이는 ‘국민 각자’를 one person people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 같다.

    이제 좀 더 긴 문장이 나왔다. 글쓴이는 여기서 북한의 핵 우산을 the umbrella of the North korean nuclear라고 썼다. 이 표현은 아슬아슬하게 틀렸는데, 맞는 표현은 the nuclear umbrella of North korea이다. 자, 근데 in the umbrella라고 썼으니, “핵 우산 안에” 있겠다는 뜻이다. 방금 그 핵 우산 누구꺼라고 했더라…

    그 앞에서, 국가사업을 벌리는걸 a national project to expand라고 표현했다. 그냥 넘어가자. 지적하기 귀찮다.

    사실 그 다음이 훨씬 큰 문제가 있는데. in order to escape를 ‘벗어나기 위해’라는 뜻으로 쓴 것은 좋다. 그 목적어가 ‘three ships’라서 그렇지. 즉, 3척의 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북한의 핵우산 안에다가 국가사업을 벌리겠다. 그런 뜻이다.

    그리고 그 3척의 배는 three ships in the east-west-south ultra large aircraft carrier다. 일단 문장의 구성 성분과 구조에 집중해 보면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three ships in aircraft carrier이다. ‘항공모함 안의 3척의 배’라는 뜻이다. 이게 왜 이상하냐고? 항공모함 안의 3척의 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북한의 핵 우산 안에서 국가적 규모의 사업을 벌리겠다는 건데 이게 안 이상해요?????

    ‘증강시키다’는 말을 by an enhanced로 썼다. 전치사+관사+형용사라니. 정말 근본없는 관용어구인 것 같다. 중세 영어 공부할 때도 이런 표현은 못 봤던 것 같은데. 내 영어 공부가 짧은 것인가. 그래서 증강시키는게 뭐냐면, the millitary force of 500,000 people이다. 한글 번역문에는 ‘해병대’라고 되어 있는데, 해병대는 marine또는 marine company라고 한다. military force는 그냥 군대다. 심지어 이걸 왜 하느냐? preparation for the pre-invation of north korea의 과정으로써 하는 것이다. 이 표현은 ‘북한의 사전 침략을 위한 준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아니 난 그렇게밖에 해석할 수 없다. 앞에서 글쓴이가 보여준 종북주의적 관점과 일관된 맥락에서 해석하자면 그럴수밖에 없다.

    take on international cooperation with China, Russia, Japan and the United States라는 표현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국제적 공조를 하다’는 표현으로 쓴것 같다. 문제는 그 앞에 prevent to take라는 표현이 적혀 있다는 점이다. to prevent to take on … 하면 국제 공조를 방해하기 위해서 … 라는 뜻인데.

    그건그렇다 치고, the Mako terrorism은 뭔 테러리즘인가? 테러리즘의 여러가지 분파 중 Mako라는 사람이 제안한 테러리즘 사상이 있는걸까? 한참 고민해 보았지만, 결국 금방 알아낼 수 있었다. 저건 ‘테러를 막고’라는 뜻이다. 왜 저게 그렇게 해석되는지는 논리적인 이유로는 설명할 수 없다. 문학적인 수사도 아니다. 비유, 은유, 그 어떤 문학적 장치로도 설명할 수 없다. 그냥 그런 뜻이라고 하자.

    어쨌든 그 테러리즘은 to enhance its position…? 여기서 다시 it이 나오는데, 아까부터 지적했지만, it은 대체 무엇인가? 그게 뭐길래. 이렇게까지 자주 나오는 것인가? 이게 그 흔히 말하는 ‘님’이라는 것인가? 이걸 enhance position이라고 써 놨으니 뭔가 위상을 높이다는 말인거는 알겠는데, it은 대체 무엇일까. 궁금하다.

    한편, 높이겠다는 그 위상은 ‘국제경찰로서의 위상’인데 그 국제경찰이 an international police라고 한다. international police는 세계 질서를 수호하는 비유적 의미에서의 경찰이 아니고, 실제로 나쁜놈들이 다른 나라로 도망갔을 때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서 그놈을 추적하고 잡아오는 실무자급 경찰이다. 글쓴이가 이 문맥에서 의미하려는 ‘세계경찰’은 ‘world police’라는 단어를 써야한다. 심지어 그걸 이어서 an international police of the world economy라고 써 놨으니, ‘세계 경제의 치안을 지키는 경찰관’이다.

    세계경제영토를 the world economy the territory라는 표현으로 썼다. the world economy는 앞의 해석에서 갖다 썼으니 여기다가 또 쓰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중의적 표현이라고 해서, 문학적 허용이다. 나도 잘 모른다. will continue to widen은 뭐… 그나마 틀리지 않았다. 넓어지겠지 뭐.

    이분은 자꾸 ‘핵’을 nuclear라고 하는데, 그냥 nuclear라고만 하면 무엇의 핵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it left the NPT라고 하는데, 핵확산금지조약인 NPT를 탈퇴하는 그것은 대체 무엇인가. it은 무엇인가요. 님?

    그 다음 줄, ‘핵무기’라는 뜻으로 드디어 nuclear weapons라는 말을 썼다! 짝짝짝

    저걸 제조하는걸 the manufacture라고 썼다. the manufacture를 정관사를 썼으니 걍 척 하고 ‘제조’라고 쓰면 ‘아아, 그거 만드는 제조?’하고 딱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이상하다.

    한편, 남북한 힘의 균등을 the force in north and south라고 썼다. 남북한 사이에서 벌어지는 힘의 균등은 in이 아니라 between이라고 써야한다. 저기에 in을 썼으면, north와 south의 둘 다의 힘, 그러니까 북한 내부의 힘과, 남한 내부의 힘이 각자 균등하다는 뜻이다. 북한과 남한 사이의 힘이 아니고. 그게 균등하게 유지된다고 하면… 이쯤되면 to evenly maintained라는 표현이 이상한건 뭐 기분탓인 것 같다.

    And. 그리고! as the diligent with courage and confidence. 용기와 자신감 근면함. …근데 여기다가 with를 썼으니까, 근면함이 용기와 자신감과 함께한다는 뜻이다. 근면, 용기, 자신감의 세가지 덕목이 아니고, 용기와 자신감을 함께 갖고 있는 근면함으로. 용기나 자신감은 근면의 일부분일 뿐이다!

    한글해석본과 비교를 해보니 the universe sprit은 ‘감여정신’이고 gentleman mentally는 ‘선비정신’인 것 같다. 이 표현이 왜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confidence는 ‘자신감’이라는 뜻의 명사인데, 왜 그게 will 다음에 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will은 조동사라서 그 뒤에 꼭 동사가 와야 하는데도 말이다.

    fate of our nation은 우리 민족의 운명이라는 뜻인데, 사실 fate는 좀 비장한, 비극적인 숙명이 있는 그런 운명이다. 좀 더 운명적이고 긍정적인 표현을 쓰고 싶으면 destiny가 적절한 표현이다. 어쩄든 그래서 그걸 open up(개척?)해 나간다는데.

    open up을 우리의 운명을 터놓고, 열고, 발사한다…중 어느 뜻으로 쓴 것인지는 나로써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어… 자유 민주주의의 보루는 the freedom democracy fort인가? 근데 보통 정치에서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liberal democracy인데… 어쨌든 그걸 지킨다고 치고.

    security sprit인 것 같다. sprit은 그… 네모난 돛에 막대기가 꽂혀있는모습이고. 정신이라는 뜻이랑 비슷한 건 spirit인 것 같은데 그건 어떤 영적인 측면, 정신적 측면, 정신력 같은 것이고. securty spirit은 안보를 이뤄내는 정신력…같은 뭐 그런 뜻이다.

    안보의식은 sense of security라고 한다. 외웁시다.

    한편, provide securty spirit이라고 썼으니 안보정신을 제공한다는 뜻인데. 그걸 제공한다는게 가능한가? 누군가 그걸 제공할(provide) 수 있는 건가?? horizontal economic distribution은 수평적 경제분배….라는 뜻이겠지? 그게 등위 접속사 없이 spirit 뒤에 이어지니, 정말 어색하다.

    한편, 그래서 핵나라당 창당을 공표했는데. 그 부분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을 보면 the formation for each nuclear countries라고 써 놨다. 즉, 그들이 공표한 것은 ‘각각의 핵 보유국의 형성’이다. 그걸 당신들이 왜 공표하나.

    그리고 뭔가를 공표했다고 하는데, it shall be published라고 써놨다. 그래서 it은 대체 뭐길래 공표되었는가.

    ‘confidence the 50 million people’은 ‘5천만 국민의 여망’이라는 뜻….?

    그래서 5천만 국민의 자신감을 마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신다고요?

    끝으로. 승리하는건 win이지 그냥 victory는 ‘승리’라는 뜻의 명사라고요……

  •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8)


    이번에 읽어본 부분은 … 사진으로 대체한다.
    저자는 영상에서 대륙과 구름이 직선으로 움직인다는 이유로 조작이라고 하고 있는데, 내가 분석해보니 곡선으로 움직이는 것 맞다.

    아무래도, 저자는 영상을 대충 분석했나보다.
    분석 방법은 저자와 같은 부분을 동영상에서 캡쳐하고, 달과 구름의 모습이 같은 부분을 이어붙여보았다.
    참고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bOXL2EbyFcs

  •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7)

    그리고 저자는 저 동영상을 5시간동안 찍었으니 지구 사진에서 대륙을 발견할 수 없다고 하는데.

    구글 맵

    구글에서 찾아보니 동영상에 나온 지구 모습은 대충 위와 같은 위치에서 찍은 것 같다. 저기를 보면서 저자는 ‘대륙이 거의 없으니 조작이다!’라고 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5시간동안 지구는 75도를 돌아가는데, 절반이 보이고 있으니 180도를 더해서 255도를 우리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건 맞다. 360도 중에서 255도라면 2/3정도, 무려 70%인데 인데 왜 대륙이 안 보이는가? 거긴 밤이니까…

    저자는 세계지도를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평면에 그린 것만 보아왔는지 지구의 모습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메르카토르 도법은 위도가 높아질수록 넓이가 넓어지기 때문에 대륙이 엄청나게 커 보이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지구 표면에서 바다가 차지하는 넓이는 70%정도이다. 그리고 지구의 대륙들은 비교적 뭉쳐있는 편이다. 따라서 지구의 70%를 관찰했을 때 대륙이 없이 바다만 보이는 것은 물론 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55쪽에서 ‘너희들의 나태와 오만은 머지않아 단두대가 되어 너희들의 목덜미를 내려치고야 말 것이다. 길어야 5년 안에 너희들의 희대의 사기극은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하고 말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너무 호기로운 것 같지만, 2024년까지 과학자들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주장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구가 75도 자전하는 동안 지구의 … 구름은 … 강력접착제라도 발라 놓은 양 대륙과 똑같은 방향,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다. 즉 구름이 자전속도와 완벽하게 동기화된 채 자전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지구 둘레는 약 4만 킬로미터이고 그게 24시간동안 돌고 있으니 저 영상에서 보이는 지표면의 속도는 시속 1600킬로미터, 초속 450미터 정도이다.(초음속!) 만약 그 사이에 구름이 지구의 자전과 동기화되지 않은채 제멋대로 움직인다면 지표면에는 초강력 폭풍이 몰아치게 된다. 강한 태풍이 불 때 부는 바람이 시속 300킬로미터정도이다. 지구의 자전과 동기화되지 않은 구름이 보였다면, 그 구름이 지나간 동네는 초토화되었을 것이다. 물론, 다행히도 저 구역은 바다밖에 없는 곳이라 대형 인명피해는 없었겠지만.

    이어서, 저자는 자기가 관찰하기에는 구름의 모양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데 어째서 구름의 모양이 변하지 않는가? 라고 묻고 있다. 아까 말했듯이, 인간이 땅에서 관찰하는 구름은 겨우 수 킬로미터 영역에 걸쳐 있는 것이고 우주에서 보는 것은 수천킬로미터 구역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수 킬로미터 영역에서 아무리 빨리 달려도 수천 킬로미터 구역에서 움직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을까?

    57쪽에서 저자는 지구가 75도 자전하는 동안 달은 전혀 자전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한다. 달의 자전주기는 1개월, 대략 700시간정도인데 그럼 5시간동안 얼마나 자전할까? 호도법 기준으로 약 2.5도다. 그걸 눈으로 보고 판단한다고? 글쎄요?

    그리고 58쪽에서 ‘지구인이 달의 앞면만 관측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달의 자전과 공전 주기가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헌데 지구가 75도 자전하는 동안 달은 눈곱만큼도 자전하지 않고 공전만 했으니 이 날 미 동부의 지구인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의 75%(?)을 관측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고 적고 있다. 이게 왜 틀린 주장인지는 여러분들의 숙제로 남겨두도록 하겠다. 이런게 지구과학 기말고사 문제로 출제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어서…)

  •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6)

    이번 시간에는 책의 46쪽에서 77쪽까지 분량을 읽어보았다. 이 부분의 주제는 ‘달 뒷면 사진은 조작이다’와 ‘인류는 달에 간 적 없다’이다. 먼저, 저자는 다음의 동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분석한 결과 그는 저 영상이 조작임을 밝혀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51쪽까지는 동영상 캡쳐 그림이므로 그냥 넘어가도록 하고, 52쪽을 보자.

    52쪽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북극권 전체를 뒤덥을 만큼 … 큰 구름은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난 서울 하늘 전체를 뒤덮는 한 덩어리의 구름도 거의 목격한 적이 없다.”고 한다. 저자가 눈이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의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수십 킬로미터 이상의 구름을 목격할 수는 없다. 서울을 뒤덮는 구름을 목격한 적이 없는건 당연할 뿐만아니라, 그런 구름을 목격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남반구의 구름에 대해서도 ‘저렇게 얄팍하고 긴 구름들도 난 평생 관찰한 적 없다’고 한다. 물론 지구를 뒤덮는 규모의 거대한 구름은 인간이 살면서 한 눈에 관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당연히 그 누구도 자신의 눈으로 관찰한 적은 없다. 우주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러면서 이어지는 문장으로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들에만 거의 예외 없이 저토록 광대한 구름들이 지구 상공을 가득 메우곤 한다.’ 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킬링포인트는 그 다음 문장이다. ‘그 이유는 대륙을 그려 넣는 것 보다 구름을 그려넣는 게 수십 배 수월하기 때문이다’라는데. 여러분, 이 부분에서 웃어주시면 됩니다. 지구의 남반구에는 원래 대륙이 얼마 없어요…

    ‘구름과 바다의 명도와 채도가 오직 한 가지뿐인 것도 위 사진이 저질의 컴퓨터 그래픽의 소산임을 대변해 준다’고 하는데, 지구가 만약 정말 구체라면 공을 보았을 때 명암이 생기듯이 지구에도 그런게 보여야 하는데 안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조명이 작고 가까이 있을 때 생기는 현상이고, 지구를 비추는 태양은 지구보다 엄청나게 커서 지구를 완전히 품을 수 있는 크기고, 게다가 매우 멀리 있다. 태양이 작은 백열전구같은 것이면 모를까, 지구에 명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한 것은 아니다. 물론 위의 동영상에서 달의 뒷면도 매우 밝게 보이는데 그것은 지구-달-엘고어 위성-태양 순서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밝은 면이 보인다는 것은 낮 동안인 부분을 관측한 결과라는 뜻이고, 거기서 달이 보인다는 것은 달의 뒷면이 태양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태양은 달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달의 뒷면에 명암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명암이 보였으면 그 사진이야말로 조작된 사진이다.

    (이어서…)

  • 전산물리학 진로상담

    저는 수학적 재능이 이론가가 될 정도로 뛰어나지 않고, 너무 추상적인 분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때문에 펜과 종이만 가지고 하는 하드한 이론물리는 하고싶지 않습니다. 이런 제가 흔히 이론물리로 분류되는 전산물리 랩실에 들어가도 괜찮을까요?혹시 제게 적합한 연구분야를 추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 질문자

    안녕하세요. 제가 조언해드리는 것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최대한 제 경험과 지식에 기반해서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누구 한 사람의 조언을 듣고 결정하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다양한 조언을 들어본 후 결정하는 것이 좋겠네요. 특히, 장점보다는 단점 위주로 듣고 결정하세요.

    고민의 주제는 연구 방법론에 관한 질문이네요. 이론, 실험, 전산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가는 연구 분야가 아니라 연구 방법에 관한 질문입니다.

    전산물리학은 이론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론물리학 중에서는 실험에 가장 가까운 분야입니다. 전산물리학을 연구하게 된다면 어떤 물리적 상황에 대해서 적당한 방정식을 만들고, 방정식을 조건에 맞게 풀이해서 결과를 얻겠죠. 그 결과를 실험 결과와 비교하고, 해석적 결과와 비교합니다. 그 결과를 정리해서 논문을 작성합니다. 전산물리학이 실험과 가까운 이유는, 수학적으로 해석적인 결과를 얻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실제 실험 조건에 가까운 초기값과 경계조건을 넣어서 문제를 풀이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실험에서 시편을 마운트에 올리고 레이저를 쏘아서 무슨 빛이 방출되는지를 관찰하는 실험을 한다고 해 보죠. 그럼 전산물리학에서는 시편의 구조, 성분, 온도, 레이저의 파장, 출력, 편광 방향 등의 조건을 설정하고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가설에 따라 방정식을 세웁니다. 고체물리학에서 레이저를 쏘는 경우라면 전자기파에 의한 섭동이 작용하는 슈뢰딩거 방정식이 되겠네요. 그리고 이 방정식을 풀이합니다. 만약 이 방정식이 실험 상황을 적절히 기술하고 있다면, 방정식을 컴퓨터로 풀이한 결과와 실험으로 측정한 결과는 오차 범위 내에서 같아야 하고, 만약 다르다면 왜 다른지, 얼마나 다른지 해석할 수 있어야겠죠. 이 과정을 반복하면 전산물리학 연구가 됩니다.

    전산물리학의 장점이자 단점은 이론과 실험 사이에 끼어 있다는 건데요. 전산물리학은 어디까지나 실제 실험을 컴퓨터로 흉내내는 기법을 주요 도구로 이용하기 때문에, 전산물리학의 결과가 실제 자연에서 일어난다고 보증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전산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험 결과가 잘 일치한다고 해도 누군가 그게 우연이라고 반박한다면 우연이 아니라는 근거를 대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물론 전산물리학 전공자들은 이 부분을 방어하기 위해서 많은 테크닉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아직 아무도 해석하지 않은 물질을 시뮬레이션 한다거나, 실험으로 측정할 수 없는 상황을 시뮬레이션 한다거나, 이론적으로 방정식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을 시뮬레이션 한다거나 하는 등, 최첨단 연구를 할 경우에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등장합니다.

    “당신의 시뮬레이션은 현실을 잘 반영합니까?”

    전산물리학 연구는 코드를 잘 짜고, 문제를 잘 풀고, 그런 과정도 필요하지만 그건 말할 필요도 없는 기초중의 기초이고, 그보다 현실이 시뮬레이션에 잘 반영되어 있는지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코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도록 하기는 어렵지만, 코드를 적당히 짜서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험 결과와 일치하도록 조작하는 것은 매우 쉽거든요. 컴퓨터로 계산한 결과가 실험 결과와 일치한다고 시뮬레이션이 제대로 되었다고 믿으면 안되고, 모니터에 떠 있는 숫자와 그림은 아무것도 아무도 안 믿기 때문에, 자신의 코드가 실제 물리 현상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실험물리학의 경우, 사용설명서 읽고 측정 장비를 제대로 썼다는 것만 확실하면 모니터에 써 있는 숫자가 의미를 몰라서 그렇지 현실을 반영한 숫자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그런데 전산물리학은 그조차도 안됩니다. 이게 전산물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전산물리학을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다면 이런 것들을 잘 할 수 있다는 인정을 받은 것이죠.

    참고로, 시뮬레이션 툴은 각 분야별로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많은 실험물리학자들은 자신의 실험을 시뮬레이션하는 코드를 갖고 있습니다. 이론물리학자들도 방정식을 세우기는 했지만 실제로 수학적으로 폴 수는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컴퓨터에 의한 시뮬레이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여기서 ‘전산물리학’이라는 걸 전공했다고 하려면 그렇게 부업으로 시뮬레이션 돌리는 사람들이 하는 수준을 넘어서 그들이 알아낼 수 없는 것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실험으로 어떤 시편을 측정했을 때 측정 결과는 얻을 수 있지만, 시편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아내기 어렵겠죠. 이런 부분에 대해 시뮬레이션이 내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실험이나 이론으로 할 수 없는 주제를 연구하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시뮬레이션이 현실을 잘 반영해야 하는 이유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해석하여 시편 내부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난다고 했을 때 실험을 하지 않고도 그 주장을 믿으려면 시뮬레이션이 현실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죠. 전산물리학은 바로 이 부분을 연구합니다.

    컴퓨터로 코드 짜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전산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물리학인지 전산학인지 고민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순수하게 컴퓨터 자체에 관심이 많은 것이라면 그건 계산과학이나 전산학이라는 분야로 나눠져 있습니다. 공대로 가세요. 전산물리학 전공을 하려면 일단 전산+물리학이기 때문에 둘 다 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론물리학의 한 분야이기도 하므로 추상적인 물리학에도 강해야 하고요. 실험에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실험 상황을 구체적으로 해석해서 코드에 반영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한 실험을 본인의 시뮬레이션에서 구현해 보고 싶다면 당연히 실험물리학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겠죠. 만약 물리학을 좋아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그 중에 특히 전산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그 경우에 전산물리학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네요.

    대학원에 가기 전부터 전산물리학을 공부하기에 적합한 자격, 실력, 조건 등을 다 갖추고 입학할 필요는 없지만, 본인이 학위과정을 끝내고 나서 얻고 싶은 능력, 실력 등이 위에 설명한 것과 같다면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