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 하늘나라의 과학자들1

    이번 시간에는 페친중의 한 분인 ‘그래서’님으로부터 받은 몇 권의 책 중 하나를 골라서 읽어보았다. 이 책은 길게 말할 것 없이, 그냥 유명한 과학자들의 위인전이다. 거기에 종교적인 색이 좀 진하게 입혀져 있을 뿐.

    과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책 내용이야 이미 어릴적에 다 읽어본 내용들이고, 이 책의 특징을 찾기 위해서 먼저 머릿말을 읽어보았다. 뉴턴, 파스퇴르, 갈릴레이, 케플러, 파브르, 멘델, 레오나르도 다 빈치, 파스칼, 폰 브라운 등등이 유명한 과학자라고 한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들이 모두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현대과학의 씨앗을 발아시킨 과학자들은 대부분 기독교인이었다고 한다. 자, 그러니까 여러분도 교회를 다니면 과학자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 저자는 대충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한 것 같은데, 만약 진심으로 과학자가 되려는 어린이, 학생, 청소년, 청년 등이 있다면 이런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의심해 봐야 한다. 현대과학은 서양, 특히 유럽에서 발달했고, 당시에 유럽에서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본인이 크리스천이 아니라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까 이건 인과관계를 거꾸로 쓴 것으로, 서양에서 현대과학이 발달했고, 서양에서 유행하는 종교는 기독교였으니까 당연히 현대과학을 발달시킨 과학자 중에 기독교인이 압도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다. 교회를 다니고 하나님을 열심히 믿어서 과학자로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닐 정도로 성실한 인간이다보니 연구도 성실하게 해서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타당한 해석일 것이다.

    저자는 이 머릿말에서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해서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며 과학이 없는 종교는 눈먼 장님과 같다”고 했다. 그 아인슈타인이 다음과 같은 말도 했다는 건 모르셨던 것 같다.

    “내게 신이라고 하는 단어는 인간의 약점을 드러내는 표현이나 산물에 불과하다. 성서는 명예롭지만 꽤나 유치하고 원시적인 전설들의 집대성이며 아무리 치밀한 해석을 덧붙이더라도 이 점은 변하지 않는다. ” (위키백과 참고)

    중간에 린네, 멘델, 파스퇴르, 파브르 같은 생명과학자들의 업적과 생애를 소개할 때에는 당연히 이 사람들의 연구가 진화론을 부정하며 창조론이 진리임을 밝혀주고 있다고 쓰고 있다. 사실은 전혀 당연하지 않은데, 이들이 연구하던 시대에는 진화론이 나오기 전이었고, 이들의 이론은 생명의 기원이 진화했든 창조되었든 아무 상관 없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사실 재밌는 부분은 이게 아니라 부록인데, 부록에 실린 ‘공룡 – 사람과 함께 살았다’는 부분과 ‘하나님이 금하신 음식물’이 바로 그것이다. ‘공룡-사람과 함께 살았다’는 공룡과 인간이 공존했었으며, 따라서 창조론이 진리라는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별로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창조론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굉장히 골치아픈 일이기 때문에 다음 기회로 넘기도록 하고,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하나님이 금하신 음식물’이다.

    하나님은 성경에서 피의 생식을 금지했고, 그 이유는 피는 생명의 물질이라 하나님이 그 주인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 뒤에 과학적인 이유를 설명하는데, 생물체 내의 독소는 혈관을 통해 체내의 지방에 축적되는데 노폐물과 독소를 운반하는 혈액을 먹는 일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에이즈가 부정한 피와의 접촉에 의한 병이라고 한다. 사실 종교적인 이유로 피를 먹지 말라고 한다면 그것을 두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걸 과학적인 이유로 포장하면서 성경에 좋은 말씀 써 있고 과학적으로도 옳다고 한다면 그건 좀 비판하고 싶다. 참고로 나는 선지해장국을 매우 좋아한다.

    종교적인 이유와는 별도로, 혈액은 꽤 영양만점인 식품이다. 이 책에 적혀 있듯이, 혈액은 영양분을 공급하여 생명을 유지한다. 당연히 그 영양분은 우리 몸에도 필요한 영양분이다. 혈액에는 단백질, 철분 등이 풍부하다. 그리고 정상적인 경로로 유통된 식용 혈액이라면 거기에 독소가 있을 가능성은 없다. 생물체 내의 독소를 운반한다고 해서 뭔가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독소는 대체로 단백질의 대사생성물인 요산이라든가 호흡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정도가 있다. 물론 그건 우리 몸에도 있으며, 선지국을 아무리 배부르게 먹어봐야 그걸로 먹을 수 있는 독소의 양은 우리 몸에 이미 있는 것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이산화탄소는 탄산음료에도 많이 들어있으니, 혈액 섭취를 금지하려면 탄산음료도 금지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에이즈가 부정한 피와의 접촉에 의한 병이라고 하는데, 사실 피 때문에 에이즈에 걸리는 경우는 피를 빨아먹어서 그런게 아니고 감염된 피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다. 참고로, 에이즈는 인간에게 전염되는 병이고, 사람 피는 어차피 아무도 먹지 않을테니, 에이즈 피를 마실 일은 없다. 물론 에이즈 보균자의 피를 마신다 하더라도 뱃속에서 소화가 될 뿐 먹어서 에이즈에 걸릴 일 또한 없다. 에이즈 걸린 피를 수혈받는 경우에는 피 때문에 에이즈에 걸릴 수 있는데, 이건 성경 말씀을 안 들어서 생긴 일이 아니라 그냥 의료사고다. 성경에는 생명을 소중히하고 아픈 사람을 고치라고 했으니 수혈을 금지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종교의 영역은 영적인 부분이고 과학의 영역은 물질적인 부분이다. 과학에서는 영적인 부분을 연구하지 않으며, 그런 점에서 과학과 종교는 명확히 분리된다. 많은 과학자들이 종교를 갖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모두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이지는 않으며 다만 삶을 충실히 만드는 가르침으로 삼고 있다. 당신이 종교와 과학의 영역이 겹친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때가 바로 시험에 드는 순간이다.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종교와 과학을 엄격히 분리하도록 하자.

    흥미로운 책을 기증해주신 ‘그래서’ 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 인터넷의 배후에 악마의 숫자 666이 있다

    아아…

    이번에 읽어본 책은 “인터넷의 배후에 악마의 숫자 666이 있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독일에서 1999년에 출판되었고(=세기말) 2000년에 한국에 번역 출판되었다. 내용은 별로 어렵지 않은 내용으로, 음모론에 관심있는 여러분들이라면 흔히 들어보았을 내용이다. 요약하자면, 인터넷은 권력기관이 모든 인류를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도구이고, www이란 666과 같고 666은 악마의 숫자다. 그러니까 인터넷을 쓰지말자… 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2000년전에 요한계시록에 예언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다. 아니 그럼 666같은 악마의 도구인 인터넷이 개발된지 이제 50년정도 된 것 같은데 선지자들은 대체 지난 1950년동안 뭐하고 계시다가 이제 와서 막으려고 하시는 것인지… 요한계시록은 너무 뒷 부분이라 성경을 안 읽어본건가. 종교지도자들이 이렇게 될 것을, 늦어도 20세기 중반까지, 몰랐다면 신앙심이 부족한 것이고, 알았으면 업무태만이든가 악마와의 타협이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을 ‘조금만’ 진지하게 읽는다면, 다시 말해서, 당신이 가장 진지하게 읽을 정도로 빠져들지 않고 그냥 ‘조금만’ 진지하게 읽는다면 이 책의 내용은 개인정보 보호와 온라인 범죄로부터 당신을 지킬 수 있는 여러가지 도움말들이 적혀 있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매우’ 진지하게 읽을 경우 인터넷을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그 ‘짐승(리바이어던)’과 같은 것으로 취급하게 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이 책에 적힌 대로, 20년 후의 미래는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많은 정보가 중앙에 집중되고, 사람들의 개인정보는 탈탈 털리고 있으며, 인터넷에 인간들이 빠져들어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이 책의 요점은 바로 그 인터넷의 나쁜 영향이 성경의 요한계시록(묵시록)에 이미(!) 써 있었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솔직히 이 부분은 저자가 지나치게 겸손을 떨고있는 것 같은데. 저자 본인이 20년 후에 있을 일을 굉장히 자세하게 예언을 해 놓고서는 그 공을 2000년전쯤 살았던 요한에게 돌리고 있으니 이건 좀 심하게 겸손한 것 같다.

    흔한 음모론은 됐고, 흥미로운 부분들을 소개해보겠다. 일단 수많은 상품과 책에 도입되어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바코드(barcode)에 악마의 숫자 666이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상품을 나타내는 바코드를 보면 왼쪽 끝, 가운데에, 오른쪽 끝의 세 부분에 길게 두 줄이 나와 있는데, 바로 이 두 줄이 나타내는 것이 666이라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666을 포함하고 있는 바코드가 바로 인간을 구속시키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바코드에 있는 줄들은 개인의 식별에 사용되고, 방금 말한 6개의 막대기를 보면 666이 떠오르니까 인간이 악마에게 세뇌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여섯개의 줄이 666을 나타낸다면, 독일의 유명 신발회사인 아디다스는 한쪽에 3줄씩 한 켤레에 6개의 줄을 그려놨으니 악마의 신발을 만드는 회사인가…이 분은 태극기를 보면 악마의 깃발이라고 주장하실 것 같다. 선생님, 혹시 북한은 가더라도 부디 대한민국에는 오지 마세요.

    물론 이 책 뒷표지에는 이 책을 팔아야 하므로 바코드가 인쇄되어 있다. 이 책도 아무래도 악마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뒷부분에 가보면 인류가 인터넷에 대항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적혀 있는데, 놀라운 이야기가 적혀 있다. 아니 솔직히 난 엄청 놀랐다. 이 이야기가 여러분도 놀래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에 있는 것, TV나 컴퓨터에 나오는 정보는 가상적인 상황이다. 이른바 가상현실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그런 가짜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진짜 정보인 정신적 세계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자아와 의식을 개발하여 영적인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 그러니까, 이 분이 말씀하고 계신 것은, 눈으로 보는 모니터 화면과, 손가락으로 두들기는 키보드로 입력하는 정보는 다 가짜이고, 머릿속에 존재하는 정신적 세계야말로 실존한다는 것인데…

    이렇듯 권력기관의 감시와 통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모든 인간은 정신적으로 훈련하고 영적으로 각성하여 우리 모두가 함께 좋은 영향을 주는 집단무의식을 성장시켜야 한다…

    아니, 다시 이걸 바꿔 말하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서 입력하는 인터넷을 다 갖다 버리고 영적인 집단무의식을 개발하여 … 그럼 그게 정신적인 인터넷이랑 뭐가 다른가????

    기술독재라든가, 감시사회라든가, 빅브라더, 그런 무시무시한 용어들이 이 책 전체에 지속적으로 나오며 위협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21세기는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되어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걸 요한이 2000년 전에 다 내다보고 “성경에 적어놨다”고 하는건 좀 무리수지 싶다.

    가장 뒷부분에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인터넷의 제 8의 기적이라고까지 불린다’ 고 한다. 첫번째부터 일곱번째까지 기적이 뭔지 들어본적도 없는데 어느새 8번째까지 가버린 기적이여. 옮긴이가 지적하고 있듯이 컴퓨터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컴맹이라고 불리우며, 정보의 격차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알게모르게 차별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주장이 사실이라고 한다 쳐도. 이 책 역시 컴맹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좋지 않은 책이다.

  • ゆずれない願い

    마법기사 레이어스 오프닝 송 “양보할 수 없는 소원”, 타무라 유카리 노래함.

    止まらない未来を目指して ゆずれない願いを抱きしめて
    멈출수없는 미래를 향해서, 양보할수없는 소원을 끌어안고서

    海の色が紅く染まってゆく 無重力状態
    바다의 색이 빨갛게 물들어 가는 무중력 상태
    このまま風にさらわれたい
    이대로 바람에 날아가고 싶어

    いつも跳べないハードルを
    한번도 넘지 못한 허들을
    負けない気持ちで クリアしてきたけど
    포기하지 않는 기세로 넘어서 왔지만
    出し切れない実力は 誰のせい?
    보여주지 못한 실력은 누구 때문이지?

    止まらない未来を目指して ゆずれない願いを抱きしめて
    멈출수없는 미래를 향해서, 양보할수없는 소원을 끌어안고서
    色褪せない心の地図 光にかざそう
    색이 남아있는 지도를 빛으로 장식하자

    どれだけ泣けば 朝に出逢えるの
    얼마나 울어야 아침에 만날 수 있나요
    孤独な夜 初めて限界を感じた日
    고독한 밤 처음으로 한계를 느꼈던 날

    きっと恋に落ちるのは
    분명 사랑에 빠지는건
    まばたきみたいな 一瞬の情熱だけど
    눈깜빡이는 순간처럼 잠깐의 정열인데도
    愛に続く坂道で 強さ覚えたい
    사랑을 계속해나가는 가파른 길은 강한걸 배웠어

    止まらない未来を夢見て
    멈추지 않는 미래를 꿈꾸며
    口を閉ざし 瞳を光らせてきたけれど
    입을 꼭 다물고 눈을 빛내며 달려왔지만
    もっと大きな 優しさが見えた
    더 좋아하는 상냥함이 보였어

    跳べないハードルを
    넘을 수 없는 허들을
    負けない気持ちで クリアしてきたけど
    포기하지 않는 기세로 클리어 해 왔지만
    スタートラインに立つたびに 怯えていた
    출발선에 설 때마다 겁이나는걸

    止まらない未来を描いて 腕を伸ばし心を開いて
    멈추지 않는 미래를 그리며 가슴을 펴고 마음을 열고

    止まらない未来を目指して ゆずれない願いを抱きしめて
    멈출수없는 미래를 향해서, 양보할수없는 소원을 끌어안고서
    色褪せない心の地図 光にかざそう
    색이 남아있는 지도를 빛으로 장식하자

  • 실전초능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좀 웃고 시작한다. 이번에 읽어본 책은 ‘실전 초능력’이다. 앞표지에 적혀 있는 내용은 ‘성공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과학적 이론으로 설명한 책’이라고 써 있는데,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 책은 1999년에 발행된 책인데, 이게 무려 2쇄째 발행이다. 믿어지지 않지만 1쇄를 좀 적게 찍었나보다 생각하기로 했다.

    먼저, 1부 이론편을 살펴보자. ‘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고, ‘오오라’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 본인은 특급 능력자는 아니라고 겸손하게 밝히고 있다. 다만 이 책을 쓰는 이유는 세상에 사기꾼이 워낙 많아서 제대로 된 기 수련을 알리기 위해 썼다고 한다. 물론 거짓말장이의 역설을 잘 아시는 분들은 이게 뭔 소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인체의 오오라는 자기장과 같아서, 수련하여 강해지면 더 넓은 영역에 힘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30쪽) 사실 이런걸 어떤 특수한 훈련을 거친 사람이나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다면 그럴싸한데?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이 저자는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누구나’, ‘쉽게’, ‘단기간의 훈련’으로 이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럼 이제 모순이 벌어진다. 두 능력자가 서로 반대되는 영향력을 미치려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참고로 말해두는데, 이 저자는 능력을 얻은 사람들이 이 일을 나쁜 일에 쓸것이 걱정되었는지 이 힘을 나쁜 일에 이용할 경우 4배 이상의 보복을 받는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110쪽) 하지만, 서로 반대되는 영향력이 꼭 선과 악으로 나눠지는 것만은 아니다. 둘 다 선할 수도 있고, 둘 다 악할 수도 있고,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77쪽에서는 우주회전꼴의 비밀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도 잘 생각해보면 이상한데, 시계방향이랑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방향에 따라 우주의 에너지가 집결하는 모양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러면서 예시를 들고 있는 것이, 시술자가 아픈 사람에게 기 치료를 하는데, 아픈 부분에 우회전을 계속하면 환자의 활력이 증대되고 치유가 빨라진다고한다. 반대로, 좌회전을 시키면 환자의 힘이 빠진다는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 사실은 문제가 있다. 우회전인가 좌회전인가는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가령, 내가 봤을 때 시계방향의 회전은 나랑 마주보는 사람의 관점에서는 반시계방향의 회전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시계방향인 회전은 빛의 회전인데, 그건 질량이 없는 것들이나 되는 것이므로 인간이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 환자를 치료하는 회전 방향은 누가 봤을 때의 회전 방향이 기준인가? 두명이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킨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회전 속도에 따라서 치료 효과가 달라지는가? 두명이 환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서 각자의 시계방향으로 회전시킨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처럼, 일단 원리의 설명에서부터 해결할 수 없는 모순점을 갖고 있는 것이라서, 이 책의 초능력은 믿을만한 것이 못되는 것으로 보인다.

    2부 수행방법에 대한 부분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대충 요약하자면, 단전호흡과 경맥의 타통인데, 궁극의 경지에 도달하면 척추선이 초전도체가 되면서 공중부양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83쪽) 그러므로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3부 성공편에서는 이러한 기 에너지를 개발해서 어떻게 성공하고 목표를 달성하느냐를 설명하고 있다. 125쪽에 보면 ‘기력을 원활히 공급하게 되면 훨씬 강력한 경기력이 형성되어 절대 패하지 않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고 적혀 있다. 그럼, 이 수련법으로 궁극의 경지에 도달한 두 사람이 결승전에서 만났다고 하자. 그럼 누가 이기는가? 둘 다 절대 패하지 않으려면 둘 다 실격해서 3등이 우승한다거나… 그런 경우 말고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고시공부나 수험생들도 이와 같은 능력으로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아니, 이게 그렇게 인기를 끌어서 모든 고시생, 수험생이 이 능력을 개발했다고 쳐 보자. 그럼 이제 누가 이기는가? 126쪽에 보면 ‘공부라는 전쟁…은 패하고 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세월, 젊음, 돈만 날리는 잔인한 게임인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그러니까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 능력을 개발한다면, 이제 누가 이기는가? 다시 묻겠다. 누가 이기는가?

    이어서 4부에 해당하는 부분에서는 이 책의 저자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에 관한 안내문이 들어있다. 특히, 136쪽에는 굉장한 내용이 적혀 있는데, ‘대입 수험생(고시준비생)이 학습중, 이 테이프를 들으면서(무음이기 때문에 방해받지 않는다) 공부하게 되면, 엄청난 두뇌력의 증진이 있게 된다.’라고 한다. 오우…..와… 이걸 돈받고 판다는 건가? (참고로 존 케이지의 ‘4분 33초’라는 곡이 발표된 것이 1952년인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 곡을 표절했다고밖에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명백한 표절이다.)

    그 외에 목걸이, 방석, 허리띠의 버클, 문진, 반지, 문스톤 목걸이, 손목보호대, 복대, 발목보호대, 씰(=스티커), 이런 상품들이 있는데, 솔직히 이런것들은 뭔가를 갖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라도 있고, 장식품으로서의 가치라도 있고, 최소한 뭔가 갖고 다니면서 기분이라도 좋을 수 있는 제품들이다. 초능력 테이프 때문에 내 정신력이 고갈되어 버렸다. 더 이상 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쯤에서 글을 마무리 한다.

  • 우주초염력

    이번에 읽은 책은 정명섭이 지은 ‘우주초염력’이다. 읽다보면 미쳐버릴 것 같은데, 혹시라도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가 있다면 시간낭비니까 읽지 않기를 바란다. 아니 제발 좀 읽지 말라면 읽지 말라고. …

    추천사를 쓴 사람이 세명인데, 그 중 두명이 의사다. 한명은 의학박사이고, 대한 초능력학회 명예회장이며, 다른 한명은 의학박사이고, 일본 양자의학 연구소 소장이다. 특히, 일본 박사님이 보내주신 추천사에는 뭔가 굉장한 공식인 C=KE/d^2 이라는 공식이 적혀 있었다. 어쨌든 초염력 연구소가 만든 제품들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측정해보니, 환경오염, 바이러스 치료, 정신병 치료, 종양 치료, 노안, 대머리 등등 각종 문제들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양자의학 연구소 소장이라는 분이 뭘 연구했는지 찾아보려고 시도했으나, 일단 양자의학연구소라는 곳에 대해서 검색해봐도 내용을 알 수가 없었다. 일본에 “Quantum medicine 연구회”라는 것이 검색되긴 했는데, 뭔지는 모르겠더라. 그리고 양자과학이랑 의학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해 봤을 때, 대충 훑어보기로는 멀쩡한 연구들로 보여서 여기에 소개하지는 않겠다.

    이 책의 분량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우주초염력을 이용해서 인생의 어려운 일을 극복한 체험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걸 굳이 자세히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사진 몇 장을 보면 대충 분위기가 보일테니 그걸로 갈음하겠다. 책 앞 부분에 사진 화보가 있는데, 아무리 봐도 카메라에 빛이 새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의 사진으로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는게 매우 신기하다. 이 사진을 나보고 믿으라고…?

    그보다, 4장의 ‘차원이야기’가 물리학 전공자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는 우주초염력은 8차원의 힘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좀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 적혀 있다. 저자는 ‘과학이 발달하면서 감성, 무의식 등의 오컬트 세계를 인식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무의식의 힘이 실존한다는 것을 증명하게 된 것이다.(250쪽)’ 라고 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고, 소원이 뜻대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을 4차원과 5차원의 힘을 이용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한다. 어… 그럼 만약 A의 소원이 B가 죽는 것이라고 하고, C의 소원이 B가 사는 것이라고 하는데, A와 C가 둘 다 우주초염력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능력자라고 한다면 B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누구나 가능하다고 했으니 그런 사람 A와 C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일 것이고…

    4차원은 고속의 세계, 5차원은 초고속의 세계, 6차원은 신의 세계라고 하는데, 여기에 도달하려면 명상의 상태에서 일어나는 직관적 떠오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7차원은 사랑의 세계, 8차원은 … 여래의 세계라고 한다. 그리고 4장의 끝에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9차원, 10차원의 세계에 대해서 언급할 기회를 여러분들과 함께 갖고 싶다(278쪽)’라고 한다. 일단 이런 내용을 볼 때, 이 책에서 말하는 ‘차원’이란 물리학이나 수학에서 정의하는 ‘차원’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저자는 나름 물리학적인 용어를 써 가면서 어떻게든 설명을 해보려고 하는데, 현대 과학이랑은 아무 관련도 없고,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 등 무의식의 세계를 다루는 학문 분야로 확장해보더라도 관련이 없어보인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는 우주초염력을 누구나 가질 수 있다면서 실전 수행법을 설명하고 있다. 남을 도우면서 살고, 신에게 감사하고, 무심으로 받아들이고,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처음 발상대로 행동하면 된다… 고 한다. 우주초염력이 생길지는 모르겠으나, 남을 돕고 생명을 귀하게 여기면서 사는 것은 좋은 행동이므로 일단 그렇게 살도록 해 보자. 여러분에게 덤으로 우주초염력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럼 내가 누구에게 욕했는지 독심술로 알아내서 알려주기 바란다. 그땐 나도 우주초염력을 수행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테이프, 포인트 씰, 코스믹 씰, 타월 등 우주초염력 굿즈를 광고하고 있다.

    추신: 혹시 두통, 복통, 요통이 발생하면 이 책으로 실험을 해보고 그 결과를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다. (뒷표지 참고.)

  • 블랙홀과 양자컴퓨터5

    두 물체의 충돌을 생각해 보자. 양자역학이 아직 어색할테니, 먼저 고전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는 두 당구공의 충돌을 생각해 보자. 여기서, 상황을 간단히 하기 위해서 두개의 당구공은 깨지지 않고, 찌그러지지 않고, 회전하지도 않는다고 하자. 당구공을 그럼 굴리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따지고 싶은 분들이 있겠지만, 깨지지도 않고 찌그러지지도 않는 당구공이 존재한다고 하는 시점에서 회전시키지 않고 굴리겠다는 것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 두 당구공의 속도를 조절하다보면, 어떤 경우에는 두 당구공이 서로 가까워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는 두 당구공의 중심의 거리가 두 당구공의 반지름의 합과 같아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부러 굉장히 말을 복잡하게 써봤는데, 쉽게 말해서 두 당구공이 붙어있다는 뜻이다. 두 당구공이 떨어져 있다가 어느 순간 붙었다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을 ‘충돌’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두개의 당구공은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가? 그 최소 거리는 두 당구공의 반지름의 합과 같다. 즉, 작은 당구공일 수록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점점 작은 당구공을 이용해서 충돌 실험을 해본다고 하자. 두 당구공은 점점 작아지니까, 더 가까운 위치까지 다가가서 충돌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구공의 크기가 0인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제 두 당구공은 적어도 한 순간에는 완전히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입자들끼리 충돌한다는 것의 의미다. 크기가 0인 당구공이 존재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인데, 여기서는 논의하지 않도록 하겠다. 물리학자들은 모든 ‘기본 입자’들의 크기가 0이라고 간주하고 문제를 풀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 결과를 잘 설명하고 있으니, 크기가 0이 절대로 아니라는 근거는 없다. (논리적으로는 크기가 0이 아니라는 근거가 없다고 해서 크기가 0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실험에 근거할 때 입자의 크기가 0이라는 가설이 아직 기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두 입자가 같은 시간, 같은 위치에 존재한다면 충돌한다. 물리학에서는 상호작용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빛과 전자가 상호작용하는 것을 빛이 전자와 충돌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입자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무슨 뜻인가? 입자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측정을 해야 하는데, 우리가 가진 측정 도구는 그 무엇이라도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을 따라야 하며, 결국 모든 측정에는 방금 말한 상호작용이 연관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상호작용이란 곧 충돌이다! 두 당구공이 충돌했는데 그 당구공들의 상태가 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까? 없다. 반대로, 당구공의 상태가 변하지 않았다면? 그 당구공들은 충돌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 이 말이 굉장히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어떤 두 입자가 상호작용했다면 그 입자들은 반드시 상태를 바꿔야 한다. 측정은 상호작용이 필요한데, 상호작용하면 상태가 바뀐다. 다시 말해서 측정은 반드시 상태를 바꾼다.

    (이어서…)

  • 화장실의 신

    小3の頃からなぜだか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왠지
    おばあちゃんと暮らしてた 할머니랑 살게 되었는데
    実家の隣だったけど  친정집 근처였지만
    おばあちゃんと暮らしてた 할머니랑 살게 되었다

    毎日お手伝いをして 매일 심부름 하고
    五目並べもした 오목을 두고
    でもトイレ掃除だけ苦手な私に 그런데 화장실 청소만큼은 서툴렀던 나에게
    おばあちゃんがこう言った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주었어

    トイレには それはそれはキレイな 화장실에는 그렇게, 그렇게나 예쁜
    女神様がいるんやで 여신님이 있는데
    だから毎日 キレイにしたら 女神様みたいに 그러니까 매일 예쁘게 청소하면 여신님이 돌봐주셔서
    べっぴんさんになれるんやで 미인이 될 수 있대

    その日から私はトイレを 그날부터 나는 화장실을
    ピカピカにし始めた 반짝반짝하게 닦기 시작했어
    べっぴんさんに絶対なりたくて 반드시 미인이 되겠다고
    毎日磨いてた 매일매일 닦았어

    買い物に出かけた時には 물건을 사러 갈 때에는
    二人で鴨なんば食べた 둘이서 오리 난바를 먹고
    新喜劇録画し損ねたおばあちゃんを 새로운 드라마 녹화를 놓친 할머니에게
    泣いて責めたりもした 울면서 화내기도 했었어

    トイレには それはそれはキレイな 화장실에는 그렇게, 그렇게나 예쁜
    女神様がいるんやで 여신님이 있는데
    だから毎日 キレイにしたら 女神様みたいに 그러니까 매일 예쁘게 청소하면 여신님이 돌봐주셔서
    べっぴんさんになれるんやで 미인이 될 수 있대

    少し大人になった私は 조금 어른이 된 나는
    おばあちゃんとぶつかった 할머니와 다투었고
    家族ともうまくやれなくて 가족과도 같이 살고 싶지 않아서
    居場所がなくなった 따로 나와서 살기 시작했어

    休みの日も家に帰らず 쉬는 날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彼氏と遊んだりした 애인과 놀러다니고
    五目並べも鴨なんばも 오목 두기도 오리 난바도
    二人の間から消えてった 두사람의 사이에서 사라졌어

    どうしてだろう 人は人を傷付け 어떻게 된걸까 사람은 사람을 상처주고
    大切なものをなくしてく 소중한걸 잃어버리고
    いつも味方をしてくれてた おばあちゃん残して 언제나 내 편이었던 할머니를 남겨두고
    ひとりきり 家離れた 혼자서 집을 떠났어

    上京して2年が過ぎて 상경해서 2년이 지나고
    おばあちゃんが入院した 할머니가 입원했어
    痩せて細くなってしまった 여위어 살이 빠져버린
    おばあちゃんに会いに行った 할머니를 만나러 갔어

    「おばあちゃん、ただいまー!」ってわざと “할머니, 나 왔어”라고 외치며
    昔みたいに言ってみたけど 오래간만에 말하게 되었는데도
    ちょっと話しただけだったのに 별다른 말도 나누지 않고
    「もう帰りー。」って 病室を出された “이제 돌아가”라고 말하고 병실을 나왔어

    次の日の朝 おばあちゃんは 다음날 아침 할머니는
    静かに眠りについた 조용히 잠드셨어
    まるで まるで 私が来るのを 마치, 마치 내가 오기를
    待っていてくれたように 기다렸다는 듯이
    ちゃんと育ててくれたのに 잘 키워주셨는데
    恩返しもしてないのに 은혜도 갚지 못했는데
    いい孫じゃなかったのに 좋은 손녀가 되지 못했는데
    こんな私を待っててくれたんやね 이런 나를 기다려 주셨던 거야

    トイレには それはそれはキレイな 화장실에는 그렇게, 그렇게나 예쁜
    女神様がいるんやで 여신님이 살고 있어서
    おばあちゃんがくれた言葉は 今日の私を 할머니가 해줬던 말이 오늘의 나를
    べっぴんさんにしてくれてるかな 미인으로 만들어 준 것은 아닐까

    トイレには それはそれはキレイな 화장실에는 그렇게, 그렇게나 예쁜
    女神様がいるんやで 여신님이 살고 있어서
    だから毎日 キレイにしたら 女神様みたいに 그러니까 매일 예쁘게 화장실을 청소하면 여신님이 돌봐주셔서
    べっぴんさんになれるんやで 미인이 될 수 있대

    気立ての良いお嫁さんになるのが 좋은 딸이 되는 것이
    夢だった私は 꿈이었던 나는
    今日もせっせとトイレを 오늘도 화장실을
    ピカピカにする 반짝반짝하게 닦아요

    おばあちゃん 할머니,
    おばあちゃん 할머니,
    ありがとう 고마워요
    おばあちゃん 할머니,
    ホンマに 정말로
    ありがとう 고마워요

    유튜브 돌아다니다가 문득 발견한 노래.

    어머니 항상 감사합니다. 물론 아버지께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감사합니다.

    …제목이 이래서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겠지만, 노래는 잔잔하고 좋은 곡이다.

  • 왜 여성지도자야 하는가(2)

    지금 이의관이 지은 ‘왜 여성지도자야 하는가’를 읽어보고 있다. 지난 시간에 7장까지 읽어보았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머리말, 그리고 추천사까지 읽어보았을 때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음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기어이 읽고야 말았다. 소설이나 수필이 아닌, 정치인에 관한 평가를 전달하는 책에서 의식의 흐름 기법을 쓰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라는 사람에 대한 인간성 평가, 정치적 평가, 역사적 평가와 별개로, 일단 이 책 자체를 평가하자면 정말 엉망진창이다. 맞춤법은 계속해서 틀리고 있고, 줄바꿈은 내용이랑 상관 없이 아무데서나 이루어진다. 오타는 지적하기도 싫을 정도로 많이 발견된다. 한 문단 안에서 갑자기 다른 내용이 나타나고, 각 장의 제목과 관련 없는 내용이 절반 이상 나오고 있다. 즉, 이 저자는 자기가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도 파악을 못하고 장의 제목을 붙였다는 것이다. 내 생각엔 멀쩡한 출판사에 몇번 보내봤지만 편집자가 고쳐봐야 소용없다는 걸 느끼고 거절해서 편집자가 없는 출판사에서 책을 찍어낸것 같다.

    8장 제목은 ‘여성지도자의 역사’이다. 이 글을 아직도 읽고 있는 분이라면 이제 이 제목과 별 관련이 없는 내용이 펼쳐진다는 걸 직감하셨을 것이다. 8장의 첫 문장은 ‘나라에 일이 생긴다면 나라를 구하는 일에 남자, 여자 구분이 없었다.’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서 한국 여성들이 한 일로 병원의 간호사, 사무실의 행정요원으로 나서서 국군의 한 축을 형성한 것을 들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한국전쟁 당시 여성들이 어떤 활약을 했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한국전쟁이 일어난 정황을 2쪽에 걸쳐서 설명하면서, 한국 여성들이 한 일은 ‘간호사와 행정요원’이라는 단 1문장을 적어놓고, 결론을 ‘한국전쟁에서 한국여성들의 역할은 컸었다’라고 내고 있으면 읽는 사람으로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게 ‘여성 지도자의 역사’와는 무슨 관련인가?

    다시 말하는데, 8장 제목은 ‘여성지도자의 역사’이다. 한반도에 역사적으로 있었던 여러 나라 중, 여성이 군주였던 적은 몇번 없는데, 삼국시대 신라의 선덕여왕과 진덕여왕이다. 선덕여왕이 황룡사 축조때 어떤 활약을 했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진덕여왕의 업적으로는 선덕여왕의 뜻을 이었다는 단 1문장으로 퉁치고 있다. 자, 장 제목이 ‘여성지도자의 역사’라면 일단 여기서 끝내는 게 정상적이다. 왜냐하면 한반도에는 그 외의 여성 지도자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이순신, 박정희, 전두환 얘기가 나온다. 음???? 전두환이 성공한 대통령이었다고 하면서, 바야흐로 이제 여성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음?????????? 최근 한국 여성들이 진취적으로 다양한 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건 선덕여왕, 진덕여왕의 덕치에서 출발하고 있다는데, 그 사이에 천년 넘게 여성 지도자 명맥이 끊겼었는데 아니 무슨 ‘시작이 반이다’같은 얘기도 아니고 그 덕치가 어떻게 여기까지 이어졌는지 설명도 없이 신라시대에 여왕들이 있었으니까 이제 여자의 시대라니. 지금 이 글이 이해가 안된다면 정상이다. 나도 이 책을 이해하지 못하고 적고 있으니까.

    9장 제목은 ‘여자란 무엇인가?’이다. 그러면서 김용옥이 펴낸 책 제목이 ‘여자란 무엇인가?’였다고 한다. 저자는 구찌 창업주인 로라 구찌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여성CEO의 장점은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리더십에 있다’고 한다. 즉, 이 저자가 9장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여성의 유연성’인데 그 화두를 꺼내려고 ‘여자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을 붙였다. 나는 이 저자에게 각 장의 제목을 제대로 붙일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인 것으로 확신하며 일단 계속 읽어보았다. 자, 여성의 힘이 여성의 유연성에 있다고 한다면,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로는 여성이 얼마나 유연한지, 여성이 유연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그런 내용이 나와야 한다. 실제로 여성이 유연한지, 여성은 전부 유연한지, 그런 사실 판단과는 무관하게 일단 이 책이 말이 되려면 그런 내용이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어서 나오는 내용은 그리스의 경제위기는 유연하지 못한 정치인들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솔직히 여기서 끊었으면 유연함을 유능함과 연결시킬 수 있으니까 아직은 쉴드를 쳐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의 대통령이 포퓰리즘 폭탄을 터뜨리며 그럴듯하게 했던 말들은 악마의 속삭임이다’라고 말하면서 갑자기 ‘악마의 속삭임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 아는가?’로 주제가 바뀐다. 여기는 북한 정권의 잔혹성, 소련 정권의 잔혹성 등을 이야기하면서 악마의 속삭임에 속지 말라고 한다. 유연성이랑은 아무 관련도 없고, 이미 ‘여자란 무엇인가?’라는 장의 제목에서는 한참 어긋나고 있다.

    이 부분까지가 이 책의 제목인 ‘왜 여성지도자야 하는가’하고 관련이 있어 보여서 자세히 읽어본 내용들이다.

    그 뒤로도 각 장의 제목과 내용이 별 관련이 없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13장 ‘호남개조론’에서는 호남지방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애플의 콜센터를 호남에 유치해야 한다고 한다. 그럼 20만명 고용이 될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GE와 GM의 콜센터가 인도에 있고, 그걸로 100만명이 먹고산다는 사례를 들었다. 이 저자는 왜 GE나 GM이 인도에 콜센터를 뒀는지 모르는 것 같다.

    아무튼, 그 뒤로 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를 적고 있는데, 실제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이룩한 업적들을 살펴보다보면, 이 저자가 얼마나 틀렸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책으로써 갖고 있어야 할 기본이 안 된 책이다. 이전에 읽었던 마도서들은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허무맹랑하기는 하더라도, 각 장의 제목과 내용은 어느정도 맞아떨어졌고, 문단 구성이 의미있었고, 오탈자가 적었다. 솔직히 책이 맘에 안들다보니 글꼴과 글자 크기도 맘에 안드는데, 그 얘기는 하지 않겠다. 이 책은 마도서를 전문적으로 리뷰하고 있는 나조차도 읽은 시간이 아까울 정도의 폐급 도서다.

  • 왜 여성지도자야 하는가

    2012년에 있었던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다들 잘 알다시피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그리고 2016년에 비선실세의 존재가 알려지고, 그는 결국 탄핵되었다. 이번에는 박근혜가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저자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는 책을 읽어보았다. ‘왜 여성지도자야 하는가’는 이의관이 저술한 책으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적은 책이다. 저자의 이전 저술 중에 보면 ‘왜 이명박인가’를 2006년에 출간했었다. 만약 이 저자가 지난 19대 대선 때 ‘왜 문재인인가’를 펴냈다면 대통령 만들기 전문가로 인정해 주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하지는 않은 것 같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이 책의 특징은, 책 머릿말 이후로 추천사가 10개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저자가 유명하더라도 추천사를 이렇게 많이 넣는 것은 드문 일인데, 어쩌다가 10개씩이나 들어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추천사 역시 박근혜가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결말로 끝나고 있어서, 같은 내용으로 쓸 거면 굳이 10개나 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추천사 중 일부를 인용하자면, “20대에게는 꿈을 주고, 30대에게는 희망을 주고, 40대에게는 확신을 주고, 50대에게는 믿음을 주고, 60대에게는 안정을 주는 여성 지도자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박근혜의 당선 후 우리나라의 역사는 굉장히 충격적이고, 비극적으로 흘러갔다. 박근혜는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이 추천사에서 준다고 했던 것들을 하나도 주지 않았고, 심지어 있던 것들도 빼앗아갔다. 과연 저 추천사 쓴 분은 지금도 저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마 그렇겠지만. 그래도 생각이 바뀌었기를 바란다. 추천사를 20여 페이지 정도 읽었을 때, 아무래도 교정을 안 받았는지 맞춤법 틀린 부분이 몇 군데 보였다. 2쇄 때는 고쳐졌으면 좋겠지만, 2쇄를 냈을지 어땠을지 잘 모르겠다.

    초반부에는 반공의식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박근혜 얘기가 아니라 박헌영, 빨치산, 빨갱이들 얘기가 나온다. 왜 여성지도자여야 하는지는 6장 ‘여성시대’에서 처음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4.11총선의 시점에 박근혜, 한명숙, 이정희 같은 여성 정치인이 신문에서 보도되고, 독일, 미국, 네덜란드, 브라질에서 여성 지도자들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국의 대처, 독일의 메르켈, 미국의 힐러리 등이 잘 하고 있으니 우리나라에도 이제 여성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여성 통치자를 선호하는 이유로 ‘남성에 비해 부드럽고 섬세하며 꿈을 꾸는 점에 매력’, ‘집안 살림하듯 꼼꼼하게 국정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15쪽) 일단 이렇게 말하면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게 이 장의 결론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115쪽은 이 장의 끝이 아니라 초반부다. 영국의 대처 수상이 포클랜드 전쟁에서 이겼다는 이야기 다음, 독일이 요즘 잘나가고 있는데 그 중심에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집안 살림하듯 꼼꼼하게’ 이끌고 있다고. 일단, 메르켈을 ‘독일 대통령’이라고 쓴 건 좀 이상하지만 (독일은 대통령과 총리가 따로있다.) 메르켈이 독일을 잘 이끌고 있는 이유가 집안 살림하듯 꼼꼼하게 국정을 운영하고 부드럽고 섬세해서인가? 물론 저자의 의도는 ‘꼼꼼하다’는 부분에 방점을 찍고있겠지만, 세상에 꼼꼼하게 해야 할 일이 집안일뿐인것도 아니고, 집안일을 여자만 하는 것도 아닌데 꼭 그렇게 써야했나 싶다.

    그리고 갑자기 문단도 나누지 않고 힐러리 얘기를 시작한다. 힐러리가 미얀마에 가서 민주화를 하라고 했다는데. 그 얘기를 하는 건 좋은데, 미얀마에서 독재에 저항하여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국을 ‘버마’라고 부른다. 저자가 미얀마(또는 버마)의 민주화에 별 관심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성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려주는 지표로 영국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왕위에 오를 때 알 수 있었다고 하는데. 알다시피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두명이고, 그 중 첫번째 엘리자베스는 봉건시대 군주다. 다시말해서, 민주주의랑 상관 없는 독재국가의 수장이었다. 여성의 시대가 오기만 하면 민주주의는 상관 없다는 뜻인가? 굳이 이렇게 비꼬지 않고, 맥락 그대로 읽어보자. 그러면, 엘리자베스 2세가 영국 왕으로 즉위했을 때, 과연 여성의 시대가 왔는가? 엘리자베스 2세가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남녀평등이나 여성의 시대가 되어서가 아니라, 그냥 왕위 승계권이 그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국의 왕은 별 실권이 없기 때문에 그가 남자이건 여자이건 정치적 영향력이 적다. 여성의 시대가 왔다때고 쳐도,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를 여성 시대의 신호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자, 이게 6장 얘기였다.

    7장의 제목은 ‘여성천국 대한민국’이다. 그러면서 시작을 여자 핸드볼 팀이 올림픽에서 우승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감동적이고, 기적같은 일이다. 그건 알겠는데, 이 사건이 대한민국이 여성천국인거랑 무슨 관련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어서 김연아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사다 마오를 김연아가 이겼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의 여성은 뛰어나다’고 한다. 그래서 이건 대한민국이 여성천국인거랑 무슨 관련인가? 그리고 이어서 히말라야의 14좌를 완등한 여성 산악인 오은선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면서 전세계 여성 산악인 중 13좌 완등한 사람까지는 있었어도, 14좌를 완등한 여성 산악인이 바로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한국 여성의 강인함, 역동성, 탁월함을 이야기한다. 그럼 이제 대한민국이 여성천국인가???

    7장의 제목은 ‘여성천국 대한민국’이다. 이 문장을 왜 반복하냐면, 이어서 새마을 운동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새마을 운동에서 여성이 한 역할이나, 여성 인권의 이야기라든가, 뭐 그런 얘기는 없고 새마을 정신이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에 나온 얘기는 여성들 이야기이기라도 했지, 7장 후반부는 새마을 운동이랑 여성천국 대한민국이랑 도대체 무슨 관련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7장의 결론은 “열등감을 버리고 도약하자”는 제언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너무 길어서 글을 분리한다…….)

  • 블랙홀과 양자컴퓨터4

    실제로 측정장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측정 대상의 정보를 갖고 있는 빛이 검출기로 들어간다. 이 때 말하는 검출기란 광검출기, 카메라, 인간의 눈 등등 다양한 것이 될 수 있다. 검출기로 들어간 빛은 이번에는 검출기를 구성한 장치 그 자체와 상호작용하여 검출기에게 자신의 정보를 전달한다. 빛이 검출기에게 정보를 전달하면, 검출기는 빛이 전달한 작은 양의 정보를 증폭해서 커다란 신호로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다란 신호를 처리장치에서 받아들여서 수치로 바꾸게 된다. 빛이 갖고 있던 정보에 따라서 수치가 달라지므로 우리는 실험 결과를 알 수 있다.

    여기서 떠오르는 질문은, 검출기나 처리장치 그 자체도 양자역학이 적용될텐데, 그 부분은 양자역학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가?이다. 당연히 검출기나 신호 처리장치의 작동 역시 양자역학으로 설명되어야 하며, 이 또한 잘 규명되어 있다. 검출기에 대해서 기억해야 할 것은, 일단 정보가 검출기에 전달되면 그 때부터는 고전역학으로 설명해도 충분히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다 정확히 말해서, 양자역학으로 원리를 설명해야 하는 실험에서 검출기의 역할은 양자역학적인 정보를 고전역학적인 정보로 바꾸는 변환장치이다.

    고전역학의 관점에서 모든 물리량은 언제나 충분히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고, 오차가 생기는 것은 단지 우리의 기술이 그 정확도를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압계를 이용해서 어떤 회로에 걸리는 전압을 측정할 때, 전압계의 바늘이 가리키는 눈금을 읽어서 전압을 알아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압계의 바늘이 두께를 갖고 있으므로, 좀 더 가느다란 바늘을 만들어서 전압계에 사용한다면 전압 측정이 더 정확해 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고전역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양자역학을 도입했더니, 그런 정확한 측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이 바로 ‘불확정성 원리’이다. 불확정성 원리란, 어떤 두 물리량을 측정하는 연산자가 서로 교환 가능하지 않으면, 두 물리량의 측정 불확정도의 곱은 플랑크 상수보다 크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어떤 특정한 관계에 있는 두 물리량을 측정할 때, 어느 하나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한다면 다른 하나는 필연적으로 부정확해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것이 단지 우리가 앞서 설명한 측정 과정, 즉, 양자역학적인 정보를 고전역학적인 정보로 바꾸는 변환 과정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양자역학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호작용에 대해서 나타난다. 어째서인가? 양자역학은 우리 우주의 모든 입자에 적용되는데, 우리의 측정장치와 처리장치 역시 양자역학의 지배를 받고 있고, 이 장치들은 그 정보를 전달해주는 매개체(앞의 예에서는 ‘빛’)와 상호작용을 해야만 한다. 상호작용하지 않으면 정보를 전달받을 수 없다. 불확정성 원리는 바로 이 상호작용 자체에 적용된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