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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7)

    그리고 저자는 저 동영상을 5시간동안 찍었으니 지구 사진에서 대륙을 발견할 수 없다고 하는데.

    구글 맵

    구글에서 찾아보니 동영상에 나온 지구 모습은 대충 위와 같은 위치에서 찍은 것 같다. 저기를 보면서 저자는 ‘대륙이 거의 없으니 조작이다!’라고 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5시간동안 지구는 75도를 돌아가는데, 절반이 보이고 있으니 180도를 더해서 255도를 우리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건 맞다. 360도 중에서 255도라면 2/3정도, 무려 70%인데 인데 왜 대륙이 안 보이는가? 거긴 밤이니까…

    저자는 세계지도를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평면에 그린 것만 보아왔는지 지구의 모습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메르카토르 도법은 위도가 높아질수록 넓이가 넓어지기 때문에 대륙이 엄청나게 커 보이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지구 표면에서 바다가 차지하는 넓이는 70%정도이다. 그리고 지구의 대륙들은 비교적 뭉쳐있는 편이다. 따라서 지구의 70%를 관찰했을 때 대륙이 없이 바다만 보이는 것은 물론 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55쪽에서 ‘너희들의 나태와 오만은 머지않아 단두대가 되어 너희들의 목덜미를 내려치고야 말 것이다. 길어야 5년 안에 너희들의 희대의 사기극은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하고 말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너무 호기로운 것 같지만, 2024년까지 과학자들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주장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구가 75도 자전하는 동안 지구의 … 구름은 … 강력접착제라도 발라 놓은 양 대륙과 똑같은 방향,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다. 즉 구름이 자전속도와 완벽하게 동기화된 채 자전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지구 둘레는 약 4만 킬로미터이고 그게 24시간동안 돌고 있으니 저 영상에서 보이는 지표면의 속도는 시속 1600킬로미터, 초속 450미터 정도이다.(초음속!) 만약 그 사이에 구름이 지구의 자전과 동기화되지 않은채 제멋대로 움직인다면 지표면에는 초강력 폭풍이 몰아치게 된다. 강한 태풍이 불 때 부는 바람이 시속 300킬로미터정도이다. 지구의 자전과 동기화되지 않은 구름이 보였다면, 그 구름이 지나간 동네는 초토화되었을 것이다. 물론, 다행히도 저 구역은 바다밖에 없는 곳이라 대형 인명피해는 없었겠지만.

    이어서, 저자는 자기가 관찰하기에는 구름의 모양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데 어째서 구름의 모양이 변하지 않는가? 라고 묻고 있다. 아까 말했듯이, 인간이 땅에서 관찰하는 구름은 겨우 수 킬로미터 영역에 걸쳐 있는 것이고 우주에서 보는 것은 수천킬로미터 구역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수 킬로미터 영역에서 아무리 빨리 달려도 수천 킬로미터 구역에서 움직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을까?

    57쪽에서 저자는 지구가 75도 자전하는 동안 달은 전혀 자전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한다. 달의 자전주기는 1개월, 대략 700시간정도인데 그럼 5시간동안 얼마나 자전할까? 호도법 기준으로 약 2.5도다. 그걸 눈으로 보고 판단한다고? 글쎄요?

    그리고 58쪽에서 ‘지구인이 달의 앞면만 관측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달의 자전과 공전 주기가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헌데 지구가 75도 자전하는 동안 달은 눈곱만큼도 자전하지 않고 공전만 했으니 이 날 미 동부의 지구인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의 75%(?)을 관측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고 적고 있다. 이게 왜 틀린 주장인지는 여러분들의 숙제로 남겨두도록 하겠다. 이런게 지구과학 기말고사 문제로 출제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어서…)

  •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6)

    이번 시간에는 책의 46쪽에서 77쪽까지 분량을 읽어보았다. 이 부분의 주제는 ‘달 뒷면 사진은 조작이다’와 ‘인류는 달에 간 적 없다’이다. 먼저, 저자는 다음의 동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분석한 결과 그는 저 영상이 조작임을 밝혀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51쪽까지는 동영상 캡쳐 그림이므로 그냥 넘어가도록 하고, 52쪽을 보자.

    52쪽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북극권 전체를 뒤덥을 만큼 … 큰 구름은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난 서울 하늘 전체를 뒤덮는 한 덩어리의 구름도 거의 목격한 적이 없다.”고 한다. 저자가 눈이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의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수십 킬로미터 이상의 구름을 목격할 수는 없다. 서울을 뒤덮는 구름을 목격한 적이 없는건 당연할 뿐만아니라, 그런 구름을 목격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남반구의 구름에 대해서도 ‘저렇게 얄팍하고 긴 구름들도 난 평생 관찰한 적 없다’고 한다. 물론 지구를 뒤덮는 규모의 거대한 구름은 인간이 살면서 한 눈에 관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당연히 그 누구도 자신의 눈으로 관찰한 적은 없다. 우주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러면서 이어지는 문장으로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들에만 거의 예외 없이 저토록 광대한 구름들이 지구 상공을 가득 메우곤 한다.’ 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킬링포인트는 그 다음 문장이다. ‘그 이유는 대륙을 그려 넣는 것 보다 구름을 그려넣는 게 수십 배 수월하기 때문이다’라는데. 여러분, 이 부분에서 웃어주시면 됩니다. 지구의 남반구에는 원래 대륙이 얼마 없어요…

    ‘구름과 바다의 명도와 채도가 오직 한 가지뿐인 것도 위 사진이 저질의 컴퓨터 그래픽의 소산임을 대변해 준다’고 하는데, 지구가 만약 정말 구체라면 공을 보았을 때 명암이 생기듯이 지구에도 그런게 보여야 하는데 안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조명이 작고 가까이 있을 때 생기는 현상이고, 지구를 비추는 태양은 지구보다 엄청나게 커서 지구를 완전히 품을 수 있는 크기고, 게다가 매우 멀리 있다. 태양이 작은 백열전구같은 것이면 모를까, 지구에 명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한 것은 아니다. 물론 위의 동영상에서 달의 뒷면도 매우 밝게 보이는데 그것은 지구-달-엘고어 위성-태양 순서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밝은 면이 보인다는 것은 낮 동안인 부분을 관측한 결과라는 뜻이고, 거기서 달이 보인다는 것은 달의 뒷면이 태양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태양은 달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달의 뒷면에 명암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명암이 보였으면 그 사진이야말로 조작된 사진이다.

    (이어서…)

  • 전산물리학 진로상담

    저는 수학적 재능이 이론가가 될 정도로 뛰어나지 않고, 너무 추상적인 분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때문에 펜과 종이만 가지고 하는 하드한 이론물리는 하고싶지 않습니다. 이런 제가 흔히 이론물리로 분류되는 전산물리 랩실에 들어가도 괜찮을까요?혹시 제게 적합한 연구분야를 추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 질문자

    안녕하세요. 제가 조언해드리는 것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최대한 제 경험과 지식에 기반해서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누구 한 사람의 조언을 듣고 결정하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다양한 조언을 들어본 후 결정하는 것이 좋겠네요. 특히, 장점보다는 단점 위주로 듣고 결정하세요.

    고민의 주제는 연구 방법론에 관한 질문이네요. 이론, 실험, 전산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가는 연구 분야가 아니라 연구 방법에 관한 질문입니다.

    전산물리학은 이론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론물리학 중에서는 실험에 가장 가까운 분야입니다. 전산물리학을 연구하게 된다면 어떤 물리적 상황에 대해서 적당한 방정식을 만들고, 방정식을 조건에 맞게 풀이해서 결과를 얻겠죠. 그 결과를 실험 결과와 비교하고, 해석적 결과와 비교합니다. 그 결과를 정리해서 논문을 작성합니다. 전산물리학이 실험과 가까운 이유는, 수학적으로 해석적인 결과를 얻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실제 실험 조건에 가까운 초기값과 경계조건을 넣어서 문제를 풀이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실험에서 시편을 마운트에 올리고 레이저를 쏘아서 무슨 빛이 방출되는지를 관찰하는 실험을 한다고 해 보죠. 그럼 전산물리학에서는 시편의 구조, 성분, 온도, 레이저의 파장, 출력, 편광 방향 등의 조건을 설정하고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가설에 따라 방정식을 세웁니다. 고체물리학에서 레이저를 쏘는 경우라면 전자기파에 의한 섭동이 작용하는 슈뢰딩거 방정식이 되겠네요. 그리고 이 방정식을 풀이합니다. 만약 이 방정식이 실험 상황을 적절히 기술하고 있다면, 방정식을 컴퓨터로 풀이한 결과와 실험으로 측정한 결과는 오차 범위 내에서 같아야 하고, 만약 다르다면 왜 다른지, 얼마나 다른지 해석할 수 있어야겠죠. 이 과정을 반복하면 전산물리학 연구가 됩니다.

    전산물리학의 장점이자 단점은 이론과 실험 사이에 끼어 있다는 건데요. 전산물리학은 어디까지나 실제 실험을 컴퓨터로 흉내내는 기법을 주요 도구로 이용하기 때문에, 전산물리학의 결과가 실제 자연에서 일어난다고 보증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전산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험 결과가 잘 일치한다고 해도 누군가 그게 우연이라고 반박한다면 우연이 아니라는 근거를 대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물론 전산물리학 전공자들은 이 부분을 방어하기 위해서 많은 테크닉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아직 아무도 해석하지 않은 물질을 시뮬레이션 한다거나, 실험으로 측정할 수 없는 상황을 시뮬레이션 한다거나, 이론적으로 방정식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을 시뮬레이션 한다거나 하는 등, 최첨단 연구를 할 경우에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등장합니다.

    “당신의 시뮬레이션은 현실을 잘 반영합니까?”

    전산물리학 연구는 코드를 잘 짜고, 문제를 잘 풀고, 그런 과정도 필요하지만 그건 말할 필요도 없는 기초중의 기초이고, 그보다 현실이 시뮬레이션에 잘 반영되어 있는지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코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도록 하기는 어렵지만, 코드를 적당히 짜서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험 결과와 일치하도록 조작하는 것은 매우 쉽거든요. 컴퓨터로 계산한 결과가 실험 결과와 일치한다고 시뮬레이션이 제대로 되었다고 믿으면 안되고, 모니터에 떠 있는 숫자와 그림은 아무것도 아무도 안 믿기 때문에, 자신의 코드가 실제 물리 현상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실험물리학의 경우, 사용설명서 읽고 측정 장비를 제대로 썼다는 것만 확실하면 모니터에 써 있는 숫자가 의미를 몰라서 그렇지 현실을 반영한 숫자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그런데 전산물리학은 그조차도 안됩니다. 이게 전산물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전산물리학을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다면 이런 것들을 잘 할 수 있다는 인정을 받은 것이죠.

    참고로, 시뮬레이션 툴은 각 분야별로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많은 실험물리학자들은 자신의 실험을 시뮬레이션하는 코드를 갖고 있습니다. 이론물리학자들도 방정식을 세우기는 했지만 실제로 수학적으로 폴 수는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컴퓨터에 의한 시뮬레이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여기서 ‘전산물리학’이라는 걸 전공했다고 하려면 그렇게 부업으로 시뮬레이션 돌리는 사람들이 하는 수준을 넘어서 그들이 알아낼 수 없는 것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실험으로 어떤 시편을 측정했을 때 측정 결과는 얻을 수 있지만, 시편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아내기 어렵겠죠. 이런 부분에 대해 시뮬레이션이 내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실험이나 이론으로 할 수 없는 주제를 연구하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시뮬레이션이 현실을 잘 반영해야 하는 이유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해석하여 시편 내부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난다고 했을 때 실험을 하지 않고도 그 주장을 믿으려면 시뮬레이션이 현실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죠. 전산물리학은 바로 이 부분을 연구합니다.

    컴퓨터로 코드 짜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전산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물리학인지 전산학인지 고민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순수하게 컴퓨터 자체에 관심이 많은 것이라면 그건 계산과학이나 전산학이라는 분야로 나눠져 있습니다. 공대로 가세요. 전산물리학 전공을 하려면 일단 전산+물리학이기 때문에 둘 다 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론물리학의 한 분야이기도 하므로 추상적인 물리학에도 강해야 하고요. 실험에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실험 상황을 구체적으로 해석해서 코드에 반영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한 실험을 본인의 시뮬레이션에서 구현해 보고 싶다면 당연히 실험물리학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겠죠. 만약 물리학을 좋아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그 중에 특히 전산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그 경우에 전산물리학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네요.

    대학원에 가기 전부터 전산물리학을 공부하기에 적합한 자격, 실력, 조건 등을 다 갖추고 입학할 필요는 없지만, 본인이 학위과정을 끝내고 나서 얻고 싶은 능력, 실력 등이 위에 설명한 것과 같다면 도전해 보세요.

  •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5)

    이번에는 ‘화성이 없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부분을 읽어보았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저자가 NASA에서 공개한 동영상과 사진이 모두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하는 주장은 사실이다. 문제는 NASA에서 이미 그걸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처음부터 밝히고 있었으며, 사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공개를 했다는 점이다.

    먼저, 다음의 동영상을 감상해 보자.

    저자는 이 동영상을 보면서 “헌데 여기까지는 누가 봐도 실제 동영상이 아니라고 판단할 것이다. 영상 자체도 자신은 실사가 아닌 CG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고작 이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수조가 투입되는 우주탐사선을 추가로 한 대 더 띄워보내지는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아마도 NASA측도 공식적으로 이 영상은 실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즉 이 영상마저도 실제라고 주장한다면 놈들 스스로 ‘나는 미치광이에 사기꾼이다!’라고 떠들어대는 것과 진배없을 테니까!” (37쪽) 라고 써 두었다.

    일단 위의 동영상은 CG로 만든 애니메이션 맞다. 동영상 소개에 써 있다. 저 동영상은 JPL 계정에서 올린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든 저자의 추측(?)대로 NASA측도 공식적으로 이 영상은 실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2011년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고 2019년에 출판할 책을 쓰는데 NASA의 입장을 확인을 안한 것 뿐만아니라 동영상 설명에 써 있는 말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수많은 지구인이 믿고 있는 NASA에서 공개한 사진이 조작인지 컴퓨터 그래픽인지 실제로 찍은 사진인지 의심하고 있으면서, NASA가 그 사진에 대해 뭐라고 입장을 표명했는지 추측하기만 하고 확인하지 않는다니. 슬슬 이 지점에서 이 책을 끝까지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저자는 위키백과에서 찾은 다음의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File:PIA16239_High-Resolution_Self-Portrait_by_Curiosity_Rover_Arm_Camera.jpg

    위의 사진은 큐리오시티의 셀카 같은 사진인데, 그림자를 자세히 보자.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왼쪽에 있는 바퀴의 그림자를 만드는 광원은 11시 방향에서 오고 있다. 오른쪽에 있는 바퀴 중 가운데 바퀴의 그림자를 만드는 광원은 1시 방향에서 오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 바퀴 중 아래 바퀴외 가운데 바퀴 사이에 있는 막대기의 그림자를 만드는 광원은 4시 방향에서 오고 있다. 즉, 저자는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서 이 사진에는 광원이 3개가 있으며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화성에서도 태양은 1개만 떠 있을테니까. 따라서 “큐리오시티를 촬영한 사진은 실제 사진이 아닌 CG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ASA의 권위에 현혹된 대중들은 눈곱만큼의 의심 없이 그것을 화성에서 전송되어져 온 실제 사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42쪽) 라고 적고 있다.

    물론 위의 사진은 원본을 찾아볼 수 있는데.

    https://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16239

    어쨌든 사진 설명에 따르면 저 사진은 큐리오시티에 달려 있는 장비 중 MAHLI라는 카메라를 이용해서 찍은 사진 중 55장을 이어붙여서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진은 누가 어떻게 찍은 것인가? “셀카봉”이 보이지 않다니!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페이지에 간단한 설명이 나와 있다.

    https://www.theregister.co.uk/2012/12/14/nasa_explains_curioisty_self_portraits/

    대충 설명하자면, 큐리오시티는 저 셀카를 찍기 위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자기 자신의 일부에 해당하는 사진을 찍었다. 물론 이 때 찍은 사진의 원본에는 ‘셀카봉’이 나와 있다. 하지만 저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 찍은 55장의 원본 사진에 있는 셀카봉을 전부 다 그대로 노출시키면 저렇게 깔끔한 사진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셀카봉이 찍힌 부분을 잘라내고 남은 부분으로만 이어붙여서 저 사진을 만들었기 때문에 셀카봉 없는 셀카가 찍힌 것이다.

    이쯤 읽어보니 점점 분명해 지는 것이, 저자는 사진과 동영상을 찾기만 하고 그에 해당하는 설명은 전혀 읽지 않은 것 같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뭘 반박해야 하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뭔가를 반박하고 있다.

    즉, ‘우주는 없다’는 저자가 섀도우 복싱 하는 내용이다. 우주가 없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고 논리가 없는걸 넘어서 반박하고자 하는 대상도 없다. NASA가 처음부터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밝힌걸 놓고 “화성 사진은 컴퓨터 그래픽이다! 믿지 마라!”라고 하면… 나름 진지하게 읽고 있던 독자로써는 긴장이 탁 풀릴 수 밖에…

    (이어서…)

  • python multiprocess

    파이썬을 이용해서 멀티프로세스를 돌리는 예제

    import multiprocessing as mp # 멀티프로세싱을 하기 위해 모듈을 갖고 온다.
    def myfunction(a, b): # 멀티프로세싱에 사용할 함수 예제.
    b=a*3
    return
    master=mp.Manager() # 여기서 멀티프로세싱 마스터 매니저를 정의한다.
    processes=[] # 프로세스를 미리 준비시켜 둘 리스트.
    startedprocesses=[] # 시작된 프로세스를 넣어둘 리스트.
    res=master.dict({}) # 프로세스의 실행 결과를 넣어둘 리스트. 마스터 매니저에 붙어있는 형식으로 선언해야 멀티프로세싱에서 잘 작동한다.
    for s in input_data_list: # 프로세스에 넣을 값들의 리스트로 돌리는 for 구문
    processes.append(
    mp.Process(
    target=myfunction, args=(s,res)))
    # processes는 프로세스를 미리 준비시켜 둘 평범한 리스트였다. 여기에 프로세스를 준비시켜서 넣어둔다.
    # 멀티프로세싱 모듈은 프로세스를 찍어내기 위한 클래스를 갖고 있는데, 그게 바로 Process라는 클래스이다.
    # 이 예제와 같이 사용한다면, “myfunction이라는 함수에 s라는 데이터를 집어넣고 res에 그 결과를 되돌리는” 프로세스를 정의한다.
    while len(processes):
    p=processes.pop() # 미리 준비해둔 프로세스 목록에서 가장 끝에 있는걸 하나 꺼내온다. (사실 꺼내오는 순서는 상관없다.)
    p.start() # 프로세스를 시작한다.
    startedprocesses.append(p) # 시작된 프로세스를 startedprocesses에 넣어둔다.
    while len(startedprocesses):
    p=startedprocesses.pop() # startedprocesses에서 프로세스를 하나 꺼내온다.
    p.join() # join 메소드는 해당 프로세스가 끝날 때까지 파이썬이 기다리도록 시킨다.

  •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4)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를 읽어보는 그 네번째 시간이다. 이번 시간에는 일단 30페이지에서 33페이지까지 읽어보도록 하겠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펠릭스 범가너가 2012년에 39킬로미터 고도에서 뛰어내린 동영상 기록을 근거로 들고 있다.

    우주정거장에서 찍은 사진도 있다.

    https://ko.wikipedia.org/wiki/%EA%B5%AD%EC%A0%9C%EC%9A%B0%EC%A3%BC%EC%A0%95%EA%B1%B0%EC%9E%A5

    우주정거장에서 찍은사진을 보면 지구는 대충 살짝 둥근 정도로 보인다. 그리고 우주정거장의 고도는 (우주는 없다 저자에 따르면) 340킬로미터에서 433킬로미터라고 한다. 그리고…

    https://youtu.be/Dt0QuBsGU20?t=98

    대충 이런 사진을 보여주면서, 39킬로미터에서 찍은 사진을 보라고 한다. 분명히! 더 멀리서 찍은 우주정거장의 사진이! 왜! 더 가까운데서 찍은 사진보다 평평해 보이는가? 이것은 조작이다!!!

    …라고 결론을 내고 있는데. 당연히 틀린 결론이고. 문제는 이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쓸데없는 노력을 기울인 것과 비슷한 정도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므로, 시간에 쫒기는 여러분들은 그냥 대충 넘어가면 되겠다.

    위의 위키백과 사진의 설명을 보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어있다.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TS-134_International_Space_Station_after_undocking.jpg

    저 사진의 원본에 가까운 파일을 구할 수 있는 NASA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자.

    https://www.spaceflight.nasa.gov/gallery/images/shuttle/sts-134/hires/s134e010137.jpg

    저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서 속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피사체 거리가 430만 킬로미터로 나오는 건 기분 탓(…) 이다. 니콘이 카메라를 만들면서 저렇게 멀리 있는걸 찍을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이 정보만 갖고서 렌즈를 뭘 썼는지는 알 수가 없는데, 나무위키를 참고해 보니 길이가 대충 100미터 정도 되는 것 같다. https://namu.wiki/w/%EA%B5%AD%EC%A0%9C%EC%9A%B0%EC%A3%BC%EC%A0%95%EA%B1%B0%EC%9E%A5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 구글에 검색을 해 보았다. 그 결과, 플릭커에서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s134e010137

    플릭커의 EXIF 정보를 살펴보니 렌즈가 28-70 f/2.8 이라고 되어 있었고, 이 렌즈는 다음의 제품 되시겠다.

    http://prod.danawa.com/info/?pcode=151532

    렌즈 자체의 특징에 대해서는 다음의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지만) 글을 참고해 보았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undaycrazy&logNo=100128662060&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어쨌든 우주정거장 사진은 저 렌즈를 사용해서 사진을 찍은 것이고… 이제 레드불 스트라토스 사진을 살펴보자.

    http://www.redbullstratos.com

    http://www.redbullstratos.com/gallery/all-media/cameras/1.html

    위의 유튜브 캡쳐본이 어느 카메라에서 찍혔는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http://www.redbullstratos.com/gallery/all-media/cameras/1.html

    그리고 저 카메라 모듈(케그keg라고 한다) 한개에 저렇게 카메라 세대가 들어간다.

    https://www.qualcomm.com/news/onq/2013/10/31/filming-felix-capturing-red-bull-stratos-space-jump

    그리고 퀄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어디에 어떤 카메라가 쓰였는지 잘 설명되어 있다. 어쨌든 그건 그렇다 치고. 카메라 종류에 따라서 같은 위치에서 찍었더라도 지구의 곡률이 다르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의 표현을 빌어서 질문한다면 – ‘이것이 물리학적으로 가능한 일인가?(31쪽)’

    이것이 물리학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궁금하다면

    https://blog.naver.com/mr9koo/150128907644

    이 블로그에 가서 어안렌즈로 찍은 사진을 구경해보자. 펠릭스가 뛰어내린 높이보다 지표면에 훨씬 가까운 빌딩 옥상에서 찍어도 지평선이 구부러져 보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주는 없다’의 저자는 카메라와 광학계에 대한 지식이 상당히 부족한 상태에서 비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조잡한(…) 사진으로 그림이 가짜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이걸 굳이 설명해야 하는 걸까 싶긴 한데… 굳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카메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과 실제 현실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심지어 우리가 실제로 본 것과 실제로 봤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 무엇이 실제로 존재하는가’는 객관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무엇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는 굉장히 주관적인 이야기다. 무엇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살든지 그건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인간이 현실세계에 빌붙어서 살고 있는 한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세계 사이의 차이가 너무 크다면 현실세계에서 살기가 굉장히 힘들다. 현학적으로 얘기한 것 같은데, 쉽게 말해서 망상에 빠져 살면 망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각자의 주관적인 세계를 갖고 있을텐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우주가 존재한다는 주장은 어떻게 믿는가? 여러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된다. 만약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하나의 세계가 실존하고, 그 현실에서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을 한다면, 사람마다 다른 경험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경험에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그 공통적인 부분을 모아서 실존하는 현실세계의 모습을 추측하면 그게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우주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점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의 현실에 관한 주장이 조금씩 다르다는 이유로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주장은 조금씩 다른 것이 당연하고, 그 속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얼마나 많은가가 중요하다. 현실에 가까운 경험일수록 공통점이 많고, 현실에서 멀어질수록 공통점이 적다. 지구가 둥글고 저 하늘의 저편에 우주가 존재한다는 현실은 단지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에서 사진을 찍어왔다는 것만으로 증명된 것이 아니다. 그 사진은 현실의 지극히 일부분이고, 우주까지 가지 않더라도 지상에서 관측한 수많은 결과가 모두 일관되게 우주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지구의 모양이나 우주의 존재성에 관한 주장은 현실 전체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가설이다. 지구의 모양이 평평하다는 가설을 받아들인다고 할 때, 이 가설로 설명할 수 없는 증거가 제시되거나, 증거를 설명하기 위해서 증거마다 다른 가설이나 가정을 덧붙여야 한다면 그런 가설은 굉장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제시된 증거를 설명하는 것 까지는 어떻게든 성공했다고 쳐도, 이 가설을 이용해서 새로운 뭔가를 하고 싶을 때 써먹기가 어려운 것이다. 사실은 어렵다기보다는 두렵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앞에서 말했듯이 현실과 생각이 차이가 클 수록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데, 가령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절벽에서 뛰어내리면 죽는 것과 같은 문제가 있다. 틀린 가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뭔가를 하려고 할 때, 그 새로운 무언가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면 그걸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가정을 도입해야 하는데 그건 그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 보기 전에는 할 수가 없다. 그 새로운 무언가가 틀렸을 경우 되돌릴 수 없는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생각이라면, 과연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을까? 최대한 현실에 가까운 가설을 도입하는 것이 위험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남들이 다 같은 얘기를 한다고 그게 전부 진실은 아니지만, 과학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 대체로 진실이다. 모르겠으면 그냥 외우자.

  •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 (3) – 보충 설명

    지난번 글에서 이틀간 찍은 사진을 합쳤기 때문에 같은 구름 모양이 두번 나타날 수도 있는거 아닌가 하고 구름 사진을 설명했었고, 이에 대해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지적이 있어서 NASA에서 구름 부분을 담당했던 레토 스퇴클리 박사님에게 직접 문의를 드려보았다. 스퇴클리 박사님은 내 이메일을 받고 거의 기다림 없이 답장을 주셨고 그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겠다.

    답장에 의하면, 2001년에는 적도 부근의 사진을 처리할 때 해당 지역의 구름 데이터가 부족해서 가까이 있는 구름 데이터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주는 없다’ 저자의 지적은 올바른 지적이다. 결론은 틀렸지만.

    이 설명이 잘 이해가 안된다면 다음의 동영상을 참고하도록 하면 된다.

    스퇴클리 박사님의 답장의 마지막 부분에 “디카 사진은 다 가짜다. 어차피 카메라 제조사가 내부 데이터 처리 과정을 공개하지 않잖은가? 최소한 NASA 위성 데이터는 데이터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라고 적힌 말이 무슨 뜻인지, ‘우주는 없다’의 저자가 깊이 숙고해 봤으면 좋겠다.

    P.S. I am very approciated of nice response from Dr. Reto Stokli.

  • 희대의 사기극 우주는 없다(3)

    피라미드 에너지의 힘 덕분에 쿨타임 지나서 조금 더 읽어보았다.

    지난번에 CG로 보인다는 지구 사진이 뭔가 했더니 일단 URL을 적어두었다.

    https://visibleearth.nasa.gov/view.php?id=57723

    이곳의 사진을 보면서 저자는 사진을 면밀히 살펴서 같은 모양의 구름이 두 곳에 찍혀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위의 주소에 들어가서 사진을 살펴보면 과연 그러하다. 저자는 28쪽에서 “위의 내용이 혹시 조작이 아닌가 의심이 되는 분들은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란다.”라고 적어두었다. 그리고 이어서 29쪽에는 “구름 모양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붙여넣기가 아닌 이상 이것이 과연 현실세계에서 가능한 일인가?” 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그래서 나도 들어가서 확인해 보았는데, 거기에 적힌 그림 설명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원문과 해석은 다음과 같다.

    This spectacular “blue marble” image is the most detailed true-color image of the entire Earth to date. Using a collection of satellite-based observations, scientists and visualizers stitched together months of observations of the land surface, oceans, sea ice, and clouds into a seamless, true-color mosaic of every square kilometer (.386 square mile) of our planet. These images are freely available to educators, scientists, museums, and the public.

    이 굉장한 “푸른 구슬” 사진은 오늘날까지 전체 지구의 가장 자세한 총천연색 사진입니다. 위성에서 찍은 지표면, 바다, 해빙, 구름에 대한 관측 자료를 모아서, 지구의 각각의 1 제곱킬로미터에 해당하는 사진을 과학자들과 영상전문가가 한땀 한땀 매끄럽게 이어붙였습니다. 이 사진은 교육자, 과학자, 박물관, 공공용도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Much of the information contained in this image came from a single remote-sensing device-NASA’s Moderate Resolution Imaging Spectroradiometer, or MODIS. Flying over 700 km above the Earth onboard the Terra satellite, MODIS provides an integrated tool for observing a variety of terrestrial, oceanic, and atmospheric features of the Earth. The land and coastal ocean portions of these images are based on surface observations collected from June through September 2001 and combined, or composited, every eight days to compensate for clouds that might block the sensor’s view of the surface on any single day. Two different types of ocean data were used in these images: shallow water true color data, and global ocean color (or chlorophyll) data. Topographic shading is based on the GTOPO 30 elevation dataset compiled by the U.S. Geological Survey’s EROS Data Center. MODIS observations of polar sea ice were combined with observations of Antarctica made by the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s AVHRR sensor—the Advanced Very High Resolution Radiometer. The cloud image is a composite of two days of imagery collected in visible light wavelengths and a third day of thermal infra-red imagery over the poles. Global city lights, derived from 9 months of observations from the Defense Meteorological Satellite Program, are superimposed on a darkened land surface map.

    이 사진에 포함된 대부분의 정보는 나사의 MODIS라는 원격 감지 장비를 이용한 것입니다. 이 장비는 지표면 700킬로미터 상공을 돌고 있는 Terra 위성에 실려있으며, MODIS는 땅, 바다, 대기권의 다양한 정보를 관찰할 수 있는 통합적인 도구입니다. 이 사진에서 땅과 바다 부분은 2001년 6월에서 9월 사이에 구름에 가린 부분을 다시 찍기 위해 8일에 1번씩 얻은 정보를 모은 것입니다. 이 사진의 바다 부분의 자료는 두가지 종류의 자료가 사용되었습니다. 얕은 물의 총천연색 자료와 전체 바다의 색상(또는 클로로필) 자료입니다. 지표면의 그림자는 미국의 측량 조사기관의 EROS 데이터 센터에 있는 GTOPO 20 고도 자료집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극지방 해빙의 MODIS 관찰은 해양대기관리국이 AVHRR 센서로 만든 남극의 자료를 사용하였습니다. 구름의 사진은 2일동안 가시광선 영역으로 찍고, 3일째에는 적외선 영역을 찍어서 모은 것입니다. 도시의 빛은 9개월동안 지표면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 찍은 것을 겹쳐서 만든 것입니다.

    자. 그러니까, 같은 모양이 두장씩 보이는 이유는 2일동안 찍은 사진을 이어붙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저자의 지적은 매우 의미가 있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붙여넣기”가 아닐 뿐, 굉장히 많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과학적 자료를 해석 할 때에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사용했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원본 자료로부터 어떻게 그림을 그려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사진을 인공위성에서 디카로 한번에 찍으면 찰칵 하고 찍히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뒤이어서 저 사진에 있는 구름의 모양이 고양이나 개 모양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인위적으로 그려 넣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덤이다.

    조작되지 않은 사진이 굉장히 멋지게 찍힐수 있다는 사례는 구글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https://www.google.com/search?newwindow=1&q=dragon+cloud&tbm=isch&source=univ&client=firefox-b-d&sa=X&ved=2ahUKEwi6-sK13YfkAhXM62EKHZ0DC7wQsAR6BAgHEAE&biw=1920&bih=976

    어쨌든 오늘은 가볍게 2페이지만 읽고 마치도록 하겠다.

    한줄요약: 이틀동안 찍은 사진을 이어붙였으니 당연히 같은 구름이 두번 나오겠지요…

  • 피라미드 에너지(2)

    피라미드 구조물 안에서 고양이를 키우면 고양이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뒤로하고, 5장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4장에는 화장품이나 물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5장에는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83쪽에 “빌은 피라미드 아래에서 2년도 넘게 자고 있지만 그의 머리숱은 여전히 그렇게 많지 않다.”고 써 있다. 즉, 아무리 피라미드 에너지가 영험하더라도 탈모는 못 고친다는 뜻이다. 그럼 피라미드는 정말로 아무 쓸모가 없잖아.

    탈모는 피라미드로도 못 고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뒤로하고 2부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저자는 2부를 시작하면서 “잠시나마 물리학적인 법칙들의 중요성을 잊어버리는 것이다.”(90쪽)라고 쓰고있다. 물리학적인 법칙들의 중요성을 잊어버리는 건 좋은데, 내가 물리학 법칙의 중요성을 잊어버리는 것과 나에게 물리학 법칙이 작용하는 것에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 내가 물리학 법칙의 중요성을 잊어버리는 것은 물리학 법칙에 위배되지 않으니까…

    6장에서는 자석과 자기장 이야기를 하는데, 특히 흥미로운 것은 피라미드가 지표와 수평을 이룰 때에만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피라미드를 뒤집어 놓았을 때에는 아무런 효능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왜 흥미로운가 하면, 피라미드 에너지는 1.중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2.우주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탈모도 못 고치는 주제에 중력이 없으면 작동하지 않는 신비의 구조물이라니.

    아무튼, 저자들은 피라미드 에너지의 작동 원리를 진동과 공명을 도입하여 설명을 하려고 시도하는 것 같다. 지구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전자기적인 장치이고, 매우 복잡한 파동들로 가득차 있는데 피라미드는 그 고유한 공명 진동수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 분이 진동이나 공명을 뭐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리굽쇠의 공명을 이야기하는 걸로 봐서는 어디서 주워들은 것 같긴 한데 그 이후에 “질병은 생명력을 가지고 사는 것에서 육체의 리듬으로부터 일탈한 표류 상태일지 모른다고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95쪽)라고 적고 있는 걸 봐서 저자에게 의학이나 생물학에 관한 지식은 하나도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

    96쪽에는 맥도나그 박사가 하워드 경에게 보낸 편지에서 물질의 파동이나 진동에 관한 그의 생각을 단순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주의 모든 신체들은 활동의 응축물이다. 모든 신체들은 파동을 하고 그것은 다시 말하여 또다른팽창과 응축을 하는 것이다. 그 리듬은 기온에 따라 활성화 되는 것이다. 식물들의 수액 속에나 동물들의 피 속의 단백질이 그런 신체가 되는 것이고, 그것이 또한 그 기관의 모체가 되거나 동물의 조직이 되는 것이다.(그 뒤로 1페이지 분량이 이어짐.)”

    … 이게 단순해?

    어쨌든 이 섹션은 “신체의 전기체계가 단순히 잘못된 식사습관에 의해서 고장날 수 있으며 그것이 파괴에 의한 바이러스를 만드는 진종(진동)이나 파동체계의 충분히 급진적인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일까?”(97쪽) 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 다음 섹션에서 “사람이 인공적인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설탕은 피 속에 있는 많은 칼슘과 인을 흡수하게 된다.”(97쪽)는 잘못된 지식을 적어놓고 있다. 뭔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상적인 상태인 2.5대 1의 관계에서 정상치보다 낮은 2대 1 혹은 심지어 1.5대 1로 낮아지게 되어 신체의 전기체계에 정확한 결핍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말이 이어지는데, 무엇의 비율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이것은 설탕과 칼슘의 비율인가, 칼슘과 인의 비율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그리고 문맥상 칼슘과 인의 비율이라고 쳐도, 2.5대 1의 관계가 유지되기만 하면 얼마라도 상관 없는 것인가? 혈액속에 있는 2.5그램과 1그램의 물질이 2.5밀리그램과 1밀리그램의 물질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이어지는 음이온 이야기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도록 하겠다. 여러분이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그 음이온 이야기 맞다.

    7장에서는 드디어 이와 같은 신비한 에너지가 가장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분야인 ‘수맥 찾기’가 소개된다. 여기서는 다우징 기법을 이용한 수맥 탐사의 전문가인 ‘빌 콕스’라는 분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분은 우물을 파기 위해 수맥을 찾는데 다우징 기법을 쓰는데, 어쨌든 엄청 잘 찾는다고 한다. 심지어 본인이 어느 지점에서 수맥 찾기를 ‘실패’라고 판정했어도 어쨌든 그 근처에 물이 있기는 했으며 깊이나 물의 양이 예상과 달랐을 때 실패라고 생각한다는 모양이다. 이어서 빌 콕스가 이런걸 어떻게 배웠는지 쓰는데…

    “작고한 위대한 수맥찾기 전문가였던 베르느 카메론의 제자인 나는 피라미드 에너지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기존 과학의 물리적, 정신적 한계를 넘어서 … 신성한 계획에 있어서 진보의 기능이었다. 이것이 자연의 조화와 사물들에 대한 우주적인 계획이 있었던 이래로 초의식의 자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 고대의 스승들은 자연의 신비스럽고 비밀스러운 언어를 정확히 번역할 수 있기 …”(106-107쪽)

    그리고 이 분들은 다들 그 위대한 초의식과 자연의 비밀스러운 언어를 배워서 수맥 찾는데 쓰고 있다. 뭔가 좀 아까운 것 같지만 … 탈모도 못 막는데 이것은 우물 파기 이외에 대체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8장은 단 3페이지라서 그냥 훌쩍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너무 놀라운 문장이 적혀 있어서 소개해야만 할 것 같다. “모든 미네랄이 분자핵에 있어 양자 – 중성자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에너지 원이라고 보도되고 있다.”(115-116쪽) 어디서부터 틀렸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 틀렸다. 자연계에서 양성자와 중성자의 균형은 원래 잘 이뤄지고 있고, 그게 안되면 핵분열이든 핵융합이든 아무튼 에너지를 방출하며 터져버린다. 그리고 미네랄 역시 양성자와 중성지로 이루어져 있고 그게 무슨 에너지를 방출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스탠포드 대학교 교수라고 하는 윌리엄 틸러 박사 이야기가 몇 번 인용되고 있는데, 검색해보니 이 분이 그 유명한 “관찰자 효과”라는 것을 이야기한 것 같다. 물론 구글에 검색해서 나오는 관찰자 효과는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충 신비롭게 설명하는 것이라 전혀 믿을 것이 못 된다. 그 비슷한 개념이 양자역학에 있긴 한데, 어쨌든 그건 아니다. 관찰자 효과가 뭔지 잘 모르겠으면 그냥 그런거 없다고 하는 것이 좋다. 아무튼 그런거 없다.

    9장은 ‘심령치료’라는 제목인데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안그래도 할 말이 많은데 내 전문분야가 아닌 영역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 어쨌든 ‘가까운 미래에 이 두 분야에서 놀랄만한 발전을 보게 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124쪽) 라고 써 있긴 한데, 아무래도 20년은 가까운 미래가 아닌 것 같다.

    10장은 ‘미지의 달’인데 여기서는 지구의 지진과 달의 지진이 서로 연관성이 있다고 하는데, 어쨌든 이건 본문의 피라미드 에너지와 아무 관련이 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 책을 그냥 내기에는 분량이 적어서 끼워 넣은 것일까? 이 장의 마지막은 달에서 탄소가 발견되었다고 하면서, 탄소가 발견된 곳에서는 거의 확실하게 생명체가 있었거나 있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참고로, 태양계에서 탄소가 가장 많은 곳은 태양이다(…)

    11장은 마지막으로 피라미드의 건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누가 왜 만들었는지, 외계인이 만들거나 외부의 신이 만든거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

    이 책의 가장 신비로운 점은 1999년 10월 20일에 초판 6쇄가 발행되었다는 점이다. 20년 전이라니. 정말 옛날 얘기인 것 같다.

  • 피라미드 에너지

    이 책을 보는 순간 제목에서부터 뭔가 느껴진다면 그게 바로 피라미드 에너지다.

    이 책은 첫 문장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전세계에 걸쳐 수십만의 사람들이 피라미드 모형을 이용함으로써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9쪽) 전 세계에 걸쳐 수십만의 사람이라고 한다면, 왜 나는 그런 연구와 성과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일어났으나 그런것들을 일일이 따지다보면 마도서를 읽는데 방해가 될 뿐이므로 무시하였다.

    저자는 알렉시스 캐럴(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이 시대 가장 위대한 과학자 중의 한 사람)의 문장을 인용하여 “… 공인된 과학의 범주를 넘는 어떠한 가설을 우리가 제기했을 때… 과학적인 발견과 합치되지 않는다는 … 이유만으로 가설을 거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10쪽) 라고 쓰고 있다. 이 문장은 과학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가설을 지지하고 거부할지 정하기 위하여 과학적인 과정을 거친다. 그렇다면 과학적인 방법이란 무엇일까? 과학이란 잘 정의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다면 피라미드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도 과학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이미 피라미드 에너지에 관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아는 과학의 범주에서는 한참 벗어나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으며 옛날엔 그런 이야기를 사람들이 믿었나보다 하면 된다……… 라고 하기엔 이 책이 1999년에 출판되었다는 사실이 나를 절망스럽게 한다. 20년은 옛날인가 아닌가. 그러면서 이 책은 서두에서 우리는 그런 사기꾼들과는 다르거든! 이라고 말하며 뭔가 다르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별로 다르지 않다.

    먼저, 1장에서 면도칼이 등장한다. 이 면도칼이 피라미드 에너지 연구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는 잠시 후에 논의하도록 하고, 17쪽에 좀 이상하게 적혀 있는데. 이 부분에서 저자는 프랑스 사람이라는 ‘앙뚜안느 보비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런데 그 다음 문장에서 ‘보리스’가 되어서 나온다. 그리고 그가 피라미드 안에서 발견한 것이 ‘미라’처럼 바싹 마른 동물의 사체라고 한다. 문제는 ‘미라’를 영어로 ‘mirra’라고 적었다는 점이다. 미라는 영어로 ‘mummy’라고 한다. ‘mirra’는 검색을 해보니 포르투갈 어로 미라를 뜻하는 말인 것 같다. 미국인이 영어로 쓴 책에 프랑스인 이야기를 실으면서 포르투갈 어의 단어를 사용하다니 뭔가 이상하지만 아마도 번역이 틀린 것이라고 짐작된다.

    면도칼이 왜 나왔느냐면, 피라미드 에너지의 존재와 유용함을 증명하기 위해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이 책에 나온 설명을 그대로 옮겨보자면,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물 안에 면도칼을 넣어두면 면도칼이 녹슬지 않고 오래간다. 심지어 닳은 면도칼이 날카로워지기도 한다. 이것은 앞에 나왔던 보비스가 피라미드 안에서 바싹 마른 동물의 사체를 발견한 것과 마찬가지 현상으로, 수분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것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물의 쌍극자 구조, 자기장이나 전기장 얘기를 하고 있는데, 물리학 전공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모든 것을 전부 잘못 설명하고 있다. 잘못 이해했거나.

    이 책의 설명에 따르면,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물이 그 내부에 어떤 공명 현상을 일으켜서 물 분자를 물질로부터 뜯어낸다는 것이다. (20-21쪽)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라미드 모양의 내부에 면도칼을 둘 때 칼날의 방향을 지구 자기장 방향에 맞게 두어야 칼날이 예리해 진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장이 피라미드 구조물의 내부에 공명 현상을 일으켜서 물 분자를 밖으로 끄집어 낸다고 한다.(22쪽) 내가 물리학 전공자다보니 이 부분만 봐도 굉장히 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먼저, 동물의 사체에서 물 분자가 빠져나오는 것과 녹슨 면도칼에서 수분이 빠져나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반응이다. 동물의 사체에 있는 물 분자는 분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고, 물 분자가 동물의 사체에 있는 세포에 붙어있을 수 있는 이유는 세포를 구성하는 다른 분자들과 상호작용하는 분자력, 대체로 이 경우 쌍극자 결합이나 수소 결합 등에 의한 것이다. 면도칼이 녹이 슬게 되는 것은 면도칼의 주 성분인 철 원자가 산소와 결합하는 현상이다. 면도칼의 녹이 슬은 부분은 면도칼에 물 분자가 분자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달라붙어있는 것이 아니고, 물 분자의 산소 원자가 철 원자와 달라붙어서 산화철이라는 다른 화합물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공유결합으로, 방금 말한 쌍극자 결합이나 수소 결합과 비교하면 매우 강한 화학적 결합이다. 동물의 사체에서 물 분자를 제거하려면 물 분자를 밖으로 뜯어내면 되지만, 면도칼에서 녹슨 부분을 제거하려면 산소 원자와 철 원자의 화학적인 결합을 끊어야 하며, 이 두가지 현상은 영역이 다른 현상이다. 물론 적당한 구조와 외부에서 적절한 에너지를 공급했을 때 세포에서 물 분자를 뜯어낼 수도 있고, 녹슨 산화철을 순수한 철로 환원시킬 수도 있다. 세포에서 물 분자를 뜯어낼 때 쓰는 장치는 전자레인지라고 하고, 녹슨 산화철을 환원시킬 때 쓰는것은 레이저 녹 제거기이다. 둘 다 전자기파지만 어쨌든 피라미드 구조물 안에서 지구 자기장 방향으로 물건을 놔뒀을 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이 책은 22쪽에서 굉장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피라미드 모양 내에 … 탈수는 강철로 만든 면도칼의 분자 구조에 빈자리를 만들고, 자기장 내부에 흐르던 분자들이 면도칼의 끝으로 이동하여, 칼날의 날이 다시 서게 되는 것이다.” 란다. 지금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오래 써서 닳아버린 면도칼을 피라미드 구조물에 넣어두면 면도칼이 저절로 날카로워진다는 뜻이다. 심지어 내부적으로 철 원자들이 이동해서!

    철 원자들이 면도칼을 구성할 때 이루고 있는 금속 결합이 얼마나 단단한지, 거기서 철 원자가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한 학기 짜리 고체물리학 강의를 펼쳐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다. 그렇다면… 피라미드 구조물 안에 있는 면도칼에서 철 원자가 칼날 부분으로 몰려가서 칼날이 날카로워진다면, 반대 방향으로 칼날을 두면 칼날이 저절로 무뎌지는 걸까?

    어쨌든 바로 앞의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피라미드 구조물과 지구 자기장이다. 25쪽에서는 피라미드 에너지가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전기적 자극을 피해야 된다고 한다. 냉장고나 텔레비전 위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4피트 이상, 대략 1.2미터 이상 멀리 떨어트려 놔야 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이 주의사항은 굉장히 황당한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지구 자기장과 막대자석의 자기장, 냉장고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전자기파의 자기장과 모두 같은 것이다. 지구 자기장의 방향을 알 수 있는 장치인 나침반을 가만히 두면 지구 자기장과 같은 방향으로 정렬된다. 그리고 그 주변에 다른 자석을 가져오면 나침반이 그 막대자석에 끌려가서 방향이 틀어지게 된다. 많은 신비주의자들이 이 현상을 잘못(또는 일부러 잘못) 해석하고 있는데, 이건 막대자석이 지구 자기장을 방해한 것이 아니다. 그저 나침반 주변의 자기장의 방향이 바뀐 것이다. 즉, 지구 자기장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면 막대자석으로도 충분히, 또는 그보다 더 강하게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26쪽에서는 근처에 있는 강한 자성물체가 피라미드 구조물의 작용을 방해한다고 적혀 있다. 이게 무슨 …

    27쪽의 주석에서는 피라미드 구조물의 면 부분에 덮개를 씌운 것과, 뼈대만 있는 것 사이에 효능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피라미드 구조물에 덮개를 씌운 것과 뼈대만 있는 경우에 대해서 사람이 그 안에 들어가 있을 때 뇌파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애초에 피라미드 구조물이 뇌파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덮개를 씌우든 말든 뇌파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리가 없다.

    어… 그리고 2장에서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 이것도 이 책 자체에서 반박이 되고 있다. 35쪽에서는 피라미드 구조물 안에 있던 음식물이 상하지 않고 오래 보존되는 현상에 대해서, 피라미드 구조물의 영향에 의해 미생물이나 박테리아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쓰고 있다. 그리고 한페이지 넘겨서 37쪽에서는 와인을 피라미드 안에 넣으면 더 맛있어 진다고 한다. 왜냐면, 피라미드가 발효 과정을 재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35쪽과 37쪽을 비교해서 읽으면서 나는 정말 …

    42쪽에서 본인들이 수행한 실험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태양과 그것이 일으키는 폭풍의 유형, 달과 달의 위상, 그리고 떨어져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태양계 내 행성들 간의 영향들 등이 지구의 자기장에 변화를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자기장이 그렇게 중요하면 왜 막대자석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건가요. 어쨌든, 42쪽에서는 우유에서도 발효가 잘 일어나서 치즈를 쉽게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43쪽에서는 치즈에서 곰팡이의 성장을 방해하여 치즈의 맛이 오랫동안 유지되도록 만든다고 한다. 우유의 발효와 치즈의 부패를 방해하는 얘기는 둘째치고, 1장에서 동물의 사체에 들어있는 수분과 면도칼의 수분을 다 끄집어내는 강력한 에너지가 우유나 치즈를 말라비틀어지게 하지는 않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다. 어째서 이 책은 내부적인 모순으로 점철되어 있는가? 이래서는 저자들이 피라미드 에너지를 아무리 잘 설명하고 싶다고 해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 하나만 하자. 하나만…

    47쪽에서 피라미드 구조물 안에 둔 사과에 대해 설명하기를, “그 사과의 껍질은 비록 쪼글쪼글했지만 그것을 잘라보았을 때 대단히 상태가 양호했고 수분이 많으면서도 바삭거림을 알 수 있었다.”라고 써 있다. 이 문장이 번역의 오류가 아니라면, 수분이 많으면서도 바삭거린다는 상태를 상상해야 하는데, 이건 뭐지 싶다. 도저히 상상이 안된다.

    사실 저자들은 48쪽에서 비밀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피라미드에 음식을 보관할 때 커버를 씌워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그만 비밀을 털어놓았다. 커버의 재질은 뭘 쓰더라도 상관 없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투명한 비닐이다. 그것은 태양을 받는데에 있어서는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라고. 태양…이 답이네. 아, 그리고 아까 말을 안 하고 넘어갔는데, “플라스틱으로 커버링을 만든 피라미드 아래에서 식물이나 꽃들이 더 잘 자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30쪽)고 써있다. 그럼 왜 세균이나 박테리아는 못 자라는 것인가…

    벌레가 피라미드 주변에 접근을 못했다는 얘기는 건너 뛰고, 피라미드가 담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피라미드 안에 담배를 넣어두면 피라미드 에너지가 담배에 적당한 습도를 유지시켜서 담배의 맛과 향을 좋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아니 책 첫 페이지에서 소개한게 피라미드 안에서 미라처럼 바싹 말라비틀어진 동물 사체가 발견된 얘기였는데요…

    저자들은 “온실에서 녹색빛을 사용하는 것”…의 유용성이 대표적으로 널리 수용되고 있다고 하며 이 책의 제 3장을 시작한다. …계속 읽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