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snowall

  •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4)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의 마지막 항목인 ‘논리적이어야 한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이 책에서는 이 비결의 첫번째 덕목으로 ‘감정이 앞서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감정이 앞서서 발언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 영상의 19분 50초 부분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다음에 제가 8월 이후에 김용석씨한테 1억 내기를 제안 할 겁니다. 기부로. 1억 내기를 제안할 거에요. 김용석씨가 이기든 제가 지든 누군가는 1억 기부를 하는 겁니다.”

    김용석씨가 어떤 인물인가에 대해서는 지금 이 맥락에서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그에게 내기를 제안한다고 했는데, ‘김용석씨가 이기면’ 또는 ‘신영준이 지면’ 누군가는 1억 기부를 한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내기’라 함은 승패, 이기고 지는 것이 정해지는 상황을 놓고 겨루겠다는 뜻이다. 물론 무승부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둘 중 누군가 이겼다면 그 상대편은 진 것이다. 그런데 김용석과 신영준이 내기를 했을 때, 김용석이 이긴 경우는 반드시, 그리고 오직, 신영준이 진 경우에만 그렇다. 즉, 그는 본인이 반드시 1억을 기부하겠다는 점을 공언한 것이다. 이 경우, 김용석은 이 내기에 응하기만 하면 된다. 신영준은 그 내기의 결과는 반드시 김용석씨가 이기거나 신영준이 질 것이라고 했고, 따라서 그는 1억을 기부할 것이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사람이 말실수한 것에 대해 말꼬투리를 잡아서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인정한다. 난 지금 신영준의 말꼬투리를 잡아서 물고 늘어졌다. 자, 하지만 그가 감정이 앞서서 행동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이 발견된다.

    위의 동영상은 볼 필요 없고, 그에 달려 있는 댓글을 보자. 나는 저 동영상에 댓글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달았다.

    보다시피, 내 블로그에 링크를 걸었고, 내 블로그에 누구든지 들어와서 내 글을 읽고, 내 블로그에 댓글로 누구든지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독자들은 이 두 캡쳐내용의 차이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내 댓글이 사라졌다. 정확히 말해서, 내 댓글이 ‘숨김’ 처리 된 것이다. 즉, 나는 내 댓글을 여전히 볼 수 있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나의 댓글을 볼 수 없다. 이런식으로 그가 댓글에 대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댓글을 삭제 하고 있다는 사례는 또 발견되고 있다.

    이것 역시 차단되고 이미 삭제된 댓글이라 그의 브런치에서는 더이상 볼 수 없다.

    그는 본인의 뇌가 오염되는 것 같다는 이유로 내가 이 앞에 달았던 댓글들을 전부 삭제하고, 끝으로 위의 댓글들도 전부 삭제했다. 그럼 ‘뇌가 오염될 것 같’은 점은 논리적인 근거인가? 아니다. 저 발언은 이 대화의 맥락에서 물리적으로, 또는 생물학적으로 뇌가 오염된다는 말을 했을리는 없고(만약 그렇다면 댓글로 알려주기 바란다. 이 글을 고치겠다.), 그의 정신세계나 사고방식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주장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만약 그가 진정 논리적인 인간이라면, 내가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 그에 따른 합당한 논리와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서 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또는, 내 주장을 반박할만한 논리와 근거를 제시할 수 없다면, 내 주장을 받아들이거나, 적어도 지금 당장 내 주장을 반박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하는 것이 논리적인 인간의 태도이다. 그러나 그는 내 주장에 대해 어떤 평가나 의견도 내지 않고 단지 삭제했다.

    이와 같은 점을 보면, 그는 감정이 앞서는 사람이며 논리적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논리적이어야 한다’의 두번째 미덕인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토론이 필요하다’는 어떨까? 이 미덕에서는 세가지 항목이 강조되고 있는데, 독서, 글쓰기, 토론이다. 즉, 언어의 네가지 영역인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를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이것들을 잘 하고 있을까?

    (계속 이어집니다…..)

  •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3)

    이어서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의 두번째 비결인 ‘높은 공감 능력을 보여야 한다’를 살펴보겠다. 여기서 높은 공감능력을 보이는 두가지 방법으로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한다’와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알아야 한다’고 적혀 있다. 과연 그는 높은 공감능력을 보여주고 있을까?

    먼저,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할텐데, 어떨지 모르겠다. 다음의 예제를 보자.

    http://melotopia.net/b/?p=12086 이 블로그에 얼마 전에 쓴 글이다.

    여기서 나는 ‘권위’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내가 언급한 ‘코넬 대학에서 MBA받은 친구에게 컨설팅해주는 정도의 권위’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없다는 뜻이다. 즉, 여기서 내가 의도한 것은 ‘난 이 분야의 권위자가 아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한 그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지금은 차단되어 볼 수 없는 그 글, 차단이 풀려도 이미 삭제되어서 더이상 볼 수 없다.

    내가 권위가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의 권위를 자랑한다. 물론 하버드 MBA든 시총 3000억 회사 오너든 내가 알게 뭔가. 애초에 내가 자랑한게 권위가 아닌데, 저렇게 자신의 권위를 자랑한다고 해도 놀랄리가 없다. 조롱의 의미로 ‘ㅋㅋㅋㅋㅋㅋ’를 여러개 붙인걸로 봐서 그는 내가 정말 권위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달아둔 댓글이 나의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내가 내 입으로 권위가 있다고 쓴 것은 사실인데, 왜 그렇게 썼을까? 내가 어떤 의도로 그 글을 썼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앞에서 내가 그에게 적대적인 의도로, 최소한 호감은 아닌 형태로 말을 걸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상태인데도 말이다.

    물론 이 내용에 대해 간단한 반박은, 내가 별 생각 없이 글을 쓰고, 별 생각 없이 댓글을 달고 나서, 지금 이 글을 쓰기위해서 말을 꾸며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것은 정당한 주장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내가 저 글을 쓰던 시점과 저 댓글을 달던 시점에 어떤 생각을 했을지, 나도 알지 못한 나의 마음과 생각을 파악해서 알려준다면 좋겠다. 숙고해서 반성하도록 하겠다.

    ‘높은 공감 능력을 보여야 한다’의 두번째 방법으로,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상대방이 처한 상황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는 다음을 보면 알 수 있다.

    위 내용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내용의 일부이다. ‘마지막에 저 댓글 쓴사람’이 바로 나다. 내가 쓴 그 마지막의 저 댓글은 다음과 같다.

    물론 내가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고, 공무원들이 기분나쁠 소지가 있다는 점은 나도 알겠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 댓글을 알아야 할 대상은 나의 상사가 아니라 공무원들이다. 그건 그렇고, 나의 상사에게 나를 제대로 갈궈주라고 하겠다는 걸로 봐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조직에 소속되어 있는지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지워져서 볼 수 없는 댓글이다.

    그러나 그는 그걸 당사자인 나에게 물어보았고, 난 당연히 정답을 알고 있지만 그걸 알려주고 말고는 순전히 내 자유이므로 알려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물론 비밀은 아닌데, 이 글에도 정답을 적어놓고 싶지는 않다. 나에게 관심이 있다면 금방 찾을 수 있으니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 그는 반드시 알아야 하고, 본인이 알아내려고 한다는 의도를 드러낸 적대적인 대상의 생각과 상황을 알지 못하거나, 오해하였다. 이것이 나타내는 것은 그에게 어떤 한 개인의 생각이나 상황을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적어도 충분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는 높은 공감능력을 보일 수 있는가? 나는 그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 혹시 독자분들 중에서 이 사례가 너무 극단적이어서 일방적으로 신박사에게 불리한 주장이라는 생각이 드는 분이 있다면, 나에게 그 사실과 적당한 근거를 알려주신다면, 이 글을 그에 맞게 고치도록 하겠다.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 중 벌써 두가지가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비결인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어떨까? 다음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계속 이어집니다…)

  •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2)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의 두번째 항목으로 ‘솔선수범’이 적혀 있다. 음, 이건 원래 의도대로라면 사실 솔선수범을 안 한 경우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부분은 망했다. 솔선수범을 한 경우를 찾아버렸다. 이 글을 기대하면서 읽고 있었을 독자 여러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근거없는 글을 쓸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위 동영상의 1분 36초 부분에서 “여러분, 비지니스를 하면 다 적이에요.”
    2분 24초 부분에서 “여러분, 비지니스 판으로 들어온 이상은 … 시쳇길밖에 없습니다. … 앞에 적이 나타나면 무조건 싸워서 이기고 죽여야 됩니다.”

    이걸 듣고 있다보면, ‘적을 만들지 말라’는 말을 꼭 실천할 필요가 없다면서 실제로 적을 만들지 말라는 말을 반대로 실천하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욕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는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등, 솔선수범을 하는 사람이다.

    3분 13초째에 “적을 만들지 말라는 말의 오해가 뭐냐면은, 할말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그게 우리나라의 더러운 문화가 되어서…” 라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할말은 해라!”라고 하는데, 그 말에 용기를 얻어서 나도 신영준 박사에게 할 말이 있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솔선수범은 하고 있고… (맥락 없이 앞뒤 잘라버렸다고 할까봐 그 맥락을 얘기하자면, 이 말 앞에서는 블루오션/레드오션 얘기를 했기에 이 발언과 상관이 없고, 그 이후에는 알바생이 사장에게 근로계약서를 쓰자는 말을 과감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므로 내가 신영준 박사에게 이만큼 과감하게 할말을 할 수 있었다.)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에서는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의 첫번째 조건인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의 세번째 미덕으로 ‘도덕적 권위’를 세워야 한다고 적혀 있다. 도덕적 권위는 신뢰를 쌓기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다. 그럼 그는 도덕적 권위가 잘 세워져 있는가? 그의 강연을 다 들은 것도 아니고 그의 동영상을 전부 본것도 아니지만, 하나의 사례를 들고 와 보자.

    PPSS기사

    먼저 신영준 박사는 위의 기사에 대해 전면적으로 오해와 악의로 가득찬 기사라고 주장하며 본인의 강연이 굉장히 호응을 많이 받았고 좋은 강연이었다고 하고 있다.

    자, 이 강연의 ‘내용’이 어땠는지는 평가하지 않겠다. 뭔가 좋은 내용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접 보지도 않고 평가하는 건 공정하지 않을테니까.

    이 동영상의 1분 24초 부분을 보면 본인이 평소에, 강연에서 욕설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적어도 저 PPSS기사에서 욕설과 비속어 등을 사용한 것은 인정하는 것으로 보겠다.

    그런데, 2분 13초에 보면 “미친 강연”, “씹새끼”같은 표현을 쓰고 있다. 아마 그는 이와 같은 표현을 이 동영상의 이 부분에서 어쩌다가 한번 쓴것이 아니라, 평소에, 강연에서 하고 다닐 것으로 보인다. 그의 브런치에서 발견되는 책 리뷰를 보면 ‘미친’이라는 표현이 자주 발견되는 것이 이 추측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그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도 편하게 놓는다.

    주의! 신박사가 전해달라는 ‘영준’은 ‘신영준 박사’가 아니다.
    내가 그의 브런치에 썼던 댓글들이다.
    (여기서 내가 반말을 사용한건 상대가 먼저 반말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단 내가 그의 ‘행동’을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가할 수 없지만, 언어사용으로만 놓고 보면 그는 도덕적이지 못하다. 첫째로, “미친”이라는 표현은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해 비하하는 표현이다. 물론 “미친”이라는 표현이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을 직접 대상화하지는 않지만, “넌 미쳤다”라는 표현이 비하적 표현으로 쓰이는 이유는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은 낮게 보는 의도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씹새끼”라는 표현도 도덕적이지 못한 언어사용인데, “씹”은 여성의 성기를 비하해서 부르는 말이고, “새끼”도 사람을 비하해서 부르는 말이며, 그걸 합친 단어 역시 사람을 비하해서 부르는 말이다.

    셋째로 그는 누군지 알지 못하는 익명의 상대방에게 합의하지 않고 반말을 사용한다. 언어에는 문화가 담겨있고, 한국어에는 상대에 대해 친근해지기 전 까지는 존댓말을 사용하는 문화가 있다. 상대가 먼저 말을 편하게 놓자고 제안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먼저 제안하지도 않았고, 그런 암묵적인 합의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반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상대에 대해 무례한 언어사용이고,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공개되지 않은 자리나 소규모의 사적인 대화에서 대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크게 불쾌해하지 않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 정도까지는 너무 흔하다보니 일일이 문제삼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개된 발언, 공적인 발화에서는 문제가 된다. 강연이나 발언을 들은 사람이 아무도 불쾌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충분히 문제삼을 수 있다. 인간은 인간이라는 사실이라는 단 한가지 이유로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는데, 특정한 조건의 인간을 비하하는 표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 역시 그가 도덕적이지 않다는 근거로 충분하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그는 신뢰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세가지 조건인 언행일치, 솔선수범, 도덕적 권위 중 적어도 두가지가 부족하다. 그는 신뢰받는 사람일까? 나는 그에게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를 열번 정도 정독하라고 권하고 싶다.

    (글이 이어서 계속됩니다…)

  •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의 열한번째 꼭지로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이 있다. 하나씩 훑어보자.

    첫번째,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되어 있고 그 밑에 ‘언행일치’, ‘솔선수범’, ‘도덕적 권위’가 세부 항목으로 되어 있다.

    ‘언행일치’가 되는가? 이건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다. 언행일치가 안되면 타인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신영준 박사의 다음 동영상을 보자.

    위 동영상의 9분 43초쯤을 들어보면,

    “미국 사람들은 리뷰 쓸 때 ‘이 책 좋아요’ ‘ 이 책 기대되네’ 그런게 베스트가 되는게 아니고, ‘시간이 있다면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어 보는게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이런이런점에서 좋지만 이런이런점에서 나쁘다’ 이렇게 해서 그걸 쭉 씁니다”

    라고 한다. 미국의 책 리뷰의 좋은 점을 이야기 했다는 것은, 그와 같이 쓰는 것이 좋은 리뷰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며, 동시에 자신들이 리뷰를 쓸 때에도 이와 같이 작성한 것이 좋은 리뷰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자, 그럼 신영준 박사님이 최근에 쓴 책 추천을 한번 살펴보자.

    https://brunch.co.kr/@dryjshin/331

    처음에 이렇게 시작한다. 좋은 시작인 것 같다. 그런데 그 다음 문단을 보자.

    책 내용을 밑줄 그어서 사진을 올리고, 셰익스피어가 가장 위대한 작가라는 사실을 전달한다. 그의 글이 예술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이렇게 두가지 사실을 전달한 후, 좋은 점으로 보이는 문장이 나타난다. “우리는 그의 글을 통해 지적욕구와 영혼의 욕구를 동시에 채울 수 있는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음, 지적 욕구와 영혼의 욕구를 동시에 채울 수 있으면 좋은건가? 인간이 뭘 해서 욕구를 채울 수 있으면 좋은거라고 하자. 이 책의 좋은 점이 하나 나왔다. 근거는 없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 두자.

    그 다음, 셰익스피어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그럼 이 책이 왜 좋은 책이지? 셰익스피어가 그렇게 위대하다면 셰익스피어가 직접 쓴 셰익스피어 전집이 더 좋은거 아닐까?

    이어서 정치 이야기를 한다. 정치에 관심이 있으면 “폭군”을 읽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하고 있다. 이제 “폭군”을 왜 읽어야 하는지 쓰는 것 같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이 없으면 우리는 더 무능한 사람의 통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폭군”이라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장만으로는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좀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이 문장이 직접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정치에 관심을 가져라”라는 부분이지 “이 책을 읽어라”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는 한가지 근거를 더 얹는데 “이 책이 짜임새가 좋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게 책을 읽어야 할 좋은 이유일까? 아니,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책을 읽기 위한 이유로 ‘짜임새’가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짜임새가 좋은 책이라면 그 책은 좋은 책일까? 굉장히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그 다음, 좀 과한 수식어가 나온다. “솔직히 구조만으로도 훌륭하고도 남는데” 라고 쓰고 있다. 자, “훌륭하고도 남는데”는 “충분히 훌륭해서 더 없어도 괜찮지만, 그런데도 더 있다”는 뜻이다. 그럼, 어떤 책의 “구조가 훌륭하다”면 내용은 상관 없다는 뜻일까? 그렇지 않다. 책의 구조는 책의 내용을 떠받치는 틀이며, 주체가 될 수 없다. 책의 내용이 우선 충분히 훌륭하고, 거기에 구조가 좋아야 더 좋은 책이 된다는 뜻이다.

    아무튼 내용에 대해서 적어본 걸 살펴보면 “날카로운 통찰은 … 시대를 관통한다”고 한다. 그가 책을 읽으면서 “캬!”라고 몇번을 외쳤는지는 잘 알겠는데,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이 책의 통찰이 시대를 관통해서인가? 그러면서 이 책의 통찰이 시대를 관통한 사례를 책에서 한 구절 인용해 왔는데, “나의 측면에서 보면 진실은 … 눈 먼 사람조차도 그 빛을 볼 수 있을 정도이다.”라는 부분이다. 이 문장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좋은 말이다. 문제는 그래서 이 구절이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인가 하는 것인데, 그 뒤에도 설명이 없고 여기 인용된 한 문장을 읽어보는 것으로는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인지 아닌지 알기 어렵다. 이 문장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나는 … 예술의 경지로 글을 쓸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라면서 자신의 감상을 적었고, “이 부분에서는 … 생각해보게 되었다”라고 자신의 행동을 적었다. (수많은 관계에서 본인이 폭군처럼 행동하고 있는게 아닌지 생각해본 것이 최근의 행동이라면 그건 그거대로 참 굉장한 일이다.)

    여기까지 이 책이 좋은 이유가 (미심쩍긴 하지만) 두 개 나왔다.

    이어서 정치이야기를 한다. “아래 인용한 문구에서 … 완벽하게 현실세계를 묘사할 수 있는지 정말 놀라웠다” 라고 써 있는데, 그래서, 현실세계를 완벽하게 묘사한 책은 좋은 책인가? 그게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인가? 현실세계를 완벽하게 묘사한 책은 다 좋은 책인가? 현실세계를 완벽하게 묘사했다는 것이 어째서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될지, 그게 장점인지,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이 문단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적어 두었다.

    “우리는 왜 그렇게 싸우는가? … 과연 논리와 근거가 뒷받침이 되고 있는가? 절대 아니다.”

    “결국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본질적 개선이 아닌 무의미한 상징들에 대한 집착인 경우가 많다. 이것은 단순히 정치에만 절대 국한되지 않는다.”

    위에 인용한 이야기를 신영준 박사에게 해 주고 싶다.

    아무튼, 이 책이 현실세계를 완벽하게 묘사했으니까 읽어야 한다는 것 까지 쳐서 이 책의 좋은 점이 세 개째 나왔다.

    그 다음으로 하는 이야기는 자신이 본 미드 이야기다. 그러면서 셰익스피어의 극연출이 미드에 장면을 생각하게 하여 ‘소름이 돋았다’는 자신의 감상을 적었다. 이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한다면, 어느 부분이 그 이유인가? ‘하우스 오브 카드’가 떠오르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가? 신영준 박사가 읽다가 소름이 돋았으니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가?

    그래, 이걸 이 책을 읽어야 할 하나의 이유라고 쳐 주자. 그럼 이 책의 좋은 점이 네 개째다.

    본인이 이 책에 대한 평가를 “가장 깊고 완벽한 책”이라고 한다. 깊고 완벽한 책이 맞다면 장점이긴 한데, 그 평가를 본인이 내리고 있다. 깊고 완벽하다는 평가의 근거는 앞에 적어둔 것들이라는 것 같은데, 어디가 어떻게 완벽한 책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신영준 박사가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린 책이라서 좋은 책인걸까?

    거의 마지막으로 그는 “생각할 부분이 많았고, 반성할 부분도 많았고, 또 세상을 더 똑바로 볼 수 있게 시야가 확 트이는 부분도 있었다”고 한번에 몰아서 쓰고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이 그렇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 문장에서 직접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은 본인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많이 했고, 본인이 반성을 많이 했고, 본인의 시야가 확 트였으니까, 여러분도 이 책을 읽어보고 같은 현상을 느껴보라는 뜻이다. 여기까지 합쳐서 이 책의 좋은 점이 일곱개 나온 것 같다. 독자 여러분들이 이 개수를 인정하든 말든 일단 일곱개라고 하자.

    이제 이 리뷰는 끝났다. 이 책의 이러이러한 점이 나쁘다는 건 없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표지가 이상하다, 저자의 예전 책이 이상했다, 그런 나쁜 점이라도 언급하거나, 나쁜점이 하나도 없다고 단정이라도 지어야 하는데 어떻게 나쁜지는 적혀있지 않다. 이 책이 “완벽하다”고 앞에서 평가했기 때문에 단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일까?

    이 책은 완벽할 수 있다. 그런데 신영준 박사의 브런치에 소개된 책 리뷰를 살펴보면, 리뷰에서 언급한 책의 단점이나 문제점에 대해 적혀 있는 경우는 없어 보인다. 내가 전부 살펴본건 아니라 단정지을 수 없지만, 그런게 있다고 해도 매우 드물 것이다. 본인이 분명 미국의 책 리뷰가 어째서 좋다고 했더라?

    이상, 그가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끊습니다. 글은 계속됩니다.)

  • Dr.신의 저서 몇 권 리뷰

    도서관에 있길래 ‘졸업선물’,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 ‘끄덕끄덕’, ‘두근두근’을 빌려다가 읽어봤습니다. 내용에 대해서도 비평할 건 엄청 많은데, 그런건 일단 접고요. ㅅㅂㅅ가 어쩌다 저렇게 된건지 알 수 있었고,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지 느껴집니다. 다음은 그 책들을 읽은 후의 제 생각입니다.

    책 내용이 전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명언, 사례, 또는 자기가 생각해낸 격언, 문구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게 저 네권 전부에서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인 부분인데, 일단 (그러면 안될 것 같지만) 표절 여부는 둘째치고,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교훈을 얻어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매우 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좀 강박적으로 교훈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제가 문장을 이렇게 적었다고 해서 이 책들이 실제로 독자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데 내용에 발전이나 큰 변화가 없습니다. 끄덕끄덕이 2014년, 졸업선물이 2017년,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가 2018년에 나온 책인데 내용이 다 비슷비슷합니다. 이게 서로 다른 저자가 썼다면 ‘음 역시 인생의 진리는 누구나 비슷하게 생각하는구나’정도로 퉁 칠 수도 있겠지만, 혼자서 비슷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출간하는 걸로 봐서 일단 이 방향으로는 아이템이 다 떨어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 그나마 발전이라면 2014년에 비해서 2018년에는 ‘글’ 그 자체는 굉장히 읽기 좋아졌습니다. 베껴서 그런건지 아님 글빨이 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정도면 차라리 같은 제목으로 개정판을 내는 게 더 낫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같은 주제로 책을 또 썼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죠. 예를 들어서 대학교 일반물리학 교재는 같은 제목, 같은 목차, 같은 내용, 같은 결론으로 수십종이 있으니까요.하지만 그 일반물리학 교재들은 서로 표절시비가 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각 저자들이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연습문제는 당연히(!) 전부 다 다릅니다. 하지만 이 책들은 그런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당연히 한 사람이 썼으니 같은 주장, 같은 방식의 사연과 설명이 있을 뿐이죠. 아, 순서 정도는 다른 것 같습니다.

    장점은 없을까요? 이 책들의 장점을 고민해 보면, 하나 정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이 책에 나온 답이 ‘하필이면’ 정확히 도움이 되는 상황에 있는 독자라면 이 책으로부터 적절한 조언을 구해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겠죠. 적어도 ‘나쁜 말’은 써 있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끝입니다.

    전반적으로 네권의 책 전부에서 ‘독서’를 굉장히 강조합니다. 독서가 중요한건 맞는 말이긴 한데, 독서에서 얻는 의미를 너무 강조하네요. 즉, 독서를 했으면 그 책의 내용을 꼭 이해해야 하고, 남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책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 ‘빡독’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말입니다…….

    이 책들에서 교훈으로 적어둔 것들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이런 식으로 적혀 있다보니 이 책들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쉽게 납득이 되기도 하고요. 남에게 설명하기도 쉽습니다. 그럼 그게 독자 본인의 철학일까요? 그건 아니죠. 그냥 그 책을 잘 이해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나온 내용은 유명한 책 중 하나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기억에 그 책은 이 책보다 불친절했어요. 한 권 전체를 통틀어서 항목이 7가지밖에 없거든요. 즉,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에서는 한 섹션 분량입니다. 제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아무튼 그렇다는 거고요. 그렇다보니 이 책을 읽으면 다른 자기계발서 여러권을 읽은 효과가 납니다. 음, 그렇다고 그 여러권들을 제대로 읽었다는 뜻은 아니고 그냥 그만큼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이 책들은 별로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이 됩니다. 독서라는 것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꼼꼼히 사색하여 자신의 생각으로 나타내는 과정인데, 이 책은 워낙 요점정리가 되어 있어서 별로 생각할 거리가 없어요. 없는 시간 쥐어짜서 독서를 하라는 주장이 실려있으면서 이 책들은 굳이 시간 낼 필요도 없고 시간을 들여서 사색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는 방금 저 네 권 보는데 2시간도 안걸린 것 같네요. 그래도 이렇게 긴 비평을 쓰는데 별 문제가 없고요.

    ‘졸업선물’의 321쪽 ‘위험한 오해’라는 섹션의 내용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세상에는 답이 하나뿐이라는 오해
    •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는 오해
    •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오해

    이 세가지 오해가 위험하다고 적혀 있네요. 그런데, 제가 지금 읽은 네 권의 책을 보면, 저자가 본인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확신하고, 그걸 독자에게 전달하고, 자신과 같은 인생을 살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럼 모두가 만족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죠. 물론 책 그 어디에도 대놓고 ‘이게 정답이다’라고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책들을 읽다보면, 앞에서 설명했듯이 워낙 이해하기 쉽게, 간단하게, 요점 위주로 적혀 있다보니 독자에게 생각할 심리적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이렇게 사는 방식, 이와 같은 사고방식이 합리적이고, 성공을 위한 지름길 또는 확실한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맞아요. 제가 아까부터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이 책들에 적힌 말, 글귀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저 맞기만 하는 말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상식적으로 보면 맞긴 맞는 말들이기 때문에 반박할 수 없고, 맞고 틀리고를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독자들이 생각을 못하게 방해할 뿐이죠. 하지만 이 관점이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적절할 수는 없고, 그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 책들에는 제가 방금 말한 것처럼 그렇게 적혀 있긴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본인이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 뿐입니다.

    차라리 교훈이나 명언 인용같은건 다 빼버리고 본인이 겪은 에피소드와, 거기서 느낀 단상을 적었다면 괜찮은 에세이 집이 되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랬으면 아마 책으로 낼만한 분량은 안 되었겠지만 말이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지도 않고 비판하는건 아무리 그가 빌런이라도 공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몇 권 읽어보았습니다. 이미 그 책들을 읽어보신 분들은 각자의 생각이 있으실거고,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은, 직접 읽기 전 까지 이 내용은 그냥 참고만 하시면 됩니다. 그냥 제 개인적인 느낌과 의견일 뿐입니다. 그럼, 단지 자기계발서로서 읽어볼만한가? 라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자기계발서 장르를 좋아하진 않지만, 이거보다 좋은 책은 동서고금을 망라하여 엄청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정도는 사실 명심보감이나 채근담만 읽어도 충분하죠.

  •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

    이번에는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신영준, 고영성 지음)’를 읽어보았다.

    이 책 85쪽에 중요한 말이 나오네요. “사실 작가라고 하면 책만 잘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마케팅을 잘 알아야 했다.” 이걸 보면 왜 이러고 있는지 이해가 됩니다. (납득했다는게 아니고요.) 먹고살기 위해서 작가가 책을 썼는데 거기에 마케팅까지 해야 하면 그건 마케터지 작가가 아니죠. “마케팅은 말 그대로 시장 현성 혹은 문화 조성이다”라고 써 있습니다. 맞아요. 그래서 그는 지금 ‘마케팅’을 하고 있는 ‘마케터’입니다.

    이어서 86쪽에 ‘사실 전업 작가가 되었지만 작가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언제나 불편했다’고 합니다. 마케터로 자신을 포지셔닝 했다면 편했을 것 같은데, 작가로 포지셔닝하려고 하니까 당연히 불편하죠. 차라리 자기 책 안 팔고 남의 책 홍보만 했으면 제가 이렇게까지 신경쓰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다 읽어봤는데, 일단 책 내용이 좋은 말, 맞는 말이 많이 써있긴 하다는 점은 인정해야겠네요. 문제는 어디서 다 봤던 내용인 것 같다는 점이지만. 그분 무료 강연 좋아하고 MOOC같은거 얘기하면서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왜 유료강연 듣느냐고 하던데, 그럼 이 책도 사볼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멘토링, 조언, 명언, 그런 검색어로 찾아보면 엄청 많이 나오거든요. 이 책의 분량보다 훨씬 많이 말이죠. 제 블로그에도 이정도 내용은 10년전부터 수십개 적혀 있습니다. 저는 책을 내지 않았을 뿐이고요.

    전체적으로 ‘xxx하는 y가지 방법’ 형태로 요약 정리된 챕터가 굉장히 많습니다. 가령 95쪽에 ‘소통의 달인이 되는 3가지 비결’중의 세번째로 ‘논리적이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왜 논리적이어야 하는지 적어둔 근거로는 ‘(대략)내가 화내면 남들이 싫어하니까’라고 적혀 있네요. 이렇게 말씀하신 분들이 유튜브에서는 ‘웃긴건 말이죠~'(혼자 웃음), ‘여러분이 시켜서 했어요?'(가스라이팅), ‘쟤들은 나쁜놈들이에요'(몰아가기) 같은 말을 하고 있네요.

    다 읽고나니, 이 책이 왜 그 멘티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네요. 전반적으로 내용이 단정형으로, ‘~~해야 한다’는 식으로 써 있습니다. ‘이건 어려운 미션이지만, 성공하기 위해 필요하다’라든가. 아무래도 20대, 또는 30대까지만 해도 먹고살기도 힘들고 미래도 불안하고 방황하게 마련이므로 뭔가 인생의 정답을 찾고 싶을 거예요. 그러니 모범답안, 문제풀이의 방식으로 적혀있는 이 책이 자신의 불안을 씻어주는 느낌이 들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이 (넉넉히 좋게 평가해서) 마음을 위로하는 한잔 술은 될 수 있어도 약은 되지 못합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고민이 다른데 이 책은 그에 대해서 전부 단정형으로 적고 있어요. 물론 그 멘티들이 정말로 많은 독서를 하고 메타인지를 할 수 있다면 이 책 한권이 주는 악영향이 크지 않을 겁니다만, 이 책 읽고 감동받았다는 분들이 그럴 것 같지는 않고요.

    이 책은 그냥 개인의 에세이집으로 끝났어야 할 책인데, 이 책에 적혀있는 ‘교훈’이라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절대적 진리’처럼 적혀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내용은 빼더라도…)

  • Dear Dr. Y. J. Shin,

    복잡계에서 말하는 창발이란 단순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요소들이 아주 많이 모이게 되면, 그 단순한 기능과 그로부터 생각해 볼 만한 당연한 추가기능보다 더 복잡한 기능이나 구조가 나타난다는 개념입니다. 레고를 예를 들어보면, 레고 블록은 아주 간단한 규격의 조각들이고 하나하나는 다른 블록에 달라붙거나, 사람의 발을 공격하는, 두가지의 매우 단순한 기능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걸 잘 조립하게 되면 우주선도 만들고 자동차도 만들고 로봇도 만들고 별걸 다 만들 수 있죠. 만약 레고 블록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객체였다면 누가 조립해주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창발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레고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므로 레고로 뭔가 창발적인 걸 하려면 사람이나 다른 존재들이 그걸 움직여 줘야 합니다.

    글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글을 쓰려면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고 생각해봐야죠. 남의 글을 많이 읽어보고 인용하는건 당연한 겁니다. 문제는, 레고 블록을 그냥 끼워 맞추기만 했다고 로봇이 되는 게 아니듯, 글조각들을 모아다가 하나의 문서 속에 쑤셔넣었다고 책이 되는게 아니죠. 남의 글을 읽었으면 그 글의 의미를 파악하고, 자신의 의견을 덧대고, 어떤 공통점과 차이가 있는지 쓰는게 제대로 된 글쓰기입니다.

    단어장? 뭐, 단어의 선정과 순서는 ‘많이 쓰는것’ 기준으로 했으니 다른 책, 다른 연구자료들과 유사하거나 같을 수도 있겠죠. 뜻풀이? 단어가 갖고 있는 뜻이야 어차피 거기서 거기니까 똑같을 수도 있을겁니다. 그럼 적어도 ‘이 책은 다른 책이랑 비교할 때 구분되는 특징이 없다’고 해야 하며,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그렇게 비평하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고도 책을 많이 팔고 싶으면 싸게 팔든가, 표지라도 예쁘든가, 아이패드라도 사은품으로 주든가, 그런게 있어야죠. ‘이 책이 좋다’는 입소문을 내서 그 책을 많이 파는건, 최소한 본인이 ‘사기를 치고 있다’는 자각이라도 있어야 하는 겁니다.

    자기계발서? 좋아요. 자기계발서도, 인생의 진리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듯, 인생의 도움이 되는 글귀나 구절이 여럿일 이유는 없으니까 다른 책이랑 같은 내용을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저자의 주장이 없이 남의 교훈을 갖다 적고, 그 교훈이 왜 유효한지도 다른 책에서 인용하고, 그럼 그건 책 펴낸이에 ‘저자’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편집자’라고 쓰는게 타당합니다.

    이 글 내용이 불만이겠죠? 그럼 글을 삭제할게 아니라 이 글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어디가 틀렸는지 자기 논리를 적어보세요. 글을 남에게 보이기 싫으면 삭제하고 제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이메일을 보내거나, 페메로 보내든가 해보시죠. 그럼 줄입니다.

  • 돈은 어떻게 버는 것인가?

    https://brunch.co.kr/@dryjshin/330
    이 글을 보면 돈을 어떻게 버는 것인가에 대해서 몇 자 써있는데, 나도 글을 좀 얹어보려고 한다. 나중에 저 글이 완성되면 비교해 보고 싶다. 참고로 난 물리학 전공자지만, 코넬 대학에서 MBA받고 미국에서 글로벌 대기업 다니는 친구에게 경영+인생 컨설팅해주는 정도의 권위를 갖고 있다. 경영학같은건 전혀 배워본 적이 없지만, 뭐 저 글의 저자도 그래핀으로 박사 받고 컨설팅+강연 하는데 아무렴 어떠한가. 누가 이 글 읽고 사업 할 것도 아니고…

    1. 비즈니스의 핵심 3요소 + 알파
    2. 리스크에 대한 올바른 이해 
    3. 어떻게 선두주자를 넘을 것인가?
    4. 운을 어떻게 사냥할 것인가? 그리고 시스템은 어떻게 건설이 되나?
    5.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80%이다. 그 방법은?
    6.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인 필요한가? 
    7. 어떻게 연결을 만들어 낼 것인가? 
    8. 스케일업 vs 리니어업 
    9. 나는 어떻게 맨땅에서 3년 만에 100억 매출을 만들었나?
    10. 그리고 궁극적으로 사업의 가장 큰 재미는 무엇인가?

    https://brunch.co.kr/@dryjshin/330 에 나온 글의 목차.

    비즈니스의 핵심 3요소+알파
    비지니스의 핵심 3요소+알파라는 거창한 소제목을 두고 있지만, 사실 비지니스에서 제일 중요한건 수익모델이다. 수익모델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의 답이다. 위의 글에서 저자는 모델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모델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수익모델의 유효성과 별로 관련이 없다. 수익모델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돈을 벌 수 있다면 제대로 작동하는, 제대로 된 수익모델이다. ‘삼성’이라는 기업의 수익모델을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가? 아마 안될건데, 그럼 ‘삼성’은 수익모델이 무의미한가? 그럴리가 없다. 추상화시켜서 본질만 추려내야 한다는 건 물론 중요한 부분이긴 한데, 그걸 남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추상화시켜봐야 헛소리하는 걸로 들릴 뿐이다. 사업가 본인이 수익모델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면 추상화든 뭐든 알아서 하면 된다.

    수익모델을 만들려면, 무엇을 수익으로 정의하고 어디서 수익이 나타날지 예측해야 한다. 가령, 햄버거를 만든다면 햄버거 재료를 사다가 햄버거를 완성해서 여기에 이익을 붙여서 판매한다. 그럼 이 때의 원재료 가격을 햄버거 판매가격에서 빼면 그게 수익이다. 당연히 수익이 나타나는 원천은 햄버거 사먹으러 온 고객이다. 마찬가지로 햄버거를 만든다고 해도, 수익모델을 다르게 만들 수도 있다. 햄버거를 무료로 주는 대신, 햄버거 포장지에 광고를 넣어서 사람들에게 홍보를 하도록 하고, 수익은 광고를 넣기 원하는 회사나 단체에서 광고료로 얻는 것이다. 이렇듯, 수익모델이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것이다.

    비지니스의 수익모델이 만들어졌으면, 이제 그걸 이용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수익모델이란 그냥 계획이다. 전쟁을 하기 위해 작전을 짠 것이다. 멋있는 작전을 짜놓고 실제로 전투를 하지 않는다면 전쟁에서는 지는 것이다. 수익모델을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창업을 해야 한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 창업 말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사람들은 ‘내가 만든 수익 모델’이라는 걸 이용해서 돈을 버는 과정을 창업이라고 한다. 아니면 원래 돈이 많아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회사를 그냥 사든가.

    창업을 하는데는 자본이 필요하다. 무자본, 소자본 창업이라는 것도 있지만, 만원이든 천만원이든 자본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뭔가를 팔기 위해서는 그 재료와 원료를 구해야 하고, 대부분의 경우 재료와 원료를 구하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런 돈을 이미 갖고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출이나 투자를 받아야 한다. 둘 다 받거나. 대출과 투자는 남의 돈을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제도인데, 당연히 공짜가 아니다. 대출은 사업의 성패와 상관 없이 원금과 이자를 반드시 갚아야 한다. 투자는 사업이 실패했을 때 미안하다고 하면 되지만, 사업이 잘됐을 때 얻은 수익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나눠줘야 하므로 내가 얻을 수익이 줄어든다.

    수익모델과 자본이 있으면 당신도 이제 가장 기본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자본을 이용해서 수익모델에 적혀 있는 대로 하면 된다.

    리스크에 대한 올바른 이해 
    창업 이후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수익모델을 굴려보면 당연히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수익모델은 당신의 머릿속에서 상상을 통해서 만들어진 계획이므로, 현실이 계획대로 흘러가야 할 이유도 당위성도 없다. 심지어,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간다 하더라도 당신의 잘 하고 있다고 믿으면 안된다. 바로 앞에서 말했듯이, 현실이 계획대로 흘러가야 할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수익모델이 제대로 안 굴러가는 상황’에 있는 그 ‘오만가지 상황’을 리스크라고 한다. 리스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먼저, 현실이 ‘계획대로 흘러가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이유부터 생각을 해 보자. 계획이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 지식으로부터 나온 결론이다. 이 결론은 계획을 할 때 사용한 사실과 지식이 참이라면 언제나 올바르다. 유일한, 그리고 궁극적인 문제는 내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전부 다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내가 알지 못한 부분에서 계획의 전제조건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이 크면 클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계획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 계획대로 되지 않을 모든 가능성을 리스크라고 보면 된다.

    리스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운영하는 사업이 잘 되려면 수익모델이 계획대로 작동해야 한다. 리스크는 당연히 그걸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고, 사업을 망하게 할 작정이 아니라면 리스크로부터 사업을 보호하는 것이 사업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운이 좋다면 그런 거 없이도 사업이 성공할 수 있겠으나, 당신이 운이 좋다는 확신은 대부분의 경우 틀리기 마련이므로 좋은 말로 할 때 리스크를 잘 관리해 보자.

    방금 내가 말하기를, 리스크로부터 사업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리스크를 회피하거나 줄이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좀 더 큰 범주에서 리스크로부터 사업을 보호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리스크로부터 사업을 보호하는 방법이 회피나 축소밖에 없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사업을 강행할 수도 있고, 리스크가 실현되었을 때가 되서야 대충 막을 수도 있고, 하나의 큰 리스크를 작은 것으로 분산시킬 수도 있다. 이 모든 걸 리스크 관리라고 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를 전부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앞의 햄버거 가게에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 관리를 예로 들어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햄버거 가게에 발생할 리스크란 무엇이 있을까? 바로 옆에 또다른 햄버거 가게가 들어온다거나, 햄버거 재료가 비싸지거나, 사람들이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게 된다거나 하는 것들이 있다. 물론 그 외에도 많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내 수익모델이 작동하는 것을 방해하고 사업이 실패하는 결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다. 그럼, 그 가능성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변에 햄버거 가게가 들어오는걸 막기 위해서 주변의 건물을 모두 사버린다거나, 주변에 건물이 아예 없는 허허벌판에 가게를 낼 수도 있다. 좀 황당한 대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건 그냥 사례에 대한 예시일 뿐이고, 실제 사업에서는 온갖 말도 안되는 리스크가 등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실전 사업가들은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서 사업을 방어하고 수익모델을 작동시켜 보자.

    어떻게 선두주자를 넘을 것인가?
    어떻게 선두주자를 넘을 것인가는 사실 사업의 진짜 문제가 아니다. 수익모델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면 선두주자를 넘느냐 마느냐는 누가 더 좋은 수익모델을 만들었고, 누가 리스크를 잘 회피했고, 결정적으로 누가 더 운이 좋으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경쟁업체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좋겠지만, 경쟁업체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것 자체가 사업의 목적이 아니다. 사업의 목적은 그냥 ‘돈을 잘 버는 것’이지 ‘경쟁업체보다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선두주자를 넘어서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선두주자를 어떻게든 넘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돈을 잘 벌기 위한 것’이라는 사업의 목적을 잊고 선두주자를 넘는 것에 집중하면 기껏 제대로 세워둔 수익모델의 전제조건이 틀어지고 더 큰 위험이 찾아올 수 있다.

    굳이 적어두자면, 선두주자를 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 되는 경우는 수익모델이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있다는 전제조건에서 세워진 경우인데, 당신이 사업을 이제 시작하는 마당에 그런 수익모델을 갖고 사업을 해봐야 당연히 망할 테니 생각할 필요도 없는 얘기다.

    운을 어떻게 사냥할 것인가? 그리고 시스템은 어떻게 건설이 되나?
    운을 어떻게 사냥할 것인가? 당신이 만약 운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그냥 틀린 생각이다. 무언가를 조절할 수 있다면 그건 운이 아니다.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의 그 무언가를 운이라고 부른다. 당연히 리스크 관리와 연관이 되는 주제이며, 리스크 관리를 더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재수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상황이 좋아도 망하는 경우가 있으니, 운에 대해서 당신이 접근할 수 있는 대처법은 많지 않다. 만약 운이 나쁜 경우를 대비하고 싶다면, 얼마나 나쁜 상황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얼마나 나쁜 상황까지 버텨야 할 것인가를 정해두고 그 선에 해당하는 만큼의 투자를 하고 대비하는 것이 좋다. 정말 운이 없으면 아무리 그런걸 해도 낮은 확률을 뚫고 위기는 찾아오고 사업은 망할 것이다. 반대로, 당신 사업이 운이 좋다면? 그렇게 찾아온 기회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뽑아내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사실 수익모델이 제대로 되어 있다면 운이 좋을 때 당연히 최대의 수익이 뽑힐 것이다. 그리고 늘 운이 좋을 수는 없으니 운이 나쁠때도 수익이 나도록 설계해야 하는 것이고.

    시스템은 어떻게 건설이 되는가? 제대로 된 글이 되려면 시스템이 뭔지부터 정의하고 넘어가야겠지만, 그냥 그런게 있다고 치고 쓰도록 하겠다. 당신이 아는 그 무언가가 시스템이 맞을 것이다.

    시스템, 조직, 체계, 이런 것들은 사실 사업 초창기에는 수익모델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없어도 ‘나 혼자 다 한다’ 정도의 시스템 정도는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사업이 좀 커져서 규모를 확장할 때가 되면 더 큰 시스템, 조직을 생각해야 한다. 시스템을 건설하기 전에, 일단 사업 규모를 확장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으면 수익모델부터 확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 혼자 햄버거 가게를 하다가 가게가 잘 되어서 체인점을 내려고 한다면, 수익모델이 햄버거 판매에서 프랜차이즈 수수료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수익모델이 제대로 설계되었다면 그에 맞는 시스템이 떠오를 것이다.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의 규모를 넘어섰을 때, 여러 사람과 조직을 꾸려서 사업을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시스템은 여기서 나와 같이 일하는 여러 사람들이 ‘나 혼자 다 한다’ 시절처럼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이다. 따라서 시스템을 건설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일 할 때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하고, 규칙대로 운영한다는 뜻이다.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80%이다. 그 방법은?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긴 한데, 그 비중이 80%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수익모델과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으면 그 안에서 사람은 시스템을 돌리는데 필요한 부품이다. 이 표현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어쨌든 결론은 거부감이 들지 않게 할테니 끝까지 읽기를 바란다. 사람이 좋아야만 제대로 굴러가는 시스템이라면 그건 제대로 된 시스템이 아니다. 망하기 딱 좋은 시스템이다. 제대로 된 시스템은 그 자리에 누가 가서 일하더라도 수익모델이 작동하도록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럼, 시스템을 굴릴 사람은 어떻게 뽑아야 할까? 내 사업이니까 내 말 잘 듣고 시키는대로 잘 하면 되나? 아니면 자기 사업처럼 열심히 일해서 사원 월급을 받고 사장처럼 일하면 되나? 그렇지 않다. 그런 사람을 뽑으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이 사람 뽑는 기준이 아니라는 뜻이다. 시스템을 굴릴 사람은 시스템에 맞는 사람이어야 한다. 앞에서 사람을 시스템의 부품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럼 기계의 부품처럼, 마치 소모품처럼 일할 사람을 뽑으라는것인가?하면 그것도 아니다. 시스템을 제대로 굴린다는 것은 단지 시키는대로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내가 혼자 일하던 시절에는 내 맘대로 사업을 굴리고 그 책임도 내가 지면 되는 일이지만, 여럿이 같이 일할 경우에는 내 권한을 나눠줘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책임은 사업자인 내가 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 상황은 그 자체로 리스크이다. 즉, 내가 나눠준 권한을 신중하고 적절하게 사용하여 수익모델과 시스템을 잘 굴릴만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길게 하자면 인적자원관리에 대해서도 한참 얘기해야 하니 다 할 수는 없다. 다만, 사람을 뽑는데 있어서 ‘좋은 사람’의 기준이 무엇인지, 그것 역시 수익모델,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사업에 따라 부서에 따라 필요한 능력과 기능이 다를 것이다. 누가 들어가도 시스템이 잘 굴러가야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어떤 사람이 들어갔을 때 잘 적응하지 못하고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이건 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있다. 사람이 문제인지 시스템이 문제인지 아니면 그냥 잘 맞지 않는것인지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 까지 모두 리스크 관리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점을 명심하자.

    여기까지 생각나는대로 글을 써보았는데, 사실 그 이후에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더 써야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수익모델과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고 리스크 관리를 충분히 했다면, 그리고 운이 지독하게 나쁘지 않다면, 어떤 사업이든 당연히 지속가능하고, 스케일도 커지고, 매출도 늘고, 그럭저럭 잘 되는 법이다. 자, 이제 질문 받는다.

  • 물리학과 진학상담

    저는 소프트웨어 쪽 개발자이고 금년 후반기 부터는 전기전자공학을 사이버대학을 통해 2년동안 전공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뒤 국내 모 대학의 전기공학과 연구실에 석사를 하게 될것 같습니다.
    이론 물리학을 할까도 생각해봤는데, 양자역학이나 우주론 같은 것과 관련이 되어 있을것 같아서물리학 학사과정의 도서들을 독학한 뒤, (사이버대학을 전기공학과 다니면서 물리학 전공서적 독학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대학원가서 물리학 석사과정을 들으려고 합니다.
    여기서 질문드립니다.
    (1)전기공학과 석사를 하면서 물리학과 대학원의 이론 물리 수업을 병행하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전기공학 석사 학기당 보통 2과목씩 전기쪽 전공으로 들어야 할텐데….물리학과 석사 과정 2과목 더 들어서 매 학기당 4과목씩 듣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물리학과 석사 수업을 듣는다면 우주론, 초대칭이론, 끈이론, 양자장론, 입자이론, 고급 전자기학, 상대성이론 같이이론 물리학/우주론 관련해서 많이 관련해서 들을것 같습니다
    (2)연구 방법과 공부방법
    전기공학 논문에 이론 물리학의 내용을 쓰는게 그게 말이되는것인지 의문이지만, 일단 방향은 그런식으로 가려고 합니다.전기공학과 대학원가서 궁극적으로는 논문에 이론물리적인 해석을 쓰는게..가능한 것인지요?

    답장:

    1.) 전기공학과 석사를 하면서 물리학과 대학원의 이론물리 수업을 병행하는 것은 가능한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물리학과 학부과정의 과목에 대한 이해가 되어 있지 않다면 수업 내용을 하나도 못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독학하신다면, 학부 수준의 물리학 전공 서적에 대해서 연습문제 거의 전부를 풀어보거나, 적어도 문제를 봤을 때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전기공학, 전자공학의 많은 부분이 물리학과에서 배우는 전자기학과 관련이 많으므로 쉽게 따라갈 수 있겠으나, 그 외의 다른 과목들(고전역학, 양자역학 등) 은 쉽지 않습니다.

    “우주론, 초대칭이론, 끈이론, 양자장론, 입자이론, 고급전자기학, 상대성이론”이라는 과목 이름을 이야기하셨는데, 일단 이 과목들은 하나도 쉬운 과목이 아닙니다. 왜 어려운지에 대해서는 하나씩 설명드리겠습니다.

    고급 전자기학은 대학원 수준에서 배우는 전자기학일텐데, 온갖 기괴한 상황에 대해서 맥스웰 방정식을 푼다고 보면 됩니다. 문제의 풀이과정이 엄청 많은 계산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서 전자기학을 자유자재로 갖고 놀 수 있는 연습이 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과목들 중에서는 가장 쉽겠네요.

    상대성이론은 특수상대론과 일반상대론으로 나눠지는데, 특수상대론은 고전역학 마지막 부분과 전자기학 마지막 부분에서 다루고 넘어가는데, 대학원 갈 전공자가 아니면 쓸일이 없다보니 학부에서는 별로 잘 다루지 않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대학원 전공과목으로 개설되는데, 학교마다, 학기마다 개설여부가 달라서, 아마 서울대랑 카이스트 아니면 수업 듣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니면 대학원에서도 그냥 독학해야 하고요. 일반상대성이론은 미분기하와 텐서계산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다면 따라가기 어려울 겁니다.

    양자장론은 단일 입자에 관한 이론인 양자역학을 공간에 관한 이론인 장론으로 확장시킨 것인데, 이 때의 양자역학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도입한 상대론적 양자역학입니다. 여기서는 리(Lie) 대수학과 경로적분이 중요하게 쓰이는데, 이것도 공부해본적이 없으면 골치아픈 수학이 될겁니다. 행렬을 함수에 넣고 미적분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아, 그리고 초대칭은 양자장론 공부하다보면 후반부에서 저절로 나오는데, 그냥 입자 수가 두배 늘어나서 풀어야 할 방정식도 두배 늘어났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더 어려운 이론은 아닙니다. 그냥 양자장론이 어려운 거죠.

    입자이론은 양자장론에서 배운 한두개 정도의 장이 있는 공간에서의 이론을 실제 우리 우주에 존재하는 쿼크, 렙톤, 게이지 입자 전체에 적용해서 실제 입자가속기의 실험 결과를 해석하는 과목입니다.
    우주론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우주 전체에 적용해서 우리 우주의 물리적 성질을 규명하는 과목입니다. 이 때, 양자장론에서 배운 테크닉과 입자물리에서 배운 지식도 같이 쓰게됩니다. 일반상대성이론과 입자이론을 당연히 잘 해야겠죠.

    끈이론 또는 초끈이론은 한국에서 공부하는건 힘들거고, 외국으로 유학가시는게 훨씬 빠를 겁니다. 이건 위에 나온 과목들보다 더 어려운 과목인데, 대략 11차원 시공간에서 양자장론을 이용해서 입자물리학 문제를 푼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일반상대성이론도 고려하면서요.

    이 설명을 듣고나면, 아마 매 학기당 물리학과 석사 과정 2과목을 더 듣는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감이 잡히셨을 것 같은데요, 위에 설명한 과목들은 일단 물리학과 기초과목들을 다 듣고나서 듣는게 의미가 있습니다. 물리학과 기초과목은 고전역학, 통계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인데, 일단 이 과목들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위 과목들을 건드려 볼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아니면 저 위의 고급 과목들은 개설도 잘 안되는 과목들이다보니 일단 수강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정도에 의미를 둬야 할 겁니다.

    2.) 연구 방법과 공부 방법
    전기전자공학의 연구 범위와 이론물리학의 연구 범위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요, 전기전자공학은 물리학 이론으로 치면 전자기학과 반도체물리학의 일부 정도입니다. 그 대신, 전기전자공학에서는 그 물리학 원리를 이용해서 어떤 장치를 만들 수 있고, 어떤 것들이 가능한지 찾아내는 것을 연구하죠. 이런 경우, 전기전자공학 연구분야에서 ‘물리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실을 밝혀낸다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전기전자공학에서 다루는 모든 소재와 도구는 전부 다 전자기학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분야에 따라 연구 목적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물리학에서 의미가 있어도 전기전자공학에서는 별 의미가 없을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언급하신 우주론과 전기전자공학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론+전기전자공학으로 묶어서 연관이 있는 연구분야를 예로 들자면 전파천문학이 있는데, 여기도 나름대로 하나의 독립된 분야로 꽤 큰 덩어리라서 공부해야 할 양이 엄청나고요.

    공부방법은, 일단 물리학과 학부 전과목을 독학으로 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유명 대학의 물리학과에서 사용하는 표준적인 교재를 구해서 연습문제를 전부 풀어보세요. 물리학과 전공학생들은 4년동안 그런 계산을 엄청 연습합니다. 일단 물리 문제 풀이가 안되면 연구는 말도 안되는 것이니 쉬운 문제부터 풀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대학원 과정 교재들도 연습문제를 많이 풀어보시고요. 어느 대학으로 진학하실지는 모르겠으나, 해당 대학의 물리학과 수업을 청강/수강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만약 일반물리학 공부를 아직 한번도 한 적이 없다면, 일반물리학 교재부터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학적 기초 과목으로는 미적분학, 미분방정식, 편미분방정식, 미분기하학, 선형대수학, 현대대수학, 벡터해석학 정도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안 들어도 상관은 없지만, 알면 편합니다.

    어떻든 석사과정 2~3년은 매우 짧습니다. 아마 연구실 적응하기, 연구실 과제 해결, 전기전자공학과 석사과정 수업 듣는 것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 be myself (탄게 사쿠라)

    お気に入りの白い靴 かけて行くAvenue하얀 구두를 기분 좋게 신고 거리로 나와
    前髪を直しながら 始まる一日 앞머리를 정돈하며 시작하는 하루
    いつもより早い電車 飛び乗れば多分 언제보다 빠른 기차, 아마 날아가는 것 같아
    何となくいいことがありそうな気がして 어쨌든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涙の跡 渇いてしまえば 울고나서 눈물이 말라버리면
    ダイヤになるね다이아몬드가 될거야
    止まっていた 時計のネジを멈춰버린 시계태엽을
    きつく巻いたなら다시 감아가면서

    Brand-new Day ポケットに 새로운 날, 주머니에
    Brand-new Day とびきりの 새로운 날, 열심히
    笑顔をつめこんで 웃음지으며
    Be Myself 始めよう 나 자신이 되어, 시작하자
    Be Myself 今日からは 나 자신이 되어, 오늘부터는
    おろしたての生まれ立ての私 이제 막 태어난 나

    少しだけ腫れたまぶた 悩んでた Lonely days 조금 퉁퉁 부어버린 눈꺼풀에 고민했던 외로운 날들
    北風にさらしたら 思い出に出来るよ 찬바람에 날아가면 추억이 되겠지

    探し物は いつでも心の 찾는건 언제나 마음
    近くにあるね 가까이에 있어
    どんな暗い夜も眩しい 아무리 어두운 밤이라도 눈부신
    朝が来るように 아침이 오는 것처럼

    Brand-new Day ジャケットを 새로운 날, 자켓을
    Brand-new Day なびかせて 새로운 날, 휘날리면서
    自由なストライド 자유로운 스트라이드
    Be Myself 見つけたい 나 자신이 되어, 찾고 싶어
    Be Myself 大切な 나 자신이 되어, 소중한
    誰でもないオリジナルの私 누구도 아닌 오리지널의 나

    今は ちっぽけに 지금은 자그맣게
    見える 石だって 보이는 돌이라도
    磨いていて きっと輝くから 갈고 닦아서 반짝이게 할 거니까

    Brand-new Day ポケットに
    Brand-new Day とびきりの
    笑顔をつめこんで
    Be Myself 始めよう
    Be Myself 今日からは
    おろしたての生まれ立ての私